벌채사업 과정에서 개설되는 운반로와 작업로까지 국가유산 영향진단 대상에 포함되면서 임업인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경북 북부권을 휩쓴 대형 산불 이후 산사태 위험과 추가 산림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목을 서둘러 벌채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관련 규제가 사업 지연과 비용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주들은 수십 년간 가꿔온 산림을 벌채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과 행정절차가 발생하고, 사업까지 지연된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논란은 국가유산청이 벌채 과정에서 개설되는 운반로와 작업로까지 영향진단 대상에 포함하면서 시작됐다. 임업인들은 과거 산림청과 협의된 기준과 다른 행정지침을 통해 사실상 새로운 규제가 만들어졌다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대형 산불로 막대한 산림 피해가 발생한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피해목을 신속하게 제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불에 탄 나무와 뿌리가 약해진 산림은 집중호우 때 산사태나 토사 유출 위험을 높일 수 있어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적기에 벌채와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산불 피해지역의 경우 피해목을 장기간 방치하면 산림의 회복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강풍이나 집중호우 때 나무가 쓰러지거나 토사가 유출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피해목 벌채와 산림 복구사업은 일반적인 벌채사업보다 신속한 추진이 필요하지만, 영향진단 절차가 추가되면 현장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원목생산협회에 따르면 영향진단이 적용되면 1㏊당 약 1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국비 지원이 가능하지만 기존 벌채사업 예산에 진단 비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사업자가 자부담으로 진단을 실시하거나 일정이 다음 해로 미뤄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벌채는 겨울철에 집중되는 만큼 영향진단에 1~2개월이 추가되면 적기에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 2~3㏊ 규모의 벌채사업은 통상 한 달가량이 소요되지만 진단으로 착수가 늦어질 경우 허가기간을 맞추기 위해 장비와 인력을 대거 투입해야 해 추가 비용이 벌채 수익을 잠식할 정도라는 게 임업인들의 주장이다.
규제 적용의 형평성도 논란이 되고 있다. 임업인들은 산림청이 해당 지침을 과거 합의와 배치되는 규제로 판단해 국유림에서는 영향진단 없이 사업을 진행하는 반면, 사유림에는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지자체에서만 영향진단을 요구하는 등 지역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다른 점도 문제로 지적한다.
국가유산청은 민원이 잇따르자 최근 3만㎡ 이상 벌채사업의 경우 운반로 개설 면적에 대해서만 지표조사를 실시하는 운영지침을 고시했다.
하지만 임업인들은 이 지침이 실제 벌채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벌채 허가를 받을 때는 앞으로 만들 운반로의 정확한 위치나 면적이 정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원목생산협회는 규제 개선 요구와 감사원 감사 청구, 국민신문고 민원, 정보공개청구 등과 함께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법무법인을 선임해 국가유산청장과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추가 고발장 작성에도 착수했으며, 오는 24일 이후 임업인 단체들과 함께 고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한국원목생산협회를 통해 "새로운 규제를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규제의 주의사항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기하 한국원목생산업협회 경북지부장은 "국가유산 보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행정지침으로 과도한 부담을 부과하는 것은 재검토돼야 한다"며 "임업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유산 영향진단=일정 규모 이상의 건설공사 현장이나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등에서 건설공사가 매장유산이나 국가지정유산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지를 사전에 확인하는 절차. 매장유산의 분포 여부를 확인하는 지표조사와 유존지역 평가, 국가지정유산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영향검토 등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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