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산업이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중심의 기술 격변기를 맞은 가운데 대구의 연구·실증 역량과 경북의 전기·전자 제조 기반을 하나로 묶어 지역 로봇산업의 성장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개별 기업 지원을 넘어 앵커기업이 지역 부품사의 양산을 이끌고, 대구와 구미를 연결하는 로봇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은 18일 오전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제151회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조 원장은 국내 로봇산업의 현주소와 정부의 육성 방향을 진단하고, 대구경북이 보유한 기반을 토대로 로봇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조 원장은 국내 로봇산업이 기술적 잠재력에 비해 아직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로봇산업 매출은 2024년 기준 약 6조1천억원으로 8년 만에 6조원대를 넘어섰지만, 전체 기업의 약 98%가 중소기업이고 매출 10억원 미만 기업도 63%가량을 차지한다.
이에 대해 그는 "2004년 로봇산업에 몸담을 당시 2010년까지 10조원 시장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며 "개별 기업 지원만으로는 산업 전체가 급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품 국산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국내 로봇 부품 국산화율은 약 44%로, 정부는 이를 203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재 업계는 감속기와 서보모터 등 핵심 부품은 고가 제품의 경우 일본산, 저가 제품은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조 원장은 이를 극복하려면 대기업과 앵커기업이 일정한 발주 물량을 제시해 지역 부품사의 양산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감속기나 서보모터 기업에 어느 정도 물량이 보장돼야 생산설비를 갖추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앵커기업이 혼자 성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협력사를 끌고 가는 국산 로봇 부품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와 경북의 산업적 강점을 결합해야 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조 원장은 "대구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로봇 연구개발·실증 인프라, 지역 부품사를 보유하고 있고, 구미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기·전자·정보통신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다"면서 "구미는 과거부터 전기·전자산업 인프라가 축적된 지역이어서 피지컬 AI와 로봇산업을 추진할 기반이 충분하다. 경북 각 지역의 특화산업을 대구의 로봇 역량과 연결하고 이를 조정할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 달성군에 조성 중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도 기업 유치의 핵심 거점으로 제시했다. 2028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시설을 중심으로 수도권 로봇기업을 유치하고, 연구개발부터 실증·사업화·양산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로봇기업의 70~80%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테스트필드는 기업을 대구로 모으는 첫 단추"라며 "대구경북이 명확한 로드맵과 공동 비전을 제시한다면 기술 격변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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