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기업들이 기존 주력 사업의 이미지를 벗고 신산업 진출과 시장 확대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잇따라 상호를 바꾸고 있다. 단순한 이미지 개선을 넘어 로봇과 2차전지, 디지털 전환(DX) 등 미래 성장동력을 기업 정체성의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미에 본사를 세아메카닉스는 지난 19일 사명을 '에이치티로보틱스(HT로보틱스)'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새로운 사명에는 인간과 기술의 결합을 뜻하는 '휴먼 테크놀로지'의 의미를 담았다. 기존 자동차·전자 부품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로봇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두산로보틱스와 AI 기반 로봇 디버링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는 등 로봇 사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회사는 신사업을 앞세워 2030년 매출 5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대구의 2차전지 장비기업 씨아이에스도 지난 6월 'SFA넥셀'로 이름을 바꿨다. SFA그룹 편입과 계열사 합병을 계기로 기존 2차전지 전극공정 장비기업에서 배터리·디스플레이·검사·측정 장비를 아우르는 종합 제조장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건식전극과 전고체 배터리 생산 설루션으로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케미칼과 포스코ICT도 2023년 각각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DX'로 사명을 변경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차전지 소재를 비롯한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의 전환을, 포스코DX는 AI·빅데이터·디지털트윈·로봇을 활용한 산업 디지털 전환 전문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웠다.
시장 확장과 브랜드 통합을 위한 사명 변경도 이어지고 있다. DGB대구은행과 DGB금융지주는 시중은행 전환과 전국 영업 확대에 맞춰 각각 'iM뱅크'와 'iM금융지주'로 간판을 교체했다. 홈센타홀딩스와 보광산업은 'HC홈센타'와 'HC보광산업'으로 변경해 계열사 브랜드를 HC로 통합했다.
사명 변경은 기업이 앞으로 집중할 사업과 시장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선언으로 인식된다. 다만 새 이름에 걸맞은 투자와 기술 개발, 신사업 진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문구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명에 AI나 로보틱스와 같은 신산업 분야를 반영하면 주식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거나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장기적인 효과를 내려면 이름만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의 본질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상호 변경이 전국·글로벌 시장 진출, 다양한 인재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포항종합제철이 포스코로 변경해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처럼 새로운 이름에 걸맞은 기업 활동과 사업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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