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1시 50분쯤 찾은 대구 중구 교동시장.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직장 동료나 친구, 연인 등과 식사를 하려는 이들이 점점 모여들었다. 시장 곳곳에 들어선 음식점들은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했다. 매장이 작은 편인 한 식당은 이미 만석에 가까운 상태였다.
교동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시장에 술집, 식당이 들어오면서 '젊은이들 거리'가 됐다"며 "시장 안쪽에는 여전히 젊은이들과 큰 관계가 없는 품목을 취급하는 가게가 많지만, 그래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 주니 시장에 활기가 돈다"고 전했다.
70년 역사의 전통시장인 교동시장 일대가 청년 상인과 소비자가 모여드는 거리로 변모하고 있다. 임대료 부담 등을 덜기 위한 젊은 자영업자가 하나둘 자리를 잡고, 젊은 소비자들 주목을 끌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대구 최대 상권인 동성로 중심부에서 교동시장과 같은 주변부로 개인 자영업자가 이동하면서 상권이 확장된 양상으로 분석된다.
◆"5년 전보다 유동인구 3배↑"
교동시장활성화구역상인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동성로 중심가 등에서 교동시장 일대로 가게를 옮기는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2023년부터 이런 흐름에 속도가 붙었다.
이종은 상인회장은 "대구백화점 건물 주변이나 야시골목 등에서 장사를 하다가 손님은 적은데 임대료가 높으니 교동시장으로 옮겨오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났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술집이나 식당이 늘면서 일대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다. 목~일요일 저녁시간 유동인구는 5년여 전보다 3배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근근이 명맥을 잇던 시장에 젊은 상인들이 들어오면서 새바람이 분 것이다. 교동시장은 지난 1956년 개설된 전통시장이다. 귀금속·전자제품·수입품 상점 등이 모여 있다. 정식 허가를 받기 전인 6·25전쟁 시기 미군 부대 군수품이 거래되면서 '양키시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1980년대 전자산업 호황과 함께 전성기를 누렸으나 대구종합유통단지 조성으로 인한 상권 이동, 전자상거래 성장 등으로 쇠락을 겪어 왔다.
◆전통시장+청년층 콘텐츠 시너지
전통시장에 현대적 가게가 섞인 신선한 풍경은 젊은 소비자들 발길을 이끄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과거 방식이나 물건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힙'(Hip·유행에 밝고 신선하다는 뜻)한 문화로 즐기는 '뉴트로'(Newtro·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신조어) 현상이다.
실제 전통시장 인프라와 청년층 콘텐츠가 시너지를 내면서 교동시장 상권 성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KB금융그룹은 지난달 'KB상권활성화 인사이트' 보고서를 통해 대구 동성로·교동시장을 포함한 권역별 핵심 상권을 선정하고, 지역·유형별로 '상권 성장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교동시장은 20·30대 유동인구가 늘고, 점포 공실은 줄어든 상권으로 조사됐다. KB금융이 카드 매출·유동인구·공실률 등을 기반으로 개발한 'KB상권활성화지수'(100 기준)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교동시장 상권의 상가공실률 지수는 30으로, 2년 전보다 2.5포인트(p)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생존율 지수는 27.5로 동성로 상권보다 1p 높았다.
KB금융은 "과거 교동은 귀금속·옷 가게 중심의 노후화된 상권이어서 오후 6시 이후 유동인구가 적었지만 최근 2년간 야간 인구밀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대 중후반~30대 초반 인구가 유입돼 평균 3.5시간 이상 체류하는 패턴을 보이면서 야간문화 중심으로 소비 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원 정책은 상권 성장 동력
동성로 상권에 대해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문화·패션 품목을 중심으로 20·30대 소비가 증가하며 반등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상권 활성화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대구시가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로 추진한 공실 활용 청년창업 지원, 지역축제 정례화 등 사업이 상권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교동시장 상권 육성사업도 올해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컬 상권' 육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데 따라서다. 2년간 교동시장 일대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외국인 유학생·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홍보 강화, 유휴공간 활용, 예비 로컬 창업가를 위한 교육·컨설팅 프로그램 등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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