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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석민] 좌파 단체의 자가당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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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선임논설위원
석민 선임논설위원

사람의 말이나 행동이 앞뒤가 서로 맞지 않고 모순되는 것을 자가당착(自家撞着)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일을 밀어붙이면 '엉망진창'이 되기 마련이다.

최근 광주 군 공항 앞에서 '호남 반도체 성사 국민운동본부'라는 단체가 집회를 열었다. "호남 반도체 방해하는 미 7공군 규탄" "한미 연합훈련 중단" "호남 반도체는 미국의 전쟁 구상을 끊어내는 일"이라는 구호와 함께, 주한 미군 철수 선전물(宣傳物)을 배포했다. 호남 반도체를 빌미로 반미 운동을 하자는 것인지, 호남 반도체를 성공시킬 생각은 있지만 글로벌 생태계에 대한 무지로 인한 것인지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반도체 호황은 미국 빅테크의 대규모 AI 투자 덕분이다. 앞으로도 최대 반도체 소비국인 미국이 사주지 않는다면 호남 반도체는 말짱 '꽝'이다. 반미(反美)로 호남 반도체를 성공시키자는 것은 황당한 발상이다.

호남 반도체 부지인 광주 군 공항의 도로 맞은편엔 장록습지가 있다. 올해 3월 이재명 정부는 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겠다면서 '람사르 습지' 등록을 신청했다. 이래 놓고 습지에 미칠 환경 영향조차 검토하지 않은 채 호남 반도체 입지로 확정한 것이 이재명 정부이다. 자가당착이 엉망진창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2001~2006년 고속철 천성산 터널이 도롱뇽 서식지에 타격을 준다면서 막대한 국민 혈세를 낭비하게 한 그 많던 좌파 환경단체들은 모두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천성산 터널은 개통되었고, 도롱뇽은 여전히 잘 살고 있다. 그렇지만 20년 넘는 세월 동안 좌파 환경단체들은 단 한마디 사과조차 없다. '도롱뇽이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 환경 파괴 우려가 불식된 것은 아니다'는 반론(反論)만 펼 뿐이다.

뭐, 관점에 따라 그렇게 주장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천성산 도롱뇽 투쟁'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최소한 광주 군 공항과 인접한 장록습지 보호를 위해 호남 반도체 반대 투쟁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 침묵(沈默)은 자가당착에 빠진 그들의 곤궁(困窮)한 처지를 보여줄 뿐이다. 이재명 정부의 대표 프로젝트인 호남 반도체가 노동쟁의 대상을 대폭 확대한 스스로 만든 노란봉투법에 발목이 잡힌 것 또한 황당한 자가당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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