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100조원 아래로 내려가고 거래대금도 두 달 새 절반 가까이 줄면서 개인의 매수 여력이 약해지고 있다. 개인 수급이 주춤한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기타법인이 새로운 수급 버팀목으로 떠오르면서 9월 증시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9조81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4일 139조6948억원과 비교하면 약 석 달 만에 28.5%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놓거나 주식을 매도한 뒤 아직 인출하지 않은 자금으로 통상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된다.
시장 거래도 빠르게 위축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조7707억원으로 7월 36조8754억원보다 30.1% 감소했다. 지난 6월 50조3471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48.8% 줄었다.
거래 위축 속에서도 개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3526억원을 순매수했다. 7월 3조5962억원보다 48.8%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월중 흐름을 보면 매수 강도는 뚜렷하게 약해졌다. 지난달 25일까지 10조1645억원이던 누적 순매수액은 월말 5조3526억원으로 줄었다. 26일부터 월말까지 개인은 약 4조810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도 개인의 추가 매수 여력이 약해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예탁금과 신용융자 잔고 등 개인 수급 관련 지표가 하락하고 있는 데다 증시 자금 지표를 종합해 산출한 개인 매수 심리 지표 역시 지난 6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범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탁금, 신용융자 잔고 등 개인 수급 관련 지표가 모두 하락세"라며 "증시 자금 지표를 종합해서 고안한 '개인 매수 심리 지표'는 지난 6월 이후 하락 추세에 있으며 평균 회귀를 가정할 때 개인 매도세가 지속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개인 투자심리가 약해진 배경으로는 최근 증시 조정에 따른 손실 부담도 꼽힌다. 개인과 외국인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낮아지는 등 시장 참여도 위축된 모습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5~6월 코스피 강세 중 7000~8500선 레벨에서 반도체 중심으로 순매수를 집중하면서 현재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손실 확대와 반도체 투자 기대 약화로 개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개인의 매수 강도가 약해진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기타법인 수급은 9월 증시의 버팀목으로 꼽힌다. 개인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한 사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시장의 수급 공백을 일부 메우고 있어서다.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 기관이 모두 순매도한 반면 기타법인은 1조5773억원을 순매수했다. 장 초반 3.55%까지 밀렸던 코스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낙폭을 만회하면서 0.46% 상승한 6820.02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는 11월 중하순까지 합산 약 55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기타법인은 지난달 20일부터 월말까지 약 11조8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를 일평균 약 1조6000억원으로 단순 환산하면 현재와 같은 매수 흐름이 약 27거래일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9월 초에도 기타법인 수급이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급만으로 증시의 추가 상승을 이끌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결국 수출을 통한 업황 개선 확인과 매크로 불안 완화에 따른 외국인의 매수 전환 여부가 9월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상방 요인은 아닌 만큼 수출 데이터 통한 업황 호조 확인이나 매크로 불안 진정 등 따른 외국인 매수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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