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디자이너 출신 작가 권도훈의 첫 번째 수채화 개인전 '맑고 깊은 우물 맛'이 오는 11일부터 '라일락뜨락1956'(대구 중구 서성로13길 7-20)에서 열린다.
작가는 30여 년 간 시각디자이너의 길을 걸어왔다. 우연히 대구 서성로 골목 끝 빈집이 이상화 시인과 이상정 독립운동가의 생가터임을 알게 된 뒤, 업을 내려두고 카페이자 복합문화공간인 '라일락뜨락1956'의 문을 열었다.
그는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의 전환점과도 같았다"며 "200살 라일락 나무 아래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의 불규칙함에 매료돼 다시 붓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화폭에는 하늘과 나무, 물, 바위 등 자연의 풍경이 은은한 수채화로 담겼다. 수십년 간 0.1㎜를 다투는, 메시지가 중심이 되는 디자인에 매달렸던 그에게 수채화는 물과 종이가 이끄는 대로 따르는 순응과 내려놓음의 과정을 알게 했다.
작가는 "억지로 다 채우려 하지 않고 물이 스스로 번지도록 기다리는 법을 익히고 있다"며 "완벽한 직선보다 자연스러운 번짐이 주는 위안을 깨달으며, 그림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 역시 자연의 흐름에 맡겨가고 있다"고 했다.
전시 제목 '맑고 깊은 우물 맛'은 그의 스승인 고찬용 화백(한국수채화협회 부이사장·대구수채화협회 고문)이 쓴 전시 서문에서 따왔다.
고 화백은 "시각디자이너로서 오랜 시간 실무에서 감각을 발휘하던 권도훈 작가가 순수미술인 수채화를 위해 의도적인 표현을 비워내고 자유롭게 그리는 연습의 시간을 거쳤다"며 "바쁜 일상 속에서도 묵묵히 수련의 시간을 견뎌낸 그의 작품에서는 맑고 깊은 우물 맛이 난다"고 평했다.
권 작가는 "화폭에 자연을 담는 것은 그 자연을 닮아가고 싶은 마음에 다가가는 것"이라며 "그림을 그리는 일은 마음을 나누는 일이며, 맑은 물을 길어 밥을 짓는 마음으로 붓을 든다"고 말했다.
전시 오프닝은 9월 11일 오후 7시에 진행되며,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전시는 3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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