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국제사회가 지켜온 규칙에 기반한 질서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일부 권위주의 국가들은 자국의 이익을 앞세워 기존의 제도적 안전장치를 약화시키고 국제 규범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유엔 헌장이 천명한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무력 사용의 금지라는 기본 원칙마저 공개적으로 도전받고 무시되는 상황이다.
지금 국제사회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각국이 정의와 법치를 수호하고 평화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함께 행동하지 않는다면, 자유와 민족자결,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기존의 국제질서와 함께 서서히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의 제1도련선은 이러한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중국은 군사적 위협과 사이버 공격, 경제적 강압 등 다양한 회색지대 전술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국제적 규칙과 규범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는 역내 안보 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다.
대만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전선에 서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를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다. 그러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결코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인도·태평양 전체의 안보와 직결되며, 나아가 국제사회 공동의 평화와 번영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국제사회 역시 이러한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은 정상회의와 장관급 회의에서 발표한 여러 성명을 통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대만은 유엔의 회원국이 아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 대한 대만의 책임과 기여까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만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키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만은 민주주의 파트너십 강화, 집단안보 증진, 경제적 회복력 제고를 중심으로 한 '총합외교'와 '가치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가치와 이념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해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를 국제사회에서 더욱 확고히 뿌리내리게 하는 한편,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대만이 가진 역량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만의 역할은 안보와 첨단기술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만은 '영방계획'을 통해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발전과 공동 번영을 만들어가고 있다. 대만이 보유한 기술과 전문성, 자원을 활용해 수교국의 발전을 지원하고 현지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파라과이와 함께 통합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에스와티니의 전략적 석유 저장시설 건설을 지원했으며, 팔라우 국립병원과 협력해 스마트 의료 시스템을 추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협력은 단순한 원조를 넘어 파트너 국가의 산업 발전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진정으로 평화롭고 안정적인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노력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무엇보다 국제기구가 모든 구성원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대우한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유엔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도 바로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국제사회에 건설적으로 기여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구성원이 정치적 이유로 부당하게 배제된다면, 국제질서를 더욱 포용적이고 공정하게 변화시키겠다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
자유세계에는 대만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만의 목소리와 참여가 반영되는, 강하고 신뢰받는 유엔이 필요하다. 대만과의 협력은 단순히 대만을 지원하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집단안보를 강화하고 경제와 첨단기술 분야의 회복력을 높이며, 권위주의적 압력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다.
따라서 대만이 국제연합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국제사회에 의미 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보다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는, 그리고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지금 세계가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배제와 분열이 아니라 신뢰와 연대다. 대만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파트너로서 국제사회와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 국제사회도 대만이 마땅히 참여해야 할 자리를 보장해야 한다.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배제가 아니라 포용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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