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중앙은행이 연속해 기준금리를 높이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인다. 미국과 이란 간 분쟁으로 유가와 물가 부담이 높아진 여파다. 고유가 상황이 길어지면서 고물가 압력이 커지고, 물가를 잡기 위한 통화정책 수단으로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3고'(고유가·고물가·고금리)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정책금리 추가 인상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달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결정회의가 연달아 열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5~16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일본은행(BOJ)은 오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각각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0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 0.25%포인트(p) 인상을 단행했다. 3대 정책금리인 예금금리는 연 2.5%로, 기준금리(주요재융자금리)는 2.65%로, 한계대출금리는 2.9%로 각각 오르게 됐다. 지난 6월 정책 기조를 전환하며 금리를 0.25%p 높인 데 이어 추가 인상 결정이 나온 것이다.
ECB는 성명에서 "중동분쟁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박을 만들고 있고,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결정은 물가상승률을 2%의 중기 목표로 안정시키려는 노력"이라며 "전망이 여전히 대단히 불확실하며 물가상승률에는 상방 위험이, 경제 성장에는 하방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발 유가·물가 우려 ↑
지난 2월 발발한 이란전쟁 여파로 유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주요국 중앙은행은 하나둘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전환하는 상황이다. BOJ도 이번 회의에서 현재 연 1%인 기준금리를 0.25%p 정도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점쳐지는 분위기다. BOJ는 지난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고 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려 왔다.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두고는 연 3.50~3.75%로 동결 혹은 인상을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장기 국채금리 급등 등 미국 국채시장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도 케빈 워시 연준 의장 결정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9월 금리 인상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워시 의장을 더욱 압박하는 모양새"라고 해석했다.
◆한은도 금리 추가 상승 예고
이런 추세는 국내 금리가 오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지난달 연속 인상을 결정하며 기준금리를 연 3%로 높였다. 시장에선 한은이 내달 22일 회의에서 '숨 고르기'를 한 뒤 오는 11월 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글로벌 '벤치마크'(기준) 역할을 하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화하면 달러 가치가 오르고,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금리 수준이 급격히 오르는 경우 투자 자금이 안전자산 중심으로 대거 이동하며 주식시장이 위축될 가능성도 적잖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상승이 가계대출과 주택시장, 소비, 금융기관 조달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 금리 인상의 실물경제 파급효과를 확인하지 않은 채 연속 인상을 이어갈 경우 '정책 과잉' 위험도 커진다"며 "한은이 7,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10월에는 누적 긴축 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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