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교수사회가 허영우 총장의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총장 공약 이행에 대한 중간평가에 본격 착수한다. 최근 정부의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인 거점국립대 패키지 지원사업에서 경북대가 탈락하면서 대학본부의 국책사업 대응과 리더십을 둘러싼 비판이 커진 가운데 이뤄지는 평가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총장중간평가위원장을 맡은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명예교수는 지난 11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간평가는 총장을 흠집 내거나 대학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쇄신을 위한 것"이라며 "총장이 잘한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남은 임기 동안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점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총장 중간평가는 지난해 12월 경북대 교수회 의장으로 선출된 이경은 의장의 공약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하 위원장을 비롯해 단과대학 추천 위원과 상주캠퍼스 위원 등 6명으로 평가위원회가 꾸려졌다. 하 위원장은 평가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통계 전문가 1~2명을 추가로 위촉해 줄 것을 교수회 측에 요청한 상태다.
경북대 교수회 평의회는 지난달 27일 중간평가 실시를 결정하면서 총장 개인에 대한 신임 여부보다는 '총장 공약 이행'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하 위원장은 오는 17일 열리는 교수회 평의회에서 구체적인 평가 일정과 방식 등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평가는 크게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나눠 진행될 전망이다.
정량평가에서는 허 총장이 취임 당시 제시한 공약과 공약별 이행 로드맵을 토대로 임기 절반을 지나는 시점까지 어느 정도 추진됐는지를 점검한다. 단순히 공약 완료 여부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당초 계획했던 추진 속도와 실제 달성 수준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하 위원장은 "총장 측에서 공약 이행 로드맵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1년 차에는 어느 정도 추진하고 이후에는 어디까지 하겠다는 진도표에 비춰 현재 어느 수준까지 왔는지를 정량적으로 짚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정성평가는 공약별 이행 자료를 제시한 뒤 이에 대한 구성원들의 평가를 묻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일부 교수를 표본으로 선정하는 대신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하 위원장은 "표집을 하면 표본이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논란이 생길 수 있어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하려 한다"며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전자 방식으로 진행하면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 조사기관에 조사를 맡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약별 이행 자료를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구성원들이 5점 척도 등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하 위원장은 "공정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문기관에 의뢰할 생각"이라며 "본부가 우려하는 것처럼 마녀사냥식 평가나 아무런 근거 없는 '묻지마 평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간평가가 총장의 거취를 좌우하는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평가 결과가 남은 임기 동안 총장과 대학본부의 정책 방향을 수정·보완하도록 하는 일종의 '정치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하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평가가 낮은 분야가 있다면 총장이 '이 부분에 더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하도록 하는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평가가 낮다고 책임지고 물러나게 하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총장이 평가 결과를 토대로 부족했던 부분을 인정하고 남은 2년 동안 어떻게 개선하겠다고 구성원들에게 밝힐 수 있다"며 "공식적으로 약속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향후 공약 이행을 담보하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중간평가는 경북대가 거점국립대 패키지 지원사업에서 탈락한 직후 본격화됐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그동안 대학본부 일각에서는 중간평가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총장의 리더십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외부로 확산돼 국책사업 등 대외 경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 위원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공약 이행 중간평가는 어떤 공약에서 성과를 냈고 어떤 부분에서 성과가 부족했는지를 되짚어 개선하고 보완하기 위한 자료"라며 "그것이 반드시 대학의 대외 경쟁력이나 국가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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