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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실손 비급여 300만원 넘기면 특약료 4배…가을 갱신철 할증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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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100만원부터 할증, 300만원 넘으면 300% 도수치료 7월 관리급여 전환 뒤 첫 가을 갱신

독감이 유행 중인 13일 서울 성북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이 환자와 보호자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독감이 유행 중인 13일 서울 성북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이 환자와 보호자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비급여 보험금을 1년에 300만원 넘게 받은 가입자는 4세대 실손보험 할증으로 갱신 때 비급여 특약료를 4배로 내야 한다.

금융위원회 자료를 보면 비급여 특약 보험료로 월 7500원을 내던 가입자가 직전 1년간 도수치료 등으로 비급여 보험금 300만원을 받으면, 갱신 뒤 특약 보험료는 3만원이 된다. 주계약 5000원까지 합쳐 월 1만2500원이던 보험료가 3만5000원으로 뛰는 셈이다.

가을은 하반기 갱신 계약이 몰리는 시기다. 4세대 실손의 비급여 보험료 차등제는 가입자마다 계약 갱신일이 돌아올 때 순차로 적용된다. 올해 7월 도수치료가 건강보험 관리급여로 바뀐 뒤 처음 맞는 갱신철이기도 하다.

◆ 5% 할인부터 300% 할증까지, 5개 등급

차등제는 직전 1년간 받은 비급여 보험금 액수로 가입자를 5개 등급으로 나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비급여 보험금을 한 푼도 받지 않은 1등급은 비급여 특약 보험료를 5% 안팎 할인받는다.

100만원 미만을 받은 2등급은 종전 보험료가 그대로 유지된다. 100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인 3등급부터 할증이 시작돼 특약료가 100% 오른다. 15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인 4등급은 200%, 300만원 이상인 5등급은 300% 할증이다.

주의할 점은 할증이 비급여 특약 보험료에만 붙는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급여 부분인 주계약 보험료에는 차등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전체 보험료가 4배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 할증 대상은 1.3%, 할인 대상은 62.1%

금융감독원이 2024년 제도 시행에 앞서 추산한 결과를 보면 4세대 실손 가입자의 62.1%가 할인, 36.6%가 유지 대상이다. 할증 대상은 1.3% 수준이고, 이 가운데 300% 할증을 맞는 5등급은 0.3%에 그친다.

등급은 한 번 매겨지면 1년만 유지된다. 이듬해 갱신 때는 다시 직전 1년 실적으로 원점에서 재산정된다. 한 해 할증을 받았더라도 이듬해 비급여를 쓰지 않으면 할인 구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구조다.

암 등 건강보험 산정특례 대상 질환과 장기요양 1·2등급자의 비급여 의료비는 할증 산정에서 빠진다. 다만 입증 서류를 보험사에 내야 제외가 인정된다.

◆ 도수치료 지급액 2조6900억원, 7월부터 연 15회 제한

차등제의 표적은 사실상 도수치료다. 금융감독원의 2025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을 보면 전체 지급액 17조원 가운데 비급여가 9조7000억원으로 57.1%를 차지했다. 도수치료를 포함한 근골격계 질환 지급액만 2조6900억원으로 전체 지급금의 15.8%였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6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지정했다. 회당 수가를 4만3850원으로 정하고 연간 15회를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인 경우 24회까지 허용한다. 건강보험이 5%만 부담하고 나머지 95%는 환자 몫이다.

보건복지부는 당시 브리핑에서 불필요한 시술을 줄여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 국민 부담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회당 가격과 횟수가 묶이면서 비급여 청구액 자체가 줄어드는 효과도 예상된다.

◆ '지급일' 기준이 만든 함정

할증 구간을 가르는 기준은 진료를 받은 날이 아니라 보험금이 지급된 날이다. 차등 산정은 계약해당일이 속한 달의 3개월 전 말일부터 거슬러 1년간의 지급 실적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청구를 미뤘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분쟁사례를 보면 2년 치 비급여 통원 치료비를 모아 129만원을 한꺼번에 청구한 가입자가 연간 지급액 100만원 초과로 보험료 100% 할증 통보를 받았다. 이 가입자는 분쟁조정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반대로 1년간 도수치료 등으로 50만~60만원을 청구한 가입자는 100만원 미만 구간에 해당해 보험료가 오르지 않았다. 청구 시점을 연말에 몰지 않는 것만으로도 등급이 달라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제도 도입 초기인 2024년 1월 내놓은 추산에서는 4세대 실손 가입자의 72.9%가 할인, 1.8%가 할증 대상이었다. 시행을 앞두고 다시 계산한 결과에서는 할인 대상 비중이 10%포인트 넘게 낮아졌다. 비급여를 한 번이라도 청구해 유지 구간으로 내려앉은 가입자가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회사별 격차는 할인율보다 실제 손에 쥐는 금액에서 더 크게 벌어진다. 손해보험협회 자료에서 손보사 간 1등급 할인율 격차는 2.6배였지만, 1인당 연평균 할인액 격차는 5.7배였다. 할인 재원을 할증으로 걷은 돈에서 마련하는 구조여서, 비급여 청구가 적은 회사일수록 나눠 줄 몫도 작아진다.

산정 기준일을 갱신일이 아니라 계약해당일이 속한 달의 3개월 전 말일에 둔 것은 사전 고지를 위한 장치다. 보험사가 등급을 확정한 뒤 갱신 안내문에 적어 보낼 시간을 확보하라는 취지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갱신일 석 달 전에 이미 등급이 결정돼 있는 셈이어서, 그 뒤 이용을 줄여도 갱신 보험료는 바뀌지 않는다.

할증 산정에서 빠지는 대상은 두 종류로 한정된다. 그 밖의 만성질환자나 장기요양 3등급 이하 판정을 받은 사람은 비급여 보험금이 그대로 등급 산정에 들어간다.

지급일 기준 원칙은 금융감독원이 2024년 4분기 주요 민원·분쟁사례집에 판단 결과로 실어 공개했다. 같은 유형의 민원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신호다. 치료를 끝낸 시점과 등급이 매겨지는 시점이 어긋날 수 있는 만큼, 청구서를 서랍에 모아 두는 습관이 보험료를 올릴 수 있다.

◆ 할인액은 2800원 vs 1만6000원

할증률은 모든 보험사가 같지만 할인율은 회사마다 다르다. 손해보험협회가 올해 2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손해보험사별 1등급 할인율은 4.1%에서 11.0%까지 벌어졌다.

1인당 연평균 할인액은 최저 2800원, 최고 1만6000원으로 5배 넘는 격차가 났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비급여를 쓰지 않은 가입자끼리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료계는 다른 쪽을 문제 삼는다. 대한의사협회는 관행 수가에 크게 못 미치는 저수가 구조와 과도한 본인 부담 체계가 정상적인 진료 환경을 위축시킨다고 밝혔다. 재활이 꼭 필요한 근골격계 환자까지 횟수 제한과 보험료 할증 압박에 치료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비급여 특약에 1일당 보장 한도가 없어 하루에 수십만원대 비급여를 집중 처방하는 편법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12월 관리급여로 전환한 도수치료 등의 적정성 평가와 비급여 재평가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가입자는 보험사 앱의 비급여 보험금 조회 화면에서 자신의 직전 1년 지급액과 예상 등급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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