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 국민의 북한 주민 접촉 신고를 선별적으로 거부할 수 있도록 한 법적 근거를 없애는 법 개정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법안이 실제 국회 문턱을 넘을 경우 정부가 민간 차원의 남북 접촉을 사전에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이 사라지는 만큼, 장기간 단절된 남북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의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의 핵심은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의2 3항을 삭제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과 접촉하려면 통일부 장관에게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 이때 통일부 장관은 남북교류와 협력을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거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
통일부가 이 조항을 근거로 북한 주민 접촉 사전신고를 거부한 사례는 2022년 4건, 2023년 44건, 2024년 25건, 2025년 16건이었다.
통일부는 민간 교류의 자율성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데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통일부는 "정부는 남북교류협력법의 목적과 취지인 교류협력 촉진, '신고제'에 부합하는 제도 운영, 민간의 교류협력 자율성 확대 등을 고려해 해당 개정안에 대해 '수용'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부처인 법무부와 국가정보원도 같은 입장"이라면서 "향후 입법 논의 과정에서 지속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7월 통일부 내부 지침인 '북한주민 접촉신고 처리 지침'을 폐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개정안은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돼 있다. 여당이 법 개정에 동의할 경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진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이후 36년 만에 남북 주민 간 접촉을 정부가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사라지게 된다.
남북 주민 접촉에 대한 규제는 그동안 단계적으로 완화돼 왔다.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당시에는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과 접촉하기 위해 국토통일원(현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이후 2005년 법 개정을 통해 통일부 장관이 접촉 신고를 받은 경우 남북 교류협력을 저해하거나 국가 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에 반할 때에만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다.
2009년에는 다시 법을 개정해 남북교류와 협력을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도록 요건을 한층 좁혔다.
법 개정으로 민간의 대북 접촉이 크게 확대될 경우 '불법 대북송금' 등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사전에 걸러낼 안전장치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안 의원은 "민간교류의 문을 열어 확대하는 것과 국가의 눈을 감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로, 정부는 위험성이 명백한 접촉까지 사전에 막을 법적 권한을 없애기 전에 구체적인 대책부터 국민께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남북교류협력법은 국가보안법과 달리 '남북교류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 만큼 민간 접촉을 폭넓게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법 취지에 부합한다는 의견도 있다.
통일부는 법이 개정돼도 북한 주민 접촉에 대한 신고 제도 자체가 폐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통일부는 "개정안이 통과되어 접촉 수리 거부 조항이 삭제되더라도 사전 신고 의무 및 미신고시 과태료 등 제재 규정은 유지된다"면서 "개정안은 사전 신고를 통한 접촉관리 체계는 유지하되, 현행 수리거부 사유가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행정청의 재량적 판단 여지가 큰 부분을 개선함으로써 신고제의 본래 취지에 맞게 제도를 합리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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