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일하려면 '호렌소(報連相)'를 잘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보고(報告)하고, 연락(連絡)하고, 상담(相談)하는 것이죠."
국내 취업난과 일본의 IT 인력 부족이 맞물리며 청년층 사이에서 일본 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의 대기업인 J:COM 취업에 성공한 조정민(30) 씨가 지난 15일 영진전문대 AI글로벌IT과 후배들을 만나기 위해 모교를 찾았다.
J:COM은 일본 최대 케이블TV 사업자이자 종합 미디어·통신기업이다. J:COM 공식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2025년도 연결 영업수익은 7천888억엔, 그룹 임직원은 올해 3월 말 기준 1만5천751명에 달한다. 특히 J:COM TV 가입 가구는 지난해 3월 기준 376만 가구로 일본 전체 케이블TV 다채널방송 가입 가구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4년제 졸업 후 전문대 '유턴'… 문과생의 IT 도전
조 씨가 일본 굴지의 미디어·통신기업에 입사하기까지 과정은 평범하지 않았다. 그는 2022년 지역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 일본IT과(현 AI글로벌IT과)에 다시 입학한 이른바 '유턴 입학생'이다.
어릴 때부터 일본 문화와 일본어에 관심이 많았던 조 씨의 꿈은 일본 현지 취업이었다. 하지만 대학 졸업을 앞두고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일본 취업을 준비하던 중 현지 입국이 불투명해졌고 국내 기업 취업까지 고민했지만, 오랜 꿈을 포기하면 후회할 것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길을 택했다.
조 씨는 "대구에 있는 회사에 취업하는 것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면 어릴 때부터 꿈꿨던 일본 취업을 포기하게 될 것 같았다"며 "방법을 찾던 중 영진전문대 일본IT과를 알게 돼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다시 대학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문과생이었던 조 씨에게 IT 공부는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도전이었다. 대학 수업을 통해 네트워크 분야 국제 자격인 CCNA를 비롯해 리눅스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 네트워크·클라우드 분야 자격증 취득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조 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전공 수업을 들으며 기본기를 갖춘 뒤 문제집 등을 활용해 자격증 공부를 이어갔다"며 "자격증과 연결되는 전공 수업이 있어 비전공자가 기초를 쌓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3년 만에 日 대기업 입사… "실무 교육이 큰 힘"
3년간 준비한 끝에 조 씨는 지난해 4월 J:COM에 입사에 성공했다. 현재 그는 정보보안본부 보안운영센터(SOC)에서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모니터링하며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과 랜섬웨어 등 사이버 위협을 탐지하고 초동 대응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입사 후에도 넘어야 할 벽은 있었다. 일본어능력시험(JLPT) 최고 등급인 N1을 취득했지만, 실제 업무에서 자신의 판단과 분석 결과를 정확한 일본어로 전달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조 씨는 "한국어라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설명하면 되지만 일본어로 상사에게 보고할 때는 '이렇게 이야기해도 제대로 이해할까'를 하나하나 생각해야 한다"며 "일본어가 한국인 직원에게 강점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어려운 부분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본 유수 대학을 졸업한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그는 "와세다대 등 이름 있는 대학을 나온 동료들이 많아 처음에는 '내가 여기 와도 되나'라는 생각도 했다"며 "막상 일을 시작해 보니 학교에서 배운 실무 교육이 생각보다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조 씨가 일본 직장생활에서 특히 강조한 것은 '호렌소'다. 일본어 '호코쿠(보고)', '렌라쿠(연락)', '소단(상담)'의 앞글자를 합친 말로, 업무를 혼자 판단해 처리하기보다 진행 상황을 상사·동료와 공유하고 의견을 구하는 일본 기업의 조직문화를 뜻한다. 한국인 직원의 강점으로는 '적극성'을 꼽았다.
조 씨는 "일본인 동료들과 비교하면 '일단 한번 해보자'고 먼저 제안하는 모습이 한국인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보였다"면서도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독단적으로 일을 추진하기보다는 '호렌소'를 통해 조직 구성원들과 충분히 공유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취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낯선 환경에 뛰어드는 데 따르는 어려움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하면서도 자신의 꿈을 쉽게 포기하지 말라는 당부를 전했다.
조 씨는 "해외에서 일한다는 것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이라 어려운 순간이 많을 것"이라며 "그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서도 해외 취업에 도전하려는 후배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꿈을 잊지 말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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