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헌재 기자 gjswo030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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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표의 연극리뷰] 이용훈 시인의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 사운드와 이미지, 그림자와 빛, 오브제로 형상화되는 잡부인생 백씨의 죽음과 인생사

    [김건표의 연극리뷰] 이용훈 시인의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 사운드와 이미지, 그림자와 빛, 오브제로 형상화되는 잡부인생 백씨의 죽음과 인생사"

    책 한 권이 배달됐다. 이용훈 작가의 『오함마백씨행장완판본』(연극과인간)이다. 2023년 국립극단 창작공감 선정작으로 희곡 낭독회를 거쳐, 지난해 제14회 서울미래연극제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연락처를 수소문해 전화를 걸었다."책은 잘 받았습니다. 연락처가 없어서요…"작가는 잠시 머뭇거렸다."전화를 안 주셔도 되는데… 괜히."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말투에서 작가의 심성이 느껴졌다. 바나나 빛깔로 뭉개져 형상화된 표지는 오함마를 들고 선 한 남자의 형체,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묘하게 교차하는 이미지를 담고 있었다. 책은 한글과 영문 번역을 병기했다. 시집 크기(약 50쪽)에 담긴 내용은 구옥(舊屋)을 철거하는 노가다 잡부, 오함마백씨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베트남 인부 쯔엉과의 철거 현장 기억을 고윤호의 독백 서사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구옥 철거 노동자의 서사는 희곡이면서도 소설적이고, 동화적 묘사가 강했다. 오함마로 때리고 부수는 철거 현장의 소리는 극적 이미지로 강렬히 형상화되며, 무대 위에서 '소리와 이미지의 서사'로 변주될 만큼 드라마틱했다. 작가가 쓴『근무일지』(창비)의 시집 한 권을 주문하고 작품 정보를 찾아봤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 '2025 서울아트마켓(Performing Arts Market in Seoul, 이하 PAMS)'의 프로그램으로 공연 중이었다. 희곡을 어떻게 무대화할지 강렬한 궁금증이 밀려왔고, 티켓을 예매한 후 달려가서 보게 된 작품이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이다. 공연에서는 고윤호로 분한 배우 오치운 씨가 연출을 맡아 전작 공연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구성했다. 판소리 표제 같기도 한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오함마 인생을 살아온 구옥 철거노동자 잡부인생 백두영 씨의 단편 전기(傳記)소설 독백극을 고윤호의 시선으로, 때로는 1인칭으로, 전지적 시점으로 바라보는 극이다. 백 씨의 노동 현장의 삶을 다루니 그의 행장(行狀)을 서술한 문장이고, 죽음까지이니'완판본'이 되는 셈이다. ◇ 철거현장 노동자로 「근무일지」를 써온 이용훈 작가의 「오함마백씨행장완판본」 『근무일지』 시집을 창비에서 출판한 이용훈 작가는 구옥 철거 노동자라고 고백하고 있다. 그러니 오함마로 구옥을 철거해온 백씨 행장 기록에 등장하는 고윤호는 작가인 셈이다. 그의 시적 문체는 잡부로 불리는 그의 기록 서사인 것이다. 작가는 새벽 4시면 덜그덕거리는 1톤 트럭에 철거 연장을 실고 바나나를 베어 물고선 구옥 현장 철거에 나선다."나는 허용될 수 있는 물건에 이름표를 달고 핑계를 붙이고 샴푸는 마셔버려서, 면도기는 손목을 그을까 봐, 볼펜은 찌를 수 있다 해서 수건도, 수건은 안 되고 안 되고 안 되고 안 되다가 둥근 나뭇결 조그만 조그만..."(「근무일지」중) 처럼 시인인 철거 노동자의 인생은 매일 악몽 같은 불안감으로 생존일지를 쓰고 버티면서도 그는 "밤낮이 뒤집어지고 배 속이 뒤집어진다 소리 지를 때도 나는 당신의 만화경 속에 머물고 싶어라..."할 정도로 나아질 것 없는 생존일지를 시로 써내려간다. 현장 근무를 서면서 돌아오는 것은, 수북한 자본으로 삶과 인생의 주머니를 채울 수 없는 만화경 같은 현실일 뿐이다. 만화경처럼 느껴지는 세상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사각형의 폐쇄 병동이 되고, 팔각형의 의사와 소지품을 분류하는 병동 보호사는 삼각형으로 그의 생존과 철거 노동 현장의 근무를 통해 마주하는 인간과 삶, 죽음, 소리, 굉음, 대화와 세상은 오함마로 벽면을 내려치고 들려오는 두려움처럼 전진할 수 없는 비현실 같은, 정육면체 안에서 맴도는 인생의 노동 현장이면서도 절망으로 되돌아오는 만화경 같은 세상을 꿈꾸고 있다. 작가는 그의 만화경 속에서 탈출할 수 없는 인생을 전진한다. 그런 만큼 작가가 다가설 수 없는 만화경 같은 세상을 절박한 생존으로 그의 심성으로 관찰되는 노동 현장의 도구들, 구목, 벽면, 오함마, 콘테이너와 포크레인, 외국인 노동자와 인력 잡부들이 섞인 현장은 때로 오함마로 내려치는 죽음으로, 불안함으로 삶은 언제나 철거 노동 현장의 구옥 벽면이고, 무너져 내리는 대들보의 천장이다. "침 삼켜 참아보기로 했다 퍼런 입술 제멋대로 풀릴 때까지"(시「나는 굶는다」 중)로 버티고, 버티는 철거 노동자의 인생이다. 부러진 육각형으로 맴도는 두려움과 공포, 불안감은 검붉게 뭉개져 죽음으로 향하는 바나나의 형체가 되어가고, 그의 내면과 채워지지 않는 허기의 오장육부가 시로 맞닿아 있다. 그것이 시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으로, 허기진 배를 잡고 철거 연장 도구를 챙겨 만화경 같은 세상을 향해 마른 입술로 침을 삼키며 허기를 채우던 철거 노동자 잡부의 인생은 되돌아 완판본이 될 수 없는 작가 이용훈의 「근무일지」와도 같고, 그의 시어처럼 '내비게이션은 업그레이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근무일지』 시집에 수록된「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바나나가 사라진다고 들었어요. 부르는 노래가 있잖아요. 바나나는 길다고 그래서 기차라고, 이 노래 한 소절로 바나나는 비행기가 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게 된 건가요?(중략) 백두영 씨. 그는 백혈구에 문제가 생겨 내분비계가 엉키는 바람에 영영 돌아오지 못했어요."로 시작되는 시로, 철거 현장 인생을 살아온 백두영 씨의 죽음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길다고 해서 붙여진 바나나는 기차의 열차칸 만큼 연결될 수 없는 잡부의 인생이고, 만화경 같은 인생에서 바라보는 '바나나'는 검붉게 흐물해져 죽음으로 향하는 오함마 백씨와 철거 노동자의 삶이다. 작가의 글은 구조화된 문장과 시적인 리듬으로 형상화되기보다는 그의 일기장의 고백 서사처럼 근무 현장은 생생하면서 아프고, 아프면서도 내비게이션을 업그레이드할 정도로 오함마로 내려치는 것이 주특기인 잡부인생의 비극은 유쾌하기까지 하다. ◇ 빛, 사운드, 이미지, 오브제로 기록된 한 철거노동자의 행장서사 무대는 오함마백씨가 살아온 철거 현장이자 현장 사무소이다. 공간은 연극의 구조를 스스로 철거한다. 극장의 조명이 철거된 블랙박스 공간은 그 자체로 현장이다. 최대한 오함마백씨와 고윤호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로 시각화된다. 빛바랜 나무 탁자 위, 조명 스탠드 하나가 달려 있고 바닥을 짓누르고 있는 쇠덩이 오함마가 눈에 들어온다. 너저분하게 흩어진 공구들, 라디오, 엉켜 있는 전선들, 커다란 벌건 고무 양동이, 오렌지색 주차금지 표지판, 그 뒤로는 사다리와 정도가 보인다. 상단에서는 전선줄을 타고 길게 늘어진 갓등 스포트라이트가 현장을 비추고 있다. 무대 좌우는 분할되어 고윤호의 기억과 독백 서사가 그림자와 빛, 그로테스크한 소리, 몇 개의 스탠드 조명과 오브제들로 시각화되는 공간이자 현장으로 확장된다. 그런 만큼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아르코예술소극장 무대 공간만 확보하고 벽면, 출입문, 천장 그리드 등은 철거 현장으로 노출되고 시각화된다. 극은 작업복을 입은 40대 후반의 고윤호가 낡은 현장 공구 가방을 들고 들어서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무 탁자 위에 바나나 서너 개를 올려놓고 "한 송이 바나나가 식탁에 놓여 있습니다. 부엌은 노란색이지요. 건조대에 걸린 작업복을 배낭에 구겨 넣고, 바나나 한 개를 떼어 얼른 주머니에 넣었지요."라는 말로 시작된다. 검붉게 변해가는 바나나는 백씨의 죽음을 은유하면서도, 천장에 깔리고 돌벽에 부딪히며 인생을 건 구옥 철거 노동자의 잡부 인생과 다르지 않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독백 구조이면서도 프롤로그부터 고윤호가 경험한 기억의 철거 현장 서사로 시작된다. 오함마백씨와의 인연, 슬리퍼를 끌고 현장에 나타나는 베트남 노동자 쯔엉과의 사건, 그 기억 속에 드리운 죽음의 불안감, 백씨의 입원, 오토바이 사고로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철거 현장에 뛰어든 고백, 그리고 오함마백씨의 죽음까지를 다루고 있다. 고윤호의 기억 서사는 원작과 달리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시간의 차이를 두며, 철거 현장과 백씨, 고윤호의 과거, 쯔엉의 이야기를 교차해 포스트드라마 구조로 감각화되어 전달된다.탁자에 달린 스탠드와 의자는 철거 현장으로 달려가는 고윤호의 근무일지가 되고, 구옥 철거를 설명하는 독백에서는 구옥 미니어처를 올려놓고 빛을 투사해 벽면에 투영된 구옥의 윤곽을 형상화하기도 한다. 구옥을 철거하기 위해 오함마로 벽면을 내려치는 소리는 고윤호와 철거 노동자의 내면을 파고들 만큼 그로테스크하다. 마치 다른 노동현장의 인물로 형상화될 정도로 강렬한 언어가 된다. 쯔엉 때문에 철거 과정에서 벌어진 아찔한 순간을 말하는 장면에서는, 뜨엉의 형체가 사라진 듯 RC 자동차 바퀴에 쯔엉을 상징하는 슬리퍼를 달아 무선으로 움직이며 시각화했는데, 이는 철거 현장에서 소외된 외국인 노동자들의 존재를 형상화한다. 오토바이 사고를 기억하는 장면에서는 빛을 투사해 오토바이의 형체를 그려내고, 그 시간을 기억하며 감정을 봉인한다. ◇ 서울아트마켓 팸스(PAMS)에서 발견한 한국 모노드라마의 확장성 오함마백씨와 함께한 철거 현장에서 붕괴되는 시간의 순간, 수묵처럼 허공으로 흩어지는 스모그가 현장이 된다. 오함마로 벽면을 내리칠수록 벽은 부서지고, 갈라지며 쌓이는 먼지더미의 가루들이 스포트라이트를 타고 비처럼 쏟아지는 전경은 매직 같다. 백씨의 죽음에 이르러서는 무대 우측 후면에 세워놓은 판넬 뒤로 그림자처럼 죽음을 형상화한다. 마지막 장면은 백씨의 죽음 이후다. 검붉게 변한 바나나는 축축하게 가라앉고, 잡부로 불리던 오함마백씨의 행장은 완결되는 듯하지만, 카세트테이프에서 들려오는 오함마백씨와 고윤호, 쯔엉의 철거 현장 속 대화와 소음들이 증폭된다. 공간의 울림은 여전히 강렬하다.완판본이 되지 못한 '오함마백씨행장'은 여전히 구옥 철거 현장을 지키는 듯하고, 고윤호의 인생과 불안, 그리고 잡부로 불리던 삶은 결국 오함마로 검붉은 바나나가 되어간다.연출적으로 형식과 무대에서 활용되는 재료들은 비슷할 수 있으나, 이 작품 쓰임새는 다르다. 부재한 인물들이 독백 서사와 오브제들로 언어가 되고, 극은 그렇게 완전체를 이룬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희곡적이면서도 시적이다. 독백시의 행간을 그림자, 빛, 사운드, 이미지, 오브제, 그리고 배우의 연기로 극적 언어로 형상화하는 것을 보면, 이 작품은 모노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는 수작이다. 부산 출신의 배우 오치운의 연기는 연기라 부르기 어려울 만큼 고윤호이면서 동시에 작가 이용훈의 내면이다. 연극평론가로서 꼭 보실 것을 추천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 서울아트마켓'에서 발굴한 것도 이례적이다. 2025 서울아트마켓(팸스, PAMS)에는 5일간 30여 개국 1,900여 명의 공연예술 관계자가 참가했으며, 50여 개 피칭 프로젝트, 80여 개 부스 단체, 1,650여 건의 미팅이 진행됐다. 기간 동안 K-공연예술의 새로운 순환과 협력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켓 기간은 5일 동안 집중되었고,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전막 공연은 11월 9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아르코예술극장·대학로 극장 쿼드 등에서 이어지고 있다. 해외공연진출팀을 이끌고 있는 강예나 팀장은 "올해 쇼케이스 라인업은 국내외 관계자들로부터 한국 공연예술의 다양성과 수준을 동시에 보여준 구성이었다"라고 평가한 뒤, "한국 공연예술의 동시대성과 완성도를 보여준 무대였다"라고 말했다. 네이키드 블루스의 〈이 세상 말고〉는 성북구 팅크(TINC)에서 11월 5일부터 7일까지 공연되며, 극단 코너스톤, 이철희 연출의 〈요새는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그, 윷놀이〉는 11월 6일부터 8일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어령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미니인터뷰|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 연출, 배우 오치운 공연이 끝난 뒤 작품의 잔상이 남아 극장 주변을 맴돌았다. 전화를 받고 극장으로 내려가자 오치운 씨는 아르코소극장 철거 현장 근무가 끝난 것처럼 땀을 흘리고 있었다. 작은 키에 다부진 얼굴, 공사 현장 작업화와 안전모를 뒤집어쓰고 있었다."작품은 미래연극제보다 지금 작품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어려운 작품이지만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하죠." 미니 인터뷰는 구옥 철거 현장에서 이루어진 것 같았다. ─ 〈오함마백씨행장완판본〉의 의미는. "'오함마'는 건설 현장 인부들이 쓰는 쇠덩이 해머를 말하는 일본식 명칭입니다. 일본어로 '오'는 크다를 의미하고,'함마'는 해머의 일본식 발음인데 건설 현장에서는 일본식 용어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 것 같습니다.(이용훈 작가의 시집 『근무일지』 중 '당신의 외국어'를 읽어보시면 바로 이해되실 겁니다.) '백씨'는 백두영 아저씨를 지칭합니다. '행장'은 죽은 사람이 평생 살아온 일을 적은 글이고, '완판본'은 조선 말기 전라북도 전주에서 간행된 고대 국문소설의 목판본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하죠. 작가의 시집에 '오함마백씨행장'이라는 시가 있는데, 희곡의 제목은 오함마를 든 백씨의 생전 이야기를 완판본으로 펼쳐 냈다는 의미가 되는 것 같습니다. 희곡 마지막에 백씨의 독백이 전라도 사투리로 되어 있는데, 조사해 보니 전라북도, 그중에서도 전주 쪽이 가장 가까운 말투라고 들었어요. 아마 백두영 씨와 완판본은 그렇게도 연관이 있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 〈오함마백씨행장완판본〉은 철거 노동자의 1인 독백극이다. 작가 서사를 모노드라마로 접근하는 데 어려움은. "너무 어려웠습니다. 이용훈 작가의 대본은 담담한 시어로 구성되어 있어요. 아름다운데, 크게 아름답다고 마음으로 외치지는 않습니다. 담담하게 슬픔을 말하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몇 개의 문장으로 미장센을 상상할 수 있지만, 배우의 몇 마디로는 그 시적 표현을 무대화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희곡은 비어 있는 그림 같아서, 뭔가를 넣고 채울 수 있을 것 같지만 언어와 톤이 맞지 않으면 공허하게 느껴져서 연출 구상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웃음) 정말 다 어려웠습니다." ─ 연출적으로 무대에서 그려내고자 했던 것은.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철거라는 노동, 개인의 일상, 백씨의 비극적 서사가 탄탄하게 얽혀 이야기되는 희곡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한 무명의 노동자의 죽음을 관객들에게 들려주며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연출적으로 이 작품에서 그려내고자 했던 것은 스토리텔링의 무대였습니다.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인물의 세계관 구축에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인물의 세계관으로 보는 빛, 그림자, 공기의 온도, 공간의 느낌, 사운드, 현장, 같이 일하는 동료 등 모든 존재들을 그려내고 싶었습니다.아직 부족함이 많습니다. 어떤 무대 언어로 표현해야 할지 콘셉트를 찾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스토리가 깊어 연출하기가 어려웠고, 연출적 미장센을 가지고 오면 이야기가 상쇄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024년에 희곡을 처음 읽었을 때 세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빛, 그림자, 오브제'. 콘셉트를 잡기 위해 많은 것을 상상하고 실험했는데, 결국 이 세 가지 콘셉트만 남았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발전시켰습니다." ─ 작품은 언어보다는 사운드, 이미지, 오브제로 철거 노동자의 삶을 감각화한다. "읽기에 너무 훌륭한 희곡인데, 연출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희곡이었습니다. 설득력 있게 관객을 만나야 하는 세 단계가 있었습니다. '내가 지금 바나나 이야기를 한다', '나는 이런 고윤호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윤호의 세계로 백씨의 죽음과 철거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였습니다. 마지막 고윤호의 세계를 구성하는 데는 스태프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사운드 디자이너 이현석 감독과 무대 디자이너 황경호 감독이 이러한 콘셉트를 연출적으로 잘 받아주었어요. 좋은 창작자들 덕분에 좋은 무대(공연)이 시각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고윤호의 시선으로 바라본 철거 노동 현장의 이야기 중, 쯔엉과 백두영 씨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것과 연출적으로 느껴진 것은. "처음 희곡을 읽었을 때, 예술 노동자의 이야기라고 착각할 뻔했습니다. (웃음) 그런데 희곡은 내 이야기이고, 후배의 이야기이고, 저를 가르친 선생님의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작가님은 작품에서 쯔엉을 통해 두영 아저씨가 생각난다고 했습니다. 윤호를 다그치던 목소리가 들린다고 했고, 그 목소리는 마지막 독백을 통해 들렸습니다. 삶의 기록은 서로서로 연결된다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분명히 하고 싶었고, 관객들이 그것을 느낄 수 있었기를 바랄 뿐입니다." ─ 슬리퍼를 신은 쯔엉을 RC 자동차로 표현하고, 구옥 철거 과정을 미니어처와 그림자, 그리고 고윤호의 철거 노동 일지를 손가락과 박카스병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희곡에 작가님이 모형 집과 모형 차, 쯔엉의 슬리퍼를 지시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대로 사용하면 소품으로 끝날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고윤호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중에 이 존재들이 오브제로서 의미를 가지고 존재하고 움직이면 좋겠다고 연출적으로 느꼈습니다. 그림자도 같은 의미에서 그랬습니다. 첫 출근 장면에서 센서등과 교감하는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할 때 그림자를 이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빛과 그림자를 선택한 것은 과거 노가다 경험에서, 작업등에 비춰진 노동자의 그림자가 실제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표현 방법으로 고민한 끝에 형상화된 극중 장면입니다. 모든 언어들로 연극 무대는 많은 실험을 해왔고 실패도 많았지만, 살아남은 무대 언어들이 지금 무대에서 관객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연기로 접근하는 데 어려움은. 극중 인물의 접근 방식은. "관객에게 구옥의 철거와 백씨의 죽음을 이야기하는데, 저의 호흡으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모든 존재들과 교감하는 '저'는 어떤 사람인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연출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했어요. 그 인물 세계를 형성하는 과정이 솔직히 힘들었습니다. 직접 경험을 위해 작년에 철거를 경험했고, 철거촌과 구옥을 쫓아다녔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젊으실 때 현장에서 오래 일을 하셔서, 그때의 노동자들의 모습과 흔적을 많이 따라갔습니다. 연출적 언어를 찾아 나가는 방법이 극중 인물에 접근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손전등을 들고 다니고, 쓰레기들을 차에 싣고 다녔습니다. 고윤호의 세계는, 고윤호가 말하는 세계를 제가 이해하지 못하면 관객들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태도로 인물을 준비했습니다." ─ 글로 읽혀지는 이용훈 작가에 대해, 연출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작가님의 작품은 독창적입니다. 주제에 접근하는 방법도 그렇지만, 세계관 자체가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노동에 대한 인문학적 표현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예술 노동자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오함마백씨행장완판본〉의 '바나나'는 문학적인 은유이면서도 사실적이라고 느꼈습니다. 그 첫 마디에 반했습니다.연출을 해 보니 읽는 감동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많이 어려웠습니다. 기술적 연출로 덤벼들 수 있는 작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 많은 관객들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 공연 계획은. "11월 28일, 29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공연이 있습니다. 그리고 12월에는 뉴욕 한국문화원에서 쇼케이스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더 많은 공연으로 관객을 만나고 싶습니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 팸스(PAMS)에 참여한 계기도 그 이유와 같습니다. 공연 콘셉트는 소극장도 좋은 공간이지만, 큰 창고나 노후화된 대안 공간 등에서도 공연하기 좋습니다. 현재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역 유통 지원사업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철거와 구옥, 그리고 많은 백씨와 쯔엉, 윤호가 있는 곳에서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오함마백씨행장완판본〉 평론을 쓰면서 오치운씨는 공연제작과정과 공연대본, 연출노트를 이메일로 보내왔다. 작품에 대해 궁금한게 생기면 전화를 걸었고 몇 차례 통화를 했다. 그는 여전히 극중인물 고윤호로 살아가고 있었고, 이용훈 작가의 시적 의미를 연극적으로 풀기위해 여전히 구옥철거현장을 누비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2025-10-31 06:30:00

  • [김건표의 연극 리뷰] 윤한솔 연출 형식에 갇혀 무덤이 된 비극 "안트로폴리스 <프롤로그 디오니소스>"B급 코드의 유희로 끊긴 비극의 전류

    독일에서 2023년 초연한 바 있는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안트로폴리스(Antropolis)'는 신과 인간. 인류 문명의 비극성을 재해석해 다루는 시리즈로 〈프롤로그/디오니소스〉, 〈라이오스〉, 〈오이디푸스〉, 〈이오카스테〉, 〈안테고네/에필로그〉가 5부작으로 완결된다. 고대 신화 5편 중 윤한솔 연출의 〈프롤로그 디오니소스〉(명동예술극장, 국립극단)는 프롤로그부터 낯익은 전경들이 고대 그리스 비극 뮤직비디오 촬영 세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펼쳐지는데, 공간부터 탈서사화한다. 드레싱룸을 통째로 무대 위에 올려놓고 배우들은 촬영 스탠바이를 하듯 메이크업과 헤어 손질을 하기도 하고, 드라이기를 쓰거나 캐릭터 의상을 입고 활보한다. 실제 분장사가 등장한다든가 하는 연출 콘셉트가 익숙한 장면들인데, 윤한솔의 연극에서 배우는 매개자이고 퍼포머이며 연출 신호를 수행하는 서사적 기호이고 장치다. 서사는 분열되고 몰입과 집중을 교란하며, 극 중 장면의 에피소드는 시각적 놀이와 환경으로 의도적으로 교란한다. 무겁거나 진지해지면 윤한솔은 어김없이 낯선 시각적 전경으로 교차하고 배우는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나)로 태연하게 돌아온다. 윤한솔 연출 형식에 갇혀 "B급 코드의 유희로 끊긴 비극의 전류" 〈프롤로그 디오니소스〉 이야기다. ◇감각의 교란과 균열 무대는 카메라, 조명, 리허설등의 메타 요소를 통해 비극의 무대를 촬영하는 세트장처럼 '제작 과정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문명화한다. 연출은 때로 극장 내부 전면등을 켜거나 스태프들의 동선을 그대로 노출해 연극적 마법의 일루전을 깨고 균열시켜, 연극이 곧 현실임을 환기하며 극을 바라봄을 '지각 (知覺)'하게 하는 방식을 취한다. 객석에도 난입해 의도적으로 제4의 벽(극적 환영)을 허문다. 마치 윤한솔의 장난기로 발동되는 연출 콘셉트의 형식은 '듣기 방식'보다 시각으로 기억하고 감각시키는 실제와 환각의 교차 표현 방식을 고수하는데, 누군가는 연출 형식과 표현 방식을 두고 랑시에르의 '감각의 재분할'이라고 해석한 평론글을 읽은 적이 있다. 크게 동의하기 어렵다.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의 서사 체계를 재배치하고, 감각 기관으로 자극적 신호를 보내기 위해 무대의 위계를 해체해 연출 표현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것인데, 독일과 유럽권에서는 이미 현대 연극 장치로 평균화된 시도들이다. 고전 연출 형식에 가깝고, 현대연극 연출자들도 부분적으로 재료들만 차용해 쓸 뿐이다. 폐차장에서 명차의 부속품만을 쓰는 경우로, 특정 형식이라 할 수 없다. 상상해 보자. 만약 무대에서 신과 인간의 대립과 갈등을 극대화해야 하는 장면이 있다면, 구조적인 연출은 공간 미장센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다. 윤한솔 연출 방식을 선호한다면, 이미지·소리와 사운드·오브제·영상·퍼포머의 행위로 교란해 재구성된다. 이렇다. 갈등을 대체할 만한 라디오를 틀어 특정 장면이 감각될 수 있도록 상징적으로 재구성하기보다, 라디오를 틀었다가 이미지로 전환하고, 영상 화면을 교차해 보여주다가 연출적으로 편성된 드라마 장면을 형성하는 교란 방식이다. 이러한 연출 방식이 무대에서 정속 주행을 못 하면 산만해지고 극은 균열된다. '의도'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감각의 분할'은 양방향 속도가 달라도 마지막 플롯 종점에서 극을 지각하게 되는 것은 일정하다. 산만함도, 극을 균열시키는 의도적인 연출 행위도 극 안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번 안트로폴리스 〈프롤로그 디오니소스〉도 연출의 주특기가 전면화된다. 국립극단 제작비가 안정적이니 전작보다 과감하게 접근한다. 오히려 이 지점들이 독일 초연 작품보다 한발 더 들어가, 고전의 비극성을 현대화하기보다 연출 형식에 갇힌 비극이 된 구조를 형성한 느낌이다. 연출의 말을 들어보자. 한 일간지 인터뷰를 통해 "서양과 달리 우리에겐 신화가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작품성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B급 코드를 가미했다고 밝힌 바 있다. B급은 정서를 감각하거나 지각적 사고를 전류하지 않는다. 충동과 오락은 유치하면서도 광란의 질서가 있다. B급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철학자 한 사람은 "예능을 보면서 사고하지 않고 즐기는 것"이라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B급 코드 놀이에 올라탄 그리스 비극과 신화는 B급 욕망으로 전소하기에는 무게가 다르다. 그렇다고 해서 '비극처럼'의 무게감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밝힌다. 〈프롤로그 디오니소스〉는 한 편의 왕권 권력 찬탈의 정치사다. 디오니소스의 저주로 어머니 아가우에(김시영 분)에 의해 사지가 찢겨 파멸에 이른 테베의 왕 펜테우스(고용선 분)를 누굴 상징하느냐는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이 작품에서는 분열된 정치적인 해석과 독이 든 화살은 없었다. 무대는 연극적 규칙과 구조를 이탈해 탈극장화하거나 서사의 몰입을 분열시키며 시선을 분산하기 위해 좌우 출입구도 개방하고, 크루들도 무대 세트를 점검하는 장면들도 그대로 노출된다. 전면에는 영상 스크린 도어를 달아놨고,"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는 현재입니다"로 알람 설정을 하는 듯한 디지털 시계도 현재 시간으로 표기된다. 마치 '비극의 문명, 테베' 라는 메이킹 필름과 광고를 촬영하는 현장처럼. ◇B급 코드의 유희로 끊긴 비극의 전류 그 밑으로는 독일 초연 작품에서는 타이코 드럼(일본식 대형 북)으로 21명의 드럼 연주자들을 활용했는데, 명동예술극장으로 날아온 디오니소스는 마치 조용필의'위대한 탄생'처럼 5명의 라이브 연주자들이 비극 뮤직비디오 촬영장을 점령하는 것 같고, 상단 위는 신화의 주인공들인 신들이 천상에 있는 것처럼(신의 공간)은 콘테이너로 대체된다. 무대 공간은 시간이 특정되지 않고, 오케스트라 공간부터 좌우 전면과 후면까지 개방된다. 때로는 영상 캠이 라이브로 작동되기도 하고, 뮤직비디오와 뉴스를 병행 촬영하는 유튜브 촬영 현장 같기도 하다. 또한 연출 형식을 만드는 레시피들이 비극을 코미디 프로그램을 연상할 수 있는 패러디로 시각화되는 연출 기법도 활용된다. 극중 장면에 따라 자막, 영상, 이모티콘, 사건들의 뉴스화와 극과 영상을 교차적으로 전원을 켜며 〈프롤로그 디오니소스〉는 웹툰처럼 보여지는 전경 구조와 비극의 탄생을 메타적 놀이처럼 현재 시간으로 전환한다. 프롤로그 파트는 백제가 멸망하고 조선의 건국을 보는 것 같은 정치 권력을 전면에 내세운다. 마치 테베를 건국하는 시간 속에서 권력 갈등과 대립, 인간의 욕망과 폭력, 그리고 광기, 그 사이에 그리스 신들이 끼어드는 정도다. 건국사와 다른 점은 '신화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프롤로그 파트는 테베(Thebes) 도시의 기원을 다룬다. 문명의 시작으로 카드모스(장성익 분)를 중심으로 한 왕가의 가계도를 피로 물들게 하는 신화, 테베의 건국사다. 약 50분 정도 끌고 가는 프롤로그 파트는 2부 디오니소스의 복수 파트로 넘어가기 전, 테베 문명의 건국사를 문자, 이모티콘, 예능 프로그램처럼 입체적인 자막을 삽입해 비극 서사의 이해도를 레고 블록처럼 쌓아 올린다. 그런 만큼 카드모스가 주축이다. 신화 속 카드모스는 테베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테베는 페니키아 왕자 카드모스가 제우스 신에게 납치된 여동생 에우로파를 찾다 건설한 도시다. 여동생 에우로파(Europa)를 잃은 뒤 신탁을 따라 도시를 세웠고, 용을 죽여 그 이빨을 뿌려 출생해 살아남은 다섯 명의 전사들이 폭력과 피의 제물로 세워진 피의 도시가 테베 문명의 시작이다. 라이브 캠은 때로 신과의 대화처럼 들리고, 때로는 현대화되어 가는 테베의 땅과 인간들을 상징하는 도구로 확대된다. 투사된 영상 프레임은 무대에 배치된 도시 문명이 발전(수레, 우물, 집, 성벽 등)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도시는 점차 상징적으로 윤곽을 드러내 보인다. 문자와 글, 도시화의 변화가 웹툰의 전경으로 펼쳐진다. 그래서일까. 연출은 테베를 세운 카드모스의 몰락과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심완준 분)를 섹슈얼리티한 중성적인 인물로 조롱하고 풍자 코드로 이미지화한다. 마치 뿔은 제의(祭儀)의식, 죽은 자를 연상하게 하는데,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제의 때 신도들이 쓰던'티아라(머리 장식)'를 웹툰 캐릭터적인 익살스러운 이미지로 현대적으로 변형했다. 1부 프롤로그는 신의 자리에 세운 도시의 저주가 테베의 혼돈과 피로 물든 광기와 파멸로 이어지며, 혼돈의 도시가 되어 가는 문명 과정을 영상과 이미지, 자막과 광고, 현대판 뉴스와 주가 정보 등으로 핵심 정리해준다. 때로는 영상 캠을 전면화해 폭력과 무질서해져 가는 혼돈의 대립 구도를 생방송 중계하듯 스크린에 라이브화해 비극적 서사를 유지하는 장치로 활용한다. 120분 정도를 달리는 2부 디오니소스 파트는 윤한솔스러움의 절정을 보여준다. 무대는 아우토반을 달릴 것 같은 디오니소스의 전용 자동차까지 올려놓고, 콘테이너를 타고 바쿠스의 여인들이 내려오며, 코로스의 현란한 뮤지컬적 앙상블을 보여주면서 에우리피데스의 『바쿠스의 여신도들』을 각색한 〈디오니소스〉로 구성된다. 비극의 록 뮤지컬 갈라쇼 현장 같은 분위기다. 디오니소스(조의진 분)는 제우스(Zeus) 신에게 바치는 종교적 제의로 시작된 고대 올림픽 경기 선수처럼, 제우스의 가계도를 잇는 출생의 이미지를 익살스럽게 부각하기 위해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팬티형 타이즈를 착용했다. 상의 흰 체육복에는 월계수 문양이 새겨져 있다. 고대 올림피아 제전에서 승리의 상징이었던 월계수가 마치 디오니소스가 제우스의 적통자로 '신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듯한 표식으로 현대적 캐릭터로 작용한다. 2부의 핵심은 제우스와 인간 세멜레 사이에서 태어난 디오니소스의 출생 논란, 테베로 돌아온 디오니소스, 신을 부정하는 펜테우스, 그리고 테베 시민들에게 디오니소스를 추앙하는 축제에 참여하지 말라는 독재적인 행정 명령 발동 등, 카드모스가 손자 펜테우스에게 테베의 왕권을 넘겨준 뒤 디오니소스와 인간 펜테우스의 대립과 복수가 핵심이다. 이 복수의 광란을 마치 신구 정치권의 대립이나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글들도 보이는데, 과한 연결이다. 정치권을 연상할 만한 연출적 장치들은 보였지만, 완전한 한국사회 정치권 분위기로 읽기에는 무리가 있다. 2부는 "신성을 거역하면 도시와 인간은 피로 파멸될 것이다."의 정규편이다. ◇라이브캠으로 읽는 신화, 웹툰으로 보는 비극 2부 디오니소스 파트는 용의 이빨로 세운 도시답게 "어서 옵서예, 이빨의 도시 테베"처럼 현대화된 도시가 제주 지역을 연상하게 하는 광고 이미지로 패러디되고, "이빨의 도시–테베" 방문단을 환영하듯 코로스들은 뮤지컬적인 앙상블로 서막을 보여준다. (코로스로 분한 시즌 단원들과 앙상블 배우들은 상당한 연습량을 보였다. 기량을 끌어올린 연습과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럼에도, 언어 위주로 체질화된 배우들은 안무 등에 큰 무리가 없었음에도 전문 뮤지컬 코로스보다는 전체적으로 다소 둔탁한 느낌은 없지 않았다. 배우로서 몸의 유연성이 숙성해 가는 변화의 숙제가 아닐까 싶다.) 2부 디오니소스 파트는 1부 프롤로그보다, 할아버지로부터 왕권의 권력을 넘겨받은 펜테우스의 도시답게 현대화되기도 하면서도 펜테우스의 이미지는 왕권의 적자임을 드러내는 고전 번역극에서나 볼 만한 의상으로 캐릭터를 대체한다. 테베로 돌아온 디오니소스의 경고에도 펜테우스는 출생 논란을 부추기며 신(디오니소스)을 부정한다. 혼란에 빠진 테베 시민들에게 펜테우스는 디오니소스의 제의 의식을 금지하고 숭배 금지 명령을 내리는데, 무대 중앙 스크린에는 "이 시각 펜테우스 궁정 현장"이라는 자막이 뜨며 왕의 특별 담화 형식의 긴급 속보로 처리된다. 자막은"집 나간 모든 여성들, 즉시 복귀하지 않을 시 처단"이라는 문구와 함께 테베의 분위기는 계엄이라도 터진 것처럼 살벌해진다. 이 극중 장면부터 연출은 마치 12·3 계엄을 연상하게 하는 영상을 패러디화하고, 자막으로'내란','계엄','처단'등 익숙한 문구가 뉴스 속보처럼 처리되면서 현실 정치를 환기할 수 있는 연출적 장치를 살짝 밀어 넣는다. 그러나 정치적 의미는 크게 작동되지는 않는다. 현실 정치와 연결하려는 재료로서의 풍자 코드다. 펜테우스의 강력 대응에 몰린 디오니소스는 마치 계엄 사태 이후 체포 현장처럼 분위기를 영상화한다. 디오니소스는 무대 위 전용차로 아우토반을 달리며 복수를 다짐하는데, 영상을 투사해 타이트한 앵글로 감정 상태를 드러내고, 펜테우스에게 저주를 내리기 위한 디오니소스의 작전을 보여준다. 여기까지의 극중 장면은 연출의 장난기가 최고조로 발동되는 휘발성 있는 지점이다. 이어지는 장면은 신을 거부하고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며 테베를 절대 통치화한 펜테우스의 죽음이다. 디오니소스는 함정을 판다. 펜테우스를 신성으로 유혹하고, 펜테우스는 신의 주술에 걸려 여장(女裝)을 하게 되며, 박카이 여인들의 제의를 염탐하게 된다. 무대는 광란의 축제를 영상화하듯, 박카스로 분한 코로스들의 현란한 제의적 춤과 노래가 이어지고 영상으로 투사된다. 여성으로 나타난 펜테우스는 이미 카드모스로부터 권력과 왕권을 지켜온 테베 땅에서 남성 권력을 상실한 젠더성을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전복한다. 펜테우스를 처형하기 위한 디오니소스의 복수의 화살은 아가우에로 향한다. 연출은 아가우에에 의해 사지가 잘려 나가는 극중 장면부터 비극성을 발휘하는데, 프롤로그부터 달려온 시간까지 윤한솔 구조(듣기 방식보다 시각적 기억으로 감각시키는 실제와 환각(환영)의 교차 표현 방식)의 풍자, B급 감성과 키치한 극중 분위기, 그리고 연출의 장난기가 전 장면부터 강해서일까. 비극의 허들을 넘기기 전부터 엄숙한 분위기 전환을 위해 숨을 몰아쉬는 기분이다. 디오니소스는 자신의 신성을 부정하고 제의를 금지한 펜테우스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의 가족과 도시 전체를 '광기의 제의'속으로 몰아넣는다. 다시 극중 장면을 보자. ◇ 형식의 무덤이 된 비극 무대는 광란의 축제를 형상화한다. 아가우에(김시영 분)는 더 이상 어머니가 아니라, 신의 제의에 취한 '바쿠스 여인'이 된다. 인간이 아닌 신(디오니소스)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다. 이것을 연출적으로 형상화한 것이 포도주의 오크통 장면이다. 펜테우스의 사지가 잘려 나가는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돌아가 보자. 무대 후면은 비닐로 덮여 있고, 상단에는 디오니소스의 예언처럼 피(죽음)의 포도주가 오크통을 형상한 천장 구조물에 담겨 있다. 등장하는 아가우에(김시영 분)의 머리 위로 디오니소스의 저주가 담긴 포도주의 핏물이 쏟아지는 것을 시각적으로 전경화한다. 바닥은 마치 피로 물든 것 같은 분위기를 형상하고, 여장으로 변한 아들의 머리를 짐승(사자)으로 보이는 환영 속에서 바라보며 아들 펜테우스를 신에게 바칠 제물로 믿게 된다. 그의 머리를 죽창으로 찌르고 사지를 난도질하는 장면이 노출된다. 인형으로 형상화해서인지 비극성의 감도가 낮아질까, 영상으로 부감화해 아가우에와 펜테우스를 포함한 왕권 가문의 몰락, 디오니소스의 저주와 복수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려 한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환영에서 깨어나 인간으로 돌아온 아가우에는, 사지가 찢겨 나간 존재가 아들 펜테우스임을 깨닫는 순간, 극중 장면은 모성의 절규와 인간의 파멸로 향한다. 사지를 수습하고 울부짖는 극중 장면은 비극적 분위기를 영상 캠으로 이원 생중계하듯 확대한다 해도, 그 무게를 온전히 느끼기에는 한계를 보였다. 연출은 이 마지막 장면에서 마치 테베를 죽음과 파멸로 소멸되어진 땅(무덤)으로 전환하고자 무대를 형광등으로 흑백화한다. 프롤로그부터 디오니소스 파트까지 연출적으로 이 극중 장면의 활애가 크다. 연출은 이 장면에서 미장센화 된 윤한솔스러움으로 승부수를 건 듯 보였다. 그런데 오히려 인형이라는 시각적 질감 때문인지 비극성을 감각시키지 못했고, 무대로 떨어지는 오크통의 포도주는 연출적 콘셉트만 그로테스크했다. 자식을 죽인 아가우에와 테베의 권력과 왕권의 몰락을 가져온 카드모스의 마지막 대화는 비극적이지 않았고, 형식적인 대화로 들릴 만큼 마지막 장면에서 비극성으로 전환한 극 중 장면의 허들을 넘어서지 못해 보였다. 국립극단이 제작하는 그리스 비극 5부작 시리즈 중 윤한솔 연출의 〈프롤로그 디오니소스〉는 비극의 무게도, 정치권의 대립이나 12·12 계엄을 연상하게 할 만한 극의 맥락도 효과적이지 못했고, B급 감성으로도 완전한 질주가 되지 못한 인상이다. 남는 것은 윤한솔 연출의 형식뿐이었고, 디오니소스는 그 무덤에 갇혀버린 비극 같았다. 앞으로 국립극단이 '롤란트 쉼멜페니히'를 한국 사회로 재소환한 비극 5부작 시리즈가 어떻게 우리 체질에 맞게 무대화되고 정착될지는 안갯속이다. 1부작의 출발은 윤한솔 연출의 형식만을 보여주는 연출 노트처럼 보였다. 2부작은 김수정 연출로, 배우 전혜진이 1인 18역을 맡은 〈라이오스〉(Laios)가 11월 6일부터 22일까지 공연된다.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2025-10-31 06:30:00

  • "푸바오야 돌아와"…中 시진핑 방한에 맞춰 경주서 집회 연 동물단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30일 방한한 가운데, 한 동물보호단체가 "푸바오를 한국에 돌려달라"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동물보호단체 '푸바오와 푸덕이들' 회원 15여명은 경북 경주시 황남동에서 "동물보호법이 지켜야 할 멸종 동물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간 뒤 열악한 환경 속에 살고 있다"며 "일급 동물원으로 옮기거나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판다의 기본 생리에 맞는 높은 나무와 맑은 물, 대나무 죽순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또 "중국 쓰촨의 번식 기지를 떠나 일급 동물원으로 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다. 지난해 4월 멸종 위기종 보전 협약에 따라 중국으로 돌아가 쓰촨성 워룽 선수핑 판다보호연구기지에서 살고 있다. 특히 체중이 감소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국내 팬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한편, 동물보호단체 '푸바오와 푸덕이들'은 APEC 정상회의가 개막하는 오는 31일까지 경주에서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2025-10-30 23:01:01

  • 전문가

    전문가 "트럼프, 황홀한 상태에 빠졌다…'신라 금관'에 진심으로 흥분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신라 금관'과 대한민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받은 것에 흡족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영구의 한 바디랭귀지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고 분석해 이목을 끌고 있다. 영국 '더 미러(The Mirror)'는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선물받고 '마치 미래를 상상하는 듯한 황홀한 상태'에 빠졌다"고 전하며, 바디랭귀지 전문가 '주디 제임스'의 분석을 인용했다. 제임스는 "그가 선물을 받은 순간 금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런 행동은 선물이 정말 마음에 들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반응"이라며 "트럼프는 금관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이미 '언제, 어떤 자리에서 이걸 쓸 수 있을지' 상상하는 상태로 보였다"고 했다. 그는 또 트럼프의 표정과 몸짓을 두고 "입술은 다물려 있지만 몸을 좌우로 약간 회전시키는 제스처를 보였는데, 이는 억눌린 즐거움과 흥분을 나타내는 신체 신호"라며 그의 억눌린 기쁨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제임스는 트럼프가 결국 기쁨을 숨기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의 얼굴이 환하게 펴지며 진심 어린 미소로 변했고, 선물을 준 이재명 대통령에게 팔을 둘러 '부분적 포옹'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는 완전한 포옹 욕구를 억누른 제스처이지만, 동시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따뜻한 마음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이날 경주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훈장 수여식에서 "이 금관은 정말 특별하다"며 "무궁화대훈장은 그야말로 아름답다. 지금 바로 착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참고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무궁화대훈장을 수훈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 외야수 '딜런 크루즈'의 친필 서명이 담긴 야구 배트와 자신의 인장이 찍힌 야구공을 선물했다. 미측은 선물의 의미에 대해 "미국 선교사들이 처음으로 한국에 야구를 소개한 역사를 상징하는 선물을 통해 한미 양국의 깊은 문화적 유대와 공동의 가치를 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2025-10-30 21:09:18

  • 곽종근, 尹 면전서

    곽종근, 尹 면전서 "'문짝 부숴서라도 의원 끌어내라' 지시…'도끼' 표현은 없었다"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30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재판에 참여해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화폰을 통해 "문짝을 부숴서라도 안에 있는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재구속 이후 16차례 연속 재판에 불출석하다 4개월 만에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곽 전 사령관은 이날 법정에서 비상계엄 이후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증언했던 내용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당시 윤 전 대통령이 '문짝을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느냐"고 하자 "네"라고 답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고 할 때 YTN 화면을 보고 있어서 명확히 기억한다"며 "자수서에는 거친 표현을 쓰는 게 부담스러워서 '부수고'라는 용어를 '열고'라는 용어로, '끄집어내라'를 '데리고 나와라'라고 썼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일이었던 12월 3일 오후 11시 36분과 다음날인 4일 0시 31분 두 차례 윤 전 대통령과 통화했고, 두 번째 통화에서 이 같은 지시를 들었다"며 "시간이 간다고 잊히는 게 아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는 하도 통화를 많이 해서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 나는데 비슷한 결로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때 곽 전 사령관은 감정이 격해진 듯 울먹이기도 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당시 '도끼를 사용하라'는 지시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도끼로라도 문을 부수라고 했느냐"는 특검팀 질문에 "도끼라는 표현은 제 기억에 없다"고 답했다. 또 "김현태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대령)에게 '전기를 차단할 수 있느냐'고 물은 건 맞지만, 윤 전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의 지시에 따른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의사당의 표결이 전기로 돌아가는데, (전기를 끊으면) 그게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물어봤던 것"이라며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니 그거라도 되나 제 생각을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검팀이 "당시 김 전 단장에게 국회의원 150명이 넘으면 안 된다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150명이 넘으면 안 된다는데 들어갈 수 있냐. 가능하냐'고 물었고, 김 전 단장이 '무리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김 전 단장이 지난해 12월 9일 기자회견에서 '150명이 넘으면 안 되는데 끌어낼 수 없느냐'는 지시를 들었다고 했는데, 그게 당시 상황과 가장 부합하는 말"이라고 증언했다. 특히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부터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언급했다고 증언했다. 특검팀은 곽 전 사령관이 지난해 10월 1일 저녁 대통령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과 가진 저녁 자리와 관련해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이나 비상대권에 대한 말을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계엄이라는 용어를 말한 적은 없다"면서도 "당시 기억 속에 확보해야 할 장소, 비상대권, 특별한 방법 이런 게 그때부터 기억 속에 있다"고 답했다.

    2025-10-30 20:25:30

  • 李대통령

    李대통령 "어느때보다 한일 협력해야, 첫 女 총리 각별한 의미"…다카이치 "셔틀외교 잘 활용할 것"

    30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이재명 대통령이 "격변하는 국제정세와 통상환경 속에 이웃 국가이자 공통점이 많은 한일 양국은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에 공감을 표하면서 "셔틀외교도 잘 활용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의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회담은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의 첫 대면으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면에서 "양국은 정말로 많은 공통점이 있다.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을 해 나가면 국내 문제뿐 아니라 국제 문제도 얼마든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카이치 총리께서 지난주 취임 회견에서 '한국은 일본에 매우 중요한 이웃이고,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말씀하셨다고 들었다"며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는 제가 평소에 하던 말과 놀랍게도 글자 하나 다르지 않고 똑같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 선출에 대해 "특히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시라고 들었는데, 저희도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은 수천 년 전부터 사람과 기술, 사상과 문화의 교류를 이어왔다"며 "이곳 경주는 총리님의 고향인 나라현처럼 고대 동아시아의 인적·문화적 교류를 꽃 피우던 중심지다. 오늘 자리가 한일의 깊은 인연을 재확인하고 미래로 인연을 이어 나갈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환대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조금 늦었지만, 올해 6월에 대통령으로 취임하신 것에 대해 축하 말씀을 드린다"며 "제가 총리로 취임하고 나서 곧바로 만나 뵐 수 있어서 반갑게 생각한다. APEC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화답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다.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한일 관계, 한일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며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큰 기념비적인 해다. 그간 구축해 온 한일 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을 위해 유익하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셔틀 외교도 잘 활용하면서 저와 대통령님 사이에서 잘 소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 조기에 복원한 '셔틀 외교'를 자신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2025-10-30 19:38:06

  • 과로사 논란 '런베뮤'에…의사

    과로사 논란 '런베뮤'에…의사 "선택적 공감 역겹다, 우리도 100시간씩 일한다"

    유명 베이커리 카페 '런던베이글뮤지엄(이하 런베뮤)'에서 20대 직원이 과로사로 사망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일부 의사들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우리도 주 100시간씩 일한다"는 등의 불만을 내비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런던 베이글 과로사 기사에 본인들이 더 힘들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의사로 추정되는 A씨는 "주 80시간 과로사가 이렇게 이슈 될 일인가? 물론 돌아가신 분은 안타깝지만, 주 100시간씩 일하면서 처단한다는 협박을 듣고 있는 직종도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들도 주 80시간 넘게 일한다"며 "선택적 공감이 역겹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도 한 누리꾼은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젊은 의사들은 다 주 80시간 이상 일한다"며 비슷한 취지의 글을 올렸다. 앞서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지난 7월16일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숙소에서 노동자 정모(26)씨가 숨졌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정씨 유족들은 정씨가 숨지기 전 1주일 동안 80시간12분에 달하는 초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런베뮤를 운영하는 LBM의 강관구 대표는 지난 28일 밤 회사 소셜미디어(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당사의 부족한 대응으로 유족께서 받으셨을 상처와 실망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직원에 대해 "고인은 평소 누구보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직원이었다"며 "업무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근무시간 외에도 늘 회사와 동료를 위해 고민하고 헌신하던 분이었다. 덕분에 신규 지점 오픈에도 참여하게 됐고 맡은 역할 이상으로 최선을 다해줬다"고 했다. 강 대표는 "(정씨가 했던) 신규 지점 오픈 업무는 그 특성상 준비 과정에서 업무 강도가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업무가 맞다. 당사도 이러한 특수 상황을 감안하여 오픈 직전에는 홀 파트 기준 13명의 인력을 추가 파견해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시기 근무했던 직원들이 쉽지 않은 하루를 보냈을 것이라 예상한다"며 "(그가 숨지기) 직전 일주일 함께 근무한 동료 직원들의 근로시간은 분명 평소 근로시간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과로사 의혹을 놓고서는 "회사가 판단 내리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답할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지문인식기기의 오류로 인해 사고 직전 고인의 실제 근로 기록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확인할 수 없으나, 사실이 명확히 밝혀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 어떠한 왜곡이나 은폐도 없을 것을 분명히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장시간 근로 문제 등을 살피기 위해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과 서울 종로구의 본사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2025-10-30 18:56:02

  • 방송에도 나왔다…유명 연예인 부부 아들, 아내 폭행 혐의로 송치

    방송에도 나왔다…유명 연예인 부부 아들, 아내 폭행 혐의로 송치

    유명 연예인 부부의 아들로 방송에도 다수 출연한 이력이 있던 A씨가 결혼 생활 당시 아내를 폭행, 협박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기 구리경찰서는 지난달 30일 A씨를 특정검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 등), 협박,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의정부지검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피해자는 당시 아내인 B(28)씨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9월 29일 오전 경기 구리시 교문동 일대에서 B씨가 운전을 하려고 할 때 얼굴을 때리고,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휴대전화를 뺏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행 사건이 불거진 후 A씨와 B씨는 지난 3월 5일 조정이 성립 돼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B씨는 뉴시스에 "A씨가 연애할 때도 결혼 생활 중에도 손버릇이 좋지는 않았다. 당시에는 만나고 있는 사이였고 어차피 결혼할 사이니까 범죄자로 만들거나 병원에 가지 않고 참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A씨를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제가 여태까지 당한 건 상관없는데 우리 가족이 당한 문제가 너무 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A씨 측은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 친구랑 사귀다 보면 투닥투닥할 수도 있긴 하다"며 "아직 결정 난 상황이 아무것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연예인 부부 측 관계자 역시 한경닷컴에 "A씨가 폭행한 건 아니다. 조사를 받은 건 맞지만, 정해진 건 없다"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건"이라고 해명했다.

    2025-10-30 18:05:04

  • "중국인 안받아요" 공지한 카페…구청장 "공지 뗐다…中에서 관광 거부 운동도"

    최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가 '중국인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공지한 것이 화제가 된 가운데,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설득한 결과 이 카페가 다시 중국인 손님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구청장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해당 카페에 대해 "저희(성동구)와 지역 상인들이 (카페 측과) 대화를 나눈 이후 매장에 있는 (중국인 출입 금지) 공지는 뗐다"며 "(카페 측이) 중국인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숲 인근의 한 카페는 최근 중국인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해당 카페의 인스타그램에는 '죄송합니다. 중국인 손님을 받지 않습니다(We're sorry, we do not accept Chinese guests)'라고 적었다. 해당 카페가 주목을 받은 후, 정 구청장은 X(옛 트위터)에서 "최대한 해당 업장을 설득해보겠다"고 했다. 이후 성동구 직원과 인근 상인 대표들이 카페 점주를 만났다고 한다. 정 구청장은 카페 점주가 중국인을 출입 금지한 데 대해 "중국인 손님이 중국어로 통화했고, 다른 고객이 항의하자 사장이 (중국인 손님에게) '죄송하지만' 하면서 말씀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중국인 출입 금지) 후 일주일 사이 중국에서 성수동 관광 거부 운동(이 일었다)"이라며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도 한국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중국인 출입 금지' 같은 조치를 하지 말자는)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면서 "과거 손흥민 선수가 영국에서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당했을 때, 영국은 그 관중을 입장 금지시키고 벌금도 부과했더라"고 했다. 다만, 앞서 해당 카페 업주는 지난 25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회적으로 반중 성격이 강하고 중국인 손님이 오시면 한국인 손님들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중국인 왔네', '짱X 왔네' 등의 반응을 하는데, 이런 반응 자체를 만들기 싫었다"면서도 인종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게를 지키기 위해서 하는 행동일 뿐이지 반중이나 인종차별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반중 성격이 줄어들면 다시 중국인 손님들을 받을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5-10-29 17:34:04

  • "최민희, 마음의 아픔 못 느끼는 '무통형 인간'"…"원조는 조국, 정점은 李대통령"…김근식, 일침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향해 "사람과의 관계에서 공감 능력이 전혀 없는 캐릭터"라며 "양심의 고통을 전혀 느끼지 않는 사람"이라고 29일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최 위원장 부류가 바로 '무통형(無痛型) 인간'"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마음의 아픔을 못 느끼는 무통형 인간은, 상대를 비난하고 모욕하고 지랄하면서도 상대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며 "상대방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잔인한 갑질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통형 인간은 그래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과 비난에도 전혀 상처받지 않는다"며 "여론의 뭇매와 주위의 따가운 시선도 그에게는 전혀 고통스럽지 않고, 국민의 비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통형 인간의 원조는 조국"이라며 "상대를 비난할 땐 쥐잡듯이 잡으면서 자신에 대한 비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무통형 인간의 정점은 이재명 대통령"이라며 "다른 사람은 잔인하게 몰아세우면서 자신의 비리와 잘못에는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당당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사람이라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 작동하지 않는 게 바로 그들"이라며 "무통형 인간은 그래서 사람이 아니라 기계 같다. 그게 더 무섭기도 하다. 무통형 인간들을 무대에서 퇴장시키는 것이 바로 한국정치의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최 위원장은 MBC 비공개 국감에서 자신의 발언이 포함된 MBC 뉴스가 중립적이지 못했다며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켜 "보도 개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국회 사랑재에서 딸 결혼식을 진행하며 피감기관과 기업으로부터 축의금을 받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2025-10-29 16:45:05

  • "집에서 성관계 요구"⋯10대 男에게 햄버거 사주고 유인한 파키스탄 남성, 구속영장

    10대 남자 중학생에게 음료수와 햄버거를 사준 뒤, 자신의 친구 집으로 데려간 외국인 남성이 경찰에 검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파키스탄 국적의 30대 남성 A씨에 대해 간음목적 유인 혐의로 지난 28일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21일 오후 9시 30분쯤 인천 서구에서 중학생 B군에게 음료수와 햄버거를 사준 뒤, 자신의 파키스탄인 친구 집으로 데려가 간음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있다. B군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자신을 한 집으로 데려가 "신체 부위를 보여달라며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성추행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30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2025-10-29 16:01:07

  • "영화 훼방놓겠다, 입 닫아라"…'열애설' 한지민 협박한 30대 女, 불구속 기소

    배우 한지민(43)씨를 상대로 악성 게시물을 여러 차례 올린 3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김지영)는 이모씨를 협박과 모욕 혐의로 지난 20일 불구속 기소했다. 이씨는 작년 9~10월 자신의 SNS에 "한지민이 출연하는 영화에 훼방을 놓겠다", "입 닫아라" 등의 글 19건을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씨는 해당 글에 한씨와 한씨의 지인도 태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는 작년 11월 이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한씨도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이후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3월 이씨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도 한씨와 이씨 등을 추가 조사한 후 7개월 만에 이씨를 재판에 넘겼다. 이씨는 작년 8월쯤 한씨와 밴드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33)씨의 열애 소식이 알려진 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이씨의 범행으로 입은 정신적 피해가 크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10-29 14:39:57

  • "근로시간 길었던 것 인정"…'런베뮤'의 뒤늦은 사과, 노동부는 기획감독에 착수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하 런베뮤)'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과로사로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런베뮤가 뒤늦게 사과했다. 다만 해당 의혹과 관련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는 장시간 근로 문제 등을 살피기 위해 기획감독에 착수했다. 노동부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과 서울 종로구의 본사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근로감독에서 노동부는 장시간 근로 문제뿐 아니라 전 직원에 대한 추가 피해 여부도 살필 계획이다. 또한 휴가·휴일 부여, 임금체불 등 기타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도 집중 점검해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법 위반 가능성이 판단되면 즉시 감독 대상을 나머지 런던베이글뮤지엄 지점 5개소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높은 연 매출을 자랑하던 유명 베이글 카페에서 미래를 꿈꾸며 일하던 20대 청년이 생을 마감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철저히 진상규명하고, 법 위반 확인 시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A(26)씨는 지난 7월 16일 오전 8시 20분쯤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에 따르면, A씨는 신규 지점 개업 준비와 운영 업무를 병행하며 극심한 업무 부담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1주일 전에는 주 80시간 12분가량 일했고, 그 이전 석 달 동안에도 매주 평균 60시간 21분 일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당초 런던베이글뮤지엄 측은 '주 80시간 근무' 등 유족의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었으나, 직원 입단속 정황 등이 드러나자 결국 사과했다. 런베뮤 측은 지난 2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담당 임원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인해 유족께서 받으셨을 상처와 실망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은 성실함과 책임감 덕분에 신규 지점 오픈에도 참여하게 되었고, 맡은 역할 이상으로 최선을 다해줬다. 신규 지점 오픈 업무는 그 특성상 준비 과정에서 업무 강도가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업무가 맞다"면서 "오픈 직전에는 홀 파트 기준 13명의 인력을 추가 파견해 지원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문 인식 기기의 오류로 인해 사고 직전 고인의 근로 기록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확인할 수는 없다"며 "직전 일주일 함께 근무한 동료 직원들의 근로시간은 분명 평소 근로시간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근로시간이 길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과로사 여부에 대해서는 회사가 판단 내리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답할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사실을 명확히 밝혀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잘못된 대응에 대해 회사의 책임을 무겁게 느끼며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검검하겠다"고 덧붙였다.

    2025-10-29 13:53:18

  • 동거녀 살해 후 16년 간 옥탑방 베란다에 시멘트로 암매장한 50대 男, 징역 14년 확정

    동거녀 살해 후 16년 간 옥탑방 베란다에 시멘트로 암매장한 50대 男, 징역 14년 확정

    동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고 그 위에 시멘트를 부어 남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옥탑방 야외 베란다에 16년 동안이나 암매장한 남성에게 징역 14년형이 확정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김모(59)씨의 살인죄에 징역 14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죄에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김씨는 2008년 10월 경남 거제시 한 다세대주택에서 동거녀(당시 30대)를 살해하고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주거지 옥탑방 야외 베란다에 시멘트를 부어 묻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사건 당일 피해자와 이성 문제로 다투던 중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범행 후 은닉 장소 주변에 벽돌을 쌓고 두께 10㎝가량 시멘트를 부어 정상적인 집 구조물인 것처럼 위장했다. 이후 2016년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기 전까지 범행을 저지른 집에서 8년가량 지냈다. '완전 범행'으로 묻힐 뻔한 사건은 지난해 8월 드러났다. 당시 누수공사를 위해 콘크리트 구조물 파쇄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베란다를 파내다 시신이 담긴 여행용 가방을 발견하면서 무려 16년 만에 범행이 알려진 것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필로폰을 여러 차례 투약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살인죄에 대해 징역 14년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은 피해자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건물 옥상에 시멘트로 묻는 등 실체적 진실 발견을 어렵게 했다. 살인 범행의 수단과 방법, 결과, 그 이후 정황에 비춰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심은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 역시 항소심의 이런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2025-10-29 13:00:19

  • 진중권

    진중권 "이준석은 왜 최민희에게 50만원 보냈나…너무 복잡·미묘해"

    진중권 시사평론가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녀 결혼식과 관련 "그런데 이준석은 왜 최민희에 50만 원을 보냈나"라고 의문을 표했다. 진 교수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설사 보내야 하는 상황일지라도 그게 차마 보내지나"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뜬금없다는 느낌"이라면서 "세상은 내 작은 머리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크고 너무 복잡하고 너무 미묘하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27일 과방위원장인 최 의원 측으로부터 딸 결혼식에 낸 축의금을 돌려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앞서 최 의원 측은 최 의원이 딸 결혼식에 축의금을 낸 인사들의 명단을 보좌진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기관 및 기업으로부터 들어온 축의금을 돌려드리도록 보좌진에게 지시하는 내용"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메시지에는 이 대표로 추정되는 이름 옆에 '50만 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한편, 최 의원의 딸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8월 결혼 사실을 표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국민의힘이 "결혼식을 여당 상임위원장의 국정감사 시기를 맞춘 것 아닌가"라는 입장을 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정감사제도를 사적 금품 수수의 통로로 전락 시킨 전무후무한 권력형 결혼 비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최 의원의 딸 결혼식 축의금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공적 권한을 사적 이익에 이용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일말의 반성조차 없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사리사욕의 끝판왕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뻔뻔한 최 의원과 이를 방조하는 민주당의 행태에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 의원은 국정감사 기간 국회 사랑재에서 딸의 결혼식을 열고 피감기관과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거액의 축의금을 받은 천인공노할 일을 벌였다"며 "공적 기관의 책임자와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금품을 받는 행위는 명백한 이해충돌이자 직권남용이며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품위를 땅에 떨어뜨리고 국민 신뢰를 조롱한 이중적 행태다. 그럼에도 최 의원은 반성은커녕 '양자역학'과 '조절 T세포'를 운운하는 황당한 해명으로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며 "국회의 품위를 짓밟고 국민의 신뢰를 모욕한 최 위원장은 더 이상 국회 과방위원장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 즉각 사퇴하고 모든 경위를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사당국 또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민주당도 지금처럼 최 위원장의 논란을 방관한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5-10-29 12:16:45

  • '딸 결혼식 논란' 최민희

    '딸 결혼식 논란' 최민희 "노무현 정신 무장"에…사위 "엿장수 마음이 노무현 정신 아냐" 반박

    딸의 결혼식과 관련해 논란에 휩싸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노무현 정신"을 언급한 것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같은 당 곽상언 의원이 "엿장수 마음이 노무현 정신은 아닐 것" 이라며 정면으로 이를 반박했다. 최 의원은 이날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노벨생리의학상과 노무현 정신, 그리고 깨시민'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다시 노무현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게시글에서 '암은 정복될 수 있다'라는 사카구치 시몬 교수의 노벨 생리학상 수상 소감과 연구 내용 등을 인용하며 악의적 허위조작 정보를 암세포, 암을 치료하는 조절T세포를 깨어있는 시민의 힘, 노무현 정신으로 각각 비유했다. 그는 "암세포만을 공격해야 하는 우리 몸 면역세포들은 언제나 적과 나를 똑똑하게 구별해 선별적으로 공격해야 한다"면서 "때로 면역세포들은 판단력을 잃고 내 몸 건전한 세포를 공격하는데 요게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항암제는 피아구분이 불가능했고 강력한 독성 물질로 암세포를 공격해 파괴하는데 이때 내 몸 세포도 함께 망가진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어떤 조건에서는 교활한 암세포들이 내 몸 세포로 위장하고 조절T 세포를 유혹한다. 암세포에 세뇌당한 조절T세포는 면역세포들로부터 암세포를 방어해주고 암세포는 무럭무럭 자라게 된다"라면서 "바로 요 지점에서 만일 암세포의 위장에 세뇌당한 조절T 세포의 혼미를 막아 면역세포들이 암세포만을 공격하게 만든다면 어떨까. 이런 극암제가 나왔다면 혹은 나온다면 암은 정복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또 "조절T세포는 면역세포들에게 '공격하지 마! 이건 니 몸이야'하고 알려줘 내 몸 건강 세포를 보호한다"면서 "시카쿠치 시몬 교수의 연구를 활용한 극암제들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빨리 상용화돼 한 명의 환우라도 더 구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최 의원은 "언론 정상화 운동을 하면서 늘 악의적 허위조작 정보는 사회적 가치관을 병들게 하는 암세포라고 생각했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크게는 효과가 없었다"면서 "결론은 우리가 판단력을 잃지 않는 것이 핵심으로 허위조작정보에 휘둘리지 않도록 우리가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시 노무현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때다. 결국은 시민의 힘"이라며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깨시민으로서 우리가 똑독한 조절T세포의 역할을 하자"고 덧붙였다. 이에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곽 의원은 페이스북에 "노무현의 정치는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한다"고 최 의원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어 "가치를 무시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것, 공동체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택하는 것,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가치를 해하는 것(은)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라며 "적어도 엿장수 마음이 노무현 정신은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2025-10-28 17:04:17

  • 어머니·여동생 흉기로 위협한 아버지…몸싸움 끝에 살인 저지른 아들, 징역 6년 확정

    어머니·여동생 흉기로 위협한 아버지…몸싸움 끝에 살인 저지른 아들, 징역 6년 확정

    어머니와 여동생을 흉기로 위협한 아버지와 몸싸움 끝에 살인을 저지른 30대 아들이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을 확정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3)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A씨는 2017년 10월 필리핀 자택에서 모친과 여동생을 흉기로 위협한 부친을 프라이팬으로 가격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한식당 개업을 준비 중이던 부친은 공사 지연 문제로 가족들과 말다툼하다 딸(A씨의 여동생)을 때렸고, 이에 아내가 항의하자 주방에 있던 흉기를 집어 들어 아내와 딸을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부친의 칼을 빼앗으려 실랑이하다가 흉기에 양팔을 베였고, 이후 프라이팬으로 그의 머리를 내려친 뒤 목을 졸랐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6년으로 감형됐다. 2심 재판부는 "부친이 유발한 가정폭력 상황에서 당황하고 격분한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범행 후 깊은 후회와 반성으로 수년을 보내왔고, 평생 피해자에게 속죄하며 남은 가족을 잘 돌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이기도 한 어머니와 여동생은 A씨에 대한 선처를 간절히 탄원하고 있다"며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어머니와 여동생이 곧바로 방으로 들어가 더 이상 위협을 받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들며 A씨의 정당방위 주장은 1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5-10-28 16:10:19

  • "검찰의 강압수사"…16년 만에 벗은 누명,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재심서 무죄

    일명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의 피고인들이 부녀간 치정에 얽혀 패륜범죄를 저질렀다는 오명을 16년 만에 벗었다. 1심·항소심·대법원 상고심에 이어 항소심으로 돌아간 4번째 재판에서 부녀는 무죄를 받아냈지만, 강압수사를 한 당시 검사는 처벌을 면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고법 형사2부(이의영 부장판사)는 28일 살인 및 존속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75)씨와 딸(41)의 항소심 재심에서 검찰 수사의 위법성을 무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재심 재판부는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조서의 허위 작성과 자백 강요 등이 있었다며 검찰 수사가 적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2학년을 중퇴한 A씨는 자신의 이름 등 쉬운 단어를 제외하고 한글을 쓰고 읽는 일이 서툰 사실이 검찰 초기 수사 과정에서부터 확인됐다. 재판부는 당시 20대 중반이었던 A씨의 딸 또한 독립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운 경계성 지능인으로 평가했다. 기록에 따르면 A씨와 딸은 각각 장시간 이어진 신문을 마치고 불과 몇 분에 조서 열람을 마쳤다. 특히 일련의 과정에서 부녀는 진술 거부권, 신뢰관계인 또는 변호인 참여권 등 권리를 누리지 못했다. 당시 A씨는 논리 정연한 자필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하기도 했는데, 당시 검사 또는 수사관이 개입했다는 정황이 제기됐다. 부녀에게 생각을 주입하고 정해진 답변을 강요하는 듯한 진술 녹화영상은 유죄 판결이 내려졌던 2심 재판에서는 검토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재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증거가 재판에 제출되지 않았던 절차도 문제 삼았다. 해당 증거물은 검찰이 특정한 막걸리 구입 경로와 부녀의 행적이 일치하지 않는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이다. 범행 도구로서 압수된 일회용 수저에서 청산염이 검출되지 않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또한 증거물 목록에서 누락됐다. 재심 판결에서 드러난 검찰 수사의 문제점들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범죄사실에 해당한다. 하지만 각각 7년인 공소시효가 이미 지나버렸기 때문에 관련자들의 처벌은 어렵게 됐다. A씨 부녀는 검찰의 긴급체포에 따른 구속 기간부터 지난해 재심 개시 결정으로 풀려나기까지 만 15년씩을 감옥에서 보냈다. 검찰은 부녀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심 판결에 대해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A씨 부녀의 자백을 받아내 재판에 넘겼던 담당 검사는 향응수수 등 물의를 일으켜 2013년 6월 검찰에서 면직돼 변호사로 활동했고, 수임료 외 1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2025-10-28 15:31:16

  • 천하람

    천하람 "최민희 수사 불가피, 뇌물죄까지 문제…이준석 축의금은 뇌물 아냐"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른바 '딸 축의금 논란'에 휩싸여 곤혹을 치루고 있는 가운데,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뇌물죄까지 문제될 수 있다"며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천 원내대표는 최 위원장 딸 결혼식에 50만 원을 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관련해선 "(뇌물이) 아니다"라고 했다. 천 원내대표는 2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축의금 받은 것도 뇌물이다 이렇게 보시는 것이냐"는 질문에 "김영란법에 따르면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관련성이 있는 기관들로부터 이렇게 받게 되면 이건 김영란법 위반도 문제될 수 있고, 심지어는 뇌물죄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왜냐하면 과방위원장이라고 하는 건 굉장히 포괄적인 직무관련성이 인정되는 직책이기 때문이다. 지금 보면 방송사 아니면 뭐 통신사 이런 데서도 들어왔다라는 거잖나. 그렇게 됐을 때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최민희 위원장이) 여당 의원이니까 요즘 세상에 수사 뭐 열심히 하겠나? 할 거면 여당 의원이라서 일반적인 수사기관이 열심히 안 하니까 최민희 의원이나 상설특검 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경조사에 예를 들어서 축의금이나 부조금 받으면 다 뇌물인가"라는 질문에는 "사실 애매하다"면서도 "그런데 최민희 의원 같은 경우에는 좀 특수한 거기는 하다. 특히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 내에서 이렇게 경조사를 치르면서 피감기관들에게 다 이게 본인이 알렸든 의원실이 알렸든, 알려졌든. 거기에 계좌번호 수준을 넘어서 카드결제 기능까지 탑재해서 이런 식으로 보낸다? 일반적인 경우를 조금 벗어난 것 같기는 하다"고 진단했다. 천 원내대표는 다만 "이준석 대표에게 받았던 축의금은 뇌물은 아닌 것"이냐는 질문에 "그거야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민희 위원장 딸 결혼식에 축의금 50만 원을 냈다가, 논란이 불거진 후에 돌려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5-10-28 15:00:28

  • 이준석

    이준석 "황교안, 부정선거에선 수괴급이지만 계엄에선 일반인 위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내란 선전·선동 혐의를 받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겨냥해 "(황 전 총리가) 부정선거에선 수괴급일지 몰라도 계엄에 있어서는 그냥 일반인의 위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란 특검이 황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을 놓고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내란 특검은 이날 오전 황 전 총리의 서울 자택에 대해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황 전 총리가 문을 잠근 채 응하지 않아 약 8시간 대치 끝에 오후 6시쯤 철수한 바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황 전 총리가 지난해 12월 3일 자신의 SNS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는 글을 올린 데 따른 내란 선전·선동 혐의 고발 사건과 관련된 조치였다. 이 대표는 "황 전 총리 이야기가 나온 김에 예전부터 궁금했던 게 한 가지 더 있다"며 '부정선거'를 언급했다. 그는 "대체로 부정선거를 믿는 분들은 매번 '조작된 표를 찾았다'며 무언가를 제시한다"며 "그런데 그 표가 정말 조작된 표인지에 대한 반증은 아무리 제시해도 믿지 않으니, 그건 차치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정선거를 믿는 분들의 주장을 100% 받아들여서, '결함이 있는 표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게 왜 부정선거의 증거가 되는 거냐"며 "예를 들어 부정선거를 하는 사람들의 목표가 단순한 과시가 아니라 선거 결과를 바꾸는 '진지한 의도'라면, 일부러 일장기 투표 용지(투표관리관 날인이 뭉개져 색이 꽉 찬 빨간 원으로 보이는 것)를 투입할 이유가 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배춧잎 투표지(선관위가 사용하는 엡손 컬러프린터에 용지 걸림이 발생한 것)를 일부러 넣어 부정선거를 할 이유가 있나"라면서 "그냥 잘못 인쇄된 용지를 버리고, 멀쩡한 용지를 다시 뽑아서 조작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 "멀쩡한 표를 조작해야 부정선거가 성립하는데, 자꾸 결함이 있는 표를 찾으려고 혈안이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걸 물어보면 항상 인신공격이나 욕설로 응대하려고 하니 정말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2025-10-28 13: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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