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성매매 女 "620만원이던 지원금, 540만원 들어왔다…돈 똑바로 줘야"
탈성매매 지원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 여성이 성매매피해자지원금이 줄었다는 내용의 글을 온라인에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자신을 전 성매매 종사자라고 밝힌 A씨의 글이 게시된 뒤 거센 반응이 쏟아졌다. A씨는 "12월 성매매 피해자 지원금으로 540만 원을 받았다"며 "지난달까지는 620만 원이 들어왔는데 왜 갑자기 줄어든 것이냐"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전에 일하던 곳은 오피스텔이었고 7월부터 지원금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유럽 여행 중이라 돈 쓸 일이 많은데 80만 원이나 줄어 체감이 크다"며 "크리스마스만 보내고 한국에 돌아와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며 현재 본인의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집 대출금과 차 대출금도 있는데 쉬게 할 거면 돈이나 제대로 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토로했다. 다만 해당 글의 사실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이 글이 화제를 모으면서 탈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파주시의 경우 관련 조례에 따라 탈성매매 의지가 확인된 피해자를 대상으로 최대 2년간 지원이 이뤄지며, 생계비와 주거지원비, 훈련비 등을 합산해 1인당 최대 5천20만 원에서 5천200만 원 수준까지 받을 수 있다. 또한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 1인당 월 10만 원의 추가 생계비가 24개월간 지원된다. 당초 정해진 유효 기간 내에만 신청할 수 있었던 시기 제한 규정을 삭제하거나 연장하여, 피해 사실 확인 시점과 관계없이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문턱을 낮췄다.
2025-12-26 15:01:54
검찰이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1심에서 벌금형이 선고되거나 선고가 유예된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 등에 대해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남부지검은 26일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수사팀·공판팀 및 대검찰청과의 심도 있는 검토와 논의를 거쳐 피고인들 전원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피고인들에 대해 검찰의 구형 대비 기준에 미치지 못한 형이 선고됐으나, 피고인들 전원의 범행 전반에 유죄가 선고됐고, 범행은 의사진행을 둘러싼 야당과의 충돌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일방적 물리력 행사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건 발생일로부터 6년 넘게 장기화된 분쟁을 최소화할 필요는 관련 사건에서의 판단과 동일하게 고려될 요소인 점 등을 종합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김정곤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박주민 의원에게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처벌을 사실상 면해주는(면소) 처분이다. 또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은 벌금 1천만원, 이종걸 전 의원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표창원 전 의원, 보좌진과 당직자에게는 200만~3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패스트트랙 충돌은 2019년 4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법안,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법안 등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지를 두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극한 대치를 벌이다 물리적으로 충돌한 사건이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됐던 국민의힘 26명은 모두 벌금형을 선고받아 당선무효형을 피했다. 이 사건에서도 검찰은 피고인 모두에게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일부 피고인이 항소해 2심이 이어지게 됐다.
2025-12-26 14:11:12
김건희 특검이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2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김 전 차관과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황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대통령 관저 공사업체 21그램의 대표 A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은 김 전 차관과 황씨가 공무원으로서의 직권을 남용해 건설업체 임원들로 하여금 21그램과 건설 사업자 명의를 대여하게 하고, 명의 대여에 관한 교섭 행위를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차관과 황씨가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공무원에게 내부 절차에 위반해 대통령 관저 공사를 시공할 자격이 없는 공사업체 21그램과 대통령 관저 공사 계약을 체결하게 했다는 것이 특검의 조사 결과다. 특검은 김 전 차관과 황씨, A씨는 대통령 관저 공사 과정에서 건설업체 21그램이 초과 지출한 부분을 보전할 목적임에도, 이를 숨기기 위해 다른 건설업체 명의를 빌려 추가 공사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행안부, 조달청 공무원들을 기망해 약 16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봤다. 김 전 차관과 황씨가 대통령 관저 공사가 적법하게 진행되도록 감독하고, 준공 검사를 실시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 의무를 다하지 않고, 마치 준공 검사를 실시한 것처럼 허위의 공문서도 작성했다는 것이 특검의 주장이다. 황씨와 A씨는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하거나, 진술을 맞춰 허위 진술하는 등 감사를 방해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관저 이전 의혹은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21그램이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 및 증축 공사를 따내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대표로 있었던 코바나컨텐츠 주관 다수의 전시회를 후원한 인테리어 업체다. 종합건설업 면허 없이 지난 2022년 5월 12억2400만원에 달하는 관저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맡아 논란이 됐다. 김 전 차관은 윤 정부에서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으로 일하며 관저 이전을 비롯한 실무를 맡았다. 그는 21그램에 직접 공사 참여를 요청한 인물로 지목됐는데, 공사 업체 선정과 관련한 김 여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직권을 남용한 것으로 특검은 보고 있다.
2025-12-26 13:36:30
'마약 혐의' 황하나, 영장심사 출석…"태국·캄보디아에서도 마약 투약했나" 질문에 묵묵부답
필로폰을 지인에게 투약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에서 해외로 도피했다가 체포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7) 씨가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입감돼 있던 황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호송차를 타고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도착했다. 황씨는 두꺼운 회색 패딩 점퍼를 걸친 채 점퍼에 부착된 모자와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다. 그는 "혐의 인정하나", "태국이나 캄보디아에서도 마약 투약했나", "수사를 피하려고 도피했나", "마약을 어떻게 구했나"라고 묻는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법원에 들어갔다. 도피 생활을 이어오던 황씨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22년 말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이다. 황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황씨는 2023년 7월 서울 강남에서 필로폰을 지인 등 2명에게 주사기를 이용해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이 같은 마약 혐의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에서 같은 해 12월 태국으로 도피했다. 경찰은 황씨의 해외 도주로 수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지난해 5월 인터폴에 청색수배(소재파악)를 요청하고, 여권 무효화 조처를 했다. 이후 황씨는 불상의 방법으로 캄보디아로 밀입국해 지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황씨의 변호사는 최근 경찰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황씨의 신병을 인수하고 프놈펜 태초국제공항의 국적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황씨가 지인에게 마약을 투약한 경위와 마약 취득 경로 등 자세한 범죄 사실에 대해 파악할 방침이다. 또 황씨가 해외에 머무르는 동안 위법 행위를 저질렀는지도 살필 계획이다. 황씨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라는 점과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의 전 연인으로 SNS상에서 이목을 모았다. 그는 2015년 5∼9월 서울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19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받았고, 이듬해 집행유예 기간에도 재차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2025-12-26 13:05:11
李대통령 과거 발언 소환한 조국 "민주당, 오랜 소신 따라달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2인 선거구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소환, '2인 선거구 축소'를 주장했다. 조 대표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18년 1월 7일 이재명 성남시장은 소셜미디어에 기초의원 2인 선거구제는 '적폐'라고 지적하고, '1, 2당의 공천을 받으면 살인마도 당선이고, 공천 못 받으면 공자님도 낙선'한다고 개탄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8년 1월 10일 이 시장은 '성남시 2인 선거구 비율이 14개 중 12개로 경기도에서 가장 높다. 공천받으면 100% 당선, 공천 못 받으면 100% 낙선인 시의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시민 편을 들까요, 공천하는 당 편을 들까요?'"라고 했다며 "이 시장은 '반시민적, 반민주적인 2인 선거구는 폐지하고 3~4인 선거구로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방선거제의 문제점을 간파한 탁견이었고 조국혁신당은 이러한 2018년 이재명 시장의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라고 밝혔다. 또 "지난 지방선거에서 2인 선거구는 전체 1천30개 중 543개로 과반이었고 거대양당이 한 명씩 내리꽂으면 거의 자동적으로 당선이 된다"며 "지역 주민의 다양한 목소리는 지방정치에 반영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거대 양당을 중심으로 다인선거구를 즐이고 2인 선거구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지방자치를 퇴행시키는 극히 유감스러운 일로 민주당이 '반시민적, 반민주적인 2인 선거구 폐지'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오랜 소신을 따라주길 희망한다"라고 강조했다.
2025-12-26 12:19:34
[김건표의 픽 인터뷰] 노포의 연극성을 제대로 보여준 정의신 작·연출 〈용길이네 곱창집〉"제 연극의 카니발적 에너지의 원천은 극중 장면이 정교해질 때까지 반복하는 겁니다."
한일 연극 교류를 대표하고 있는 재일교포 출신의 정의신 극작가 겸 연출가의 첫 작품을 본 것은 1993년 한강 둔치 천막극장에서 공연된 신주쿠양산박, 김수진 연출의 〈인어전설〉에서였다. 당시 한국연극은 프로시니엄 무대의 한계성이 뚜렷했고, 연극 공간은 실내 극장으로 한정되던 때였다. 동춘서커스처럼 천막극장을 지어놓고 대한민국 한강의 물줄기를 연극적으로 활용하는 연출 기법도 충격적이었지만, 연극은 한강 북쪽에서 한나룻배가 남쪽으로 향하면서 시작됐다. 뱃사공이 두 손을 치켜들어 흔들며 "여기, 여기!" 하고 외치자 나룻배가 서서히 물길을 따라 다가 왔고, 천막극장 뒤편이 거대하게 열리며 연극은 시작됐다. 극장 입구는 배우들이 의상을 입은 채 분장을 하는 과정을 날것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했고, 무대에서는 꽹과리와 사물들을 쳐대며 재일교포 삶의 한(恨)을 피를 토해낼 것 같은 에너지는 천여 석의 천막극장을 달구고도 남았다. 재일교포의 삶과 소외, 현실의 경계를 연극적 환상과 몽환적인 분위기로 살려냈고, 텐트와 자연환경을 융합해 무대를 연극적 공간으로 결집시켜 연극적 경계를 허물었다. 허구성과 실재성을 융합한 그로테스크한 연극성을 가미해 강한 인상을 남긴 공연이었다. 그 이후 2000년대까지 한국연극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정의신 연출은 김수진 연출이 이끄는 신주쿠양산박에서 극작가로 활동했다. 신주쿠양산박은 대표 배우 김구미자(여), 주원실(남) 등 재일교포를 중심으로 다양한 멤버들이 모여 1987년 일본 도쿄에서 극단을 결성하면서 김수진(연출), 정의신(극작) 콤비가 시작됐다. 신주쿠는 도쿄의 중심 거리이고, 양산박은 중국 소설 『수호전』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혼탁한 세상에 대항하는 방식으로 연극을 택한 연극인들의 극단이라는 의미다. 이 작품 이후 정의신은 홀로서기를 하며 작·연출을 병행해 왔고, 〈천년의 고독〉, 〈야끼니꾸 드래곤〉, 〈나에게 불의 전차를〉, 〈노래하는 샤일록〉, 〈푸른 배 이야기〉, 〈20세기 소년소녀 창가 집〉, 〈겨울 선인장〉, 〈가을 반딧불이〉,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 모노드라마 〈맛있는 만두 만드는 법〉 등 화제작들을 연달아 발표했다. 〈천년의 고독〉으로 제17회 테아트르상 수상을 시작으로 제57회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각본상 등 연극과 영화 장르를 넘나들며 수많은 상을 받았다. 특히 2017년 국립극장에서 올려진 브레히트 원작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연출 특유의 연극 문법으로 극의 뼈대를 재구성하고, 판소리로 그 맛을 비벼 우리의 창극으로 섞어내며 전통 창극 문화에 실험적인 입체감을 시도한 작품이다. 일단 해체시키고 창극으로 재구성한 원작을 그만의 방식대로 요리한다. 정의신 특유의 연극적 냄새를 가미하기 위해 발라낸 중요한 이야기의 살점들은 그대로 붙이고 유지하면서도, 구성과 재료들은 정의신 연극 문법 방식대로 배치했다. 인물은 과장되고 정제된 그로테스크함을 드러냈다. 연극적인 외형성에 그만의 웃음 코드를 넣고, 인물의 내면성에는 소리의 정서를, 장면과 인물의 특수성은 희화적으로 그려내면서 장면에 균형성 있게 배치하기도 한다. 판소리 대화체를 감정 표현의 근간으로 하는 창극에 브레히트의 서사극적 요소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장면 배치를 극중극 놀이들로 무장하는 공간적 연출도 탁월했다. 브레히트의 서사극 요소를 유지하면서 인물과 극의 외형에는 우리 마당 문화를 접목시키고, 감정 언어는 현대적으로 창극화시켰다. 인물 내면의 감정들은 판소리 특유의 탁음 상태의 정서가 판소리로 발화됐다. 발화되는 판소리의 감정들은 타악의 박자와 서양 악기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와 섞이며 현대적 멜로디로 융합돼 절묘한 앙상블을 보여주었고, 감정의 정서는 판소리로 뱉어내면서 민중의 고단한 삶의 내면성은 파편화되지 않고 판소리로 침전돼 관객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절묘한 서사극적 드라마 구조에 우리 창극을 융합해 탁월한 조화를 보여주었다. 고백하자면 그 뒤, 나는 정의신 연출의 팬이 되었고 대경대학 연극영화과 전공 학생들에게 졸업 전 그의 작품을 반드시 올려보라고 했다. 한일 수교 60주년에 〈야끼니꾸 드래곤: 용길이네 곱창집〉으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이던 그를 만났다. 마지막 공연을 마친 뒤 극장 로비로 나온 정의신 연출은 목에 머플러를 하고 있었고, 얼굴색은 붉그레할 정도로 미소년 같은 피부였다. 통역은 정의신 연출과 연극 작업을 함께한 경험이 있는 스즈키 다다시 극단에서 활동한 이수연 배우가 맡았다. "한국말을 다 들을 수 있으니 우리말로 질문하자"고 했지만, 정의신 연출은 일본어가 의미를 체감하는 데 인터뷰가 더 편할 것 같다며 질문을 하면 통역으로 묻는 방식이었다. 인터뷰는 CJ토월극장에 마련된 회의실에서 진행했다. ▶한일 수교 60주년 〈용길이의 곱창집〉을 다시 하게 된 의미는. "정의신 연출은 질문을 하면 종처럼 길게 말하지 않았다. 필요한 말만 했고, 한국말은 서툴지만 명확했다." "2011년 이후 오랜만에 이 작품을 하게 된 이유는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올해, 어떤 작품이 의미 있을까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야끼니꾸 드래곤〉만큼 적합한 작품이 또 있을까 싶었어요. 이 작품을 사랑해주셨던 관객, 함께했던 동료들이 '다시 한 번 뭉쳐보자'고 힘을 모아줬습니다. 60주년에 뜨거운 마음으로 선택한 작품입니다." ▶정의신 연출 작품들중에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함께 지닌 작품들이 많기도 하고, 대체적으로 작품에 제일 교포의 아픔과 현실이 녹아 있는데... 굳이 〈용길이네〉인 이유가. " '야끼니꾸 드래곤'은 초연 당시 일본 요미우리연극대상과 한국연극협회 선정 '올해의 우수공연 베스트 7'을 받기도 했다. 2018년에는 '야끼니꾸 드래곤'을 영화로 제작했고, 2023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연극으로 각색해 선보이기도 했다.""일본 도쿄의 신국립극장에서도 이 작품을 여러 번 공연했는데, 극장 측에서 항상 〈아끼니꾸 드래곤〉을 제일 먼저 재공연 해달라고 요청했어요. '언제 또 할 거냐'는 문의가 가장 많았어요 말 그대로 넘버원, 탑 작품입니다. 주변 팬분들의 지지와 응원도 꾸준했고요. 한국에서 다시 올릴 때에는 오리지널 출연진과 스태프들의 나이와 사정들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는 이 〈아끼니꾸 드래곤〉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마음이 다들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절실하게,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꼭 다시 하자'고 의견을 모아 함께 하게 됐습니다." ▶〈용길이네 곱창집〉을 처음 올렸던 시기와 비교하면, 2025년의 대한민국은 여러 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한일 관계나 재일 한국인의 삶을 둘러싼 현실 역시 작품이 탄생했을 때와 지금은 농도와 결이 달라졌죠. "공연 자체는 달라진 것이 전혀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이 작품을 다시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2025년 관객들이 작품을 받아들이는 방향성은 많이 달라졌다고 느껴요. 〈용길이네 곱창집〉은 1970년대를 살아온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그 시절 오사카에서는 엑스포가 열렸고, 올해도 마침 여름에 같은 도시에서 엑스포가 열리죠. 예전에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1세대의 삶, 그리고 그 후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1세·2세·3세의 생활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의 재일 한국인 현실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당시에는 '재일교포'라 불리는 사람들이 뚜렷하게 구분되었지만, 지금은 일본 국적으로 귀화하거나, 조선의 피를 지니고 태어났지만 일본인으로서 살아가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재일교포라 불리는 인구 자체가 크게 줄었고요. 누가 한국계인지, 일본 국적인지 서로 밝히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어요. 이제는 '뉴 커머(newcomer)'라 해서, 한국에서 일본으로 새롭게 이주하거나 유학하며 생활하는 세대가 주축을 이룬 동네들이 생겼습니다. 시오쿠보 역 주변을 비롯해 여러 지역에 그런 변화가 뚜렷하죠. 이런 점들을 보면, 당시와 지금의 제일 한국인, 다시 말해 일본에서 생활하는 한국인의 모습은 아주 많이 달라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도교수로 학생들과 작품을 연습하다 보니 정의신 작품이 굉장히 정교하다는 걸 매번 느낍니다. 한마디의 대사, 그 대사를 위해 필요한 동작과 퍼포먼스들이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더군요. 연출적인 박자같은 음표라 할까요. 그게 제대로 작품에 맞아들어가지 않으면 웃음도 나오지 않고, 아픔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더군요. "작가로서 이 작품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970년 오사카에서 엑스포가 처음 개최되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지금의 메이저 공항이 된 간사이 공항 이전에 이타미 공항이 있었고, 그 이타미 공항 인근에 살던 재일교포들의 일상다반사를 담아낸 이야기죠. 그런데 지금은 그곳에서 살던 재일조선인들도 거의 없고, 많은 이들이 그곳을 떠났거나 세상을 떠났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함께한 할머니 1세대, 아버지 2세대, 그리고 그 후손들의 삶이 분명히 존재했는데, 그들의 이야기가 희곡으로도 영화로도 요즘에는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삶이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썼습니다. 희곡은 결국 남는 기록물이기도 하고, 공연이 계속된다면 공연 기록으로도 남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관객과 미래 세대가 언제라도 이 역사를 만날 수 있도록, 잊히지 않게 하기 위해 쓴 작품입니다." ▶〈야끼니꾸 드래곤:용길이네 곱창집〉는 연출적으로도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노래를 하거나 사물놀이를 한다고했을 때 즐거워서만은 아니잖아요. 너무 아프니까, 그 아픔을 잊으려고, 혹은 기억하려고 노래하고 사물도 하는 거죠. 극중장면에서 이러한 것을 배치한 지점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어린 시절에 경험하신 장면들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재일교포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것을 장면으로 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이 이야기는 제 진짜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가 간장 공장을 하는 사장님에게서 땅을 사고, 그 위에 집을 세워 가게를 차렸다는 모든 설정이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죠. 그리고 당시 많은 재일 조선인들이 이런저런 가게를 차리고 장사를 하면서 생계를 꾸렸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나의 부락이 형성되었습니다. 저는 그곳 출신이기 때문에, 이 작품의 토대가 된 어린 시절 유년기의 기억은 모두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부락이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모두 떠나고, 재개발을 거치며 그곳이 공원으로 변했고, 지금은 세계유산 지구가 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농담처럼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세상에 작가는 많지만, 내가 살았던 곳이 세계유 산 지구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작가는 나밖에 없다'고요." ▶〈인어 전설〉을 기점으로 이전에는 '작가 정의신', 이후에는 '연출가 정의신'으로 불려왔습니다. 저 역시 그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글도 많이 썼고요. 그런데 왜 굳이 자신의 작품을 연출까지... "특별한 계기나 터닝 포인트가 있어서 연출 데뷔를 한 것은 아닙니다.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죠. 처음에는 한국에도 왔던 '검은 텐트(블랙 텐트)'라는 극단에서 〈사랑하는 메데아〉라는 작품을 작·연출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김수진 연출가가 있는 '신주쿠 양산박'에 들어가서도 작·연출을 하게 되었고, 그 작품이 갑자기 기시다 희곡상 후보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노미네이트가 된 뒤로 계속 연출 작업을 이어가게 되었고, 제 연출 인생이 그렇게 열리게 된 것 같습니다." ▶한동안 한국 국립극단(극장)무대에서도 작품을 올리시고 활발히 활동하셨는데, 최근에는 작품이 뜸하셨죠.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마음 편하게 한국에 올 수가 없는, 하늘을 날아올 수도 없는 상황이었어요. 공연을 올릴 수도 없었고, 일본도 마찬가지로 공연 업계가 많이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정의신이 한국에 안 간대. 계속 일본에 있대'라고 하니까, 오히려 일본에서 섭외가 끊이지 않게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정신없이 이 작품 저 작품을 올리다 보니, '언젠가는 한국에 꼭 가야지'라고 마음먹으면서도 쉽게 결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드디어 한국에 오게 되었고, 내년 9월에도 한국에서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야키니쿠 드래곤: 용길이네 곱창집〉은 여러 차례 공연되었고,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연습 스타일이 매우 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특히 반복 훈련을 중요하게 여기신다고요. 저도 학생들과 연습할 때 기본적으로 3번, 4번씩 런스루를 반복하곤 합니다. 연출가님께서 그렇게 반복을 강조하시는 특별한 이유는. "작업을 오래 함께해와서 잘 알겠지만, 특별히 어떤 중요한 이론이 있어서라기보다 제 성격 자체가 그래요. 연습 중에 무엇 하나라도 거슬리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속 신경이 쓰이고, 결국 해결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래서 무조건 어떻게든 정확하게 맞출 때까지 반복하게 됩니다."(웃음) ▶"저도 연기 교육을 많이 해왔는데, 여러 메소드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결국 반복만큼 중요한 소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은 어떤 관점에서 캐스팅하신 것인지. "이번 공연은 일본에서는 네 번째, 한국에서는 2008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 공연입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초연과 재연 당시 출연했던 배우들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어요. 특히 첫째, 둘째, 셋째 딸을 맡았던 배우들이 모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첫째, 둘째 딸을 맡았던 배우들은 현재 연기 활동을 은퇴한 상태예요. 그렇다 보니 아들, 딸 세대 4명은 젊은 배우들로 새롭게 캐스팅해야 했죠. 하지만 한국에서의 마지막 공연이 될 수도 있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초연 당시 오리지널 캐스트와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영석 배우와 고수희 배우를 모셨습니다." ▶ 고수희 배우를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가. "고수희 배우는 첫 공연 때는 30대 초반이었지만 지금은 50대에 가까워졌고, 연륜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엄마'의 느낌이 훨씬 강해졌습니다. 연기를 꾸며내는 것이 아니라 삶이 그대로 배어나오는 힘이 생긴 거죠. 또 테츠오 역할의 치바상도 초대하고 싶었는데, 지금 환갑이 넘은 상태라 본인은 아버지 역할로 오는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내가 무슨 테츠오냐'라며 당황했지만, 다른 선배 배우들도 함께 하니 오히려 젊은 세대와 원년 멤버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재미있는 콜라보가 가능하다고 설득했습니다. 그렇게 이번 캐스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2008년 초연 때보다 작품 전체가 더욱 완숙해졌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고수희 배우의 인생이 보이는 듯했고, 이영석 배우도 70대가 되셨으니까요. 영화도 보고 초연도 봤지만, 오늘 공연은 가슴을 치는 뭉클함이 있었습니다. 이 지점이 연기가 아니라, 삶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순간이라고 느꼈습니다. 무대 위 배우도 살아 있고, 관객도 살아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그런 완숙함이 드러날 수 있었던 이유와 배우들에게 강조하는 디렉션은. 또 반복 인가요? (웃음) "네, 맞습니다. 반복입니다. 무조건 반복이에요. 웃음 포인트는 특히 그렇습니다. 코미디는 기본적으로 세 번 이상 반복해야 합니다. 기본이 세 번이죠. 배우들은 '이걸 계속해야 하나요?'라며 힘들어하기도 하고, '왜 이렇게까지 반복해야 하죠?'라고 어이없어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결국은 연출을 따라가다 보면, 그 과정 속에서 완성도가 생기고 관객에게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연기의 반복'을 말씀하셨는데...이번 배우들에게 특히 강조하신 부분을 구체적으로. "토키오(아들) 역할을 맡은 배우에게는 '정성스럽게 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습니다. 토키오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이끌고, 상황을 아우르며 나레이션을 하는 스토리텔링적 캐릭터이기 때문에 가장 어린 배우임에도 큰 책임을 지고 있죠. 요즘 젊은 배우들이 템포가 빠르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데 익숙해 생각 없이 날려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게 아니라 대본에 쓰여 있는 활자를 정확하게, 정성스럽고 진실되게 관객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기를 보여주려 하지 말고, 대사를 제대로 전달하라'는 디렉션을 이번에 많이 했습니다." ▶ 한국연극은 1990년대 이후 한일 연극 교류가 매우 활발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초기에는 김수진 연출가의 영향도 컸지만, 시간이 갈수록 정의신 연출가님이 한국 연극에 끼친 영향도 큽니다. 앞으로 한일 연극 교류의 방향은. "고수희 씨도 본인의 극단을 만들어 활동해 왔고, 그 극단에서도 재일교포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들을 여러 편 올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에 자주 오지 못했던 기간 동안에도 한국 연극인들이 재일교포의 삶과 역사를 다루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기 때문에, 일본과 한국의 역사·문화 교류는 예전보다 훨씬 가까워졌다고 생각합니다. 도쿄에서는 최근 몇 년간 이성곤 교수와 함께 '한일 희곡 리딩 공연'이 열리고 있는데, 그 낭독 공연을 보러 오는 일본 관객들이 한국 희곡에 대해 굉장히 높은 흥미와 관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참 반갑고, 교류가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앞으로 한일 연극 교류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솔직히 정확히 읽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두 나라가 더욱 밀도 높고 진한 교류 관계를 이어갔으면 합니다.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나누고 더 긴밀하게 만나는 시간이 많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고수희 배우가 리어카를 끌고 가다가 갑자기 주저앉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 장면이 너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인간이 가진 고통과 삶의 통증이 분명히 있는데, 그 고통을 감당하려고 한다가 어느 순간 툭 무너져 버리는 모습 같아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장면을 의도적으로 구상하신 것인지... "마지막 장면은 아프고 슬프게 끝나는 듯하지만, 그렇게만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리어카가 덜컹하고 멈추는 순간에도 결국 다시 일어나 걸어 나아가죠. 인간은 어떻게든 살아가야 합니다. 다시 일어서서 나아가야 한다는, 아주 체육적이고 생존적인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한국 배우들과 작업하실 때 느끼시는 점은? 좁혀말하면, 일본 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 배우들만의 장점이 이라고 할까요. "일본 배우들은 예술대학 전공자가 많지 않고, 전공도 다 다르며 살아온 배경도 다양합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연기합니다'라며 모인 배우들이 많고, 거칠고 초짜 같은 느낌이 있지만 그 안에서 처음부터 만들어가는 매력이 있습니다. 반면 한국 배우들은 대학에서 연기 전공 교육을 충분히 받고, 다양한 메소드와 지도 방식을 경험해왔기 때문에 디렉션을 빨리 캐치하고 빠르게 표현해내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주 스무스하게 넘어가죠. 다만 때로는 그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길 바랄 때가 있는데, 그 부분은 오히려 잘 깨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영석 배우는 이번 공연에 새롭게 참여하셨고, 고수희 배우는 초연부터 이 작품에 같이해 오고 있습니다. 두 배우에 대한 연출가의 생각은. "이영석 배우는 이번에 처음으로 아버지 역할을 맡았습니다. 고수희 배우는 초연부터 계속 함께하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정말 보기 드문 캐릭터를 가진 배우입니다. 체격에서 오는 듬직함과 무엇이든 품어줄 것 같은 힘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굉장히 섬세한 연기를 해냅니다. 그런 면이 제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와서, 일본에서는 쉽게 찾기 힘든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어떤 작품을 준비 중이신지.. "내년에 작업할 작품들은 이미 스케줄이 결정되어 있습니다. 먼저 2026년 1월에는 대부분 대학교 친구들이 아는 작품, 〈우리 읍내〉를 공연합니다. 이번에는 일본에서 평균 연령 75세인 배우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 예정이에요. 함께 하겠다고 모여준 배우만 40명 가까이 됩니다. 인원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품을 〈우리 읍내〉로 정하게 되었죠. 연습을 해보니 75세 할머니 배우들이 젊은 처녀 역할을 하고 싶어 하시더라고요." 2008년에 한국에서 초연한 정의신 작·연출의 〈야끼니꾸 드래곤(용길이네 곱창집)〉은 올해 한일 수교 60주년 특별 공연으로 예술의전당(CJ토월극장)으로 돌아왔고, 노포의 연극성을 그대로 보여준 공연이었다. 배우들도 살아 있었고, 3시간을 집중한 관객들도 살아 있었던 〈용길이네 곱창집〉의 삶의 전경(무대)은 더욱 섬세해져 있었다. 배우들의 강렬한 에너지는 재일한국인으로서 견딜 수 없는 삶을 토해내는 아픔의 소리로 가슴에 박혔고, 정의신다운 웃음 코드, 민요, 가요와 장고 리듬들은 차별과 소외의 삶을 씻어내기 위한 아픈 웃음으로 들렸다. 초연 공연 당시 서른세 살로 60대 용길이네 곱창집 고영순을 연기했던 배우 고수희는, 쉰 살이 되어 다시 맡은 극중 인물을 통해 "내가 못 살아, 못 살아…" 하며 한마디 한마디 쌓여가는 감정을 내면으로 용해시켰고,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화병이 걸릴 것 같은 고영순의 삶이었다. 그 마음을 묵묵히 받아내는 용길이 역의 이영석 배우도 있고, 한일 배우들의 신명이 살아 있어 노포의 연극성을 제대로 보여준 〈용길이네 곱창집〉이 됐다.〈용길이네 곱창집〉을 몇 차례 뜯고 부수고 재건축하듯 다루면서도, 부품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조립해 무대의 미장센을 완성한 정의신 연출의 치밀함도 대단하지만, 넘어지는 장면 하나, 기둥에 부딪히고 대사를 가로채는 타이밍과 웃음 코드의 계산된 연기 설정이 흔들림 없는 삶을 보여준 방법은 무엇일까. 정의신 연출은 '반복'이라고 말했다. "삶은 익숙해져야 하고, 허구의 삶이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반복하는 연습뿐이다"라고 말했다. 막내아들로 분한 토키오(키타노 히데키)에게만 "희곡을 읽고 극중 인물을 이해해 진실되게 연기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말이 전부였다고 한다. 정의신 연출은 "초연 때 배우들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한국 공연의 〈용길이네 곱창집〉을 함께해 줬으면 했는데, 다들 나이가 들고 주인공만 하고 싶어서…(웃음) 대체로 많은 배역들은 그대로지만, 이번 한국 공연에서 바뀐 배우들도 잘해 줬습니다"라고 말했다. 배우들이 일본에서 60일 동안 연습하며 매일 런스루로 반복 연습을 버텨낸 것이, 제대로 된 노포의 연극성을 보여준 〈용길이네 곱창집〉이 된 이유다. 강렬한 장면들, 아픈 장면들이 넘쳐나지만 그중에서도 용길이네 집이 철거되며 용길이가 밀고 가는 리어카 적재함 위로, 그 아픔을 안은 고영순이 털썩 올라타 주저앉지 않고 다시 희망으로 전진하는 장면은 짠하고도 아프다. 토키오의 죽음 장면 또한 그렇다. 한일 수교 60주년으로 돌아온 〈용길이네 곱창집〉은 버릴 것이 없는 공연이었다.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2025-12-26 06:30:00
[김건표의 연극리뷰 ]아들과 자전거 수리점 주인장이 된 장주네 전문가 '오세곤 선생'. 다섯 권의 희곡집과 한 권의 평론집'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쓰다'
5권의 희곡집과 1권의 평론집을 출간한 그의 이름 앞에는 다양한 수식어들이 붙는다. '장 주네'와 '이오네스코' 하면 오세곤을 떠올렸고, 그가 번역한 20여 편의 책들은 번역 희곡이 귀하던 시절 공연 대본으로 대학 연극반과 전공 학생들의 필독서였다. 한국연극에서 빠질 수 없는 그는 문화예술진흥법,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예술인복지법 등 세 가지 법 개정이나 제정에 깊이 관여했다. 연극교육운동을 하면서는 연극인 강사 인력풀 제도 도입을 주도하고, 연극 교과목 개설 운동을 펼쳤다. 초·중·고등학교에 연극 과목과 교재가 전무했던 시절부터 교육부가 연극 과목을 정규 교육과정에 도입하고 교재를 개발하는 데 이르기까지 선두에 있었고, 관련 일들은 그의 연구와 손을 거쳤다. 1976년 태평로 세실극장에서 〈하녀들〉을 대학 3학년 때 연출한 오세곤은 '작품의 이해가 부족해 허점이 많은 공연이었다' 라며 인터뷰를 통해 고백한 바 있다. 대학교 때 인연이 된 '장 주네'로 박사학위를 받고 반세기를 장 주네 연구로 살아왔으니, 오세곤 선생도 장 주네가 된 셈이다. 그는 2011년도 대학로에 '노을소극장'을 개관하고 10년 만에 폐관(閉館)하게 되면서 마지막으로 공연한 작품도 장 주네의 「하녀들」이었다. 그의 연극 인생 중 장 주네와 「하녀들」은 지만지드라마(2020)에서 장 주네 연출법을 추가해 희곡을 재번역·출간할 정도로, 그의 탐구정신이 녹아 있는 번역희곡은 '오세곤'으로 읽혀지고 있다. 그런 그가 극단을 창단하고 본격적으로 연출을 한 지 20년이 되었다며, 그동안 번역·번안·윤색·재구성·재창작하거나 직접 창작한 두 권의 희곡집과 한 권의 연극평론집을 포함한 오세곤의 전집 같은 다섯 권의 책을 『연극과인간』에서 출간한 것은, 올해 만으로 70세가 된 오세곤 선생의 50년 연극 인생사를 담아낸 것 같다. 다 섯권 희곡집은 한 권, 두 편씩 묶어 총 10 편의 희곡이 수록되었다. 연극평론집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쓰다』는 1992년 장 주네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그해 KBS 라디오 〈문화살롱〉에 매주 출연해 주례 연극비평을 하면서 시작된 평론 인생을 묶은 책이다. ◇ 평론집"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쓰다"로 쓴 '가라'같은 세상의 부조리 「가라가라」, 「가라자승」까지. 목차도 월간 한국연극 1993년 3월호에 발표된 극단 산울림의 〈죄와 벌〉부터, 오늘의 서울연극(TTIS) 제159호(2024년 2월호) '관객이 인생 작품이 될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까지 104편의 연극평론이'Ⅰ. 공연평' 섹션으로 수록되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게재된 플랫폼이 광범위하다는 점이고, 평론을 위한 장르와 극단, 연출의 취사선택이 넓다는 것이다. 샘터, 객석, 예술지, 다양한 언론사까지 그가 써온 연극평론 폭이 넓다는 것은, 그만큼 1990년대 오세곤의 글쓰기가 대중적이었다는 것과 같다. 1995년 극단 완자무늬의 〈콘트라베이스〉에서는 그는 '원작의 감동을 살린 연기, 연출이 돋보인 앙상블'이라는 제목을 부각하면서, 신문 지면을 보는 것 같은 헤드라인을 감각적으로 살린 점이 눈길을 끌었다. 평론 문장 중에서는 "1인극이라 해도 대화체의 자연스러운 언어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그러한 측면에서 이번 공연은 연기자가 시종 대화의 형태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등 상당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하면서도, 이어서는 연극교육운동을 하며 불편한 것은 바로잡고 한마디는 꼭 해야 하는 오세곤 선생의 까칠한 성격이 드러나는 문장으로 이어진다. "연극에서 자연스럽다 함은 어디까지나 연기자가 극중 배역으로 변신해 구사하는 말과 몸짓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규범 안에 있다는 뜻이지, 결코 연기자의 평소 개인적이고 특별한 습관까지 그대로 무대 위에 올린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문제점을 지적한다. 당시 연출과 배우가 연세대학교 극회 활동 인연이 큰데도, 평론 글은 친분과 인연이 예외 없을 정도로 무대를 진단하고 있다는 것은, '할 말을 하는 오세곤 선생의 이미지'가 떠오를 정도다. 연극평론가는 평론의 목적을 가지고 쓸 경우 글쓰기와 분석에 유리한 작품들만 선택해 관극하는 경우도 있고, 폭넓게 연극을 감상한 뒤 한 편을 쓰는 경우도 있다. 오세곤 선생의 연극평론을 보면 후자에 해당된다. Ⅱ의 주제에는 31개의 주제적 논평이 실렸다. 논평에는 연극교육의 표준화를 위해 달려온 선생의 인생길이 담겨 있고, 우리나라 기초예술과 예술인 복지, 제작극장 활성화, 연극인 표준 인건비, 국립극단 개혁, 문예진흥법, 연극교육의 미래 등 연극예술을 정책적으로 정립하기 위해 진단한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중 『박제된 교육의 숨통, 연극교과의 오늘과 내일』(〈문화예술〉, 2003년 3월)은 주제 논평으로, 2000년 12월 한국연극학과 교수협의회에서 연극 교과목 개설 추진위원회가 발족되던 시점부터, 그해 고등학교 2학년생들에게 최초로 제7차 교육과정이 적용되던 해까지 연극교과가 정규 과목으로 채택되어야 하는 연극교육의 현실을 체계적으로 지적한 글이다. 오세곤 선생은 문화예술진흥법,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예술인복지법 등 세 가지 법의 개정에 깊이 관여했다. 연극교육 운동을 하면서는 연극인 강사 인력풀제 도입을 주도하고, 연극 교과목 개설 운동을 한 것은 잘 알려진 그의 투혼적인 정책 완결편이었다. 초·중·고 학교에 연극 과목과 교재가 전무했던 시절부터 교육부가 연극 과목을 정규 교육과정에 도입하고 교재를 개발하는 데 이르기까지, 그는 항상 선두에 있었고 관련된 일들은 그의 손을 거쳤다. 2002년도에 고등학교 교과서, 2003년도에 고등학교 교사용 지도서와 중학교 교과서, 2004년도에 초등학교 교과서와 중학교 교사용 지도서를 발간했다. 2008년에는 초등학교 지도서가 마무리되면서 초·중·고 전체 교과서와 지도서를 개발했다. 그의 연극 인생 절반은 연극교육과 교과서 보급을 위해 살아온 셈이다. Ⅲ은 칼럼, 편집인의 글, 월간 오늘의 서울연극 편집인의 글 등 중 시론과 권두언으로 쓴 70여 편의 글을 모았는데, 한국연극 토양의 발전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세상을 향해 내놓은 글들로, 오세곤의 생생한 말로 들린다. '연극평론의 부활을 꿈꾸며'(공연과 이론, 2014년 가을)은 연극 토양과 생태계, 창작 환경의 발전적 토양으로 견인할 수 있는 것은 결국 평론 환경임을 분명히 하면서도, 인터넷 매체, 언론, 관련 예술 대중지 등에 평론 글들이 대중적으로 희석되는 현상을 지적한다. 그러면서도 치열하게 연극평론을 쓰고자 하는 선생의 집념이 여전히 발열되고 있는 글이다. 이렇게 모여진 오세곤의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쓰다』는 770쪽 분량이다. 한 시대를 조망하는 연극계의 현상들을 평론과 칼럼, 논평을 통해 읽다 보면 시대의 흐름과 연극계의 현상이 보이고, 지금 우리가 한국연극을 위해 어떤 고민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진다. 이 책은 평론가들의 입문서와 같고, 연극인들과 연극학도들에게는 한국연극의 부분적 역사가 되는 책이다. ◇ 오세곤의 희곡 '희극과 소극, '슬픈 희극, 유쾌한 수다' 희곡집은 셰익스피어, 체호프, 몰리에르, 뷔히너, 고리키, 브레히트, 라신의 고전 명작들이다. 두 작품씩 묶어 책에 제목을 달았는데, 책 표지의 색감이 강렬하다. 1권은 '희극과 소극'(브레히트 원작 〈술로먼의 재판〉, 몰리에르 원작 〈뻥짜 귀족〉)이다. 2권은 '슬픈 희극, 유쾌한 수다'라는 표제로 체호프 원작 〈갈매기〉, 〈체홉의 수다: 곰, 청혼, 기념일〉이 실려 있다. 3권은 '을과 을의 몸부림'(뷔히너 원작 〈보이첵〉, 고리키 원작 〈밑바닥에서〉)이 담겨있다. 4권 '복수혈전'은 (라신 원작 〈안드로마케〉, 셰익스피어 원작 〈타이터스〉)으로 5권은 오세곤의 창작희곡으로 「가라천국」(〈ㄱㅏㄹㅏㄱㅏㄹㅏ〉, 〈가라자승〉)이 수록되었다. 희곡 10편을 2작품씩 묶어 희곡집 5권과 평론집까지 6권이다. 공연 대본으로 활용될 정도로 무대에서 살아온 오세곤의 번역 문장들이 살아 있는 작품들이다. 윤색·재구성한 희곡들은 창작희곡 만큼 연출적으로 무대에서 활용도가 높은 텍스트들이다.그의 창작희곡 『가라천국』에 수록되어 있는 〈ㄱㅏㄹㅏㄱㅏㄹㅏ〉는 가가와 라라, 두 남녀가 등장하는 희곡이다. '가라'는 원래 '가라오케'의 '가라'이다. 한국인인 선호하는 '빨리빨리' 다음으로, '가라'로 처리하는 사회구조의 행태를 비판하는 작품이다. 1장은 사망한 최고 권력자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죽음을 비밀로 한 채 체제를 유지하고자 죽은 자를 종교적 우상으로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2장은 거짓을 덮기 위한 거짓의 모순이 끝없이 심화되는 과정을 그렸고, 3장은 허구와 허구가 중첩되어 모든 것이 불확실해지는 '가라'의 세상을 넘은 4장에 이르면, 허구와 거짓, 모순으로 형상된 '가라 세상'의 부조리한 모습을 형상화한다. 이 희곡은 2016년 6월 제7회 현대극페스티벌 참가작으로, 극단 노을이 노을소극장에서 오세곤 연출로 공연한 초연 대본이다. 〈가라자승〉에는 가라, 라자, 자승, 승가 네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옴니버스 희곡이다. 이 희곡은 〈ㄱㅏㄹㅏㄱㅏㄹㅏ〉를 재공연할 당시 AI를 주요 내용으로 한 5장이 추가되었는데, 작품과 결이 맞지 않는다고 작가가 판단해 5장 옴니버스 구성을 토대로 발전시킨 공연 대본이 바로 〈가라자승〉이다. 창작 희곡 두 편이 '가라 시리즈'로 연결되는 셈이다. 반세기 연극 인생 동안 부조리극을 연구해온 오세곤 선생답게 희곡은, 부조리하면서도 유쾌하게 읽힌다. 초고도화된 AI 세계에서 진실과 실체가 없는 '가라'의 연속들이 비극이 되는 현상을 유쾌하게 비틀고 있는 희곡으로, 네 명의 가라·라자·자승·승가가 등장한다. 요즘 아들과 함께 충남 아산에서 자전거 수리점을 열고 자전거 전문가가 된 오세곤 선생은 교수, 번역가, 평론가, 연극행정가, 연극운동가로 살아온 인생 중 "번역과 장 주네는 곧 내 삶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오세곤이란 연극인을 한국 연극계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기록하고 바라봤으면 좋겠습니까?"라고 질문했을 때, 그는 이렇게 답했다.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연극 정책이나 교육 관련해서 제가 초석을 놓았다는 사실은 기억됐으면 좋겠어요.문화예술교육지원법, 문화예술진흥법, 예술인복지법 등 여러 문제가 있긴 해도, 그것을 고치거나 처음 만드는 데 열정적으로 참여한 오세곤이 있었다. 성과는 미미하지만 평론이 제 역할을 하도록 노력했던 오세곤이 있었다.유명한 작품이 어렵고 재미없을 리 없다는 신념으로 번역에 도전하고 희곡을 잘 형상화하려고 노력한 오세곤이 있었다. 이 정도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오세곤 선생은 다섯 권의 책, 10 편의 희곡과 한 권의 평론집으로 스스로를 기억시켰으니 약속을 지킨 셈이다. 그의 나이 일흔, 자전거 수리점 주인장이 된 뒤에도 말이다. 그를 거쳐 간 직업은 교수, 평론가, 연극정책가, 번역가, 희곡작가, 편집주간, 연출가, 그리고 자전거 전문가까지 10여 개가 된다. 오세곤 선생이 살아온 명함이다. 인생이고 연극철학이며, 그 정신이 이번에 출간된 희곡집과 평론집에 담겨 있다. ▲오세곤 선생은. 충남 아산시에서 아들과 '자전거와 함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아들 때문에 시작한 자전거가 전문가가 됐다. 아산에 거주하면서도 노을극장이 폐관된 이후에도 장주네의 〈하녀들〉, 베케트 작〈 오행복한 날들〉등 부조리 연극을 지속적으로 무대화 하고 있다. 장주네의 인연은 1974년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 입학해 현대희곡 전공자로 '장주네의 희곡연구' 박사를 학위를 받은뒤에서 반세기를 장주네로 살아왔다. 『배우의 화술』, 『예술강국, 문화대국』,『연기화술클리닉』등 저서를 집필했고, 연극 분야 고등학교 교육과정(2009,2015,2022) 개발과 여러 종의 고등학교 연극 교과서를 집필을 주도했다. 5권의 희곡집(10편)의 평론집은 고희의 올해 고희의 나이에 출간된 책이다.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2025-12-26 06:30:00
10대 제자와 성관계, 또 다른 남학생 아이까지 임신한 여교사…영국 '발칵'
10대 남학생 두 명과 성관계를 갖고, 그 중 한 남학생의 아이를 임신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영국의 여교사가 평생 학교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영국 교사 자격심사위원회(TRA)가 수학교사인 레베카 조인스(32)에 대해 영구적으로 교사 자격 박탈 처분을 했다. 조인스가 제자인 10대 남학생 2명을 상대로 '그루밍(길들이기)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밝혀진 데 따른 조치다. 조인스는 지난해 남학생들에게 성적 학대 및 정신적 학대를 가하는 등 6건의 범죄에 대해 맨체스터 왕립법원에서 유죄 판결과 함께 6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조인스는 남학생 A(16)군에게 345파운드(약 59만원)짜리 명품 브랜드 벨트를 사준 뒤, 맨체스터주 샐포드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 데려가 두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조인스는 이러한 소문이 퍼져 학교에서 정직 처분을 받고, 경찰 조사도 받았다. 그의 범죄는 멈추지 않았다. 조인스는 재판 중이던 2023년, 또다른 남학생 B(17)군과도 성관계를 가져 아이까지 출산한 사실이 드러났다. 교사자격심사위원회(TRA) 패널에 따르면, 조인스는 당시 15세였던 B군과 연락을 주고받았고, 16세가 된 이후 정기적으로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밝혀냈다. 영국에서는 성인이 16세 미만의 아동을 간음하거나 추행하면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 심사위원회는 조인스의 범죄 행위가 남학생들에 대한 심각한 성적 학대를 포함해 정서적으로도 잠재적인 악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TRA 위원장은 "해당 범죄로 인해 B학생의 삶의 궤적이 영원히 바뀌었다"면서 "특히, A군과 관련된 범죄로 보석상태에 있는 동안 B군에 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조인스 씨에게서 반성이나 개선의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2025-12-25 22:25:34
260만 유튜버의 '아이돌 학폭 폭로', 아이돌은 학폭 부인…유튜버 "가해자는 기억 못해"
구독자 263만명을 보유한 먹방 유튜버 나름이(본명 이음률) 학교폭력(학폭) 피해를 거듭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서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돌은 관련 내용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나름은 지난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가 허위 사실을 이야기했다며 절 고소하겠고 영상을 내리라는 입장문을 썼다고 한다"며 "저는 허위 사실을 말한 적이 없기에 영상은 삭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혹시 제가 성인이 된 후 개명해서 기억하지 못한 거라면 카페 이름은 '경싫모', 시기는 2003년, 당시 저는 초등학교 4학년 7반이었다"며 "당시 담임선생님, 해당 카페 가입자들, 저희 부모님과 교실에서 공식 면담이 있었고, 그 자리에서 담임선생님이 카페 폐쇄를 지시해서 해당 카페를 실제로 폐쇄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인이 되자마자 개명한 이유 역시 해당 카페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이라며 "이름이 불릴 때마다 당시 기억이 떠올라 위축됐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흔히 말하듯 가해자는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혹은 제 개명으로 인해 착각한 것이라면 그렇게 고소를 언급한 것이기를 바란다"며 "어떤 근거로 저를 고소한다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제가 법적으로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 고소에 관한 진행 상황 역시 영상으로 계속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나름은 최근 영상을 통해 "내 안티 카페까지 만들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게 만든 학폭 가해자가 아이돌로 데뷔한 썰"이라며 학폭 피해를 주장했다. 그는 가해자 중 한 명이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한 뒤 아이돌로 데뷔했다고 밝혔고, 이후 온라인상에는 공개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그룹 'Bz-Boys(청공소년)' 멤버 최태웅을 지목하는 글이 이어졌다. 다만, 최태웅 측은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데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최태웅의 법률대리인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최태웅은 학창 시절 유튜버 나름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학교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으며,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가한 사실 또한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근거 없는 루머가 무분별하게 확산하며 심각한 명예훼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최태웅을 대리해 허위사실 유포자와 관련 게시물 유포자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현재 게시된 관련 영상과 게시물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삭제를 강력히 요청했다.
2025-12-25 21:18:33
"교회다운 교회서 성탄 인사"…李대통령, 성탄절 맞아 옛 지역구 계양서 예배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성탄절인 25일,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구에 있는 해인교회를 찾아 성탄 예배에 참석했다. 이날 김남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힌 것에 의하면, 이 대통령은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교회에 도착해 이준모·김영선 목사 부부와 환담하고 "가장 낮은 곳에 예수님이 임하셨던 모습 그대로 교회다운 교회의 모습을 지닌 이곳에서 성탄 인사를 나누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두 목사는 이 대통령에게 "낮고 초라한 곳에 오신 아기 예수님처럼 우리 사회의 어려운 곳을 보듬는 대통령이 돼주실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환담 뒤 약 130명의 교회 교인과 함께 성탄 예배를 했다. 이후 이 대통령 부부는 교인들과 함께 교회 식당에서 비빔밥으로 오찬을 했다. 줄을 서서 자율 배식을 하고, 교인들과 얘기를 나누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해인교회는 1986년 노동자들이 돈을 모아 설립한 민중교회로 출발해 노숙인 쉼터 등의 지역사회 사업을 하고 있고, 노숙인이나 가정폭력 피해자 등 소외계층 교인이 많은 곳이다. 김 대변인은 또 "이날 예배 참석도 성탄의 본래 의미를 되새기고 종교를 넘어 국민 모두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사회적 통합의 가치를 되짚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인근 노틀담 수녀원을 방문해 수녀들과 성탄 인사를 나눴다. 역시 계양구에 있는 노틀담 수녀원은 장애인 복지관과 교육 시설 운영을 통해 소외계층의 재활과 자립을 돕고 있는 곳이다.
2025-12-25 19:26:20
"왜 수면제 먹고 움직여"…90대母 목 조르고 폭행한 60대 아들
인지 능력이 떨어진 90대 모친의 목을 조르고 폭행한 60대 아들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25일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4단독 권순범 판사는 특수존속폭행과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0)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노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9월 25일 오후 10시쯤 남양주시 주거지에서 동거 중인 어머니 B(96)씨가 수면제를 먹은 상태로 이동하다 넘어져 다쳤다는 이유로 B씨를 흉기로 위협하며 손바닥으로 때리고 목을 조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사건 다음 날에도 B씨가 수면제를 복용한 상태로 움직이다 넘어져 다치자 B씨의 목을 조르고 손날로 목을 때리는 등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보복협박 등의 혐의로 실형을 살다 2022년 10월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선 2002년에도 존속 상해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재판 과정에서 A씨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B씨의 처벌불원서가 접수됐으나, 재판부는 피해자의 인지 능력이 매우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과 처벌불원서에 첨부된 인감증명서가 대리인에 의해 발급된 점 등을 들어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전혀 없는 고령의 노모를 폭행해 죄책이 무겁다"며 "2022년 존속상해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동종 폭력 범죄로 인한 누범 기간 중에 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 폭행 등의 범행으로 수십 차례 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을 설명했다.
2025-12-25 18:45:27
전여친 언니 권총으로 살해하려다 실형, 복역 중 가석방된 50대 男…전자장치 훼손해 재구금
전 여자친구의 언니를 밀수한 권총으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쳐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가석방된 50대가 전자 장치를 훼손해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 사건으로 다시 구금됐다. 창원지법 형사1부(이주연 부장판사)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경남 사천시 주거지에서 가위로 전자장치를 잘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 사건으로 가석방이 취소돼 다시 구금됐다. A씨는 2020년 9월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여자친구 언니 B씨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 해외에서 밀반입한 권총으로 B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 등으로 2021년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과정에서 B씨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고 범행을 결심했다. 당시 B씨는 화를 면하기 위해 2시간 30분에 걸쳐 A씨를 설득, 회유했고 A씨는 스스로 범행을 중단했다.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사건을 맡았던 1심 재판부는 A씨가 가석방 기간 범행한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보면서도 A씨가 반성하고 범행이 1회에 그친 점 등을 종합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번 항소심 재판부 역시 "양형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들을 종합해 보더라도 원심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검사 항소를 기각했다.
2025-12-25 17:05:06
'K-POP 전문가', 대중음악 평론가 김영대 별세…향년 48세
대중음악평론가 김영대가 지난 24일 사망했다. 향년 48세. 김영대 평론가 측은 25일 오전 고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영대님의 별세 소식을 전한다"고 밝혔다. 고인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영대 평론가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음악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아이돌과 K팝 산업, 특히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성공 등에 대해 활발하게 평론해왔다. 그는 음악적 식견을 바탕으로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 등 유명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의 국내 TV 중계도 진행했다. 또한 '김영대의 스쿨 오브 뮤직'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고,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와 '더 송라이터스' 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빈소는 서울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7일이다.
2025-12-25 16:31:55
홍준표 "통일교 특검하면 국힘 해산 사유만 추가"…조국 "동의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통일교 특검'을 두고 "국민의힘은 정당해산 사유가 하나 더 추가될 뿐이다"라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일교·신천지 특검하면 이재명 정부가 곤경에 처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이 곤경에 처하게 될 거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사종교집단이 정계에 잠입해 당내 경선을 좌지우지한 것은 2021년 7월 윤석열이 국민의힘에 들어올 때 신천지 10만1천원짜리 책당 가입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그때 유사종교집단의 몰표로 경선판을 뒤집어 본 윤석열 경선 총괄위원장이었던 권성동 의원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통일교도 끌어들여 자신이 직접 당대표 선거에 나가려고 했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끝난 전재수 의원 하나 잡으려고 시작한 국힘의 단견(短見)이 결국 역공당하는 자승자박이 될 뿐이다"라면서도 "기왕에 여야가 특검에 합의 했으니 이번 기회에 반헌법적인 유사종교집단의 정치 관여를 뿌리째 뽑아 한국 정치판을 정화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조 대표는 홍 전 시장의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며 "국힘과 종교단체 유착이 확인되면 국힘 해산 사유가 추가된다는 점, 동의한다. 이 특검이 여야 불문하고 정치인 대상 로비를 가감 없이 수사해야 함은 물론이다"라며 지원에 나섰다.
2025-12-25 15:05:14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 런던에 새로운 작품 남겨…"아동 노숙 문제 다룬 듯"
'얼굴 없는 예술가'로 잘 알려진 '뱅크시'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런던에 새로운 작품 2점을 남겼다. 뱅크시는 22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 계정에 새 작품 사진을 게시해 런던 중심부 베이스워터 지역 건물 벽면에 새로 그려진 벽화가 본인 작품임을 확인했다. 이 벽화는 겨울용 모자와 부츠를 신은 두 아이가 양철 지붕 위에 누워있는 듯한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둘 중 더 큰 아이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모습이다. 직전 주말에는 런던 토트넘 코트 로드에도 거의 비슷한 작품이 등장했다. 이 벽화에서 두 아이는 인도 위에 누워있는데, 그 뒤쪽으로는 사무실과 상점, 고급 아파트가 입주해 있는 고층 빌딩인 센터 포인트 타워가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이 작품은 뱅크시가 본인 작품 인증용으로 쓰고 있는 인스타그램에는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예술 전문가들은 벽화의 위치와 내용을 감안할 때 뱅크시가 이번 작품에서 영국에서 증가하는 아동 노숙 문제를 다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올해 임시 거처에서 지내는 아동이 증가했으며, 노숙 생활을 하는 아동도 17만명 이상으로 집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지난 10월 발표한 바 있다. 또 벽화의 배경이 된 센터 포인트 타워는 영국 노숙 청소년 문제를 다루는 대표적인 자선단체인 '센터 포인트'와 이름이 같다. 이 단체의 설립자는 '노숙자에 대한 모욕'으로 여긴 고가의 타워와 그가 돕고자 한 노숙 청소년들 사이의 간극을 부각하기 위해 단체 이름을 센터 포인트로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뱅크시는 언론이나 대중과 소통하지 않는 익명의 예술가로, 작품에 사회적, 정치적 논평을 담는 것으로 유명하다.
2025-12-23 23:06:51
우원식 "필버 사회 부탁"…주호영 "거부, 與악법 입법 협조 못해"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23일 여야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대결이 펼쳐지는 국회 본회의의 사회를 일정 시간 맡아 달라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요청을 거부했다. 주 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악법을 만드는 데 저는 협조할 수 없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우 의장께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올린 법안들에 대해 야당과 합의되지 않아 상정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여야 원내지도부를 불러 협상을 진행했더라면 오늘의 필리버스터는 없었을 것"이라며 "본회의 사회 거부는 이런 상황에서 국회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부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장과 (이학영) 부의장께서 체력적 한계를 느끼신다는 점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도 있다"며 "그러나 체력 고갈로 사회를 볼 수 없다면 차라리 회의를 며칠 쉬었다가 다시 하면 된다"고 했다. 또 여야가 합의한 안건에 대해서만 사회를 보겠다며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한 주 부의장에 대해 민주당이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 것을 언급하며 "사회 협조를 요청하려면 이 결의안부터 철회하는 것이 순서 아니냐"고 반문했다. 우 의장이 지난 9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에 나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의제에서 벗어났다'며 마이크를 끄도록 조치한 것을 두고는 "사회자가 심사하듯 발언을 제한하는 방식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의장께서 제게 사회를 요청하시려면 이 점에 대한 명확한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반대하며 필리버스터에 돌입했고, 최수진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선 상태다. 앞서 우 의장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상정에 앞서 주 부의장이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하고 있는 것에 유감을 표하고 이날 오후 11시부터 24일 오전 6시까지 사회를 맡아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2025-12-23 21:37:45
중국, '흑백요리사2' 또 훔쳐봤다…일각에선 "본래 중국의 것"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 시즌2가 시즌1에 이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도둑 시청'을 하고 있다. 중국 최대 리뷰 사이트 '더우반'에는 '흑백요리사2'에 관한 리뷰 페이지가 만들어졌고, 23일 오전 기준 리뷰 70여 건, 별점 평가에는 370여 명이 참여를 했다. 현재 중국에선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서비스되지 않기에 '흑백요리사2'를 또 불법시청 한 후 리뷰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흑백요리사' 시즌1에서도 더우반에 리뷰 페이지가 만들어졌고, 당시 리뷰가 9천500여 건, 별점 평가에는 2만 3천여 명이 참여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특히 중국 IT 기업 텐센트가 운영하는 OTT 플랫폼 '텐센트비디오'는 '흑백요리사'를 그대로 베낀 요리 경연 예능 '一饭封神'(이판펑션)을 공개해 큰 논란이 됐다. 이 프로그램은 흑백요리사처럼 요리사 100명이 대결하고, 복장을 흑과 백으로 나누고, 무명 요리사가 닉네임을 사용하는 점 등 똑같은 포맷을 사용했다. 무대와 세트 디자인, 촬영 구도, 연출 방식 등도 유사했다. 이와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당시 넷플릭스 측에서도 중국에 판권을 판적이 없다고 밝혀 중국의 '콘텐츠 베끼기'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며 "중국 내에서 불법시청은 일상이 된 상황이다. 어떠한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더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중국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자국민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펼쳐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흑백요리사' 시즌뿐만 아니라 '오징어게임',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영화 '파묘' 등 국내 작품들에 대한 불법 시청이 팽배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의 요리 문화 콘텐츠 관련해 "본래 중국의 것"이라며 문화공정을 펼치기도 했다. 한편, '흑백요리사2'는 지난 1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 오직 맛으로 계급을 뒤집으려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과 이를 지키려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이 펼치는 불꽃 튀는 요리 계급 전쟁을 다룬다. 시즌1에 이어 심사위원으로 안성재 셰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한다.
2025-12-23 20:27:23
부부싸움하다 아내 살해한 60대, 음독한 상태로 야산서 발견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편이 경찰이 체포될 당시 음독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23일 살인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광주 남구 양림동 자택에서 부부싸움 도중 60대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이후 지인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이를 받은 지인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씨의 자택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숨진 아내를 발견했으며, 이후 A씨의 행방을 추적한 끝에 전남 보성의 한 야산에서 A씨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A씨는 음독을 시도해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며 순천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현재까지 A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부부싸움을 하던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의식을 회복하는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2025-12-23 19:47:16
영국서 바닷가재 산 채로 삶으면 불법…일각에선 "권위주의적인 통제 광기" 비판도
영국이 동물복지를 위해 살아있는 바닷가재를 그대로 끓는 물에 삶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노동당 정부가 갑각류를 "살아있는 상태에서 삶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도살법"이라며 대체할 수 있는 지침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미 스위스와 노르웨이, 뉴질랜드에서는 산채로 갑각류를 삶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영국도 지난 2022년 보수당에서 문어나 게, 바닷가재를 포함한 무척추동물도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고통을 느끼는 지각 동물이라고 명시한 법안을 도입한 바 있다. 동물복지단체들도 바닷가재를 전기충격기로 기절시키거나 차가운 공기나 얼음에 노출한 뒤 삶는 방식이 더 인도적이라고 주장한다. 갑각류 보호단체 '크러스터션 컴패션'의 '벤 스터전' 대표는 "살아있고 의식이 있는 동물을 끓는 물에 넣으면 몇분간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며 "이는 피할 수 있는 고문이고, 전기충격과 같은 대안이 이미 널리 이용되고 있다"고 했다. 노동당은 이날 산란계와 어미돼지를 케이지 등에 가둬 사육하는 것을 금지하고 강아지 번식을 위한 공장식 사육을 금지하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또 개에게 전기충격 목줄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양식어류에 대한 인도적 도살요건도 도입했다. 이밖에 번식기에 토끼사냥을 금지하는 등 사냥 규정도 강화했다. 다만 이런 조치와 관련해 우익 포퓰리즘 성향 영국개혁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는 "권위주의적인 통제 광기"라고 비판했다.
2025-12-23 18:54:11
'계엄령 놀이' 양양 공무원, 직장내괴롭힘 확인…조치 안 한 양양군청도 과태료
노동 당국이 이른바 '계염령 놀이'를 하며 환경미화원에게 폭언 및 욕설을 한 양양군 소속 공무원을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로 확인했다. 괴롭힘을 알고도 조치를 하지 않은 양양군청엔 과태료 800만원이 부과됐다.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강릉지청은 23일 해당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강릉지청은 양양군 소속 A씨가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환경미화원 3명에게 빨간색 물건을 사용하게 하고, 주식 매입을 강요한 점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확인했다. 여기에 더해 폭언 및 욕설을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강릉지청은 양양군청에도 과태료 총 800만원을 부과했다.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지체 없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지 않았고, 피해자 포함 다수 직원에게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강릉지청은 양양군청 소속 직원 800여명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진단 설문을 실시했다. 양양군청은 이를 토대로 괴롭힘 재발 방지를 위한 자체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앞서 A씨는 공무직과 기간제 근로자 신분인 환경미화원 3명에게 ▷60차례 강요 ▷60차례 폭행 ▷10차례 협박 ▷7차례 모욕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른바 '계엄령 놀이'를 하며 폭력을 행사하고, 청소차에 태우지 않고 출발해 달리게 하거나 특정 색상 속옷 착용을 강요했다. 이들은 A씨가 주식을 손해 볼 시 가위바위보에서 진 사람이 폭행당했으며, A씨가 투자한 주식 매매를 강요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이 낸 고소장을 접수했다. A씨를 강요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지난달 27일 양양군청과 공무원 주거지·근무지 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이어 지난 2일 첫 소환조사를 마친 뒤 이튿날 구속 영장을 신청해 5일 구속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이번 사건과 관련, 행안부와 노동부, 경찰 등 관계기관에 엄정 조치를 지시한 바 있다.
2025-12-23 18: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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