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부서져 숨진 90대 노모"…딸은 때리고 사위는 핏자국 지웠다
90대 노모를 폭행해 숨지게 한 60대 딸과 증거를 인멸하고 범행을 방조한 60대 사위가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존속폭행치사 혐의를 받는 60대 여성 A씨와 증거인멸, 방조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B씨는 2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A씨와 B씨는 수갑이 채워진 두 손을 가리개로 덮은 모습이었으며 모자와 마스크를 써 얼굴 노출을 피했다. A씨는 '왜 어머니를 살해했나', '왜 병원에 안 데려가고 방치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B씨는 '아내가 어머니를 폭행하는 것을 왜 말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 "아내와 나는 폭행한 적 없다"고 말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최상수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며,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 20일 인천시 부평구 자택에서 90대 노모 C씨를 여러 차례 때려 사흘 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아내의 폭행을 방조하고 C씨를 구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에서 "어머니를 폭행한 것이 맞고 사흘 뒤인 23일 정오쯤 사망한 것 같다"며 "가정사 때문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다발성 골절로 인한 치명상이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 경찰은 지난 23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며 C씨의 온몸에서 멍 자국이 발견된 점 등을 토대로 신고 당일과 이튿날 A씨와 B씨를 각각 긴급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집 안에 남은 혈흔 등을 치워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있었다"며 "과학수사대를 통해 정밀 감식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26-01-26 17:19:19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한덕수, 징역 23년 1심에 항소장 제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전 총리 측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한 전 총리 측은 구체적인 항소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한 법리 적용 오류와 양형 부당 등을 사유로 적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 자세한 내용은 향후 항소이유서에 담길 전망이다. 항소장은 1심 법원에, 항소이유서는 항소한 2심 법원에 낸다. 앞서 지난 21일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법정구속했다. 전직 국무총리가 법정에서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 전 총리는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방조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기소됐다. 당초 특검팀은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로 한 전 총리를 기소했다가 혐의를 선택적 병합하라는 재판부 요구에 따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추가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를 우두머리 방조범이 아닌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정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내란죄는 우두머리, 중요임무 종사, 부화수행으로 역할에 따라 구분해서 구성요건을 정해놓고 있다. 따라서 형법 총칙상 일반 방조범 조항은 적용할 수 없다고 보고,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죄명은 한 단계 낮게 하면서도 형량은 특검 구형량보다 8년 높게 선고했다. 재판부는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인 윤석열과 추종 세력에 의한 것으로, 이런 위로부터의 내란은 이른바 '친위 쿠데타'라고 불린다"라며 비상계엄 사태의 법적 성격을 내란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가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국무총리로서 헌법을 수호하고 실현하기 위한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오히려 그 일원으로 가담하기로 선택했다"며 특검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한 전 총리에게는 비상계엄 해제 뒤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작성한 사후 선포문에 서명한 뒤 이를 폐기한 혐의, 작년 2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 등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 위증 혐의 등도 유죄로 인정했다. 한 전 총리 사건 2심은 다음 달 23일부터 가동되는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의 판단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6-01-26 16:26:34
총리실 "여론조사 유감"에도…김어준 "내가 알아서 할 일" 선 그어
최근 총리실이 김어준씨를 향해 차기 서울시장 여론조사에 김민석 국무총리를 넣지 말아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김씨가 "이쪽이 결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26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방송에서 김씨는 "정청래 연임시키려고, 김민석 당 대표 출마를 막으려고 그런 얘기도 있더라"라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정청래 대표와 김 총리의 대결이 점쳐지는 가운데, 김씨가 김 총리를 서울시장으로 내세워 정 대표의 연임을 민다는 소문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김씨는 "여론조사에 김 총리 이름을 넣으면은 당 대표 출마가 막아지나"라며 "너무 유치해서 무시할 이야기"라고도 했다. 또 "김 총리가 출마하지 않는다는 건 다 안다"면서도 "김 총리가 가상 대결 1위 하는 거, 이런 걸 존재감이라고 한다. 선거 때는 그런 존재감이 안도감을 준다"라면서 김 총리를 계속해서 여론조사에 포함시키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국무총리실은 김씨가 여론조사에 총리를 포함시키자 유감을 표하며 제외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김씨는 "그거는 제가 알아서 하겠다. 빼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자유고 넣는 것도 이쪽이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저나 (박시영TV) 박시영 대표는 좀 이번에는 빼고 가는 게 어떻겠냐, 그렇게 조언을 드립니다"라고 했지만, 김씨는 이번에도 "알아서 할게요"라고 거절했다. 또 "실제 (김 총리가) 출마하시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본인한테 직접 들어보면 된다"고도 했다.
2026-01-26 15:56:03
김경 시의원 사퇴…"조사 성실히 임하고 상응처벌 받겠다"
공천헌금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사퇴하겠다고 26일 밝혔다. 김 시의원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오늘 시의회 의장에게 시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김 시의원은 "논란이 된 강선우 의원 측에 대한 1억 원 공여 사건과 관련하여,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도덕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저의 불찰이며,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금전 문제에 연루된 것만으로도 저는 시민을 대표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시민 여러분께 깊은 실망을 안겨드린 점, 뼈를 깎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의원직 사퇴로 그 책임을 대신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이어질 모든 수사와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어떠한 숨김도 없이 진실을 밝혀 저의 잘못에 상응하는 법적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시의원은 2022년 6월 지방선거 서울시의원 공천을 염두에 두고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강선우 의원에게 1억원의 뇌물을 전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도 공천 헌금 제공을 모의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경찰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김 시의원과 전직 시의회 관계자에 대한 신고를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2026-01-26 14:52:05
[기고-이동욱] 말로는 국가사업, 예산은 제로…TK신공항을 멈춰 세운 것은 정부다
도시는 길을 따라 성장하고, 길을 잃으면 쇠퇴한다. 고대의 도시는 바다와 강을 끼고 번성했고, 산업화 시대의 도시는 철도와 도로를 중심으로 확장됐다. 오늘날 도시의 운명을 가르는 길은 하늘로 향해 있다. 공항은 더 이상 이동 수단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과 자본, 기술과 기회를 실어 나르는 도시 생존의 조건이다. 대구·경북에 TK신공항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TK신공항은 단순한 지역 SOC 사업이 아니라, 수도권 일극 구조 속에서 대구·경북이 다시 세계와 연결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다. 그래서 이 사업은 오랜 시간 '숙원'이었고, 동시에 국가 균형발전의 시험대였다. 정치권과 정부는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TK신공항 건설이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2025년 10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는 재정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말까지 공개적으로 내놓았다. 지역민들은 이를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약속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올해 정부 예산안은 그 약속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TK신공항 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말로는 국가사업이었지만, 숫자로는 존재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공언과 정부의 행동 사이에 놓인 이 간극은 단순한 행정상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명백히 정치의 책임이며, 정책 신뢰의 붕괴다. 도시의 미래는 선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예산과 일정, 실행으로 증명된다. 특히 AI 시대로 접어든 지금, 연결성과 속도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다. 세계와 직접 연결되지 못한 도시는 산업 경쟁에서 밀리고, 인재 유치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TK신공항은 대구·경북이 쇠퇴의 경로에서 벗어나 다시 도약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반이다. 필자는 대구경북공항건설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TK신공항이 대구·경북 발전의 핵심 인프라임을 줄곧 강조해 왔다. 이 사안에 대한 중앙정부의 책임은 자명하다. 그러나 대구시 역시 정부의 미온적 태도 앞에서 보다 단호하고 전략적인 대응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결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가사업이라면 국가는 그에 걸맞은 책임과 결단을 보여야 하며, 지방정부 또한 이에 상응하는 정치력과 실행력을 입증했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지방소멸이라는 구조적 위기와 AI 시대라는 새로운 기회가 동시에 교차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이 결정적 시기를 놓친다면 대구·경북은 회복이 쉽지 않은 쇠퇴의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더 이상 선언과 구호로 시간을 소모할 여유는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감한 재정 투입과 속도감 있는 실행, 그리고 이를 현실로 만들어낼 정치적 결단이다.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는 대구와 경북의 지방 행정을 이끌 인물을 결정하는 자리다. 이번 선거는 TK신공항을 또 하나의 선언적 공약으로 소모할 것인지, 아니면 끝까지 책임지고 완수할 정치적 결단력을 갖춘 리더를 선택할 것인지가 갈리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분명히 요구한다. TK신공항 건설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책임은 더 이상 유예될 수 없다. 분명한 재원 조달과 실천 의지,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대구시의 단호한 정치적 대응이 지금 이 순간 요구된다. 이는 지역의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균형발전의 원칙과 미래 세대 앞에 우리가 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 약속은 이미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정부가 말의 무게를 행동으로 증명하는 일이다.
2026-01-26 13:51:36
"너 일부러 속였지?…차은우의 200억 탈세, 100억은 거짓말 대가"
가수 겸 배우 차은우(29·본명 이동민)가 모친 명의의 법인을 이용해 200억대 탈세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고의성이 입증되면 검찰 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명규 변호사 겸 회계사는 지난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전문가를 위한 친절한 해설판'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차은우 200억 탈세' 의혹에 대해 분석했다. 김 변호사는 "일반인 입장에선 '와 돈을 얼마나 벌었길래 세금만 200억이야?' 싶으실 것 같다"며 "이 200억원이 전부 원래 냈었어야 할 세금(본세)은 아니고 추징금 200억원이라는 액수는 본래 세금(약 100억~140억원)에 부당 과소 신고 가산세와 납부지연 가산세가 합산된 금액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국세청이 '너 일부러 속였지?(부당과소신고)'라고 판단하면 원래 낼 세금의 40%를 가산세로 매긴다"며 "여기에 이자(납부지연가산세)까지 붙는다. 즉, 200억원 중 60억~100억원은 거짓말한 대가인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서울청 조사1, 2국(정기조사)는 '사장님, 계산 실수하셨네요. 수정하세요'(과외 선생님 느낌)이라면 서울청 조사4국(특별세무조사)는 일명 '저승사자'다. '너 딱 걸렸어. 이거 범죄야'(형사 느낌)"이라며 "이번 사건에서 '조사 4국'이 떴다는 건 국세청이 단순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 탈세' 혐의를 아주 짙게 보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차은우도 배우들이 주로 쓰는 절세법(1인 기획사)을 시도하다가 탈이 난 것으로 보인다"며 "배우들이 세금을 줄이려 '1인 기획사(법인)'를 많이 세우는데, 소득세(45%) 대신 법인세(10~20%)만 내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법인이 인정받으려면 진짜 회사여야 한다. 직원도 있고, 사무실도 있어야 하는데 가족 명의로 해놓고 사무실은 부모님 장어집이나 살고 있는 집으로 해둔다. 국세청이 보니 '이거 껍데기네? 그냥 배우 개인이 번 거네?' 그래서 법인세 혜택을 취소하고 소득세 폭탄을 던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사업의 실질 없이 세금 혜택만 노린 절세는 탈세로 판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비용은 쓰기 싫은데 혜택은 받고 싶다' 이 욕심이 200억이라는 거대한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 세금 앞에서는 유명 연예인도 예외 없다"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차은우 사례도 조사 결과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단순 추징으로 끝날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아직은 의혹 단계"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흔적이 너무 선명하다. 그런데도 낙관하기엔 '치밀한 설계'흔적들이 너무 구체적이다. 간판 바꾸기는 외부 감사 피하려고 유한책임 회사로 변경, 주소지 세탁은 강남 대신 강화도 장어집에 법인 등록(취득세 중과세 회피), 단순 실수가 아니라 전문가가 개입된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세팅'으로 보일만 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의 핵심은 '세금 얼마 더 내냐'가 아니라 '은폐의 고의성이 입증'되느냐다"며 "이 설계들이 고의적인 탈세로 인정된다면 역대급 추징금은 물론 검찰 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앞서 이데일리는 지난 22일 차은우가 소득세 등 탈세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200억 원이 넘는 세금 추징을 통보받았다고 보도했다. 국세청은 차은우가 최고 45%에 달하는 개인 소득세율보다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받기 위해 실체가 없는 모친의 법인을 '페이퍼 컴퍼니'로 이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모친 법인의 주소지가 강화도여서 연예 매니지먼트 업무를 수행했다는 주장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차은우 소속사 판타지오는"이번 사안은 차은우의 모친이 설립한 법인이 실질 과세 대상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인 사안으로, 현재 최종적으로 확정 및 고지된 사안이 아니며 법 해석 및 적용과 관련된 쟁점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차은우는 지난해 7월 육군 군악대에 입대해 현재 복무중이다.
2026-01-26 13:48:03
"국도에서 훈련중에"…사이클 타다 중앙분리대 충돌한 10대 고교생, 끝내 숨져
경기 파주의 한 도로에서 사이클 훈련 중이던 10대 선수가 중앙분리대와 충돌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6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시쯤 파주시 적성면 37번 국도 2차로에서 자전거를 타던 고등학생 A군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군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A군은 연천군의 한 고등학교 사이클부 소속 선수로, 사고 당시 승합차 후미를 따라 도로에서 로드 훈련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이 포트홀 등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지점을 지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2026-01-26 12:55:25
"다리 쪽에서 이상한 느낌 들어"…女 수백명 몰카·강제 추행한 30대 치위생사, 집유로 석방
자신이 근무하는 치과와 버스정류장 등에서 여성 수백명을 불법 촬영한 30대 치위생사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26일 인천지법 형사항소5-1부(손원락 부장판사)는 최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등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사 단계부터 범행을 자백한 초범이며 수사 기관에서 3명, 원심에서 2명 등 피해자 5명과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소심 과정에서 피해자 6명이 제기한 민사소송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점 등도 양형에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자신이 근무하던 인천의 한 치과 의원과 버스정류장 등에서 여성들의 신체를 449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8년 12월에는 술에 취해 잠든 피해자를 강제 추행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A씨의 범행은 2024년 7월 한 환자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당시 사랑니 발치를 위해 치과를 찾았던 20대 여성 환자는 "엑스레이 촬영 중 A씨가 눈을 감으라고 시켰는데 다리 쪽에서 이상한 느낌이 들어 눈을 떠보니 휴대폰으로 몰래 촬영 중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7차례 반성문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피해자들은 엄벌 탄원서와 진정서를 제출하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해 왔다.
2026-01-26 12:16:12
인도서 '치료제 없는' 감염병 확산 조짐…100명 격리, 의료진 2명 위중
인도 동부 서벵골주에서 치명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인 '니파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보건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3일 더 이코노믹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서벵골주 보건 당국은 니파 바이러스 확진 사례 5건이 보고되자 확산 차단을 위해 약 100명을 격리 조치했다. 니파 바이러스 감염증은 박쥐를 숙주로 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며 치명률이 최대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현재까지는 백신이나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조기 진단과 격리가 최선의 대응책으로 꼽힌다. 확진자 가운데는 간호사 2명과 의사 1명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 중 콜카타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2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보건부 고위 관계자는 국영 통신사 PTI에 "일부 환자는 중태이며, 나머지 환자들도 면밀한 관찰 아래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병원 내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접촉자 추적과 격리 조치를 강화하는 한편, 의료진 보호를 위한 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인도 중앙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중앙 대응팀을 파견하는 등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앞서 세계보건기구, WHO는 2024년 6우러 니파 바이러스를 국제 공중보건 위기상황을 일으킬 수 있는 우선 순위 병원체로 지정한 바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도 지난해 나피바이러스 감염증을 1급 감염병으로 신규 지정했다.
2026-01-25 23:10:06
"영원히 아기로 남길"…14세 쌍둥이 아들들 9년 간 집 안에 감금한 母, 미국 '발칵'
미국 뉴욕에서 한 여성이 14세 쌍둥이 아들들을 약 9년간 집 안에 감금하고 영양실조 상태로 방치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는 이 같은 내용의 사건을 보도했다. 이웃들과 수사 당국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아이들이 "영원히 아기로 남길 원했던 것 같다"며 기저귀를 채우고 젖병으로 음식을 먹이는 등 비정상적인 양육 행태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 브롱크스 리버데일 지역의 한 협동조합 아파트에 거주하던 리세트 소토 도메네크(64)는 쌍둥이 아들들을 외부와 철저히 차단한 채 수년간 숨겨왔다. 이웃들은 아이들의 존재가 의심스럽다며 수차례 뉴욕시 아동복지국(ACS)에 신고했지만, 실질적인 개입은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15일 드러났다. 집 내부에서는 나이에 비해 현저히 왜소해 8세 아동처럼 보일 정도로 마른 14세 소년이 발견됐다. 구조된 쌍둥이 형제의 체중은 각각 약 23㎏과 24.5㎏으로, 정상 체중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소년들은 즉시 어린이 병원으로 이송돼 약 3개월간 치료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아파트에는 유아용 시리얼, 젖병, 유아 장난감만 있었고, 10대에게 필요한 음식이나 생활용품은 전혀 없었다. 아이들 중 한 명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었으나, 적절한 의료나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도메네크가 2017년부터 아이들을 홈스쿨링하고 있다고 허위 신고하며 학교 시스템의 감시를 피했다고 밝혔다. 또한 수년간 병원 진료 기록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들은 도메네크가 쌍둥이를 낳기 전부터 "아기를 간절히 원했고,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한 주민은 "그녀는 아이들을 영원히 아기로 남겨두고 싶어 했다. 잃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당국 역시 도메네크가 아이들을 의도적으로 사회로부터 격리하며 '영원한 유아 상태'를 유지하려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아이들의 아버지로 알려진 요세프 그린은 생전에 아파트로 음식을 나르곤 했지만, 점차 집 안 출입이 차단됐고 이후 암 투병 끝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이웃들은 도메네크가 남편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결국 집에서 내쫓았다고 주장했다. 도메네크는 현재 아동 위험 방치, 폭행, 허위 문서 제출 등 총 13개 혐의로 기소됐으며, 무죄를 주장한 채 2만5천달러의 현금 보석금으로 석방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2026-01-25 22:12:25
술자리서 시비 붙어 각각 흉기·가스총 꺼내들어 싸운 60대 男 2명, 체포
술자리에서 반말·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자 각각 흉기와 가스총을 꺼내 든 60대 남성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지난 24일 오후 8시 10분쯤 구로동의 한 식당에서 흉기·가스총으로 상대를 위협한 A·B씨를 각각 특수협박·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A씨는 식당 주방에서 흉기를 갖고 와 B씨를 위협한 혐의, B씨는 소지하던 호신용 가스총을 허공을 향해 쏜 혐의를 받는다. 지인 사이인 이들은 술을 마시다가 반말·욕설을 문제 삼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검토 중이다.
2026-01-25 21:37:37
이준석 "한동훈 제명 과하지만, 사과 역시 유감 표명 수준…'통석의 염' 떠올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싼 제명 논란과 관련해 "징계가 과한 면은 있으나, 한 전 대표의 사과 역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표는 25일 MBN 시사 프로그램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최근 여권 내 갈등 상황에 대한 견해를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에 대해 내린 제명 의결 가능성에 대해 "징계 수위가 지나치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한 전 대표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그는 한 전 대표가 제명 결정 이후 발표한 입장에 대해 "사과라고 보기 어려운 유감 표명 수준"이라며 "일본 정부가 과거사 문제에서 쓰던 '통석의 염'이 떠올랐다"고 비판했다. 여기서 '통석의 염'은 뜻이 난해하고 사과의 주체가 불분명해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는 표현이다. 앞서 한 전 대표는 지난 18일 가족의 당원게시판 게시글 논란과 관련해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8일간 단식 농성에 대해서도 박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특검을 요구하는 진정성은 평가받을 만하다"면서도 "출구 전략이 애매했고,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방문해 단식을 종결짓는 모습은 전체적인 맥락과 맞지 않는 전개였다"고 꼬집었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사실상 불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지방선거는 체계적인 선거 지원이 필수적인데, 현재 당내에서 저를 대신해 선거를 지휘할 만한 인물이 없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로 뛰기보다 지휘관으로서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2026-01-25 20:14:24
"박나래 본인이 의사, 공항 화장실서도 링거 맞아…주사이모는 제작진과도 싸워"
방송인 박나래의 전 매니저가 또다시 박나래의 불법 의료 행위를 언급했다. 지난 24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박나래, 샤이니 키 등에게 불법 의료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주사 이모 A씨에 대해 다뤘다. 이날 박나래의 전 매니저는 2023년 4월쯤 A씨를 처음 본 뒤 꾸준히 봐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소처럼 박나래를 픽업하러 갔었다. 그런데 집에 누가 있더라. 회색 여행 가방 같은 걸 들고 '나래 이제 곧 주사 빼니까 조금만 기다려달라'라고 말했다"고 했다. 전 매니저는 "2023년 11월에 프로그램 촬영을 하러 갔었다. 그때부터 이상했다. A씨가 술독, 음식 독을 빼주겠다며 대만 촬영에 굳이 따라왔다. (첫날) 촬영 끝나고 출연진들이 술을 마셨다. 다음 날 아침이 됐는데 박나래가 빨리 언니 모셔 와라. 자기 술 때문에 죽을 것 같다더라. 복도에 약 같은 것 다 펼쳐놓고 링거를 맞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작진한테 '저희 링거 맞고 있어서 준비 시간을 못 맞출 것 같다. 좀 미룰 수 없냐' 이렇게 됐다"라고 말했다. 결국 촬영 일정이 지연되면서 제작진과 A씨 사이에 거친 다툼이 벌어졌다. 전 매니저는 "(A씨가) '나 방송사 사장 알고 누구 알고 이러는데 너희가 감히 갑자기 쳐들어와서 왜 소리를 질러' 하면서 30분 넘게 계속 싸웠다. 그래서 그 상황을 목격한 모든 사람이 '이 사람 이상하다. 의사 아닌 것 같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자 박나래도 그렇게 생각은 했었다고 하길래 그러면 지금부터라도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고 주사도 더 이상 맞지 말자고 했더니 알겠다고 했다. 그런데 대만에서 한국 들어올 때 박나래가 A씨랑 (공항) 화장실에서 만나 링거를 맞기로 했다는 거다. 너무 말이 안 돼서 그냥 끌고 나와 차에 태웠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후 A 씨가 차에 올라탔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 링거를 놨다고 전했다. 또 "세트장 대기실에서도 맞았다. 1시간, 1시간 반 동안 한다. 여러 액상을 섞어서 주사기를 5개, 6개 만든다. 링거 꽂고 있는 사람한테 등이든, 허벅지, 팔뚝에 계속 주사를 놓는다"라고 주장했다. 전 매니저는 "제가 퇴사하는 전날까지도 계속 약을 받았다"며 "박나래 본인이 의사였다. 뭐가 필요하고 얼마나 필요한지를 A씨한테 말한다. 그러면 한 달 치, 두 달 치를 저희한테 준다. 박나래가 자기 필요에 따라 2개씩 까먹고 그런다. 병원에서는 그렇게 안 되는데 A씨한테서는 약이 떨어질 때마다 공급되니까 그러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국내 의사 면허를 보유하지 않은 비의료인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 수사받고 있으며, 출국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2026-01-25 19:35:11
'李대통령 정치적 멘토'…이해찬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별세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5일 베트남에서 치료 중 별세했다고 민주평통이 밝혔다. 향년 73세. 이 수석부의장은 민주평통 아태지역 운영위원회 참석차 베트남 호찌민 출장 중이던 지난 23일 쓰러져 현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지 이틀만인 이날 오후 2시48분쯤 사망했다. 우리나라 시간으론 오후 4시48분쯤이다. 이 수석부의장은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현지 의료진으로부터 스텐트 시술치료를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했다. 민주평통은 현재 유가족이 관계기관과 함께 국내 운구 및 장례 절차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통하는 고인은 7선 의원 출신으로 국무총리까지 지냈으며 지난해 10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됐다.
2026-01-25 17:20:05
가덕도 피습 '테러' 수사할 TF, 부산에 꾸려진다…내일 수사 착수
'테러'로 지정된 2024년 이재명 대통령 피습 사건을 수사할 경찰 태스크포스(TF)가 부산에 꾸려진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5일 언론 공지를 통해 총원 45명·2개 수사대로 꾸려진 TF를 26일부터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다. TF 구성 방침을 밝힌 지 엿새 만이다. 정경호 광주경찰청 수사부장(경무관)이 TF 단장을 맡고, 사무실은 부산경찰청에 설치된다. 수사의 공정성·중립성 확보차 부산청이 아닌 국가수사본부가 사건을 직접 지휘한다. 부산청이 사건을 축소·은폐한 게 아닌지 의구심을 가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또한 새로운 수사 결과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기존 부산청이 아닌 다른 지휘 주체가 바람직하다는 평가도 있다. TF는 변호사 자격증을 지닌 수사관을 집중적으로 구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 혐의 수사 전례가 많지 않은 데다 '테러 미지정 경위'도 수사 대상인만큼 정교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2024년 1월 2일 부산 가덕도 방문 도중 김모(67)씨가 휘두른 흉기에 왼쪽 목을 찔려 수술 및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대테러센터 등이 사건을 테러로 지정하지 않고 현장 증거를 인멸하는 등 축소·왜곡했다는 의혹이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부산청은 김씨가 공모나 배후 없이 단독범행했다고 결론 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일 이 대통령이 2024년 당한 가덕도 피습 사건을 '테러'로 지정했다. 법제처는 이 사건이 테러방지법상 구성 요건을 충족했다고 봤다.
2026-01-25 16:59:33
"위령제 지낼 것"…부산 북구청 신청사 부지에 신원 미상 무덤 다량 발견
부산 북구청 신청사 예정 부지에서 신원 미상의 무덤이 대규모로 발견됐다. 신청사 부지가 과거 공동묘지로 활용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구청은 오는 3월 위령제를 지낸 후 무덤을 개장할 방침이다. 25일 부산 북구청 등에 따르면, 북구청 신청사가 지어지는 부산 북구 덕천동 산 36-2 일대에서 무연고 무덤 210여 개가 확인됐다. 2024년 북구청이 실시한 '북구 신청사 건립부지 분묘 현황 조사 용역' 등을 통해 나온 조사 결과다. 북구청은 신청사 부지 선정 단계부터 무연고 무덤이 많다는 이야기가 지역에서 있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봉분이 3분의 2상 남은 무덤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봉분 대부분이 소실된 무덤은 집계에서 제외됐다. 봉분이 없는 무덤까지 더 할 경우 210여 개를 넘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신청사 부지에 많은 무덤이 발견된 배경을 두고 여러 가설이 제기되는데, 과거부터 이 일대가 묘지로 활용됐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수십 년 전부터 주민들이 이곳에서 장사를 지냈다는 말도 있다. 이곳과 약 1km 떨어진 곳에는 덕천동 공동묘지가 있기도 하다. 또 북구 전역에 흩어진 무연고 무덤이 개발을 이유로 이곳에 모여들었다는 가설도 있다. 1990~2000년대 화명동 등지에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그곳에 있던 무연고 무덤이 신청사 부지로 옮겨왔다는 주장이다. 이번에 발견된 무덤들은 대부분 오랫동안 관리가 안 된 채 방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무덤 조성 시기 등이 적힌 비석조차 없는 경우가 많아 유족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22일 기준 무연고 무덤 210여 개 중에서 약 50개는 유족이 확인됐다. 북구청은 정부 지침에 따라 이들에게 분묘보상액을 지급했다. 한편, 구청은 신청사 건립 공사를 이어가기 위해 무연고 무덤을 개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19일 '북구 신청사 건립 사업 편입 부지 분묘개장 공고'를 냈다. 현행법에 따르면 무연고 무덤을 개장하려면 두 달 전 일간신문 등에 해당 사실을 알려야 한다. 첫 공고 이후 40일이 지난 후 두 번째 공고를 내야 하는데, 최대한 무연고 무덤의 가족을 찾아주기 위한 취지다. 북구청은 오는 3월 무연고 무덤에 위령제를 지내고, 4월부터 본격적인 분묘 개장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4월까지 유족을 찾지 못하는 무연고 무덤 유골은 화장될 예정이다. 화장할 유골은 현행법에 따라 5년 동안 봉안된다. 북구청은 무연고자 봉안실을 갖춘 부산영락공원을 유력한 봉안 장소로 검토하고 있다.
2026-01-25 16:20:03
"교통사고 났다"…편의점 직원 밖으로 유인한 뒤 현금 150만원 훔친 20대
근처에서 교통사고가 났다고 속여 편의점 직원을 밖으로 유인한 뒤 포스기에서 현금을 훔친 20대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5단독 강건우 부장판사는 특수절도 혐의로 A(21)씨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보호관찰 명령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9월 3일 오전 4시 55분쯤 전북 익산의 한 편의점에서 공범 3명과 함께 포스기에 있던 현금 15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편의점 뒤에서 교통사고가 났는데 잠시 나와달라"며 직원을 속여 밖으로 유인한 뒤 편의점에 들어가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10여분 전 다른 편의점에서 같은 방법으로 돈을 훔치려 했으나 포스기에 잠금장치가 설치돼 있어 미수에 그쳤다. 앞서 공범 2명은 소년부 송치됐으며, 나머지 한명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강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구속돼 4개월여의 구금 생활을 통해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2026-01-25 15:35:03
[김건표의 연극리뷰] "진주성 남강 바람을 소환하는 형평운동의 대서사" 극단 현장의 마당극〈수무바다 흰고무래〉
진주성 내 국립진주박물관 야외무대에서 공연되고 있는 극단 현장의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진주성 야외공연장, 작 김인경, 연출 고능석)의 '수무바다'는 남강 백사장을 뜻하고, '고무래'는 논이나 밭의 흙을 평평하게 고르거나 씨를 뿌린 뒤 흙을 덮거나 곡식을 모으거나 펴는 데 사용하는 전통적인 농기구다. 여기에 남강의 백사장을 상징(진주정신)하는 '흰(白)'과 '고무래(丁)'를 더해 극중 인물의 이름을 붙였다. 억압과 차별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흰고무래' 이야기에, 실제 진주의 '형평운동'을 이끌었던 백촌 강상호 선생을 마당극 형식으로 전환한 극이다. '형평운동'은 당시 천대받던 백정들이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주도한 인권운동이었다. 1923년 4월 25일, 진주 청년회관(현 진주시 인사동 일대)에서 조선 최초의 인권운동 단체 '형평사(衡平社)'가 창립되었고,〈수무바다 흰고무래〉무대 배경이 된다. 배경막은 옛 진주성 일대를 떠올리게 하는 산수화로 된 '산'이며, 산맥의 머리는 소 잡는 데 능숙한 백정 흰고무래를 따르던 우직한 소머리를 형상화했다. 그 옆 공간은 사물과 전통 악기로 마당극의 리듬을 만드는 악사들의 자리다. 야외 무대 객석은 200여 석 규모로, 스마트폰을 켜고 촬영도 자유로운 마당극 축제 분위기다. 이 틈으로 형평운동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나레이션이 시작되면서, 프롤로그부터 극단 현장 배우들은 마당극이 체질인 듯 흩어지고 모이며 추임새를 넣는다. 민요의 창극적 선율로 집단적 형평운동과 백정의 삶을 노래하며, 저항의 공동체 정신을 표현하는 멜로디와 앙상블, 에너지로 백정들의 공동체 정신을 살리고 있는 작품이다. '소'는 나무 소쿠리로 형상화하고, 백정의 자식이 들어갈 수 없는 학교 장면은 전통놀이 분위기로 극중 장면을 살린다. 흰고무래 아버지의 죽음 장면에서는 소쿠리에 빨간 천을 덮어 죽음과 망자의 길을 표현하고, 대대손손 백정으로 살아간 영혼의 길을 위로하는 배우들의 구음은 진혼굿의 의식이 되어 관객도 엄숙해진다. 그래도 마당극이니, 죽음도 차별의 아픔도, 그 시절 만만치 않았던 형평운동의 시간들도 해학정신으로 일으켜 세운다. 흰고무래의 마지막은 신분 차별 없는 세상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 형평운동의 메시지는 유효하다. 사회적 계급은 사라졌지만, 직업·성별·지역·장애·이주노동자 등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극단 현장의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가 레퍼토리로 공연되는 이유다. '진주'를 배경으로 하니 배우들의 진주 지역 말도 살아나고, 마당극의 해학정신도 생생히 살아 있다. 마당극 형식을 써온 김인경 작가의 작품들을 극단 현장에서 여러 차례 올렸다. 극단도 연출도 배우도 마당극이 체질이 되었다. 이것이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고능석 연출은 '진주의 어른' 김장하 선생의 이야기를 꺼내며 "100년 전 신분의 평등한 세상은 백촌이 주도했지만, 지금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삶의 평등함의 위로를 주는 김장하 선생님이 백촌 같은 진주의 어른이시다"라고 말했다. 고능석 연출은 마당극부터 다양한 장르의 연극을 무대로 형상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배우들이 단원으로 있으니, 공연이 매번 시대의 '현장'이 되는 듯하다. 극단 현장의 〈수무바다 흰고무래〉 이야기다. ◇ 〈수무바다 흰고무래〉의 마당성 〈수무바다 흰고무래〉의 눈여겨볼 장면은'집단 의식'을 소환하는 장면이다. 악사들이 장단을 만들 때 배우들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극의 판은 열리고, 관객은 극의 일부로 진행된다. 〈수무바다 흰고무래〉 프롤로그는 극적 사건을 여는 시작보다는 극적 조건을 형성한다. 마당판의 시작은 열린 구조이다. 고능석 연출은 관객에게 놀이의 마당으로 극에 참여를 요구한다. 제1마당〈눌질덕이〉 장면은 "1887년 여름, 진주 백정촌. 눌질덕이의 삶이 역할놀이로 재현된다. 고씨는 자연스럽게 눌질덕이가 되어 망치를 들고 나온다."는 것으로 시작된다. 소쿠리를 들고 소를 흉내 내는 군무는 민중극 특유의 상징적 조형미를 보여주는데, 장면의 핵심은 '대체(imitation)'가 아니라 '전유(possession)'에 있다. 배우들은 소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소의 리듬과 호흡으로 극을 '전유'한다. 이러한 리듬의 전유가 있기 때문에, 소의 형태는 백정의 몸, 인간과 짐승의 몸으로 뒤섞인다. 백정을 인간보다 낮게 취급했던 사회 인식 구조가 무대 위에서 몸으로 재현되는 듯하다. 소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 아닌 사람의 자리'를 상징하는 기호로 환치된다. 백정이 생계를 위해 죽여야 했던 소는 사회가 백정을 본 방식과 닮아 있다. '사람이지만 사람이 아니라 취급되는 존재.' 이 중첩된 의미가 소쿠리라는 단순한 오브제로 표현된다. 1마당의 도입에 작가는 "꼭두쇠는 소가 되어 들어온다. 초복이는 정화수그릇과 나뭇가지, 중복이는 나무망치, 말복이는 붉은 보자기를 가지고 나온다. 눌질덕이는 소의 등에 붉은 보자기를 씌운다. 그 후 소의 눈을 가리고, 곳곳에 정화수를 뿌린다. 모든 행위가 춤처럼 이어진다. 눌질덕이가 망치를 들면 풍물연주가 서서히 격렬해진다. 망치를 내리치려는 순간 풍물연주가 뚝 끊긴다. 덜렁이는 벙거지를 쓰고 나와 큰소리로 눌질덕이를 찾는다."라고 지문화하고 있다. 한 인간이 소로 형상화되는 것은 인간에서 짐승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소는 농경사회에서 노동·제물·희생·부의 순환을 의미하고 있다. 꼭두쇠가 소로 '되어 들어온다'는 것은, 꼭두쇠의 몸은 연희의 매개체이면서도 제의의 대상이며, 신분 제도로 인한 희생의 제물로서 표상한다. 1마당은 제의(祭儀)성이 강하면서도 마당극적 요소로 연희(演戱)적 마당(판)이 열리는 극적 구조로는 인간→짐승, 일상→의례, 개별→집단, 현실→상징으로 전환하는 의식의 행위로 볼 수 있다. 눌질덕이가 소의 등에 붉은 보자기를 씌우는 행위는 제의와 연극 모두에서 매우 강한 상징으로 보여진다. 붉은색은 피(血), 생명, 제물, 악귀로서의 복합적인 기호로 작용된다. 이러한 의미로 꼭두쇠가 소의 형태화 하는 것은 인간이 시대의 제물로 희생(犧牲)의 몸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 꼭두쇠는 등장인물이 아니라 제의의 대상인 소(백정, 하층민)로 표상되는 것이다. 또한 초복이가 정화수를 뿌리는 행위는 진주성 내에 마련된 야외 무대 전체를 '의례의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행위이다. 한국 굿에서는 정화수를 뿌리는 순간 '다른 세계와 연결되는 공간'으로 변주되는 이생의 세계가 되는 것으로, 일상성에서 이탈해 제의적 시간(ritual time)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1마당의 행위는 비극적이지 않다. 마당극적 특성으로 놀이화하고, 출생의 계급화로 살아가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극중 인물들은 연희적 놀이로 당시의 삶을 흥, 신명 등으로 인간의 삶을 표상하는 연희성을 보여준다. 그런 만큼 〈수무바다 흰고무래〉의 마당극은 언어와 행위로 극을 전환하는 것이 아닌 연희와 풍자로 재현되는 것이다. "눌질덕이가 망치를 들면 풍물연주가 서서히 격렬해진다."의 지문에서 망치는 삶의 액운을 내리치는 도구로 상징화해 앞으로 점층적인 마당으로 이어진 극의 서사성을 드러내 보이기도 하면서도 꼭두쇠(소)의 희생, 소멸, 파괴, 구원, 희망 등 앞으로 전개될 흰고무래의 인생사를 집결적으로 압축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제2마당〈출생〉 장면은 삶의 희망과 풍자와 조롱이 섞인 양가적 장면이다. 흰고무래가 태어나는 순간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리듬과 마당극적 앙상블은 축복처럼 보이지만, 축복은 그 시대에 신분 제도로 구속되어진 시대상의 조롱과 차별로 이어진다. 장면의 구조는 신분 제도로 인한 한 인간의 신분을 하층화하는 출생이다. 사회가 개인에게 붙이는 낙인은 대체로 출생 순간부터 부착된다. 이름을 비틀어 희화화하는 장면은 '신분 폭력'의 대표적 사례다. 사람의 이름은 존재의 표상이다. 그 이름이 시대의 계급으로 조롱화되면서 흰고무래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신분 제도의 억압적 사회상을 반영한다. 이 장면의 뛰어난 점은 '태어남'과 '모욕'이라는 상반된 감정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가성은 백정의 삶의 구조를 보여주는 마당으로 신분차별, 불평등의 사회적 구조에서 아프면서도 견디는 민중의 정서가 장면 구조 속 녹아 있다. 2마당에서 아이의 탄생과 이름짓기는 백정(白丁)이라는 신분의 비극과 그 신분을 뛰어넘으려는 새로운 세대로 전환(형평운동 사상)의 전환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 작품에서 중요한 기원(起源)에 해당하는 장면이다. 지모산이의 "응애응애응애응애!"라는 천둥 같은 울음소리가 마당에 터져 나오는 순간, 도살장 같은 현실 속에도 새 생명이 태어났음을 알리는 축원의 소리가 겹쳐진다. 사또가 울음을 듣고 비로소 생명을 살려주는 듯한 행동을 보이면서도 사회 신분제라는 질서에서만 가능하다는 그 시대의 현실을 2마당에서 그려진다. "비록 백정의 자식이라캐도…"라는 사또의 말은 생명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백정이라는 존재를 다시 한번 규정하는 언어적 폭력이다. 사또는 "백정의 이름에 인(仁)·의(義)·효(孝)·충(忠)을 넣을 수 없다"고 말하며 붓을 휘갈겨 아이의 인생을 규격화한다. 양반 사또의 비웃음으로 태어난 이름 "흰 백(白)·고무래 정(丁)", 즉 '흰고무래'는 오히려 이 아이의 운명을 암시하는 극의 방향성을 전달하는 핵심적인 장면이다. 고무래는 땅을 평평하게 만드는 농기구이자 공동체의 흙을 일구는 도구이며, "수무바다처럼 모래 같은 생을 흰빛으로 견뎌내라"고 말하는 민요적 상징이다. 무대에서는 이러한 출생과 맞물려 노래, 풍물과 연희로 무대가 전환되는 장면은 흰고무래의 운명, 삶의 축복과 태어남의 비극성으로 의례(儀禮) 행위로, 무대는 마당극의 연희성으로 감각하게 한다. 흰고무래가 "소눈을 가리는 건 귀신감투, 칼 씻는 건 깃발 날리다, 다 끝난 거는 꺼졌다"라는 대사는 흰고무래 몸 안에 백정 세계의 기억이 고스란히 각인돼 있음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매와 지모산이가 "그래야 뭐하노, 백정 자슥이…"라는 대사는 여전히 신분의 벽 앞에서 무력함을 드러낸다. 이때 만우 스님이 던지는 말 "낭중지추(囊中之錐)는 아무리 감춰도 뾰족해 튀어나온다"는 백정이라는 굴레를 씌운다고 해도, 어떤 인간은 결국 자신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믿음, 혹은 필연적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암시다. 이 대사는 훗날 흰고무래가 보여줄 결단과 비극을 모두 떠안는 운명성을 드러낸다. 무대에서 2마당이 후반부로 넘어갈 때, 아버지 눌질덕이가 흰고무래에게 인생을 서술하고 가르치는 장면은, 차별의 시대를 살아온 1세대가 흰고무래(미래) 세대에게 말하는 생존의 지혜이자 신분의 벽을 넘어설 수 없는 체념의 언어이다. "사람 많은 데는 가지 마라, 듣기 싫은 말은 외면해라, 사람을 도와주지도 마라"는 시대적 증언으로도 들린다. 흰고무래가 "사람이 죽게 생겼으마 도와주는 게 도리 아입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은 눌질덕이의 체념과 흰고무래의 삶의 윤리가 변화되는 지점이다. 이 짧은 대사는 세상을 바꾸려는 형평운동(衡平運動)의 정서적 토대가 형성되는 서사적 씨앗이기도 하다. 장면은 진주시장으로 이동하며 커다란 서사적 공간을 확장한다. 남강을 지나, 백정의 울타리를 넘어, 진주 오일장이라는 시간의 장면으로 변주되는 순간, 흰고무래는 더 이상 백정의 하층민 자식이 아니라 불평등한 세상과 대면하는 인간이 된다. 자진모리 가락 위로 시장의 왁자지껄한 소리, 약초더미, 남해안 해산물의 생명력이 마당극의 연희로 표현되고 이러한 구조적 장면은 양반과 백정이 공존하는 사회이면서도 여전히 그 차별의 모욕으로 살아가는 '사회'로서 구조화된다. 제3마당 백촌 강상호와의 만남은 흰고무래 인생 서사가 '변환점'을 맞는 장면이다. 강상호의 등장은 단순한 인물의 등장이라기보다 이 공연에 '이념적 형평 사상'을 세우는 장면이다. 강상호는 개인적 캐릭터라기보다 '진주의 양심'이자 '평등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특권을 가진 양반 출신이지만 그 특권을 거부함으로써 차별 구조로부터 벗어나려는 인물로 설정된다. 백촌(白村) 강상호(姜相鎬)의 생애를 직시하면, 그는 지역의 지도자가 아니라 시대의 균열지점에 가장 먼저 들어가 상처를 떠안았던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여기서 백촌 강상호를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백촌은 권력과 거리를 둔 채 지역민의 삶을 기반으로 살았다. 백촌은 일제강점기 말기와 해방 직후의 진주(晋州) 정치지형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설명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지역의 백정·농민·하층 계층의 실질적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스스로도 그 사회적 통증을 이해하고 있었던 인물이다. 일제의 폭력성, 지방 권력층의 폐쇄성, 해방 후 나타난 정치적 양극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유일한 지역 지식인 중 한 명이었다. 그가 여러 차례 체포·조사·감시 대상이 되었던 이유도 그의 사상이 과격해서가 아니라, 지역 권력이 통제하려 했던 '사회적 약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 백촌의 시대정신 강상호는 '백촌'이라는 호(號)에 걸맞게 지역사회 문제를 평생 실천한 사상가다. 활동은 특정 정당이나 이념에 귀속되지 않았고, 어떤 체제와도 타협하지 않았다. 강상호는 당시 진주 사회를 지배하고 있던 봉건적 잔재인 토호 세력, 관변 조직, 신분제 잔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이 구조가 해방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 판단했고, 실제로 그의 예측이 맞았다. 이러한 구조적 분석에 기반한 그의 발언들은 지역권력에게는 위협이었고, 일반 민중에게는 희귀한 '정치적 통찰'로 받아들여졌다. 강상호의 삶에서 드러나는 특징은 공적 책임감(公共責任)이다. 그는 자신의 사상이나 신념을 과시하지 않았고, 이득을 얻으려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지역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 환원시키는 데 집중했다. 이는 하나의 정치적 태도이며, 오늘의 관점에서 보면 지역 시민사회 인권운동의 초기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강상호의 캐릭터를 극중인물화한 것은 시대의 변화를 몸으로 견디는 실천자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삶은 매우 드라마적인 평전 서사를 보이고 있는데, 그의 삶이 서정적 영웅 서사보다는, 흰고무래가 백촌의 도움으로 한 인간의 주체로 살아갈 수 있었던 이런 인물 대립의 구조와 형평운동을 전개한 진주정신에 부합되는 인물 강상호의 실제적인 인물 캐릭터와 가상의 흰고무래를 관계화하면서 〈수무바다 흰고무래〉의 서사가 명확해지는 것이다. 백촌 강상호의 삶은 지역 정치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방 유지' 들과는 다른 정반대의 삶을 실천한사상을 가지고 있다. 권력에 의존하지 않았고, 권력을 위한 타협을 거부했던 인물이다. 그의 존재는 당대의 정치권, 지역 토호, 식민 권력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했지만, 약자의 편에서 지역사회의 구조적 문제의식을 실천한 사상가였다. 지역사회 내부의 불평등, 신분 잔재, 권력의 독점을 흰고무래처럼 삶의 바닥을 평평하게 펴고, 평등화하고자 했던 그의 인간을 대하는 사상이 형평운동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3마당 '만남' 장면은 국채보상운동이다. "남자는 담배를 끊고, 여자는 비녀와 가락지를 내어 국채를 갚자"는 나무판이 등장한다. 장면은 1907년 국채보상운동의 진주(晋州)판 실천적 재현으로 감각된다. 백촌은 국채 1,300만 원이라는 수치를 명확히 제시하고, 담배 3개월 금연이라는 구체적 실천안을 제시한다. 상인들은 "까짓거 끊을끼다"라는 대사는 당시 민중의 자발적 참여 방식을 장면으로 간접화한다. 국채보상운동은 단순한 배경으로 기능하기보다 백촌의 정치적 신념·실천방식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이어서는 흰고무래가 등장한다. 그는 시대적 폭력 상황에서 힘을 쓰는 인물이 아니라 "사람이 죽게 생겼으마 도와주는 게 도리 아입미꺼?"라는 대사를 통해 흰고무래라는 인물은 단순한 백정이 아니라 윤리적 주체로 전환된다. 그러나 백촌의 동료들이 드러내는 차별은 노골적이다. "니는 아무 나라 백성도 아이다. 사람이 아이라꼬." 이 대사는 갑오개혁으로 신분제가 폐지된 뒤에도, 민중 내부에 남아 있던 잔존 신분의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통감부보다 무서운 건 일본이 아니라, 동시대의 차별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백촌은 "사람이마 다 같은 사람이지요"라는 말을 통해 형평운동의 뿌리가 되는 그의 정치적인 신념을 드러낸다. 이 장면에서 백촌은 민중주의자로서 흰고무래를 차별의 벽을 처음으로 마주하게 하면서도 백촌을 통해 평등한 인간의 주체로 성장해가는 계기를 마련한다. 마지막에 고능석 연출은 두 인물이 나란히 걷는 장면을 보여준다. 백촌은 나란히 걷자고 하지만, 흰고무래는 버릇처럼 뒤로 선다. 이 장면은 계급도, 신분도 인간을 보다 우선될 수 없다는 백촌의 사상을 기점으로 하는 평등한 연대적 인간으로의 치환을 보여준다. ◇ 차별없는세상, 진주의 정신 제4마당 〈백정은 차별 구조가 가장 노골적으로 폭발하는 장면이다. 흰고무래 비극의 직접적 기점(起點)을 형성하는 마당이다. 3마당이 '만남'의 서사적 기반을 마련했다면, 4마당은 그 만남이 사회적 차별의 폭력으로 어떻게 되돌아오는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흰고무래는 "이제 평등 세상이 되었다"고 말하지만, 눌질덕이는 두루마기를 입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법적으로는 신분제가 폐지되었지만 민중의식은 여전히 조선 후기 신분질서에 묶여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흰고무래가 아버지에게 두루마기를 억지로 입히는 행위는 신분 규범에 저항하는 행위이지만, 마을의 봉건적 질서와 충돌하는 대립적 장면이기도 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씨름판 장면은 핵심 구조다. 병삼이 반칙으로 승리한 뒤, 지모산이를 위협하고, 흰고무래가 이를 막아서면서 무대는 씨름판이 아니라 차별과 폭력의 무대로 변주된다. 흰고무래는 "힘은 약한 자에게 쓰는 게 아니다"라며 병삼을 나무라지만, 이 대사가 '백정 주제에 감히 사람에게 훈계한다'는 분노의 대상이 된다. 이 말을 통해 흰고무래가 차별에 저항하는 대립이 확장되는데, 이 장면의 긴장 구조는 "백정은 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가?"라는 불평등한 세상에 대한 저항적 태도를 극대화한다. 병삼과 군중이 흰고무래를 몰아붙이는 순간, 극중 인물은 이러한 차별성을 감정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나라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말로 폭행을 정당화한다. 장면에서 발화되는 차별의 혐오는 제도화된 차별의 언어이면서도 "국가 질서를 수호한다"는 명분으로 포장된 국가적 정책의 집단적 폭력성을 드러낸다. 백정 차별이 도덕이나 인간성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주의적 규범으로 포획된 폭력이라는 점을 정확히 드러내고 있다. 폭력 뒤에 이어지는 '휘모리 노래'다. "호패 안 돼, 기와집 안 돼, 갓 안 돼, 상복도 안 돼"라는 민초들의 노랫말 후렴구는 백정 금기적 '규범의 합창'처럼 집단화하면서 백정(신분) 차별이 시대와 인간의 개인의 편견이 아니라 세대를 관통해 체화된 금기 체계임을 구조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한 결정적 장면은 눌질덕이의 죽음이다. 사람들이 눌질덕이의 시신을 널빤지에 올려 소에 매달고 끌고 돌리는 장면은, 연극적 과장이 아닌 민속적 장례·제사·희생 의식을 표현한 장면이다. 인간의 시신이 소에 매달려 끌려간다는 시각적 폭력은 백정의 삶 전체가 '짐승화' 되었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구음(口音)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흰고무래의 절규는 개인의 슬픔이 아니라 역사적 신분 폭력의 총체적 폭로로 울분이다. 마지막 합창은 "그때 만나지만 않았어도…", "씨름판에만 안 갔어도…" 하는데, 이는 가해를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고 폭력 구조를 은폐하는 국가적 모순을 그대로 드러낸다. 제4마당은 '백정'이라는 제목 그대로, 백정이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의 구조·규범·폭력·문화적 합의가 총체적으로 드러나는 극중 장면이다. 제5마당〈재회〉는 작가의 지문 "고씨와 만우는 백촌의 친구들이 된다. 지모산이와 홍매는 일하는 아낙이 된다. 꼭두쇠는 스스로 목줄을 매고 붙잡혀온 개가 되어 시끄럽게 짖는다."로 전개된다. 제5마당은 백정 차별적 구조가 다시 한 번 반복되는 장면이다. 백촌과 흰고무래의 관계가 평등의, 연대적 관계로 재정의되는 마당이다. 4마당에서 눌질덕이의 죽음이 공동체 폭력의 집단적 파국이었다면, 5마당은 이 폭력의 구조가 어떻게 정당화되는지 반복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장면의 시작은 개 한 마리를 잡기 위한 준비이다. 개에 대한 행위는 백정에게 부과된 노동·신분·도덕적 의무로 전환된다. 백촌의 친구들은 백정이 "사람도 아닌 존재"라는 전제를 깔고 말을 주고받는다. 백정은 시대의 논쟁조차 필요치 않는 정해진 사회적 합의로 취급된다. 이 대사는 당시 신분차별이 얼마나 견고한 '문화 규범'이었는지 정확히 드러내고 있다. 이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흰고무래의 태도다. 그는 개를 잡지 않겠다고 단호히 말한다. "지는 개를 잡는 백정이 아입미더." 이 장면은 백정의 노동은 노동이 아니라 '지정된 숙명'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비판적으로 다룬다. 백촌의 친구들은 흰고무래를 설득하지 않고 폭력을 행사한다. '독립운동가를 위해 개장국을 끓인다'는 명분을 앞세우지만, 실제로는 독립운동의 이름도 신분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인데,수무바다 흰고무래〉의 핵심적인 서사이다. 이때 백촌이 등장한다. 백촌은 폭력을 말리는 인물이 아니라, 이 장면에서 윤리성을 강조하면서도 형평운동의 본질적인 장면으로 전환시킨다. "개 안 잡는다꼬 사람을 잡는다 이기가?" 백촌의 대사는 독립운동의 본질은 '사람'을 살리는 데 있으며, 신분 차별은 독립의 조건과 모순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말로 백촌은 차별의 구조를 깨는 유일한 인물로 드러난다. 백촌의 대사가 중요한 것은 그가 추구하는 형평사상이 추상적 인권이 아니라, 구체적 인물(흰고무래, 백정, 하층민)의 계급구조를 평등화하겠다는 백촌의 사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백촌은 백정이 '사람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반박하며, 독립의 명분보다 먼저 "사람 대 사람의 관계"를 요구한다. 이러한 장면 구조는 백정이라는 신분이 운명이 아니라는 인식을 전환하게 하는 전환구조이다. 마당의 마지막 부분에 사람들이 "흰고무래가 달라졌다"고 말하는 장면은 단순 캐릭터 변화가 아니라, 사회적 인식이 충돌하며 신분제, 평등의 인식이 변화되는 지점으로 6마당은 "독립이냐, 신분이냐"라는 질문이 아니라, "인간의 평등 사상"이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흰고무래는 처음으로 자신을 '사람'으로 대하는 백촌을 만나고, 그 만남이 이후 인생의 궤도를 바꿔놓는다. 이는 작품 전체에서 극적 전환이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장면으로 기능한다. ◇ 백촌과 어른, 김장하 6마당은 '교육'이라는 제도적 장치가 어떻게 신분차별을 공식화하는가를 보여주는 결정적 마당이다. 이전까지의 차별이 비공식적 폭력이었다면, 학교라는 제도가 백정의 가능성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억압하고 차별하는지 드러낸다. 이 장면은 흰고무래가 평생 노력해 모은 꿈이 '구조적 폭력과 차별과 억압'으로 무너지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눈에 띄는 것은 흰고무래의 변화다. 흰고무래는 소만 잡는 '노동의 백정'이 아니라, 시장과 사람을 상대하고, 경제적 능력을 축적하고, 다른 백정들에게 정보를 공유하는 공동체의 지도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 지을라꼬 돈 번다"는 흰고무래의 내면은 단지 자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백정 신분 전체를 평등화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그러나 학교 장면부터 한 인간이 '제도와 규제'로부터 무너지는지 보여준다. 흰고무래의 학교는 서사적으로 '희망'이 아니라 신분 질서의 벽으로 전환된다. 교장은 "기부금과 부역은 돌려주겠다"는 말로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학부형들은 백정의 자녀가 학교에 들어오는 순간 그 학교의 '순혈성'이 파괴된다는 식의 말을 서슴없이 뱉는다. 이러한 대사들은 개인적 차별이 아니라 교육기관이 신분질서를 복원하는 정치적 기구로 작동함을 정확히 드러낸다. 이러한 구조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은 교장의 태도다. 백정이 지은 학교를 백정의 자식이 다닐 수 없다는 말은, 백정의 노동은 이용하지만, 그 노동이 생산한 가치에는 접근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백정의 노동은 인정하되, 백정의 존재는 인정하지 않는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다. 흰고무래가 현판을 뜯어던지는 장면은 이 구조적 폭력에 대한 저항이다. "아무리 그래도 아비 마음까지 이래 이용하나?"라는 절규는 백정 차별이 더 이상 '천함'의 문제가 아니라 아비로서의 존엄까지 붕괴시키는 폭력임을 보여준다. 이 장면에서 흰고무래는 단순한 신분 차별의 피해자가 아니라, 자식의 미래를 위해 싸우는 아비로, 신분 문제는 '아버지의 권리'와 '인간 존엄' 문제로 전환된다. 덕이가 울며 아버지를 말리는 마지막 신은 비극적이다. 아이의 꿈과 아버지의 열망이 사회의 벽 앞에서 좌절되면서 교육은 평등의 환경과 구조, 교육의 장이 아니라 백정의 자손을 영원히 배제하는 공식화된 구별 시스템으로 드러난다. 흰고무래의 좌절은 조선 사회 전체의 구조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마당이다. 제7마당 '백정과 백촌'은 신분제가 폐지되었다는 근대 조선의 표면적 사실과 달리, 실제 공동체의 일상에서는 여전히 신분이 작동하고 있었음을 가장 극단적 방식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백촌이 덕이를 학교에 들이기 위해 스스로 양부를 자처하는 장면은 얼핏 보면 개인적 희생처럼 보이나, 이를 비평적으로 들여다보면 제도가 변하지 않은 사회에서 '한 개인의 윤리'가 구조적 폭력에 희생(헌신)하는 장면에 가깝다. 학교라는 공간이 평등한 지식의 장이 아니라 '근대적 신분의 관문'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장벽이 지역 공동체의 합의와 '학부형의 눈치'라는 이름으로 유지된다는 점은, 조선 말기에서 일제강점기로 이어지는 신분 잔재의 끈질긴 생명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백촌은 탄원서의 의미를 "억울한 사람의 문서 제출"이 아니라 "억울함을 참지 않겠다는 의지의 발화"로 규정한다. 이는 백정 문제를 계몽적 시선으로 바라보던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백정 스스로가 공적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형평사상의 선언이다. 즉, 이 장면에서 백정은 희생자가 아니라 시민으로 전환되는 지위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 대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민중은 백촌에게 '백정'이라는 낙인을 씌우고 돌을 던진다. 신분제가 법적으로 폐지되었음에도 '백정과 함께하는 인간도 하층화되는 메커니즘'은, 구조가 사라져도 의식 깊숙이 박힌 구조적 차별성은 그대로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장면의 핵심은 '백정이 변화하는 모습'을 공동체가 훨씬 더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즉, 차별의 본질은 정체성에 대한 혐오가 아니라 기득권의 정치와 사회구조를 변화할 수 있는 저항성의 공포라는 점이다. 자식을 학교에 들이고, 양반(백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공동체의 중심으로 들어오려는 백정은 당시 시대상으로는 용납될 수 없는 위험한 존재가 된다. 이 지점에서 작품은 백정 문제를 단순한 신분 차별의 문제로 소비하지 않고, 계급 이동을 차단하려는 공동체의 무의식적 폭력까지 포착한다. 그런 점에서 흰고무래의 "백정하고 어울리면 백정 된다 안했소. 내사마 양반하고 어울렸으이 양반아이요."라는 대사는 신분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급진적인 대사이다. '누구와 어울리는가'에 따라 민중이 신분을 재분류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 백정이 양반을 업고 등장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을 고능석 연출은 시각적으로 극대화했는데 신분이라는 질서 자체가 사회적 모순이였음을 드러내는 정치적 이미지로 감각된다. 흰고무래의 마지막 대사는 작품 전체의 윤리성을 응축하고 있는 장면이다. "태어난 건 바꿀 수 없어도 사는 건 바꿔야 한다."는 말은 희망의 구호가 아니라, 고착된 신분주의와 조선 사회의 관성적 차별 구조를 정면 비판하며, 민중 스스로 새 질서를 만들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백촌을 업고 등장한 흰고무래의 모습은 결국 민중이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된다는 상징적 장면이며, 신분제의 폭력과 공동체의 차별을 뚫고 나오는 새로운 인간의 탄생을 보여주는 형평운동의 근본적 철학을 시각화하고 있는 것으로, 민중 스스로 새 세상을 세워야 한다는 근대적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뒷풀이〈저울처럼 공평하게〉는 '수무바다 흰고무래'의 주제성이 압축되어 있는 장면이다. 저울처럼 공평한 세상, 남강처럼 도도한 흐름이라는 이 단순한 구호는 민요적 리듬과 자진모리의 장단으로 세상을 향한 형평사상의 메시지를 발화한다. 구조적으로 보면 마지막 합창과 '공연의 축제적 결말'이 아니라, 백정·양반·상민을 가르던 오래된 질서가 무너지고 새 질서를 공동체가 스스로 몸으로 만들어내는 의례적 장면으로 해석된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대사는 형평운동의 정신을 단순한 교과서적 설명이 아니라 자유로운 율동과 가락으로 승화되어 우리의 장단으로 리듬화되는, 백정의 신분을 벗겨내고 새로운 인간을 선언하는 연희로 변주된다. 뒷풀이에서 관객에게 "이제 당신들이 이어가라"는 메시지를 넘겨주는 대사 구조는 형평사의 평등정신이 남강처럼 끊임없이 흐르는 물의 리듬 속에서 저울처럼 흔들림 없는 공평함을 배우들이 마당의 연희로 표현하는 순간, 이 작품의 마지막은 "지금의 우리는 얼마나 공평한가? 우리는 서로에게 평등하고 공평한 저울이 되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수무바다 흰고무래〉의 마당극 형식은 장단과 군무, 오브제와 방언, 배우의 몸과 관객이 하나의 거대한 리듬(공동체)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이러한 리듬은 한국 마당극이 가진 고유한 정서적 구조를 보여준다. 공연은 마당극의 원형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역극의 현대적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진주라는 공간, 형평운동이라는 역사, 마당극이라는 형식이 정교하게 맞물려 무대가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전통적인 마당극 형식은 한때 '과거의 유산'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마당극이 박제된 양식이 아니라, 현재형으로 가능한, 우리 시민들에게 가장 적합한 형식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작품이 〈수무바다 흰고무래〉이다. "남강처럼 도도하게 저울처럼 공평하게 모든 사람 마음속에 저울 하나 들여 놓자"를 외치며 야외 무대를 활보한 배우들의 역할도 크다. 흰고무래/김영균, 강상호/김헌근, 꼭두쇠/최동석, 초복이/박진희. 중복이/임규섭, 말복이/강규안, 지모산이/황윤희, 덜렁이/김주열, 홍매/오세아. 고씨/ 이재선, 만우/송광일은 극단 현장의 놀이성과 마당극에 체질화된 배우들이다. 이들의 판과 마당이 있어 수무바다 남강은 도도해 졌고, 평등은 저울처럼 단단해 졌다.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2026-01-23 06:30:00
"인터넷 방송하자"…'BJ'와 짜고 여친에게 수면제 먹이고 성폭행·촬영까지 한 남친, 실형 선고
여자친구에게 수면제를 탄 술을 먹여 잠들게 한 뒤 성폭행하고, 이를 촬영한 남자친구와 인터넷방송 BJ가 1심에서 각각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장 장석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인터넷 방송 BJ인 A(47)씨와 피해자의 남자친구 B(33)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강의 80시간 수강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8월 27일 경기 화성시 한 펜션에서 피해자 C씨에게 수면제를 탄 술을 먹인 뒤, C씨가 잠들자 합동해 강간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함께 인터넷 방송을 하자며 C씨를 펜션으로 불러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극심한 성적 불쾌감과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고인들 모두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는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인터넷 사이트에 영상이 유포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2026-01-22 17:30:17
경찰, 김경 前보좌진 PC 확보…"민주당 전·현직 관계자들과 통화한 파일도"
경찰이 김경 서울시의원의 전 정책지원관이 사용하던 PC를 확보했다. 이 PC에는 김 시의원과 관련한 녹취 100여개가 담겨 있으며, 일부는 공천과 관련한 대화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경찰은 서울시의회로부터 전날 이 PC를 임의제출 받았다. 이 PC 내용물에는 김 시의원이 2023년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를 타진하며 민주당 전현직 관계자들과 통화한 파일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시의원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서울시의회 관계자 A씨는 연합뉴스에 "김 시의원이 B의원에게 (강서구청장 공천을) 잘 말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A씨는 "박절하게 거절할 수 없어 '알겠다'고 했지만 실제 B 의원에게 말을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다만, 김 시의원이 금품이나 대가를 제시한 사실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실제로 당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민주당은 현역 지방의원의 출마를 자제시켰다. 김 시의원도 지역구인 강서구 제1선거구에서 보궐선거가 발생할 수 있어 강선우 의원과 상의해 출마를 포기했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이후 김 시의원은 오는 6월 지방선거 영등포구청장 출마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의원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녹취 내용을 분석해 김 시의원의 추가적인 범행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다. 경찰은 최근 광역수사단 내 다른 부서에서 6명을 추가로 지원 받아 수사팀 규모를 확대했다.
2026-01-22 16: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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