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 기자 novel@imaeil.com

기사

  • [양진오의 대구경북의 집이야기] 기차가 멈추니 문을 연 집, 문경 가은역

    [양진오의 대구경북의 집이야기] 기차가 멈추니 문을 연 집, 문경 가은역

    ◆쉼을 내주는 집, 가은역 무더위라는 말로는 모자랄 만큼 뜨거웠던 여름이 이제 물러가는가.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기운이 감돈다. 그러고 보니 추석이 머지않았다. 다들 고향을 잃은 채 살아간다지만, 추석을 기다리는 마음에는 여전히 흥겨움이 깃든다. 추석이 가까워오는 길목에서 문경 가은역(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향했다. 지금은 기차가 끊긴 폐역이고 역사에는 카페가 들어서 있다. 그럼에도 가은역을 '집'이라 부르고 싶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어디론가 떠나며 다시 돌아오는 곳이라면, 그곳도 집이 아니겠는가. 가은역은 은성광업소 갱도를 드나든 수많은 광부와 바깥을 이은 통로이자, 고된 노동을 감당한 이들의 또 다른 집이다. 가은역에 이르는 길에는 산과 물이 굽이친다. 물러서고 다가서는 산들과 그 곁을 흐르는 물결에 눈을 두는 사이 어느새 가은역에 닿는다. 가은역은 한눈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작고 아담하다. 산자락 사이에 소박하게 자리를 튼 모습이 고향의 시골집처럼 정겹다. 단층 건물인 가은역은 몸채를 옆으로 길게 늘이고, 오른쪽으로 돌출된 출입구 위로는 뾰족한 박공지붕을 올렸다. 청록색 지붕 아래에는 '문경 가은역'이라 적힌 역명판이 걸려 있고, 흰 벽을 따라 격자무늬 유리창이 가지런히 이어진다. 역사 너머로는 오래된 나무들이 저마다 키를 세우고 있고 그 나무 위로는 가을 하늘이 펼쳐져 있다. 옛 정취의 역사와 그 뒤를 감싼 나무들과 깊은 하늘이 마치 수채화 속 풍경 같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대합실에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다. 역무원 근무복과 모자, 가은역 사진과 기념품도 한쪽에 전시되어 있다. 탁자마다 손님들이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고, 창가에 앉은 이들은 유리창 너머의 철로와 산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나그네도 창가 쪽에 자리를 얻어 앉아본다. 곧 기차를 타고 인근 마을로 떠날 승객이라도 된 듯 마음이 설렌다. 예전 손님들은 철길을 따라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이곳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잠시 쉬어가기 위해 역을 찾는다. 떠나고 돌아오는 이를 품었던 간이역이 이제는 누구에게나 쉼을 내주고 있다. 가은역 둘레는 담장도, 출입을 막는 문도 없어 작은 공원처럼 열려 있다. 벤치들이 역사 주변에 놓여 있고, 한쪽에는 탄차를 미는 황금빛 광부 동상이 서 있다. 기차가 오가지 않는다고 가은역까지 닫힌 것은 아니다. 가은역은 더는 승객을 태우고 내리지 않지만, 누구든 발길을 들이는 열린 집이 되었다. ◆탄광이 세워 일으킨 역, 가은역 예로부터 문경은 영남대로와 조령을 사이에 두고 한양과 영남을 이어준 길의 고장이다. 그러나 길의 고장도 시대의 파고를 피하지 못했다. 1924년 문경 남쪽에 점촌역이 들어서자, 사람과 물자가 점촌으로 몰렸다. 역 하나가 문경의 중심을 바꾼 것이다. 반면 철도에서 멀리 떨어진 가은과 마성은 변두리로 밀려난다. 그러던 가은이 뜻밖에도 운명이 바뀐다. 1934년 가은과 마성 일대에 1억 톤이 넘는 질 좋은 석탄이 잠들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1938년부터 '검은 노다지'를 캐기 시작한다. 탄전이 가은면과 마성면에 걸쳐 있어, 가은의 '은'과 마성의 '성'을 한 자씩 따서 은성탄광이라 불렸다. 어렵사리 채굴한 석탄을 밖으로 실어 나르려면 철도가 필요했다. 1942년 가은과 점촌 사이에 가솔린 기관차가 다니는 협궤철도가 놓였다. 해방 뒤, 나라를 일으키고 공장과 발전소를 움직이기 위해 더 많은 석탄이 필요했다. 가은의 석탄은 철길을 따라 온 나라로 흘러갔다. 1955년 9월에는 진남역에서 가은역까지 새로운 철길이 들어선다. 훗날 가은선이라 불린 산업철도다. 이 역의 첫 이름은 가은역이 아니라 은성역이다. 마을보다 은성광업소의 이름을 빌려 역 이름을 짓는다. 광산이 길 위에 역을 일으킨 셈이다. 은성역은 1959년에야 가은역으로 이름을 바꾼다. 역사 뒤편으로 돌아가 철로 너머에서 가은역을 바라본다. 낮은 역사 앞으로 여러 줄의 레일이 키를 맞춰 나란히 누워 있다. 오랜 세월 석탄과 사람을 실어 나른 철길은 가은역의 몸에 깊이 밴 주름처럼 보인다. 역사는 카페가 되었지만, 레일 위로 멀리서 힘차게 달려온 기차가 금세라도 들어설 듯하다. 철로에 남은 기억을 딛고 마을 안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때 그 시절, 추석을 기다리던 광부 가족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마을로 가려면 먼저 역 앞 도로를 건너야 한다. 길 한쪽에는 영강으로 흘러드는 양산천과 가은역, 옛 탄광의 흔적이 이어지고, 맞은편에는 옥녀봉을 등진 마을이 산자락을 따라 길게 펼쳐있다. 한쪽이 석탄을 캐고 실어 나르던 일터였다면, 다른 한쪽은 가은 주민들이 하루를 살아내던 삶터였다. 도로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니 오래된 담장마다 빛바랜 벽화가 눈에 잡힌다. 춤추는 사람들과 커다란 꽃잎이 그려진 얼룩진 벽 하나하나에 눈길을 건네며 아자개 장터로 향한다. 한때 이 골목은 장을 보러 나온 가족들의 발걸음으로 얼마나 시끌벅적했을까. 아자개 장터는 견훤의 아버지 아자개의 이름을 내건 시장이다. 초가지붕을 얹은 장터 곁에는 흥겨운 표정의 캐릭터가 내걸려 나그네의 눈길을 끈다. 아득한 후백제의 역사와 은성광업소의 기억이 겹쳐 있는 이곳을 후손들은 새로운 장터로 가꿔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일자리를 찾아 광부와 가족들이 가은에 모여들자, 장터에 활기가 돈다. 가족들은 이곳에서 쌀과 고기를 사고, 아이들에게 입힐 옷과 학용품을 구했다. 그러니 아자개 장터는 관광객을 위해 새로 세운 시장이 아니다. 본래 이 장터는 고단한 몸짓으로 한 집안을 먹여 살린 광부들과 가족들의 애환이 켜켜이 밴 인간극장의 무대다. 지금은 관광지의 모습으로 탈바꿈했지만, 한때는 광부 가족의 끼니와 살림을 책임진 북적이던 장터였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석탄의 시대도 기울기 시작했다. 탄광들이 하나둘 불을 끄더니 은성광업소도 1994년 끝내 갱도 문을 닫았다. 이듬해 가은선을 오가던 기차마저 멈췄고, 2004년에는 철길도 소임을 다한다. 탄광이 세워 일으킨 역은 탄광과 함께 긴 침묵에 든다. ◆가은역 위로 보름달이 떠오르고 가족이 함께 사는 곳만 집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이 모이고 떠나며, 고된 노동과 눈물겨운 삶을 나눈 곳도 집이 된다. 가은은 제 몸 깊숙이 묻어둔 석탄을 세상 밖으로 꺼내 나라 곳곳에 불을 밝혔다. 그 힘으로 길과 건물이 들어섰고, 광부들은 집안 살림을 일으켰다. 나라를 살리는 일과 가족의 밥상을 지키는 일이 가은의 땅속에서 비롯된 셈이다. 장터를 둘러본 뒤, 이번에는 탄광이 남긴 자취를 찾아 발길을 돌린다. 석탄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양산천을 가로지른 이중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름처럼 한 몸에 두 개의 길을 지닌 다리다. 위쪽 레일로는 석탄을 실은 광차가 달렸고, 아래쪽 길로는 사람과 자동차가 오갔다. 일부러 사람들이 오가지 않는 이중교 위에 선다. 발 아래로 양산천 물결이 잔잔히 흐르고 산들바람이 온몸을 스친다. 귀를 기울이니 광차의 쇠바퀴가 레일과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다리 건너 옛 은성광업소 터는 문경에코월드로 바뀌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던 탄광에 방문객이 찾아오니 반가운 일이다. 그 안에 자리한 석탄박물관은 탄광의 기억을 되살리지만, 박물관을 나서면 놀이 시설과 말끔하게 꾸며진 경관이 펼쳐진다. 그 경관을 보고 있으면 이곳이 한때 수많은 광부가 땀 흘리던 탄광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이중교에 발을 들이고 가은역으로 돌아온다. 하루 일을 마친 광부들도 이 방향으로 걸어 마을로 갔을 것이다. 탄광이 살아 있던 시절, 추석을 앞둔 역에는 가족에게 돌아오는 이와 먼 곳으로 떠나는 이들이 북적였으리라. 폐광 뒤에도 사람들은 이곳에서 기차에 몸을 싣고 저마다의 집을 오갔을 것이다. 추석이면 둥근 보름달이 가은역 위로 떠올랐을 것이다. 그 달빛을 받으며 가은역은 사람을 기다리고 맞는, 가은의 소중한 집이 되었으리라.

    2026-09-14 06:30:00

  • 기후 위기의 또 다른 그림자,

    기후 위기의 또 다른 그림자, "곰이 몰려 온다"

    올 초 건조했던 겨울은 곰의 인간 영역 침범을 알리는 예고편이었다. 9월이 바투 다가온 올여름 곰들이 미국 전역에서 먹이를 찾아 활개치고 있다. 곰의 먹이 중 약 90%를 차지하는 식물과 풀, 열매, 견과류가 사라지면서다. 로이터통신은 30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에서 학교 주변에 곰이 나타났다고 전하면서 곰과 인간의 신경전을 전했다. 먹이를 구하려는 곰의 사투와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인간의 사투다. 곰은 뛰어난 후각을 이용해 인간이 먹는 음식으로 몰려들고 있다. 곰 입장에서는 굶어 죽으나 인간의 손에 죽으나 이판사판이다. 당국에 따르면 수백 마리의 곰이 차량에 치이거나 총에 맞거나 감전돼 죽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주 당국에 따르면 올 들어 안락사된 곰은 187마리로, 2011년 이후 가장 많았다고 한다. 유타주에서도 39마리의 곰을 안락사시켰는데 역대 최고 기록이라고 한다. 흑곰만 서식하는 콜로라도주에서는 올 들어 7천 건이 넘는 곰 목격 신고가 접수됐다. 최강 포식자라는 그리즐리곰 24마리도 몬태나주에서 죽어나갔다. 대부분 가축이나 사람을 공격한 뒤 사살됐거나 차량에 치여 죽은 경우다. 기후 변화 위기는 곰의 서식 환경은 물론 습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겨울이 지나치게 따뜻해지고 야생 먹이가 부족해지면서 곰이 인간의 먹이에 익숙해질 경우 겨울잠마저 중단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곰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체중을 늘리기 시작한 시점인 9월과 10월에는 인간과 곰의 충돌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26-08-30 16:07:35

  • [주목 이 사람] 마리오 갈라보티

    [주목 이 사람] 마리오 갈라보티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월드컵의 ▷대회 운영 ▷중계권 ▷스폰서십 ▷입장권 판매 사업 등의 일부를 민간 투자자들에게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FIFA 최고위급 지도부조차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계획을 알고 있었을 만한 인물로 인판티노 회장의 측근인 이탈리아 변호사 마리오 갈라보티가 거론된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9일(현지시간) 갈라보티를 집중 조명했다. 로마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인 갈라보티는 지난달 세계 축구계를 뒤흔든 비밀 프로젝트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IFA Forward Enterprise)'의 세부 내용을 외부에 전달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의 영향력은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2021년 4월 사우디아라비아 축구협회 대표단이 로마를 찾아 2030년 월드컵을 이탈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공동 개최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 이후 8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아시아에서 다시 월드컵이 열리는 것을 제한하는 FIFA 규정을 우회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탈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동 개최를 구상했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 기업 아람코는 2027년 말까지 FIFA에 수억 달러를 지급하는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2021년 FIFA 회장실의 수석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긴 갈라보티에 대해 FIFA 전직 고위 관계자는 "갈라보티가 판을 움직이고 있다"며 "인판티노는 늘 순방 중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2026-08-30 15:45:43

  • 수력발전소 짓던 실종 직원들… 회사 대표들도 현장 급파

    수력발전소 짓던 실종 직원들… 회사 대표들도 현장 급파

    네팔 대홍수 현장에서 실종된 한국인 근로자 9명이 소속된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두 회사가 책임급 임원을 현지로 급파했다. 6명의 직원이 실종된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날 홍수 피해 소식을 접한 뒤 40명 규모의 비상대책본부를 꾸리고 상황 파악과 사고 수습에 나섰다. 본부장은 이동수 EHS 부문장 부사장이 맡았다. 현장 대응팀도 네팔로 향했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부회장은 출국에 앞서 기자들에게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연락이 닿지 않는 직원들 구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네팔 현지에 도착하는 대로 현장 대응을 이끌 예정이다. 현장 대응팀 규모는 7∼8명 수준으로, 현지 상황에 따라 대응 인력을 추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3명이 실종된 한국남동발전도 이날 책임급 임원 등이 함께 출국길에 올랐다. 특히 윤장현 남동발전 신성장본부장은 "한국에 거주하는 (실종 직원) 가족들이 네팔 현지에 가시고자 하면 적극적으로 교통편과 숙박시설을 수소문해 현장에 같이 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수력발전소 피해 상황과 관련해서는 "공정률이 84%였는데 상부 위어(weir)댐(물막이)은 90% 이상 소실된 것 같고, 건설 인력이 있던 베이스캠프도 90% 소실된 것 같다"며 "지하발전소는 매몰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2026-08-27 15:43:39

  • "비 한방울 안 왔는데…" 네팔 대홍수 원인으로 지목된 기후 변화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 갑작스레 닥친 대홍수의 원인이 기후 변화와 그에 따른 지질 변화일 것이라는 추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히말라야산맥의 기후 변화 탓에 엄청난 규모의 빙하와 암석이 붕괴하면서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 산사태가 일으킨 지진 에너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장주기 지진파와 위성사진 등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규모 5.2 수준의 지진 에너지가 산사태로 인해 발생했다"며 "지진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지진과 같은 충격이 발생했고, 이후 빙하 붕괴와 토석류가 하류 지역으로 휩쓸려 내려가면서 대홍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히말라야산맥의 기후 변화로 이번과 같은 대형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아 없어지는 속도가 21세기 들어 2배 이상 빨라진 것으로 조사된 탓이다. 이 지역의 빙하 두께는 2000년 이전까지 연평균 34㎝씩 줄었다. 2000년 이후부터는 감소 폭이 2배 이상 커져 연간 73㎝씩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 소속 기후 전문가들도 이번에 일어난 돌발적인 대홍수가 빙하에서 발생한 눈사태가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ICIMOD 소속 한 전문가는 "네팔 쪽 빙하에서 발생한 얼음과 바위가 강을 막으면서 하류로 갑작스러운 물살을 쏟아낸 상황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 빙하호 붕괴, 홍수 부를 수도 이는 빙하호 붕괴로 인한 홍수 발생 가능성과도 연결된다. 빙하호 붕괴는 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에서 막대한 양의 물이 갑자기 방출되는 현상이다. 전 세계적인 기온 상승으로 산악 빙하는 줄어들고 있는데, 빙하가 녹은 물이 빙하호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1990년대부터 빙하호의 수와 규모는 증가해왔다. 호수를 가둔 얼음과 암석으로 된 이른바 '자연댐'이 갑자기 무너지면 홍수가 일어나는 원리다. 문제는 기후 변화 때문에 앞으로 이런 홍수가 증가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하류 지역 주민들이 대피할 시간이 없었다는 점도 이번 대홍수의 특징이다. 산악 지대에서 빠른 속도로 쏟아지는 거대한 흙탕물은 액체 콘크리트와 같은 치명적 조합을 형성하기에, 이를 발견하고 도망치면 이미 때는 늦다는 지적이다. 토사와 흙탕물이 매우 빠른 속도로 쏟아져 내린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V'자 협곡도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영국 레딩대 소속 연구원인 도로시 하인리히는 "산악 지형에서는 강이 일부 구간에서 상당히 좁아질 수 있다"며 "(눈사태나 산사태로 강이 막히면) 물이 많이 고이게 되고 (그것이 한꺼번에 터지면)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의 홍수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2026-08-27 15:24:21

  • 네팔 대홍수 사망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한국인 9명 실종

    네팔 대홍수 사망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한국인 9명 실종

    네팔 중북부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이날 수색 작업을 통해 시신 160구 이상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한국 시간 오후 3시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는 최소 165명에 달한다. 실종자 수가 많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네팔 관광부는 관광객 826명이 실종 상태이며, 이 가운데 600명 이상이 외국인이라고 전했다.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파견됐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근로자 9명도 실종 상태다. 구조 속도는 더디다. 산사태로 마을 전체가 진흙탕에 휩쓸려 사라지는 사례도 발생했고, 교량도 최소 19개가 유실됐다. 우리 정부는 외교부·소방청·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합동 신속대응팀을 현지로 급파했다. 국제사회도 자국민 구조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당초 이번 산사태와 홍수의 원인이 규모 5.2의 지진파 사건이라고 밝혔다. USGS는 "네팔과 중국 국경 인근에서 규모 5.2의 지진파 사건이 발생했다"며 "우리는 해당 사건이 빙하 붕괴와 토석류로 인해 발생한 것이고, 이것이 하류에 연쇄적인 재앙적 영향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 소속 기후 전문가들도 온난화가 진행 중인 히말라야 지역 빙하에서 발생한 대규모 눈사태가 강을 막았고, 이것이 무너지면서 급류가 쏟아져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다. 또 네팔과 중국 국경 인근 강 상류에 여전히 막힌 부분이 남아 있어 두 번째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6-08-27 14:52:28

  • [데스크칼럼-김태진] 제우스의 법

    [데스크칼럼-김태진] 제우스의 법

    전국적으로 이름난 정원이었지만 관람객은 손에 꼽을 만큼이었다. 호젓하게 걸을 수 있어 내심 흡족했지만 뭔가 어색한 기운이 감도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슬몃슬몃 지켜보던 이의 존재를 알아채자 긴장감이 엄습했다. 관리를 맡고 있는 문중 관계자라 했다. "이쪽으로는 가서는 안 됩니다" "저쪽으로는 보기만 하세요" 안내, 조언과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참견에 가까운 훈계로 비쳤다. 입장료를 냈더라면 관람권을 주장했을 테지만 무료 관람이었다. 차라리 이럴 거면 민간에 왜 개방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인정 욕구는 혼란을 부르기 마련이다. 나와 너의 기준이 현저히 다를 수 있어서다. 예컨대 나의 어릴 적 추억이 묻혀 있는 공간을 허무는 건 용납하기 어려운 만행이다. 1995년 조선총독부 건물 해체를 앞두고 일각에서 비슷한 주장을 반대 근거로 내밀었다. "저 건물을 볼 때마다 우리 것이라면 참 좋을 거라 생각했다"는 개별적 추억이었다. 남들에겐 무관심한 물품인데 이를 보검(寶劍)처럼 품고 있다면 '호소인'이 된다. 내 소중한 사인볼, 마라톤 완주 메달, 우표 앨범 등은 가치를 알아주는 이에게나 상찬(賞讚)의 대상이 된다. 영화 '오디세이'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의 동굴에 들어간, 그저 엇비슷한 인간이 살 거라 짐작한 오디세우스 일행은 그곳에서 치즈처럼 발효된 음식을 맛본 뒤 "제우스의 법(크세니아)을 아는 자라면 우리를 환대할 것"이라 오판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문명인임을 자부하며 주인을 기다린다. 자신이 대접받길 원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게 이들이 말하는 '제우스의 법'인데 결론은 키클롭스가 인간이 아니었다는 거다.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상대 팀인 광주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외쳐 파문을 일으켰던 배재고 야구부 학생 두 명이 야구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학교에 전달했다고 한다. 상대의 집중력을 흔들기 위해 조롱 섞인 구호를 외치는 풍토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5·18 민주화운동에서 시민들이 흘린 피의 가치를 충분히 지각하지 못했다는 점은 각성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사태 이후 야구부 36명 전원이 광주일고를 찾아가 눈물로 사과하고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등 진심 어린 행동을 보였다는 점을 복기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는 결말이다. 분명 학생들이 그동안 흘린 땀의 가치도 낮잡아 평가하기 어려울 것이다. 늦어도 초등학교 3~4학년부터 시작한 야구였을 것이다. 처음 야구를 시작하며 가졌던 각오와 설렘은 꿈을 향한 추동력이었을 것이다. 선수 출신, 일명 '선출'들은 서로를 알아보고 인정해 준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가 '선출'임을 확인하면 어린 시절부터 흘렸을 피와 땀의 가치를 알아본다고 한다. 물론 중도에 운동을 그만두는 학생들은 어디든 있기 마련이다. 부상을 당하기도 하고, 좁디좁은 프로의 문을 열고 들어가지 못한 선수들이 상당수다. 엘리트 선수로서의 궤도에서 벗어나는 걸 특별하다 보기 어렵다. 5·18의 가치를 공고히 하려는 이들의 경직성이, 다시는 이런 조롱을 겪지 않아야 한다는 공포감으로 변질되며 다소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 5·18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면 미성년 학생들을 찬찬히 타일러야 했다. 그걸로 충분했는데 결과적으로 혐오만 낳은 듯한 현실이 우려스럽다.

    2026-08-27 06:30:00

  • 네팔 홍수로 한국인 8명 연락두절·10명 고립

    네팔 홍수로 한국인 8명 연락두절·10명 고립

    네팔에서 발생한 홍수로 한국인들의 연락이 두절되는 일이 발생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이 지역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던 한국남동발전 및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8명의 연락이 두절됐다. 현재 네팔 정부는 육군과 경찰 등으로 구성된 구조팀을 피해 지역에 파견해 수색·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 소속의 또 다른 한국인 10명은 현지에서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네팔 정부는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헬기를 보냈다. 주네팔한국대사관은 사건 인지 직후 네팔 정부 측에 한국인 8명의 연락 두절 사실을 통보하면서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색·구조를 요청하는 한편, 영사를 현장으로 급파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네팔 홍수로 현지에서 실종된 우리 국민 수색·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의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총력 대응 지시에 따라 외교부·소방청·경찰청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을 최단 시간 내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또 정부는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네팔 홍수로 현지에서 수력발전소 건설에 참여 중인 우리 국민이 실종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또 "(이 대통령은) 아울러 네팔 정부 및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실종자 가족 지원과 현장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며 추가 피해 방지에도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2026-08-26 20:07:11

  • [주목, 이 사람] 美 '컨트리음악 여왕' 돌리 파튼(Dolly Parton)

    [주목, 이 사람] 美 '컨트리음악 여왕' 돌리 파튼(Dolly Parton)

    미국 '컨트리 음악의 여왕'으로 불리는 돌리 파튼이 2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0세. 1946년 미국 테네시주에서 태어난 파튼은 싱어송라이터이자 음반 제작자, 배우, 방송인, 작가, 자선사업가로 미국인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은 인사였다. 미국 전역에 일주일 동안 조기(弔旗) 게양을 지시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최고의 컨트리 가수 중 한 명이자 그 이상인 돌리 파튼의 별세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슬프다"며 "이는 수많은 사람에게 진정 큰 상실이다. 그녀와 같은 사람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없을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 6시부터 9월 1일까지 일주일 동안 미국 전역에 조기 게양을 지시한 것이다. 미국에서 유명인사가 사망했을 때 당사자의 영향력 등을 감안해 대통령이 조기 게양을 지시할 수 있다. 기간은 대통령이 정한다. 기간이 길수록 영향력이 큰 인물인 셈이다. 지난해 구독자 380만 명을 보유했던 보수 유튜버 찰리 커크가 총격으로 사망했을 때 조기 게양 기간은 나흘이었다. 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였다. 파튼의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파튼 측은 그녀가 짧은 기간 암 투병을 했다고 밝혔다. 미 연예매체 피플은 그녀의 대변인을 인용해 파튼이 "짧은 기간 동안 암 투병을 했다"고 보도했다. 파튼은 며칠 전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건강 문제를 겪고 있지만 계속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힌 터였다. 파튼은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연기했다 취소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대두된 바 있다. 최근 몇 년간 자신의 면역계와 소화계가 다 망가졌다고 알려온 파튼은 지난 5월까지 치료에 잘 반응했다고 전한 바 있지만 결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평온하게 세상을 떠났다. 그녀에게 변함없는 대중적 인기를 담보한 자질은 소통 능력이었다. 스스로 "극도로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밝힌 파튼은 미국 노동자 계층의 대변자로 여겨지기도 했다. 특히 그녀는 아낌없이 기부에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해 써달라며 백신 연구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고, 제약회사 모더나가 백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그녀는 3천 곡 이상을 작사·작곡했는데 한국인들에게도 귀에 익은 곡은 'I Will Always Love You'다. 지금은 고인이 된 휘트니 휴스턴이 1992년 영화 '보디가드'의 주제가로 리메이크해 부르면서 빌보드 싱글 차트 14주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도 이날 파튼의 부고를 일제히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60년 동안 컨트리음악은 물론 대중문화의 상당 부분을 지배했다"며 "거대한 개성과 소박한 재치로 자신을 자리매김한 20세기 가장 사랑받는 미국인 중 한 명"이라고 애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파튼의 자리는 컨트리음악 세계의 추종자들, 수천 개 자작곡 가사에서 자신의 삶을 발견한 애팔래치아 산맥의 가난한 주민들, 영화 '9 to 5'에서 그녀가 응원을 보낸 직장 여성, 문해력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준 아이들까지 모두 담아낼 수 있을 만큼 거대했다"고 적었다. 장례식은 비공개로 치러진다. 직계 가족이 참석하는 소박한 장례식이다. 유족은 조화 대신 파튼이 설립한 이매지네이션 라이브러리에 기부해줄 것을 요청했다.

    2026-08-26 16:13:27

  • 호남 반도체 팹 도화선 됐나…美

    호남 반도체 팹 도화선 됐나…美 "현지 공장 지어라"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 미국 투자를 직설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호남 반도체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이 국내에서 공개된 뒤부터다. 대미 투자 이행 압박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8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에 비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현지에 안정적인 메모리 물량 공급을 위해 시설 투자가 필요한데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 투자에는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6일부터 3박 4일간 대미 투자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런 논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투자 요구가 지난해 한미가 체결한 '3천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는 별개라는 게 우리 정부 측 입장이다. 정부는 다음 달 중으로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도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에게 불똥이 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산업계의 목소리다. 800조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에 그치지 않고 미국 현지 시설 투자 요구까지 수용할 경우 이중 부담이 불가피한 탓이다. 미국의 반도체 투자 요구는 강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9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미국 마이크론의 생산시설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거론하며 "미국으로 불러와 생산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등을 골자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 지 열흘 뒤였다.

    2026-08-25 19:01:53

  • 트럼프 부정선거론 근거 '우편투표'… 연방대법원, 트럼프에 손

    트럼프 부정선거론 근거 '우편투표'… 연방대법원, 트럼프에 손

    미국 연방대법원이 24일(현지시간) 우편투표를 일부 제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 시행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우편투표를 더 많이 활용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부터 줄곧 부정선거를 주장해온 바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대법원의 이날 판결은 하급심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매사추세츠 연방지법은 이 명령의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고, 연방항소법원도 이 조치를 유지했던 터다. 특히 대법원은 소송을 제기한 주(州)들의 소송 제기 적격성을 문제 삼았다. 해당 행정명령에 따른 피해가 없는 '내부 지침'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오히려 행정명령 시행 금지로 트럼프 행정부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법원의 결론이다.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패한 이유로 부정선거를 들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를 부정행위의 핵심으로 주장해왔다. 행정명령에는 그가 내놓은 해법이 담겼다. 연방정부가 유권자 명단을 작성해 각 주에 보내고, 미국우정공사(USPS)는 명단에 있는 유권자에게만 투표용지를 보낼 수 있게 한 것이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주들이 반발한 건 수순이었다. 해당 명령이 선거 규정을 정하는 권한을 각 주와 연방의회에 부여한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매사추세츠, 캘리포니아 등 23개 주와 워싱턴DC 당국이 나섰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유권자 ID 법안'(SAVE America Act)을 최우선 입법 과제로 밀어붙이고 있다. 부정선거를 일절 차단하겠다는 것인데 투표 시 ▷유권자 신분증 및 시민권 증명 제시 의무 ▷군 복무·질병·장애·여행을 제외한 우편투표 금지 등을 규정했다.

    2026-08-25 15:33:55

  • "말 안들으면 보복" "우리가 자회사냐"…美·캐나다 관세 갈등 점입가경

    미국-캐나다 간 무역전쟁이 악화일로다. 관세에는 보복관세로, 나아가 추가 관세로 맞대응하면서 급기야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높은 수준의 경제협력을 유지해온 최우방국끼리의 무역 전면전으로 비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내년부터 자동차와 소형·대형 트럭, 자동차 부품, 철강 관세가 50%로 인상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관세 인상의 이유가 막말에 가까웠다. 캐나다가 오랫동안 미국을 갈취해왔고, 다루기 힘든 나라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를 직격했다. 그는 "누군가 이 광대들이 말을 듣게 해야 한다. 아니면 캐나다가 치를 대가는 훨씬 심할 것"이라고 했다. 캐나다 정부는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를 자회사처럼 여기는 미국의 태도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이 협상 태도를 바꿀 것을 촉구했다.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는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여기 분위기는 절정에 달해 있고 모두가 경제 전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캐나다 국민감정도 폭발 직전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76%가 '캐나다 정부가 무역 협상을 중단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반미 정서'도 심상찮다. ▷미국 여행 가지 않기 ▷캐나다산 상품 구매 운동 ▷미국 제품 불매 운동 등이 퍼져나가고 있다. 주캐나다 미국 대사의 퇴출 요구 서명 운동까지 벌어졌다. 정치인들도 팔을 걷었다. 크리스틴 프레셰트 퀘벡주 총리는 각 가정에서 매주 25캐나다달러(약 2만5천원) 정도의 퀘벡산 제품을 더 사자고 제안했다. 일종의 '애국적 연대'라는 데 방점을 둔 것이다. 미국 내부 비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캐나다와의 관세 갈등에 불을 붙인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두고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캐나다산 자동차 부품과 철강에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과 일본, 독일 자동차 업체에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캐나다 제품을 더 나은 가격에 사들여 미국에 자동차를 팔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26-08-25 14:49:36

  • 中 '포름알데히드 배추' 파문

    中 '포름알데히드 배추' 파문

    채소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정부가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중국에서는 과거에도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 채소의 부패를 늦추기 위해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한 사례가 적발된 바 있다. 2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식품안전판공실, 농업농촌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허베이성 장자커우시 캉바오현에서 발생한 '포름알데히드 배추' 사건과 관련해 철저하고 신속한 조사를 지시했다. 아울러 전국 각 지역에서 배추 등 쉽게 부패하는 채소를 대상으로 특별 표본검사와 시장 조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중국 당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포름알데히드 배추' 사건은 중국 블로거의 허베이성 캉바오현 배추 수매 현장 촬영 영상에서 발각됐다. 영상에는 수매업자들이 배추를 트럭에 싣기 전 한 포기씩 들어 올려 뿌리 부분을 포름알데히드로 추정되는 액체가 담긴 대야에 담갔다 꺼내는 장면이 담겼다. 현장 관계자는 이렇게 하면 배추를 2∼3일 더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고, 트럭 옆에서 '포름알데히드 용액'이라 표기된 용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포름알데히드는 자극성이 강한 무색의 화학물질이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포름알데히드를 사람에게 발암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했다. 중국도 식품안전법과 농산물품질안전법 등을 통해 포름알데히드의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캉바오현 정부는 현장 조사에 착수했고 영상에 담긴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캉바오현 정부는 "수매업자가 배추 운송 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저지른 불법 행위"라며 공안 당국이 관련자들을 의법 조치했다고 밝혔다. 한편 문제가 된 배추가 해외로 수출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2026-08-24 14:52:38

  • [사진으로 보는 세계: 사보세] 아프리카 기니 쓰레기산 붕괴

    [사진으로 보는 세계: 사보세] 아프리카 기니 쓰레기산 붕괴

    '자연재해인가, 정부 무능인가' 23일 오전 2시쯤(현지시간) 서아프리카 기니 수도 코나크리를 덮친 폭우로 다르에스살람 지역 외곽 쓰레기 매립지의 폐기물 더미가 붕괴했다. 이 사고로 인근 텐트와 판잣집들이 무너져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했다고 기니 정부가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기니 정부가 쓰레기 매립지를 폐쇄하고 폐기물을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을 발표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발생했다. 우기 동안 산사태와 홍수의 위험성은 줄곧 지적되던 것이었다. 기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보크사이트 매장량을 자랑하는 나라다. 풍부한 미개발 철광석 매장지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삶은 풍요롭지 못하다. 열악한 생활 인프라와 만연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은행이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1천510만 명 중 370만 명이 하루 4.2달러 미만의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참사와 비슷한 사고가 2017년에도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에도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나 10명이 숨졌다.

    2026-08-24 10:56:12

  • 美 금융업계 脫맘다니 행보…

    美 금융업계 脫맘다니 행보… "우린 댈러스로 가요"

    '민주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의 부자 증세 정책이 미국 금융업계 지도를 바꾸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21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가 텍사스주 댈러스를 신규 거점으로 정하고, 2031년까지 최대 4천800개 일자리를 옮길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모건스탠리가 신규 거점으로 삼은 지역은 댈러스의 금융회사 밀집지이자 '욜스트리트'(Y'all Street)라 불리는 곳이다. '욜스트리트'는 '월(Wall) 스트리트'와 발음이 비슷한 '욜'을 결합한 신조어다. '여러분 모두'(You all)라는 의미로 쓰이는 표현이다. 모건스탠리는 진보 성향의 맘다니가 당선된 이후 뉴욕 이외 지역으로 거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댈러스로 눈을 돌린 건 모건스탠리만이 아니다. 골드만삭스도 2028년까지 욜스트리트에 약 7만4천322㎡ 규모의 캠퍼스를 짓고 현지 직원 5천 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뉴욕 맨해튼 본사를 제외하고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체이스도 텍사스에 가장 많은 직원을 두고 있다. 웰스파고는 댈러스국제공항 인근에 캠퍼스를 개설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현재 댈러스에 별도 사무용 건물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측면에서 헤지펀드 시타델의 뉴욕 이탈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으름장을 놓는 수준에 그쳤지만 맘다니 시장과 갈등을 겪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투자 계획 확대를 발표했던 터다. 맘다니 시장은 일명 '비거주 고가 세컨드하우스 보유세' 부과의 정당성을 설파하며 시타델 설립자 켄 그리핀 자택을 표적으로 삼은 바 있다.

    2026-08-23 15:44:12

  • "현장에 답이 있다는데"… 日 다카이치 총리, 소극적 현장 행보 구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소극적인 현장 행보에 일본 집권 자민당과 일부 언론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장에 답이 있음에도 관저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특히 전임 총리들에 비해 현장 행보가 적다는 지적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해 10월 21일 취임 이후 현재까지 현장 시찰에 나선 건 8차례에 그친다고 교도통신이 분석했다. 한 달에 한 번도 안 되는 셈이다. 취임 후 10개월 동안 전임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22차례,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31차례 현장을 찾은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8차례의 현장 시찰 중 3차례는 지진 피해 지역 방문이었다. 2차례는 이달 '원폭의 날'과 관련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찾은 것이었다. 현장 시찰이 매우 드물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나아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토·일요일과 공휴일(총 94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따졌다. 결과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51일을 관저나 아카사카 의원 숙소에서 하루 종일 보냈다. 외출한 휴일 43일 중 대부분인 36일은 행사 참석이나 외교 일정 등 공무 목적이었다. 다카이치 총리도 할 말은 있다. 관저에 머무는 날에도 업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측근은 닛케이에 "자신이 움직이면 경호원이나 비서도 출근해야 하므로 관저에서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자민당 내부에서는 국민과의 직접 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자민당 간부는 "국가 수장이 현장에 가면 관계자들에게 격려가 된다"며 "현장에 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일도 있다. 가능한 한 직접 방문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6-08-23 14:46:28

  • 北, 트럼프 대화 제안에 탄도미사일로 응수하나… 10여발 무더기 발사

    北, 트럼프 대화 제안에 탄도미사일로 응수하나… 10여발 무더기 발사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반토막 내며 안보 불협화음을 감수했음에도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무더기로 쏘아 올렸다. 8일 만의 재발사다. 올 들어서만 12번째 도발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20일 오후 5시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일은 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러브콜'을 무색하게 만드는 도발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UFS 연습 시작일에 훈련 축소를 지시하며 한미동맹 대비태세에 혼란을 초래한 바 있다.

    2026-08-20 18:26:53

  • 美 상원의원들, 트럼프에

    美 상원의원들, 트럼프에 "한미훈련 축소 철회" 서한

    미 상원의원들이 여야를 초월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대통령의 오판이 북한의 군사 역량 강화와 한미연합 대비태세 약화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직격이다.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과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한미동맹의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한미동맹이 70년 넘게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지탱해 온 핵심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북한이 법적으로 여전히 전쟁 상태에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특히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재래식 군사 역량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되면서 실전 경험을 쌓고 있으며 북중러 관계가 끈끈해지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한미연합훈련 축소가 북한은 물론 미국의 적대국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낼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이유다. 이들은 미군 배치와 훈련에 대한 결정이 정치적 보복 차원이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포함한 동맹의 안보와 군사적 필요성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미연합훈련 축소가 한국 정부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이뤄졌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번 훈련 축소가 ▷한미 두 나라의 상호운용성 ▷전력 대비태세 ▷한반도 억제력 ▷주한미군의 작전계획 수행 능력에 미칠 영향을 평가해 의회에 제출할 것을 국방부에 요청했다.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대한 우려는 폭넓은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 잭 리드 민주당 간사도 MSNBC 인터뷰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방부는 "전술 역량 강화 훈련은 계속된다"며 "이번 조정으로 필수적인 대비태세와 훈련 목표가 유지되고 미국 측 훈련 목표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6-08-20 16:56:13

  • 언제든 뒤통수 칠 수 있는 트럼프, 국제사회 반면교사 된 韓

    언제든 뒤통수 칠 수 있는 트럼프, 국제사회 반면교사 된 韓

    동맹이든 아니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언제든 자세를 바꿀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며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한미연합훈련이 한반도에서 취소된 것을 옆에서 본 일본은 내년도 방위비를 사상 최대액인 10조 엔(88조원)으로 책정하는 등 한국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9일 일본 정부와 여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 등과 관련해 대일 압력이 커질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전쟁 지원에 대한 거부와 소극적인 대미투자 프로젝트 추진 등이 미국에 미운털이 박히면서 종국에는 한반도 안보가 흥정의 대상이 됐다는 교훈이다. 닛케이는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지난 10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강연에서 다카이치 정권이 방위비 증액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강조한 사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이 ▷주일미군 주둔비 분담금 인상 ▷엔저 시정을 위한 금리 인상 요구 ▷대미 투자 압박 등의 카드를 꺼내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일본 정부가 대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교도통신 등은 같은 날 일본 방위성의 내년도 방위비 예산을 비중 있게 전했다. 방위성은 '방위력 정비계획'에 따라 최종 예산으로 약 10조 엔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액된 예산은 수중 발사형 극초음속 미사일 등 첨단 무기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무인잠수정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기능을 장착하는 연구도 추진하기로 했다. 태평양에서의 중국 활동 강화에 대응하는 측면이 강하지만 북한의 위협을 좌시할 수 없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19일 일본을 지목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힘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위험요소"라 규정하며 "잘못된 선택을 기도하려 한다면 이제는 즉시적이며 생존불가한 섬멸적 맹격을 직접 받게 될 것"이라 위협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안방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연행되고 쿠바 정권이 미국의 경제 제재로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걸 지켜본 브라질 좌파 정권도 군사력 증강에 팔을 걷어붙였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해군의 원자력 잠수함 건조 사업을 국가 주권의 핵심 과제로 꼽으며 완공을 위한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 정도 규모의 국가가 평생 고개를 숙이고 살 수는 없다"며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발언은 최근 브라질 정부가 재정 긴축을 위해 국방 예산 약 1조1천억원을 삭감한 지 3개월 만에 나왔다.

    2026-08-20 16:55:52

  • 주도권 쥔 北

    주도권 쥔 北 "관심 없다"…조급한 美 '핵보유국' 거래 나서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결정과 뒤따른 북미 대화 재개 제안을 두고 북한이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북한이 즉각적인 응답을 하진 않았지만 한미연합훈련의 영구적 중단으로 요구 수위를 높이는 등 주도권을 쥔 모양새다.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숙원을 풀어주듯 트럼프 대통령은 '57개의 핵무기'라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못 박았다. ◆"흥미 없다"며 간보기 들어간 北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재개 카드를 받아든 북한은 '답답한 사람이 우물 판다'는 속담에 보폭을 맞추는 분위기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주요국 문제들에 대한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한미연합훈련 축소에 대해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우리는 개별적 훈련의 축소나 단축이 아니라 현재까지 미한 사이의 합동군사연습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오고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는 현실에 보다 주목하고 있으며 이것이 명백한 대조선 적대감의 숨길 수 없는 표현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투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에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며 훈련 대폭 축소를 지시한 바 있다. 그 결과로 17~27일 예정됐던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이 반쪽짜리가 됐다. 한반도 안보가 흥정의 대상으로 전락한 데 대해 미 조야와 국제사회의 우려 섞인 지적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가 선물처럼 북한에 내민 한미연합훈련 축소는 북한의 시선에선 대표적인 '침략전쟁연습'이었다. 때문에 이재명 정부에서도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관련 부처가 환영과 기대의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북한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특히 김 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화 요청에 김 위원장이 응답했으며 대화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던 터다. 그런데 김 부장이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다만 김 부장은 "두 지도자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 이는 세상이 다 알고 있으며 별로 놀랄 만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북미 대화의 의지를 완전히 지우진 않았다. ◆트럼프, 北 숙원 풀어주나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길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비핵화를 논의의 전제로 만나거나 협상하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무력시위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57개의 핵무기'라는 구체적 숫자까지 거론했다.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적대 정책을 철회하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니 서로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즉각적인 화답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란전쟁의 출구전략을 찾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친숙한 북한을 매개로 정치적 타개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점을 북한 역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미중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의 성사를 가늠할 수 있을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2026-08-20 16:54:21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이사장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이 자진 사퇴한 것을 두고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며,...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5개월 만에 반도체주 매도로 전환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각각 5조2천120억원과 7조8천180억원...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로 최대로 1,200명이 접수를 하지 못한 수험생을 위해 14일부터 16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일랜드에서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캐나다와의 무역 협정이 조만간 타결될 수 있다고 낙관적으로 언급했으나, 공식적인..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