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정치병 환자들의 좌표 찍기가 도를 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그에게 '반기'를 든 연방법원 판사들이 각종 협박과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NBC가 2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 연방보안관국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사들을 대상으로 발생한 협박 사건이 최근 10년 사이 3배로 급증했다고 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반하는 판결을 내리거나 사법부 독립에 대해 공개 발언한 판사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NBC는 존 쿠거노어 시애틀 연방법원 판사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출생시민권 제한 정책에 대해 "노골적인 헌법 위반"이라며 효력정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그 판사라면 이런 결과가 나와도 놀라울 게 없다"며 쿠거노어 판사를 직격했다. 문제는 이후다. 쿠거노어 판사는 허위 신고로 고초를 치러야 했다. 신고에는 '쿠거노어 판사가 아내를 살해했다', '그의 집 우편함에 폭탄이 있다'는 등 허무맹랑한 내용이 포함됐다. 스티븐 보우 캔자스시티 연방법원 판사도 마찬가지다. 미주리대 학생 5명의 강제 추방을 막는 판결을 내린 뒤 그의 집으로 주문하지 않은 피자가 배달됐다. 배달 시각을 알면 기가 찬다. 새벽 1∼2시다. 보우 판사의 딸에게도 피자가 배달됐는데 딸은 캔자스시티에서 1천300㎞ 떨어진 애틀랜타에 살고 있다. 가족의 위치를 다 알고 있다는 협박으로 풀이된다. 위협을 받은 판사들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도를 넘은 사법부 비판이 촉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스티븐 밀러 국토안보보좌관은 대통령의 의사에 반하는 판결을 "사법 쿠데타"라 비난했고, 팸 본디 법무장관도 "수준 낮은 좌파 판사들"이라고 비아냥댄 바 있다.
2025-12-24 16:35:04
'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구호로 삼은 '마스가 플랜'이 순차적으로 실현될 조짐이다. 한미 조선업 협력 체계가 닻을 올리며 한화오션 등 우리 기업의 기술력이 혜택을 입을 가능성이 보다 선명해진 것이다. 7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골든 플리트(Golden Fleet·황금함대)' 구축 구상을 제시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탑재한 대형 구축함과 소형 호위함(수상 전투함)으로 구성되는 함대다. 전함 건조에 한화오션 등 국내 선박 건조 기업들의 노하우가 전수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올해 두 차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대미 조선업 투자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기업 '한화'라는 이름을 특정해 "위대한 회사"라고 했다. 미국의 해군력 증강은 현재진행형이다. 전 세계 바다를 순항하고 있는 11척의 항공모함 외에 대형 항공모함 3척을 건조하고 있으며 최대 15척의 잠수함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국 언론은 회의적이다. 최근 소형 전투함 건조 계획이 사업 지연과 비용 초과 등의 이유로 폐기되는가 하면 항공모함, 잠수함 건조 등도 일정과 예산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2025-12-23 18:51:26
'마스가 플랜' 닻 올린 美…"한화, 위대한 회사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해군의 '황금함대'(Golden Fleet·골든플리트) 구축 구상을 발표했다. 극초음속 무기를 포함해 ▷전자기 레일건 ▷고출력 레이저 ▷핵무기(핵탄두를 실은 해상 발사 크루즈 미사일)까지 탑재한 대형 구축함과 소형 호위함(수상 전투함)으로 구성되는 함대다. 다만 AP통신 등 일부 언론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규모와 외관에 치우쳐 가성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물론, 정해진 기간과 예산 범위 내에서 건조하는 데 실패한 이력을 끄집어내며 다소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탄력 받는 '마스가 플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전함은 전례가 없다. 지금까지 건조된 어떤 전함보다도 빠르고, 크며, 단연코 100배 더 강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신예 호위함은 한화와 협력해 건조될 예정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화라는 위대한 회사"라고 소개하며 "필라델피아 해군 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4천억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한국의 대미 조선업 투자 프로젝트인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MASGA·마스가 플랜)'이 본격적인 탄력을 받을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당장 필요하기 때문에" 민간 기업인 한화의 협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 도입하려던 신예 호위함 사업이 지연되자 한국의 신속한 선박 건조 능력에 눈을 돌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한 황금함대의 특징은 '거대 전함(Battle Ship)'의 재도입이다. 황금함대는 3만~4만t의 "가장 크고, 가장 견고하며, 가장 중무장한 함정"을 기함으로 도입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규모의 전함 건조는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 현재 미 해군의 주력함은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배수량 약 9천500t)이다. 트럼프의 '골든 플리트' 구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해군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현재 대형 항공모함 3척을 만들고 있으며, 12~15척의 잠수함도 건조 중이거나 건조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의적인 시각의 미국 언론 미국 일부 언론들은 냉소적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 규모와 외관에 치우쳐 가성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 호위함의 경우 수직발사 시스템이나 이지스 방어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전술적 활용도가 전무하다"는 마크 몽고메리 전 해군 소장의 말을 전했다. AP통신은 보다 가혹하게 비판했다. 이번 발표가 미 해군이 지연과 비용 초과 등을 이유로 소형 군함 건조 계획을 취소한 지 한 달 만에 나왔다는 것이다. 해군은 포드급 신형 항공모함과 컬럼비아급 잠수함 등 신규 설계 함정들을 정해진 기간과 예산 범위 내에서 건조하는 데 실패해 온 터다. 설상가상 해군은 트럼프가 새 전함에 탑재될 것이라고 말한 일부 기술들을 실전 배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비판이다. 해군은 함정 탑재 레일건을 실전화하기 위해 15년 이상, 수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실패하고 2021년 사업 자체를 포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밖에도 ▷제한적 레이저 기술 운용 ▷핵 순항미사일 배치의 핵 비확산 조약 위반 소지 등을 현실화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2025-12-23 15:56:59
뉴욕타임스 "트럼프 2.0, 제왕적 대통령제 새 차원으로 끌어올려"
트럼프 2기 행정부 1년을 맞아 뉴욕타임스(NYT)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속칭 '뼈 때리는 비판'을 날렸다. NYT는 21일(현지시간)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이 '제왕적 면모'를 선보인 1년이었다는 분석을 실었다. NYT는 "'트럼프 2.0'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며 "반세기 전 이 용어를 대중화시킨 리처드 닉슨 대통령 때보다 훨씬 더 대담하고 새로운 형태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구축했다"고 평했다. 새로운 차원의 제왕적 면모로 꼽힌 것에는 이른바 영역 표시에 가까운 '족적 남기기'가 있다. 백악관 집무실을 황금으로 꾸민 건 약과였다. 케네디가의 반발에도 개의치 않고 케네디센터에 자신의 이름을 병기했다. 워싱턴DC의 '미국평화연구소'도 최근 이름 교체 대상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로 억지 개명을 해야 했다. 자신의 생일을 국립공원 무료입장일로 지정한 것도 괴이한 일면으로 나열됐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왕족과 비슷한 위엄을 뽐내며 화려한 겉모습에 치중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정부와 사회를 상대로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전역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시위(No Kings)가 일었을 때 "나는 왕이 아니다"라면서도 왕이라는 개념을 즐기는 모순적 태도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우리나라에서 받은 신라 금관 모형 선물도 사례로 언급됐다. 백악관은 비판 세력을 조롱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쓰고 있는 사진에 '국왕 만세'라는 문구를 달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자신의 얼굴을 박제하는 것에도 열심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19일(현지시간) "이민의 길을 열어주는 놀라운 프로그램"이라는 일명 '골드카드' 비자 판매로 13억 달러 이상 벌어들였다고 주장했는데 '골드카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독립 25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들어간 1달러짜리 기념주화 발행도 추진되고 있다.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라지만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제프 머클리 등 4명의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살아있는 대통령이나 현직 대통령의 초상을 미국 통화에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워싱턴 DC의 관문인 덜레스 국제공항의 이름을 '도널드 트럼프 국제공항'으로 바꾸는 법안까지 발의했다.
2025-12-22 16:00:34
중국 관영 영자신문인 글로벌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우리나라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 건조 추진에 대해 "핵 비확산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최근 들어 일본의 핵무장 필요성 발언에 한미의 원잠 건조 협력 논의가 진전을 보이자 경고음을 울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내년 초 중국 방문 추진 의사를 밝힌 것에 맞춰 나온 비판이라는 점에서 다소 전략적인 대목으로 읽힌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16∼17일 미국을 방문했고, 한미 양국이 내년부터 원잠 건조,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등을 협의하기로 합의한 사실과 관련해 중국 군사평론가인 쑹중핑의 비판을 게재했다. 그는 글로벌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이 호주와의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핵추진 잠수함 프로그램으로 나쁜 선례를 만들었고 한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이 일부 동맹국에 자국의 핵기술과 핵연료 사용을 허용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핵무기 비확산 조약(NPT)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의 원잠 건조 추진 중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한국은 해양국가지만 해안선이 제한적이어서 원잠을 운용할 실질적 필요가 크지 않다"고 주장하며 "한국이 이른바 '주요 강대국'이 되기 위해 원잠을 이용, 다른 나라의 이익에 도전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문스럽다"면서 발언 수위를 높였다. 최근 중국은 일본 등 지정학적 긴장 관계에 있는 국가들을 표적으로 연일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22일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호와 푸젠호가 칭다오 해군기지 인근에 정박한 상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하며 우리 서해에서 합동 훈련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한층 고조된 중일갈등과 관련해서도 연일 일본을 압박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국 매체들은 22일 중국 인민해방군과 인민무장경찰이 처음으로 대규모 합동 모의 전쟁 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 공군 주력 J-16 전투기와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의 모의 교전 훈련이 진행됐고 육군-해군 잠수함 부대 합동 군사 훈련도 실시됐다. SCMP는 중국군이 극비사항인 군사훈련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2025-12-22 16:00:24
중일갈등이 고조되는 와중에 일본 다카이치 정부의 안보 정책 담당 총리실 간부가 핵무장 필요성을 제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견임을 전제로 한 말이라지만 일본 정치권 내부에서도 즉각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요미우리신문, 교도통신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핵무장 필요성을 제기한 간부는 중국, 러시아, 북한의 핵무기 증강·개발 등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점차 엄중해지고 있다며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입에서 사견을 전제로 '핵무장' 발언이 나온 건 처음이 아니다. 1999년 당시 연립여당인 자유당 소속 니시무라 신고 방위청 차관도 사견임을 전제로 "일본도 핵무장을 하는 것이 좋은지 어떤지 국회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가 비판 여론이 들끓자 경질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일본은 비핵국가임을 일찌감치 천명한 바 있다. 1967년 사토 에이사쿠 총리는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제조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표명한 바 있다. 총리실 간부의 '핵무장' 발언은 일본 내에서도 민감하게 다뤄지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갑작스러운 발언에 믿기 어렵고 매우 놀랍다. 조기에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일본 정부는 정책상 비핵 3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며 거리를 뒀다. 중국은 격노했다.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일본은 군사·안보 문제에서 잘못된 언행을 거듭하며 안보 정책을 대폭 조정하고, 집단적 자위권을 스스로 풀어주며, 동맹국의 핵무기를 들여오려 하고 있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북한도 외무성 일본연구소장 담화에서 "일본은 얼마든지 핵무장을 실현하고 또다시 침략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지를 수 있는 불량 국가"라며 가세했다. 한편 중일갈등과 관련해 미국은 중립 기어를 취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연말 기자회견에서 중일갈등 관련 질의에 "일본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파트너들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약속을 위태롭게 하거나 훼손하지 않으면서 중국과 협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일갈등 같은 긴장은 이전부터 있었고 이 지역에서 균형을 맞춰야 할 역학관계 중 하나라고 이해한다"고 했다.
2025-12-21 15:48:29
최근 중국이 일본 정부가 '포토레지스트'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포토레지스트라는 반도체 소재의 힘을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인 것은 분명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중국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국 굴기의 핵심 중 하나인 반도체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갈등 해소를 향한 출구전략 없이 상대를 향한 비난의 강도만 높이는 상황에서 포토레지스트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토레지스트'라는 필살기의 일본 현대 산업의 쌀이라는 반도체 산업에서 포토레지스트라는 소재의 힘은 막강하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회로 형성, 즉 실리콘 웨이퍼에 정밀한 회로를 그리는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필수 물질이다. 웨이퍼 위에 포토레지스트를 바르고 빛을 쏴 회로를 그리는 식이다. 중국이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것은 포토레지스트의 생산과 수출 결정이 일본 정부 조율 영역에 있다는 점이다. 주요 생산 업체 중 하나인 JSR은 이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인데 일본 정부가 국유화했다. 일본은 포토레지스트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고순도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일본의 시장 점유율은 95%에 달한다. 중국이 소재 국산화에 나설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1970년대 반도체 산업 태동기부터 포토레지스트 관련 기술 개발에 일본이 들인 시간은 반세기가 넘는다. 특히 7나노미터 이하 칩 등 미세공정이 필요한 제품 생산에 필수인 극자외선(EUV)·불화아르곤(ArF)용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중국이 국산화하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C와 메모리 업체인 CXMT의 사업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적이 있다. 2021년 일본 신에츠화학이 생산 문제로 포토레지스트 공급을 중단했을 때 중국 SMIC의 생산 효율은 20% 감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만 공상시보는 "포토레지스트와 같은 소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SMIC나 화훙반도체 같은 중국 대형 반도체 첨단 공정 생산 라인은 생산량을 줄이거나 한 달 안에 완전히 가동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中,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맞대응하나? 일본도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를 만지작거린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의 일본 기업에 대한 희토류 수출 허가 절차가 평소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사정을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7일 보도한 바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도 "희토류를 포함한 중요 광물의 수출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시인했다. 중국이 갈등 관계에 놓인 상대국에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를 무기 삼아 압박한 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로 충돌했던 일본에도 두 달 정도 희토류 수출 중단이라는 강수를 둔 적이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스마트폰 ▷풍력 터빈 ▷군사용 장비 등에 반드시 들어가는 전략 자원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일본은 당시 치욕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호주 희토류 기업 라이너스와 제휴를 맺은 건 물론 베트남, 카자흐스탄과 공동 개발 나서는 등 수입선 다변화 조치를 끝낸 상황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85%(2009년)에서 58%(2020년)로 낮아졌다. 때문에 일본의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기술력을 중국이 간과해선 곤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사견을 확대 해석해 감정적 대처로 일관한다면 자칫 중국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 산업 등 산업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2019년 우리 대법원이 일제의 강제징용에 배상 판결을 내리고, 범정부 차원에서 '노노 재팬' 운동을 벌이는 등 일본과 첨예하게 대립하자 일본은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한 바 있다. 당시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2025-12-21 15:48:16
미국에 봉쇄된 베네수엘라… 20년 반미 구호의 자승자박
미국이 베네수엘라 '고사 작전'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급기야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하며 제재 대상 유조선의 출입을 전면 봉쇄한 것이다. 베네수엘라 유조선 출입 전면 봉쇄는 마두로 정권의 자금줄을 말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베네수엘라 수출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72.4%에 달한다. 10면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강도를 서서히 높여왔다. 지난달 29일에는 베네수엘라의 하늘길을 막았고,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에서는 마약 운반 의심 선박에 대한 폭파도 이어온 터다. 국경을 맞댄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으로 향한 육로를 통하지 않는 이상 베네수엘라가 옴짝달싹하기 힘든 상황으로 만든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압박하며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반미자주 구호를 외쳐온 베네수엘라 좌파 정권 20년의 업보라는 게 중론이다. 약육강식의 국제질서를 도외시하고 우리끼리 뭉쳐 강한 의지를 가지면 상관없다는 식의 자만에 보내는 경고음으로 들린다. 최근 국내에서도 대북 관계를 두고 여권이 주도하는 자주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베네수엘라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12-18 18:30:40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통제를 한층 강화한 것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눈은 냉정하다. 약육강식의 국제관계를 도외시한 좌파정권의 20년 장기 집권으로 책임을 돌린다. 차베스와 마두로로 이어진 무능한 포퓰리즘 독재자가 빚어낸 참극이라는 지적이다. 국내에서도 남북 교류에서 미국과 논의를 마땅찮게 보는 통칭 '자주파'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0년 넘은 베네수엘라의 '반미'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베네수엘라는 남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함대에 완전히 포위돼 있다.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이고, 그들이 받게 될 충격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 본토 상륙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선전포고에 가깝다. 일찌감치 해군력을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로 투입했다. 마약 운반 의심 보트 등을 폭파하는 한편 대형 유조선을 나포했다. 지난달 29일 "상공과 주변의 영공 전체를 폐쇄된 것으로 간주하라"며 압박의 강도를 점차 높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의 명분으로 '베네수엘라의 미국 석유 약탈'을 든다.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볼리바르 혁명 이후 외국계 석유회사의 자산을 강제 수용, 국유화한 것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치는 베네수엘라가 훔쳐 간 모든 석유, 토지, 자산을 반환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 배경이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반미의 기치를 높이 올리고 국민들의 복지에 많은 예산을 배정하는 등 좌파 포퓰리즘 정치의 표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차베스 사후 대통령직을 이어받은 인물이 현직 마두로 대통령이다. 베네수엘라가 20년 넘게 반미국가로 낙인찍힌 이유다. 좌파정권이라고 죄다 반미를 외치는 건 아니다. 실용주의 외교노선을 고수하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말의 힘은 총의 힘을 능가할 수 있다"며 정상 간 대화를 촉구했다. 역시나 좌파정권으로 분류되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베네수엘라에서의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유엔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화와 중재의 필요성을 이들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美 대북정책 궤도 이탈 '자주파' 베네수엘라의 현실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국제 관계의 틀을 뒤로하고 우리 식대로 하면 된다는 자주적 외교론이 득세하는 것을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에서도 굳건한 한미동맹 차원에서 다뤄지던 대북 공조에 파열음이 나고 있다. 남북 교류 협력에 별도 채널로 미국과 협의한다는 '자주파'의 기세는 커지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권 핵심에서는 자주파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 대표는 "사사건건 미국 결재받고 실행에 옮기면 남북관계를 꽁꽁 묶는 악조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대화를 이어가야 하는 매개 역할"이라며 "미국의 의도와 조금 벗어나는 주장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여당 내부에서 주류로 감지된다. 여당은 공개적으로 자주파를 지원하는 한편 당내에 '한반도평화전략위원회'(가칭)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관계의 자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부에 조언할 것이라고 했다. 일사불란한 여당 내 목소리는 남북 대화 재개 등을 우선순위로 두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기류가 한미 공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비등하다. 대북 관계에 미국과 공조하던 것과 달리 자체적으로 남북 교류에 나서는 건 자칫 미국과 신뢰 관계에 흠집을 낼 우려가 크다는 목소리다.
2025-12-18 15:39:43
트럼프 막말에 여론 싸늘…대국민 연설서 '품격' 보여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말에 미국 사회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전략적이라고 풀이하기에는 격조 낮은 말들이 넘쳐난 탓이다. 최근 아들에게 피살된 유명 영화감독 롭 라이너 부부를 폄훼하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또 구설에 올랐다. 여론도 등을 돌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은 39%에 그쳤다. 취임 초기 지지율은 47%였다. ◆자신과 반대 입장이면 막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할리우드 영화감독 롭 라이너 부부의 죽음이 인과응보라는 식으로 반응해 세간의 빈축을 샀다. 라이너 부부의 사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분노를 유발하게 만들어서"라는 막말이었다. 민주당 열성 지지자로 트럼프 대통령 자신에게 반대만 일삼은 벌을 받았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그의 반인륜적인 갈라치기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전립선암으로 투병 중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해 뜬금없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바이든의 발병 사실이 오래전에 공지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놀랐다. 그런 위험한 단계에 이르려면 수년은 걸린다"고 썼다. 공감 능력 부족을 지적한 여론이 비등했음은 물론이다. 사업가로서 오랜 기간 체화된 말본새가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NBC 리얼리티 TV쇼 '어페런티스'(The Apprentice)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피고용자로 부적합해 보이는 이들에게 "You're fired(넌 해고야)"라고 가차 없이 쏘아붙였다. 결단력 높은 리더의 인상을 줬지만 한편으로는 비정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무마될 수 있는 건 아니다. 반복되면 습성이다. 2015년 대선 출마 선언 당시 불법 이민자들을 폄하하며 "멕시코는 사람들을 보내고 있는데 강간범들이고 범죄자들이다"라고 했다. 이웃나라 국민을 강력 범죄자로 깔아뭉개며 멕시코 정부의 돈으로 국경 장벽을 세우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었다. 동료 정치인에 대한 직업적 배려도 기대하기 힘들다. 심지어 유색인종 민주당 여성 하원의원들에게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까지 했다. ◆"알코올 중독자 성격 소유" 자신에 대한 비판에는 즉각 날 선 반응을 보인다. 비우호적인 언론 공격에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 6월 미국의 공습에도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적 부분들이 파괴되지 않았다고 보도한 CNN과 뉴욕타임스를 향해 "가짜뉴스 CNN이 망해가는 뉴욕타임스와 손을 잡고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군사 공격 중 하나를 비하하려 시도했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인신공격에도 거침없다. 자신의 고령화와 노쇠함을 지적한 케이티 로저스 뉴욕타임스(NYT) 기자를 두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에 대해 나쁜 글만 쓰는 삼류 기자"라며 "속도 겉도 추한 사람"이라고 욕했다. 로저스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국내 순방을 줄이고 업무 속도를 낮춘 이유를 고령에 따른 것으로 분석한 기사를 쓴 바 있다. 이마저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손가락질 당하며 "조용히 해, 돼지"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캐서린 루시 블룸버그통신 기자에 비하면 약과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그를 '알코올 중독자 성격 소유자'로 표현하기도 했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월간지 '베니티 페어'(Vanity Fair)는 트럼프 대통령이 "알코올중독자의 성격을 가졌다"며 "그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없다는 시각으로 행동한다"는 와일스 실장의 말을 실었다.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출신 유명 스포츠캐스터인 아버지의 알코올 중독을 겪었던 와일스 실장은 "고도 알코올 중독자나 일반 알코올 중독자들의 성격은 술을 마실 때 과장된다"며 "그래서 나는 강한 성격의 소유자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전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와일스 실장은 인터뷰 기사가 공개된 직후 매체의 악의적이며 일방적인 짜깁기 보도라고 평가 절하했지만 자신의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였다는 사실을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한 대목은 신뢰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미 동부시간 기준 17일 오후 9시(우리 시간 18일 오전 11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생중계가 있을 예정이다. 대통령으로서 품격 있는 발언으로 채워질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정부 경제 성과 홍보 대중 연설을 잇따라 열어야 했을 정도로 고물가에 대한 비판이 컸던 터다. 때문에 자신이 이룬 성과를 재차 부각하며 경제, 안보 등의 사정이 나아질 거라 자신하는 내용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025-12-17 15:20:11
中-日갈등 불똥 튄 에스파…일본 "홍백가합전 출연 반대"
중일갈등이 전방위 난타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두 나라가 상대를 향한 날을 세우며 충돌했다. 대중문화 분야도 예외가 아니었다. 증폭된 양국 갈등에 4인조 걸그룹 에스파도 얽히며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유엔 안보리에서도 싸운 중일 중국과 일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5일(현지시간) 연 회의에서도 서로의 과오를 탓했다. 일본 NHK 등에 따르면 푸충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 대사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후임 선출 논의 등을 위해 열린 '평화를 위한 리더십' 회의에서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발언은 시대에 역행하는 용서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또 "80년 전 일본의 군국주의자들은 방위를 이유로 침략을 개시했고 중국과 아시아에 대참사를 초래했다"면서 "군국주의나 파시즘의 부활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참가국들에 호소했다. 야마자키 가즈유키 유엔 주재 일본대사는 "중국의 비판은 의제에 맞지 않아 부적절하다"고 불만을 표명하며 "종전 후 일본은 일관되게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맞받았다. 교도통신은 양측이 회의 종료 직전 한 번 더 발언 기회를 요구해 서로에 대한 비판을 펼쳤다고 전했다. ◆갈등 유탄 맞은 걸그룹 '에스파' 중일갈등 격화로 31일 있을 NHK 연말 프로그램 '홍백가합전' 출연이 예정돼 있던 4인조 걸그룹 에스파도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일본인 멤버(지젤)도 있는 에스파는 지난해 대통령 탄핵집회에서 이른바 후크송처럼 반복됐던 '위플래시'를 부른 그룹이다. 멤버 중 한 명인 중국 출신 '닝닝'이 지난 2022년 팬들과 소통하고자 업로드한 사진을 문제 삼았다. 버섯구름 모양의 램프를 구매했다는 사진이었는데 공교롭게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이후 일어난 버섯구름을 연상시킨 탓이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3일 에스파의 홍백가합전 출연 정지 요구 서명 소식을 전하며 "닝닝이 구매한 것과 비슷한 모양의 램프를 파는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 상품 페이지에 '그날의 히로시마', '원폭 버섯구름' 등이 표기돼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글로벌 청원 플랫폼 '체인지'에 처음 올라온 출연 반대 서명에는 현재까지 14만 명에 육박하는 이들이 참여했다. 일본이 민감해 할 수 있는 소재임을 부인하기 어렵지만 중일갈등의 연장선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중문화로 균형외교 나선 韓 중일갈등이 다방면으로 표출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다음 달 중국에서 'K팝 콘서트'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이미 국내 4대 기획사인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에 주요 가수들의 스케줄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지만 긍정적 신호가 감지된다. 지난달 1일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도 관련된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도 당시 만찬에서 시 주석이 중국 베이징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는 제안에 호응해 왕이 외교부장을 불러 관련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2025-12-16 15:33:12
日언론 "중국, 원자력 항공모함 건조 착수 가능성 높아"
중국이 첫 원자력 항공모함 건조에 착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산케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원자력 항공모함은 일반적인 동력의 항공모함보다 더 긴 시간을 연료 보급 없이 운항할 수 있다. 신문은 일본 싱크탱크 '국가기본문제연구소'(국기연)의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실으며 랴오닝성 다롄조선소 독(dock·선박건조설비)에서 지난 2월 이후 선체를 지지하는 길이 270m 남짓의 구조물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국기연은 지난달 10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길이 150m, 폭 43m의 선체 일부 내부에 가로·세로 15m 안팎의 사각 테두리가 설치돼 있는 게 포착됐다고 밝혔다. 산둥함이나 푸젠함 건조 때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신문은 "원자로 격납용기 용도로 보인다"는 국기연 관계자의 설명을 부연했다. 또 "산둥성 칭다오 해군기지에서는 확장 공사도 진행 중이며 근교에 해군 비행장도 신설돼 네 번째 항공모함 취역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새 항공모함이 랴오닝함과 같은 칭다오를 모항으로 한다면 제1열도선부터 제2열도선에 걸친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기존 랴오닝함, 산둥함을 비롯해 지난달 푸젠함까지 세 척의 항공모함을 선보인 바 있다. 2030년까지 최소 네 척의 항모전단을 꾸리고 2035년까지는 총 여섯 척의 항공모함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미국의 군사전문매체 더 워 존(The War Zone)도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인터넷에 공개된 사진을 인용, 랴오닝성 다롄조선소에서 '004형'으로 불리는 신형 항공모함이 건조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진에는 '원자로 격납 구조물'로 추정되는 것이 보이며 미국의 초대형 핵 추진 항공모함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대체로 유사하다고 매체는 추측했다.
2025-12-16 15:33:02
또 종교 혐오 총기 난사…이스라엘 "反유대주의 방치 결과"
또 일어난 종교 혐오 총기 난사 테러다. 호주의 유명 해안가가 테러의 무대가 됐다.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 행사를 노린 총기 난사였다. 최소 16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은 반유대주의를 방치한 결과라고 호주 정부를 성토했다. 범인은 50세 아버지와 24세 아들이었다. 호주 수사당국은 반유대주의가 범행 동기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S와 관련 여부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또 다른 범행 동기를 캐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평온했던 일요일, 악몽 같은 총기 난사 15일(현지시간)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즈(NSW)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시드니 유명 해변 본다이 비치의 유대교 명절 하누카 행사장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테러가 발생했다. 8일간 이어지는 하누카 명절의 시작일인 14일을 기념해 유대인 등 1천여 명이 모인 행사장은 총격을 피하려는 이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총기로 무장한 두 명의 남성이 행사에 모인 군중을 향해 조준 격발과 연사를 반복했다. 범인들이 총기를 난사한 시각은 오후 6시 45분쯤으로 여름인 호주의 12월의 바깥은 밝았다. 주변 시민들이 촬영한 동영상에 이들의 모습은 비교적 선명했다. 10살 소녀, 87세 노인 등이 테러에 희생되는 등 16명이 숨졌으며 40명이 부상당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 중 한 명(흰 바지 착용)인 사지드 아크람(50)은 현장에서 사살됐고 나머지 한 명인 나비드 아크람(24)은 경찰에게 총상을 입고 체포됐다. 둘은 부자 관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참사 직후 현장에 주차된 이들의 차량에서 사제폭발물 두 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시드니에 있는 이들 부자의 집과 에어비앤비 숙소 등을 수색했지만 다른 용의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호주 ABC 방송은 아들인 나비드가 2019년 시드니에서 체포된 IS 관련 테러 계획범과의 연관성을 이유로 호주안보정보원(ASIO)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호주 합동 대테러팀은 이들 부자가 IS에 '충성 맹세'를 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의 차량에서 IS 깃발 2개가 발견됐다고 ABC는 전했다. 총기 소지와 관련해 크리스 민스 NSW 주총리는 사지드가 2015년부터 총기 면허를 소지하고 있으며 현재는 총기 6정을 허가받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반유대주의 방치의 결과" 이스라엘은 유대인 명절 '하누카' 행사가 열린 시드니 본다이 비치 총기 테러와 관련해 호주 정부가 반유대주의를 방치한 결과라고 성토했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반유대주의는 지도자들이 침묵할 때 퍼지는 암"이라며 "당신들(호주 정부)은 이 병이 퍼지게 놔뒀고 그 결과가 오늘 우리가 본 끔찍한 유대인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8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검토하던 호주 등 여러 나라 지도자에게 "반유대주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일"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을 언급했다. 호주는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프랑스·영국·포르투갈 등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런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보상이자 반유대주의를 부추기는 조치라며 극렬히 반발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2023년 10월 가자 전쟁 발발 이후 호주에서 반유대주의가 급증한 사실을 호주 정부에 경고했다"며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봉기)의 세계화 등 구호에 호주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총기 난사 테러의 범행 동기가 완전히 파악되진 않았지만 국제사회는 유대인 겨냥 테러 사건이라 규정하고 규탄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엑스에 "우리 공통의 가치에 대한 공격이며, 이 같은 반유대주의를 전 세계에서 차단해야 한다"고 썼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유럽은 호주와 전 세계 유대인 공동체와 함께한다. 우리는 폭력과 반유대주의 증오에 맞서 단결해 있다"고 했다. ◆되풀이되는 종교 혐오 총기 난사 호주 본다이 비치 사건과 비슷한 종교 혐오 총기 난사 사건은 지난 9월에도 있었다. 9월 28일 오전 10시 30분쯤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블랭크의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모르몬교)에서 총격 및 방화 사건이 발생해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당시 교회 안에서는 안식일을 맞아 수백 명의 신자가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용의자인 토머스 샌퍼드는 이라크전 참전용사 출신이었다. 그는 두 개의 미국 성조기를 꽂은 픽업트럭을 타고 교회 정문으로 돌진했다. 소총을 든 채 트럭에서 내려 교회 안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고는 불을 질렀다. 범인인 샌퍼드가 현장에서 사살되면서 범행 동기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종교 시설을 대상으로 한 범죄라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8월 27일에도 가톨릭교회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총기 테러가 있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이었다. 9월 신학기를 맞아 개학 첫날 미사를 드리던 학생 2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20대 여성 트랜스젠더로 알려진 용의자는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대교 명절 '하누카'(Hanukkah)는? 유대교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명절로 꼽힌다. 히브리력에 기초해 통상 11월 말부터 12월 초에 해당한다. 기원전 2세기 셀레우코스 왕조의 종교 탄압에 맞서 마카비 혁명이 성공한 뒤 예루살렘 성전을 정화하고 재봉헌한 사건을 기념한다. 전승에 따르면 성전을 탈환한 지도자 마카비가 하루치 성유를 태웠으나 기적적으로 8일 동안 타올랐다고 전해진다. 이를 기려 매일 한 개씩 촛불을 켜는 '하누키야'(아홉 갈래 촛대)를 밝힌다. 그래서 8일 동안 이어지며 '빛의 축제'로도 불린다. 유대인들은 이 기간에 점등식, 하루카 요리 나누기, 선물하기 풍습 등을 즐긴다.
2025-12-15 16:46:14
中, 판다외교 중단·군함도 소환 '日 전방위적 압박' 이어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 이 일본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며 전방위적인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우호 외교의 상징인 판다를 일본에서 데려가겠다고 공언하는 등 이른바 '판다 외교'가 일본에서는 중단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과거사 재조명도 묵직하다. 관영 인민일보는 15일 과거사 반성에 등한시하는 일본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드러내 보이며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군함도 현지 취재 기사를 게재했다. 아사히신문은 15일 일본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판다 두 마리가 내년 1월 하순 중국으로 돌아간다고 보도했다. 도쿄 우에노동물원에 있는 쌍둥이 자이언트판다 수컷 '샤오샤오'와 암컷 '레이레이'의 반환 기한은 내년 2월 20일로 도쿄도는 중국 측과 새로운 판다 대여 교섭에 나섰지만 최근 악화된 중일관계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해외에서 태어난 자이언트판다는 성체가 되는 만 4세쯤이면 중국에 반환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의 쌍둥이 자이언트판다는 2021년 태어났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은 새로운 판다 대여를 중국 측에 요구해왔지만 실현 전망은 서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새로운 대여 없이 두 마리 판다가 반환되면 1972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에서 판다가 사라진다"고 전했다. 중국은 자국에만 있는 자이언트판다를 우호 관계를 맺은 국가에 선물하거나 대여하는 형식으로 '판다 외교'를 펼쳐왔다. 중국의 일본 압박에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팔을 걷었다. 일제의 강제 동원과 강제 노역의 현장인 군함도를 조명하며 일본의 과거사 처리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고 나섰다. 인민일보는 15일 '역사를 직시해야만 미래를 더 잘 맞이할 수 있다'는 제목의 군함도 현지 취재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1890년 일본 미쓰비시가 매입·개발한 뒤 석탄 산업 기지가 됐고, 1939년 한반도에서 노동자를 대규모로 징용한 뒤 1943년 중국의 전쟁 포로 역시 대대적으로 징용해 노동자 상당수가 목숨을 잃었다고 소개했다. 또 군함도에서의 채굴 작업이 해수면 1천m 아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이뤄졌다는 점과 1944년 가스 누출 사고 당시 일본 측이 입구를 봉쇄하고 작업을 거부한 중국 노동자들을 구금·구타하는 등 비인도적 행위가 자행된 점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5년 군함도를 비롯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 23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지만 일본이 강제 동원 역사를 충분히 소개해야 한다는 유네스코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2025-12-15 16:12:00
불가리아도 뒤집혔다.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의 분노가 결정적이었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로센 젤랴스코프 불가리아 총리의 사임 소식을 11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젤랴스코프 총리는 이날 야당이 제출한 정부 불신임안 의회 표결 직전 "시민들의 뜻은 존중돼야 한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내년 예산안에 담긴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 계획에서 촉발된 반정부 시위였다. 지난달 시작된 시위의 주도권은 Z세대의 손에 있었다. 자신들의 미래를 담보로 정부가 인기영합 정책을 펴려 한다는 불만이 팽배한 탓이었다. 정부의 부패를 감추려는 사실상의 세금 인상이라는 의구심도 한몫했다. 이달 초 정부의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 계획 철회에도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시위 참여자는 더 늘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10일 수도 소피아에만 최대 15만 명의 시위대가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 방식도 온라인 매체에 친숙한 세대의 특징이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러 시위에 참여하세요'라는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퍼졌고, 인플루언서와 배우들도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시위대는 'Z세대가 온다' 'Z세대 vs 부패'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의사당 앞에서는 정치인들을 조롱하는 영상도 반복적으로 재생됐다. 불가리아 Z세대의 반정부 시위는 응축된 불신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원내각제의 불가리아는 집권 다수파가 없는 등 최근 4년간 7차례 총선을 치를 정도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TI) 부패인식지수 조사에서 43점(1위 덴마크 90점)으로 세계 76위에 머물렀고, 헝가리와 함께 가장 부패한 유럽 국가에 꾸준히 속했다. 이에 더해 불가리아의 Z세대는 1989년 공산정권 붕괴 이후 이어진 경제 위기를 겪은 적이 없다. 무능한 정부와 기득권에 분노한 Z세대의 시위는 최근 들어 세계 각국에서 번지는 추세다. 네팔, 마다가스카르, 모로코, 멕시코, 탄자니아 등에서 지도층의 무능과 부패에 반발한 Z세대가 반정부 시위에 나섰고 네팔, 마다가스카르 등에서는 결국 정권 몰락으로 이어졌다.
2025-12-14 16:13:48
이스라엘군이 1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고위 지도자 라에드 사드를 살해했다. 휴전 상황임에도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이스라엘에 정면으로 맞섰던 조직 수뇌부를 노린 표적 공습이다. AFP통신 등 외신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사드 살해 소식을 전하며 사드가 휴전(10월 10일) 이후 살해당한 최고위급 인사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사드 살해와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보복 조치임을 명확히 했다. 앞서 이스라엘 병사 2명은 가자지구 남부에서 '테러 인프라'를 제거하던 도중 터진 폭발물로 경상을 입은 바 있다. 사드는 최근까지 가자지구 하마스 군사 조직의 참모총장 역할을 해왔다. 또 가자전쟁의 불씨가 됐던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계획에 연관돼 있었던 걸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사드가 하마스의 무기 생산 책임자였다며 휴전 합의 위반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 전직 고위 정보장교인 마이클 밀슈타인은 사드가 로켓 등 무기 생산과 터널, 지휘소 등 군사 기반 건설을 총괄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가자시티에서 민간 차량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며 이스라엘의 휴전 협정 위반을 주장했다. 가자지구 민방위 조직 대변인은 "회전 교차로에서 민간 지프형 차량이 표적이 됐으며 이스라엘 전투기가 이 차량을 향해 미사일 3발을 발사해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숙적 제거 작전은 하마스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에도 헤즈볼라의 거점으로 알려진 레바논 베이루트의 한 아파트를 공습해 헤즈볼라 참모총장 하이탐 알리 타바타바이 등 고위급 대원 5명을 제거했다. 잇단 표적 공습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입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숙적을 차례로 제거하면서 지지세를 다지며 혼란기를 수습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2019년 뇌물수수, 사기, 배임 등 부패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5년째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하기도 했다.
2025-12-14 15:16:04
美 국방수권법안 하원 통과…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결정
내년도 미국 국방수권법안(NDAA·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최종안이 연방 하원을 통과했다. 안보·국방 관련 예산 지출과 정책을 승인하는 연례 법안이다. 법안에는 미국 행정부의 주한미군 규모 일방적 감축을 제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북한과 직접 대화를 염두에 둔 이산가족 관련 내용, 대만 호위를 위한 예산 증액 등이 명시됐다. ◆유럽과 한국 주둔 미군 유지 AP통신에 따르면 2026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 NDAA의 상·하원 통합안이 10일(현지시간) 하원을 통과했다. 법안은 상원을 통과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된다. 통합안에는 한국에 배치된 미군 병력을 현 수준인 2만8천500명 미만으로 감축하는 데 관련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미연합사령부의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군 지휘 사령부에서 한국 지휘 사령부로 이양하는 것을 양측이 합의된 계획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완료하는 데 예산이 사용될 수 없다고 적시했다.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에 부합하거나 한국과 일본 및 유엔군사령부에 군사적으로 기여한 국가 등 동맹국과 적절히 협의했다는 내용을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할 때다. 이 경우 60일 뒤 예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NDAA의 주요 내용에는 ▷베네수엘라 '마약 보트' 폭파 영상 공개와 의회 감독 강화 ▷기후·다양성 프로그램 대폭 축소 ▷이라크 전쟁 공식 종전 선언 ▷시리아 제재 영구적 해제 ▷시험관 수정 보험 확대 조항 삭제 등이 들어가 있다. 여기에 유럽과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규모를 유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 유럽에는 8만~10만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및 동유럽 동맹국 지원 의지가 의문시됐던 터다. 때문에 ▷유럽 주둔 미군 최소 7만6천명 유지 ▷나토 동맹국과 협의 없이 철군 금지 ▷우크라이나 지원용 무기 생산에 향후 2년간 연 4억 달러 승인 ▷주한미군 최소 2만8천500명 유지 명문화 등이 포함됐다. ◆이산가족 조사, 北 직접 대화 가능성 통합안에는 미국 정부가 6.25 전쟁 이후 북한에 있는 가족과 헤어지게 된 한국계 미국인들의 상봉을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국무부가 북한인권특사를 통해 ▷북한에 있는 가족과 헤어진 한국계 미국인 명부 작성 상황 ▷이산가족 상봉 통계 ▷미국의 이산가족 상봉 요청에 대한 북한의 답변 등을 보고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는 특히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경우 이산가족 상봉도 의제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미국 내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다만 관련 단체 등에 따르면 1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한편 NDAA는 전통적으로 미국의 안보·국방 정책을 명시하고 예산을 책정하는 초당적 법안이다. 이번에는 중국을 경계하는 내용이 대거 포함됐는데 우선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라 주장하며 필요하다면 무력 사용도 가능하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만 관련 안보 협력 예산을 올해 3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증액하도록 승인하며 국방부가 공동 드론 및 안티드론 프로그램을 구축하도록 지시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통합안에는 2030년까지 중국과 러시아 등 비우방국 제품에 대한 의존 해소를 적시했다. 중국산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의 퇴출을 명령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5-12-11 15:36:50
러-우 종전 압박하는 트럼프, '깐부' 맺어달라는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에 전할 '수정 종전안'에 안전 보장 확약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집단 방위를 통해 안전을 확보해달라는 것이다. 나토 조약 제5조와 유사한 방식으로 안보 확답을 받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미국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한다"며 "미국과 양자 협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나토 조약 제5조와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이 몇 주 내로 주요 세부 사항을 명확히 밝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나토 조약 제5조는 회원국 중 한 국가가 다른 나라의 공격을 받으면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 사용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다는 집단 방위 원칙을 규정한 것이다. 일명 '깐부 조항'이다. 문제는 이 요구를 러시아와 미국이 수용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나토의 세력 확장을 러·우전쟁의 빌미로 삼았다. 게다가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축소를 타협 불가 조건으로 내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지고 있다며 영토 양보 등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수정 종전안에 난관이 적잖다고 전했다. 어느 지역을 넘겨줄지, 나토에 가입할 수 있을지, 동결된 러시아 자산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쓰일 수 있을지 등도 걸림돌로 꼽혔다. 때문에 전장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이견 조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합의를 크리스마스까지 마무리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2025-12-10 16:37:26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과 일본 두 나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항공모함과 폭격기가 일본 서남부 오키나와섬과 그 주변 섬들을 중심으로 군사 훈련을 벌이는가 하면 바다와 상공을 드나드는 빈도도 잦아졌다. 러시아 군용기도 합세해 시코쿠섬 남쪽까지 드나들었다. 양국의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일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10일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이끄는 선단이 지난 5일 동중국해에서 오키나와현 해역으로 접근해 7일까지 오키나와현청이 있는 본섬을 'ㄷ자 형태'로 에워싸듯 항해했다. 전날까지도 압박은 이어졌다. 오키나와현 동쪽 섬인 미나미다이토지마 주변을 'S자 형태'로 포위하듯 이동한 것이다. 방위성은 지난 8일 랴오닝함에서 함재기와 헬리콥터 등이 이·착륙한 횟수가 약 40회라고 밝혔다. 5~8일 나흘간으로 늘려 잡으면 약 140회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이라고 보기 힘든 횟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이토 아키라 해상막료장은 "중국 항공모함이 오키나와섬과 미나미다이토지마 사이 해역을 통과하며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한 건 처음"이라며 "중국 해군 활동이 매우 활발해지고 활동 해역도 넓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중국 항공모함이 일본 서남부 난세이제도에서 훈련을 일상화하려 한다는 우려가 일본 정부 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지마 사이 해역은 중국군 함정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주요 경로 중 하나"라며 "랴오닝함이 오키나와섬을 에워싸듯 항해한 것 역시 기존에 확인되지 않았던 동선"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군도 합세했다. 중국군 폭격기 두 대와 러시아군 폭격기 두 대는 동중국해에서 일본 시코쿠 남쪽 해상까지 공동 비행했다. NHK는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 군용기가 함께 시코쿠 남쪽 해상까지 비행한 것 역시 처음이라고 전했다. 중일 갈등 격화 분위기에서 일본을 압박하는 무력시위의 강도가 한층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과 러시아에 각각 외교 경로를 통해 중대한 우려를 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전투기가 일본 자위대기에 레이저를 조준한 것과 관련해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10일 중국 측으로부터 항공모함의 이·착륙 훈련 관련 사전 통보가 있었음을 인정했지만 훈련 규모나 구체적인 위치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도통신은 미국 국무부가 9일 "중국의 행동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동맹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2025-12-10 16:25:33
다카이치 日 총리 "다케시마는 日영토… 의연하게 대응"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9일 "다케시마(竹島)는 일본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다시 폈다. 다케시마는 독도를 부르는 일본식 표현이다. 독도 영유권 문제를 제기하며 보수우익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다음 달 13~14일 이재명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데 이번 망언으로 외교적 파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독도가 자국 영토라는 다카이치 총리의 망언은 이날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나왔다. 다카미 야스히로 자민당 의원이 "한국에 의한 불법점거라는 상황이 한 치도 변하지 않고 있다"며 의연한 대응을 요구하면서다. 다카이치 총리는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볼 때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히 우리나라(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기본 입장에 근거해 의연하게 대응해갈 것이라는 데 변함이 없다"며 "국내외에 우리 입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전해지도록 메시지 발신에 힘써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새로운 게 아니다. 지난 9월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케시마의 날(2월 22일) 행사에 대신(大臣·일본의 장관)이 당당히 나가면 좋지 않은가.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답변에서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부를 대표해 참석할 인사의 직급 격상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13년 연속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차관급인 정무관을 보냈다.
2025-12-09 17: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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