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을 바라보는 우리의 심경은 착잡과 답답함을 넘어서 몹시 불쾌하다. 연두기자회견에서 김영삼대통령은 "핵문제해결에 있어서 우리 한국은 제외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의사가 매우 존중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그말을정답으로 믿을 사람은 별로 없는것 같다.미국과 북한은 녕변의 7개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한차례만 실시하기로 합의함으로써 근10개월동안 지루하게 끌어온 핵담판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그러나 이 협상결과는 양측이 힘겹게 도출해냈지만 파국을 피하기 위한 마지못한 선택일뿐 만족할만한 빛나는 성과는 아니다. 북한은 막다른 골목에서 어쩔수 없이 7개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허용했지만 진짜 핵문제에 관한한 진실성과 투명성은 보여주지 않을뿐아니라 그들의 음흉성은 그대로 지니고 있음을볼수 있다.
이제 핵문제는 미국의 양보를 업은 북한이 줄것은 조금주고 얻을 것은 많이얻는 예정된 수순으로 끌고 나갈것이 틀림없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단이 북한에 입국하는것과 때를 맞춰 팀스피리트훈련의 중지가 발표되며 남북대화가 준비되면서 미.북간의 3단계 고위급회담은 급진전될 전망이다. 이과정에서 우리는 아무런 헤게모니를 쥐고 있지도 못한 상태이며 미국과 북한을 견제할 제동장치도 전혀 갖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팀훈련의 중단 발표는 미국이 한국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입만 빌릴뿐이며 남북대화 역시 결과는 뒷전이지만 3단계 고위급 회담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그걸 중시하는 것같다.
우리가 북핵문제를 두고 불쾌감을 씻어버릴 수 없는 것은 미국과 북한이 그해법을 찾았다면 어떤 절차와 방식으로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명확한 진로를밝혀야 함에도 그것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남북대화에 이어지는 상호사찰은 언제쯤 실현될 것인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궁금하다못해 답답한 것이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1회 사찰 수락은 미국의 큰 양보"라는 지적에 대해 오히려 "7개 핵시설사찰 허용은 큰 진전"이라며 큰소리치고 있다. 앞으로 남은문제는 이렇게 뚫고 나가기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1회사찰을 고집하는 북한이3단계 고위급회담을 가지면서 기대에 부응하는 성실한 자세를 보여줄지는 상당한 의문이다. 북측의 협상수법은 되치기.뒤집기.꼬리물고 늘어지기등을 전문으로 구사하고 있다. 앞으로의 협상과정에서 새로운 조건과 제안들을 제시하며 회담을 더이상 진척되지 못하게 지지부진하게 끌고갈 가능성도 배제할수는 없다. 또 어렵게 열리는 남북대화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회담이 아니기때문에 3단계 고위급 회담의 진척상황에 따라 쉽게 파기될 수도, 건성으로진행할 수도 있다. {한.미간의 확고한 유대}가 핵문제를 잘 풀어나갈 것 같지만 끈질긴 북한과의 대결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 시점에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질질 끌려가는 싸움은 결국 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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