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럽 의상계 기발한 상술

**전문**보수적인 유럽의상업계에 만화영화주인공을 등장시킨 의상들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이 붐의 주요원인으로 디자이너보다 고객들의 차별화욕구에더 큰 비중이 있다는데에 사회심리학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다.**본문**

만약 점잖게 차려입은 중년신사의 넥타이에서 화려하게 차려입은 미국만화주인공 '도널드 덕'이 웃음을 짓고 있다면 어떤기분이 들까. 아마도 실소를금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희한한 일들이 파리를 비롯한 유럽의 주요도시마다 실제로 벌어지고 있어 디자인계는 물론 사회심리학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다. 더구나 이같은 만화주인공들을 주제로 한 디자인의 의상과 액세서리들은 일반인들이 사려고 해도 엄청나게 비싸 슈퍼 리치(부자중 부자)아니면 가질 엄두조차 낼수없다.

한 예로 미국만화영화의 주인공인 물개가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생선을 막삼키려는 장면이 수놓여진 이태리제 아이스버그사의 스웨터는 한벌에 8천프랑(한화 약1백20만원)을 쉽게 넘기고 있고, 베니스의 가면축제장면을 그린 프랑스제 헤르메스사의 조끼는 1만2천프랑(약1백88만원)을 호가하고 있다.**없어서 못팔아**

그런데 흥미있는 것은 이러한 유행이 일과성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엄청난 고가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팔 정도로 커다란 인기를 끌고있다는 점이다.

보수적인 유럽 의상업계에서 제일 처음 만화 주인공을 주제로 삼아 제품을내놓은 회사는 이태리 최고급 의류 회사인 아이스버그사. 아이스버그사는 디자인만으로는 고객의 관심을 끌수 없다는 생각에 어린시절의 공통된 영웅인만화 주인공들을 과감히 수용하는 특화전략을 택했다.

**특화전략 성공**

아이스버그사의 이같은 기발한 생각은 정확히 맞아 떨어져 미국의 젊은 슈퍼리치들과 평이한 디자인에 식상한 유럽 중년층들로부터 커다란 호응을 받아급격한 매출액 증가를 얻을수 있었다.

현재 아이스버그사의 의류들은 유럽과 미국에서 롤스로이스자동차처럼 부를나타내는 상징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아이스버그사의 특화 전략이성공하자 그동안 중후한 멋을 고집하고 있던 유럽의 유명 디자이너들도 만화주인공을 주제로한 의상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만화주인공을 주제로 한 의상이 일반에게 선보인지 4년이 채 지나지 않은 현재 아이스버그사외에 프랑스의 헤르메스사, 이태리의 지아니 베르사체, 니노 세루치등 7?8개에 달하는 유럽최고의 의상 디자이너들이 이 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또 이들 회사들이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일반 고객들이 접하기 힘들자 세계최대의 만화영화 제작사인 미국의 월트 디즈니사도 만화 주인공을 빌려주는데에 만족치 않고 일반인판 '아이스버그'를 내놓아 적잖은 성공을 거두고있다.**'디즈니숍' 문열어**

월트 디즈니사는 파리를 비롯한 유럽 주요 도시마다 '디즈니숍'을 개설하고디즈니 만화 영화에 나오는 온갖 주인공들을 주제로 삼은 의상들을 한곳에 모아 판매하고 있다. 지난 크리스마스 대목을 노리고 유럽 전역에 개설한 디즈니숍들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 시장을 점유하는 성공을 보이고 있다.또 월트 디즈니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영국의 최대 넥타이회사인 '타이렉'사와 디즈니 만화 주인공 사용 라이센스(허가)계약을 맺고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넥타이도 판매**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 심리학자인 르네 모리스 박사는 만화영화 주인공을주제로한 디자인의 성공에 대해 "일반인들과 다르길 바라고 남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대표적인 성향"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유난히 슈퍼 리치들이 이 디자인에 대해 큰 애착을 보이는것은 남들과 달라보이고자하는 욕망를 표출한것으로 보인다.

**현대인 성향 적중**

이같은 현대인들의 차별화 성향을 살펴볼때 앞으로 유명 디자이너들은 고객들의 관심을 사로 잡기위해 어떤 기발한 디자인을 선보일지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다.

I.C.G파리본사특약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