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컴퓨터이야기-유럽등서 아직 제대로 대접 못받아

경북대 박재홍교수의 {식물이야기}연재에 이어 독일 프랑크 푸르트대에서10년간 컴퓨터 관련 학문을 전공하고 최근 돌아온 컴퓨터 프로그래머 이명기씨의 {컴퓨터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전자산업에서 우리나라는 가히 세계적 수준이다. 그러나 PC만을얘기한다면 유럽 현지에서 우리나라의 PC는 아직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아니대부분의 PC업체들이 독일 현지에서는 얼마못가 문을 닫아버리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그 원인은 독일 현지의 상황을 잘 모르고, 거기다 PC자체에 대해서도 지식이 없는 사람들을 현지에 내보내는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인들은 책을읽는게 몸에 배인 사람들이다. 특히 전문잡지들을 많이 읽는다.486PC가 새로 나왔을때는 수십종의 컴퓨터 전문지들이 다투어 각각의 PC들을테스트해서 핸드북의 장단점부터 하드디스크의 속도, 모니터, 확장능력, 상태, 가격등 하나 하나를 꼼꼼히 비교한뒤 그 결과를 수치로 보여줬다. 어느사제품이 가격면에서 유리하고 어떤 PC는 어떤 성능에서 뛰어난 것인가를 알려주며 종합적으로 어느 제품을 사는 것이 좋다고 권해준다.

유럽인들은 물건을 살때도 반드시 그런 여러가지 정보들을 입수한 뒤 비교해보고 구입한다. 나 자신 컴퓨터 전문가를 자처하면서 우리 교포들에게조차도우리나라 제품을 권하지 못했던게 서글프지만 현지에서의 실제였다. 그나마긍정적 평가는 삼성의 모니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나라 기업체의 현지파견 근무자들이 이런 사정들을 모르고 있어 문제다.유럽에 파견근무하는 우리나라 기업체 근무자들은 보통 4-5년을 한 나라에머물렀는데 4년이면 겨우 그나라 사정을 알기 시작하는 때이다. 거기다 컴퓨터를 맡고 있는 사람중에도 컴퓨터 전공자를 보지 못한 것도 신기했다. 또 독일에서의 한국인 기업체 근무자는 대부분 영어로 말하는데 일상용어 아닌 전문용어는 사정이 다르다.

지금 독일에서는 OS가 DOS에서 OS/2, 윈도우즈 NT, 윈도우즈 4.0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런 환경들이 작동되려면 4메가바이트의 램과 40메가바이트의 하드디스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올부터 386급은 생산을 않는다는데 독일에서 지난해말까지도 386을 팔고 있다. 독일인이었다면 과연 한국에서 부품을구해서 확장할 수 있었을까.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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