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주먹은 가깝고 경찰은 먼가

[동성로 다니기가 겁납니다]5일밤 동성로 한일극장 앞을 지나다 청년 8명으로부터 행패를 당한 회사원최모씨(30)는 치안부재를 꼬집었다.

최씨는 밤12씨쯤 동료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위해 택시를 타려고 한일극장앞에 서 있었다.

그때 빈 캔 하나가 날아와 최씨의 뒤통수를 때렸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최씨의 눈에는 4-5m 떨어진 곳에서 자신을 가리키며 낄낄대는 20대초반의 청년들이 보였다.

[이래도 되는 겁니까]

최씨가 항의하자 청년중 한명이 대뜸 [이 xx 맞았으면 까불지 말고 꺼져]라는 욕설을 내뱉었다.

너무한다 싶은 마음에 최씨가 멈칫거리자 청년 8명은 최씨와 동료를 빙둘러싸고 최씨의 멱살을 나꿔챘다.

[꺼지라면 꺼지지 무슨 잔말이 많냐]

[지하도로 끌려가 좀 맞을래]

최씨는 한판 붙어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청년들의 위세에 눌려 뒤돌아섰다.억울한 마음에 경찰에 신고하려고 1백m도 안떨어진 대구백화점 앞 경찰초소를 찾았으나 경찰은 한명도 없고 초소안에는 술취한 청년 한명이 의자에 길게 뻗어 있었다.

곧장 중앙파출소를 찾은 최씨에게 직원들은 [112신고가 안되거나 순찰자등에적발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는 대답만 되풀이 했다.

파출소장은 [폭력사건으로 붙잡힌 사람들을 감시하기 위해 초소근무자까지파출소로 불러 들였다]고 최씨에게 설명했다.

최씨는 [강도가 날뛴다 치안이 불안하다는 얘기를 들어도 피부에 와닿지 않았는데 막상 몹쓸짓을 당하고 보니 걱정된다]고 말했다.

주먹은 가깝고 경찰은 멀다는 것이 이번일을 겪고 난뒤 최씨가 내린 결론이다.

[시내중심가에서 그것도 남자가 흉한 꼴을 당하는데 {부녀자가 마음놓고 밤거리를 다닐 수 있는 치안상태를 만든다}는 경찰의 구호는 우스운 것 아닙니까]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