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영화게에 코리아돌풍 최양일감독

재일동포 영화인들의 소규모 프러덕션이 제작한 작품이 최근 일본의 주요영화상을 휩쓸어 일본영화계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화제의 프러덕션은 재일교포 9명으로 구성된 {시네카논}(대표.이봉우)으로,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문제작은 교포들의 생활상을 다룬 최양일감독의 청춘코미디물 {달은 어디에 떠있나}...

이 작품은 작년11월 개봉된 이후 {일본 아카데미상}을 비롯, 마이니치(매일)영화콩쿠르 최우수상등 지금까지 10여개 콩쿠르에서 40여개의 상을 휩쓸었다.지난달 7일에는 일본에서 최고권위를 인정받고있는 {키네마순보}(영화잡지)93년 베스트10에서 비평가들이 뽑은 영화부문 1위로 선정돼, 감독.각본.여우주연.신인남우상등을 독점했다.

3대 대형흥행사(송죽.동보.동영)가 지배하고 있는 일본영화계에서 상영관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할 정도로 영세하기 짝이없는 {시네카논}의 이같은 성공은 {기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공룡같은 일본영화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매스컴들은 약소 프러덕션이 거대 시장벽을 깨고 도전에 성공함으로써 {재일코리언 파워}를 보여주었다고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시네카논이 1억4천4백만엔을 들여 기획.제작.선전.배급, 그리고 흥행까지 도맡아 해낸 {달은 어디에 떠있나}는, 재일동포 작가 량석일씨의 원작 {택시 광조곡}을 최감독과 정의신씨(극단 신숙량산박)가 공동 각색해 만든 작품.재일교포2세인 건달 택시운전사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주변에서 일어나는일상화제와 진지한 삶을 코믹터치로 그린 청춘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재일교포 주제 영화의 도식처럼 돼온 일본사회속의 차별과 비애, 혹은 민족문제를다룬 것은 아니어서, 관객들로부터 {재일문제를 여러모로 생각나게 하나 주인공을 보고있으면 아주 홀가분해진다}는등 좋은 평을 듣고있다. 배역도 주인공에 연극배우를 기용하는등 거의 일본에서 이름없는 배우들이다.북한계이면서도 민족갈등.남북문제등 정치에는 초연한 것으로 알려진 최감독(44)은 [영화를 보는 사람이 조금 웃고 조금 울고, 영화관을 나서면서 {아 이런 삶도 있구나!}하고 느끼길 바랄뿐, 민족문제나 동포문제를 다루려한게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작품은 대형흥행사들이 장악한 영화시장 틈바구니에서 겨우 도쿄와 오사카(대판)에 1곳씩 개봉관을 구해 상영에 들어갔으나, 이제 일본전국 20여개극장에서 상영을 시작했으며, 관객도 갈수록 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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