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서울살이가 어떻노""말도 마이소. 하루도 빤한 날이 없심더"
오가는 간단한 몇마디 대화속에서도 마음들이 편치못함을 읽을 수 있게한다.설을 맞아 2천6백만명이 대이동을 한 끝이라 오랜만에 만난 가족.친지들의얘기는 자연스레 세상 돌아가는 일에 모아지기 마련인 모양이다.**하루도 빤한 날이...**
연초부터 낙동강수질오염으로 천지를 발칵 뒤집더니 숨돌릴 겨를도 없이 장령자사건이 터지고, UR비준반대 농민시위, 떼강도사건, 국회노동위 돈봉투사건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앞에 너나 없이 망연자실해 한다. 모르긴 하지만 김영삼대통령 마저도 "우째 이런 일이..."란 특유의 한탄을 할 새도 없을만큼 악재가 계속 불거졌으니 미상불 예삿일이 아닌 것이다.
특히 국회돈봉투사건을 보는 국민의 시각에는 어이없다는 표정이 역력하다."받았다" "안받았다"로 실랑이를 벌이고, 나만 무사하면 그만이라는 식으로동료의원을 물고 늘어지는 꼴은 시정잡배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추태에 다름아니었다. 기업체를 비롯한 정치권밖은 격변하는 국제질서에서 살아남기 위해몸부림치고 있는데 유독 정치권만 19세기에 머물고 있는듯한 서글픈 현실을어떻게 풀이해야 할지 실로 난감할 따름이다.
물론 부패가 전혀 없는 무균사회란 있을 수 없다. 더욱이 다원화된 산업사회에서 도덕군자같은 삶을 강요한다는 것은 무리다. 그래서 우리 주변엔 때때로필요악도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지도층의 신분에는 이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제)가 따른다. 이것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으면 사회는 혼란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도덕성**
국회의원이란 자리가 어떤 신분인가. 이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제}는 가히절대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네 국회의원중에는 도덕적 의무 따위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최근 서울의 어느 교수가 실시한 여론조사의 {도덕성}을 묻는 항목에서 국회의원은 72개 직종중에서 꼴찌를 차지했다. 정말 낯 뜨거운 일이다. 이는 곧국회의원의 도덕적 불감증이 한계점에 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해도 과언이아니다. 우리 국회의원들이 이런 대접을 받아도되는 것인지 묻고 싶은 심정이다.현 국회가 문민정부 출범전 6공하의 총선에서 구성됐기 때문에 이 모양이라면 할말은 없다. 때묻은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개혁을 추진하다 보니 엄청난무리수가 따랐던 그간의 사정도 이해할만하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으면 처신도 달라져야 하는데 우리 정치권은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게 안타까운 것이다. 그 단적인 례가 이번 돈봉투사건이 아니던가.**동질성 회복을**
"개혁한다고 금대통령이 애를 많이 먹는데 이러다가 대통령 혼자 욕만 보는거 아인가 걱정이다"
"글쎄 말입니더. 높은 양반들이 정신 차려야 나라가 제대로 될텐데..."끝없이 이어진 대화속의 결논이다. 이제 국가와 국민의 아이덴티티(동질성)가 깨지면 위기국면을 맞게 된다는 냉엄한 사실에 눈을 돌릴 때다. 지도층의,특히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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