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아이도 이제는 {드디어}학교에 입학한다. 아니, 내가 생각하기로 {드디어}라기보다 {결국은}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그리고 {입학한다}라는말도 {입학하지 않으면 안되었다}로 고쳐쓰고 싶은게 지금의 솔직한 심정이다.우리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은 운동장도 넓었고 극성 학부모의 치맛바람도 원천봉쇄되어 있었다. 그리고 젊은 선생님들이 자상하셔서 아이가 신나게 놀다돌아왔다. 아이들 수도 적어서 한명 한명 아이들의 성격이나 성장 속도에 대해서도 선생님들이 잘 파악하고 계셨다. 그런데 이제는 콩나물시루 속과 같은전쟁터로 아이들을 내보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전에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언제나 아이들에게 미안했고 죄송스러웠다. 일년 내내 아이들과 상담다운 상담을 할 수 없었고, 기껏해야 불러서 성적이나 묻다가 결론은 언제나 [공부 열심히 해라]였다. 어디 쓰이는지 공개되지 않는 육성회비를 학교에 거둬내야 하는 책임량을 달성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해야 했고, 학부모들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몇몇 학부모님들은 우리 사정을 이해하시는 듯 했지만 결국 우리는 {불법 세금징수원}이었다. 그리고 아이를 학교에 보낸 죄로 육성회비를 아이 편으로 보내면서도 담임을 얼마나 불쌍하게 생각할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받아온 교육을 이제는 우리 아이도 물려받아야 한다. 나는우리 아이가, 단지 이 땅에 살아남기 위하여, 언제까지나 경쟁 논리 속에서고통을 받아야 하고, 제놈이 갖고 있는 착한 심성과 창의력을 내버리게 되지않을까 두려워진다. 우리가 교육을 바로 세우지 못한 {죄갚음}을 바로 우리아이가 받아야 하는 것이라면, 이걸 두고 인과응보라 하는 것인가. 학교가는날이 {결국은}에서 {드디어}로 바뀌기 위해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높고 험하기만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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