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소리 세대교체 있어야

이번 상의회장 선거에서는 {변화에의 여망}이 적잖은 영향력으로 작용했다는분석이 유력하다. 이대로는 안된다,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게 뭔지는제쳐 두더라도 어쨌든 달라져야 한다|그런 분위기가 짙었다는 것이다.대구상의 상공의원 회의장 좌석 배열 순서는 상당히 흥미롭다. 의장석을 맨윗자리로 해서 그 다음부터는 철저히 연령 순이다. 여기서 더욱 관심을 끄는것은 50대초반 상공의원이래야 겨우 줄의 말석을 차지할 정도밖에 안된다는것이다. 대통령을 하고도 남을 나이지만 상의에 가면 잘해야 {젊은이}정도대우인 셈이다.아무리 큰 기업을 경영하고 나이가 50줄에 가까워도 경제인 모임에서는 의견한번 제대로 내놓기가 겁나는 곳이 대구 경제계라고도 한다. 더 나이 많은인사들이 우선은 그 사람의 부친 안부부터 묻고 시작하는데는 옴짝달싹 하기힘든다는 것이다. 좁은 바닥이다 보니 앞서 회사를 운영하던 어른과의 친분이 없기 어렵고, 그래서 업무보다는 인간적 관계가 앞선다고도 한다. 만약 업무만 생각하고 강하게 주장이라도 하다가는 50줄에 {버릇없는 젊은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이다.

물론 어른 공경하고 말씀 받들어 행하는 것은 아주 좋은 미풍이다. 어떠한경우라도 이런 정신은 지켜져야 하는게 유교 문화권의 기본 합의사항이기도하다.

그러나 이제는 변화의 시대. 모든게 너무 빨리 바뀌고, 상품의 라이프 사이클도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은 순발력과 동의어가 돼 갈 지경이다. 지역 경제의 경쟁력도 사정이 다를 수 없다. 모든 기업들이 리엔지니어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이같은 사정과 결코 무관할리 없어 보인다.대구 경제계도 이제 리엔지니어링 돼야 한다는 지적이 강렬하다. 전보다는더 많이 {젊은이}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때로는 그들에게 활동의 필드를양보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가 됐다는 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구나 대구에는 정통으로 경영을 배워 지역 경제까지 또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능력있는 제2세대 경제인들이 이미 50세를 전후한 나이로까지 장성해 있기도 하다.이러한 {목소리 세대 교체}의 장은 당연히 상공회의소가 될 터이다.이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게 하란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1세대 혹은1.5세대 상공인들의 침묵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2세대들이 침묵하도록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일 터이다.

흔히 부모에 대한 효도가 강조되고 나라에 대한 충성이 칭송된다. 그러나 이효도와 충성은 일방향의 것이다. 그러면서 부모와 나라는 이들에게 무엇을줄 것인가 하는 반대방향의 얘기는 쉽게 들을 수 없다. 하지만 그 순서는 부자자효라고 했다. 효를 받기에 앞서 부모가 먼저 자식에게 자애를 베풀어야한다는 것이다. 2세대들의 목소리가 더 커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일것이다.

상공회의소 새 회장단은 이러한 결코 엷잖은 저층의 흐름을 특히 주의해서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당연히 그들이 목소리를 내도록 도와 주고그걸 들을 수 있는 쪽으로 단체를 운영하고 필요할 경우 관련 기구라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게 늦어지는 만큼 대구 경제계의 진화도 늦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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