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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채찍}전환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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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대통령이 4일 [북한이 무모한 핵개발을 계속한다면 자멸의 길을 걸을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그 발언의 강도나 시기적 측면을 고려할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해석된다.우선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해 8월15일 광복절 기념사에서 [핵을 가진자와는 악수할 수 없다]고 천명한 이후 가장 강도가 높은 대북 직접경고에해당된다고 볼수있다.

또 유엔안보리가 지난 3월말 의장성명에서 북한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추가핵사찰을 수락토록 촉구한 사실상의 시한이 이제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김대통령이 [이제 우리정부의 인내심도 한계상황에 도달했다]고 밝힌 것은바로 그 시한이 임박하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는게 정부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 2월25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개발 저지에 도움이 된다면 김일성주석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할때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김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북한과 미국이 이른바 {소규모 일괄타결}(small package deal) 협상을 거의 마무리짓는 단계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이후 상당기간동안에도 북한의 태도가 변화되지 않아 핵문제도 여전히 미결상태로 남아있는 가운데 북한이 최근 군사정전위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하는등 새로운 전술을 획책하고 있다는 점이 김대통령의 강력한 대북경고를유발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김대통령은 이날 [북한은 지난해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데이어 대결구도를 계속 고집하면서 지난 1년동안 끊임없이 핵무기개발을 서둘러왔다]고 강조했다.

우리정부의 끈질긴 대북유화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태도는 조금도 변하지않았음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아직까지도 유엔안보리가 권고한 IAEA의 추가핵사찰을 수락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으며 여기에 영변지역 5MW급 원자로의 연료봉교체작업도 독자적으로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3일 저녁 외교부대변인의 기자회견을 통해 [IAEA가 노심연료(연료봉)교체시 일부 연료를 선택 보관하고 측정하겠다는 것은 NPT 탈퇴효력을 임시정지시킨 우리의 특수지위를 무시하고 정기및 비정기사찰을 하겠다는 것으로도저히 허용될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 외교부대변인은 또 [IAEA가 이번에 노심연료를 선택 측정하겠다는 것은결국 새로운 불일치를 또다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는 사실상 IAEA의 추가핵사찰은 물론 5MW급 원자로의 연료봉 교체작업에대한 IAEA의 입회도 허용할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여기에 판문점 군사정전위에서 철수하겠다고 통보하는가 하면 개인화기로 무장한 병력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에 출현시키는등 정전협정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태도도 보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때 김대통령의 이날 경고는 그간의 북한측 태도를 다각적으로 검토한 끝에 나온 것으로 북한 핵문제에 대한 대처방식을 그간의 대화중심에서 제재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따라서 이번 김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한.미양국이 향후 북한 핵문제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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