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당대표도 내놓을 판

한때 {개혁의 기수}로 일본정치의 변혁을 주도한 호소카와 모리히로전총리가권좌를 물러난후 계속 궁지에 몰리고 있다. 본인이 사임의 직접원인이라고밝혔던 금전의혹이 국회에서 재론돼 증인환문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자신이대표로 있는 일본신당 내부의 반발로 대표직 마저 물러나야할 딱한 처지에빠졌다. 자민당 38년집권을 끝장낸 연립정권의 간판스타로, 취임시 지지율73%의 인기를 누렸던 {참신한 총리}의 이미지는 간곳없이 사양길로 내닫는 요즘이다.정국혼미로 국회가 올해 예산안도 심의하지 못한 가운데, 참의원 예산위원회는 11일 한 증권투자 상담가를 불러 신랄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바로 호소카와 전총리의 사임이유가 됐던 사가와규빈(좌천급변)자금 이용문제, 즉 장인명의로 4억2천만엔어치의 NTT(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주식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날 증언에 나선 당시의 투자중개인 후지키(등목주장)씨는, 호소카와 전총리가 국회답변을 통해 장인이 구입한 것이며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주장한 것과는 달리, 본인이 직접 투자이득을 노린것 같다는 견해를 밝혀 호소카와를 불리하게 만들었다. 그는 야당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호소카와시의장인이 누구인지는 몰랐고, 처음부터 본인의 의사로 구입했다고 생각했다고말했다. 그는 또 호소카와 전총리의 비서였던 후카야마(심산정민)씨가 당시호소카와는 구마모토(웅본)현지사로 잘 알려져 있으니까 다른사람 구좌로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호소카와 전총리는 그동안 국회에서 NTT주식투자는 어디까지나 장인이 한것으로 자신은 사가와규빈의 차입금 일부를 빌려주었을 뿐이며, 장인이 죽은뒤부인이 상속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이날 증언으로 호소카와 전총리의 {거짓답변}을 확신한 자민당과 공산당등야당들은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면서 호소카와 본인의 국회환문을 재차 강하게요구했다. 특히 연립여당에서 이탈한 사회당도 그동안 다소 옹호하던 입장을바꿔 호소카와를 당황케 했다. {총리를 그만둔 사람을 더 추궁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두둔하던 사회당 무라야마(촌산부시)위원장과 노사카(야판호현)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날 일단 후카야마 전비서를 환문하되 필요하면 호소카와 본인도 증언대에 세우겠다고 말했다. 야당으로 돌아선뒤 최근 자민당과의 협조를 다짐한 사회당도 하타연립정권 공격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금전의혹 문제와 함께 호소카와 전총리를 나우외환의 곤경에 몰아넣고 있는것은 일본신당 내부의 거센 반호소카와 기류다. 그의 참신한 이미지와 개혁기치에 동참했던 소장의원들은, 총리직을 그만두게 한 사가와규빈 의혹이 이미지를 망쳐 더이상 대표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호소카와대표가강성 주도세력인 신생당에 기울고, 사회당의 연립이탈을 부른 신교섭단체{개신}구성에 앞장선 점을 지적, 당진로를 엉뚱한 방향으로 이끈데 대해 책임을 지고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있다.

당내에서 호소카와 노선에 반기를 든 그룹은 이미 탈당해 신당선구와 교섭단체를 만든 3명의 {청운}외에, 전체 37명중 절반이상, 적어도 10여명에 이르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호소카와대표가 물러나지 않으면 자신들이 탈당을 불사하겠다고 위협, 분당을 예고하고 있다.

당내 반발이 분출하자 일본신당은 연일 대책을 협의중인데, 호소카와 퇴진요구와 {그가 없으면 일본신당은 무의미하다}는 유임주장이 팽팽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호소카와 본인은 10일 당이 호소카와 개인상점이라고 불리는것은 좋지않다고 말해 사임 가능성을 비쳤으나, 아직 공식의사는 밝히지 않은 채 관망하고 있다.

호소카와전총리를 둘러싼 이같은 파문을 반영하듯 최근 아사히(조일)신문 조사로는 일본신당 지지율이 지난 2월 12%에서 3개월도 안돼 절반이하인 5%로급락, 민심이 떨어졌음을 보여주었다. {호소카와선풍}은 과연 일장춘몽으로사그라들 것인지, 국회증언과 대표사퇴등 요구로 벼랑끝에 선 그가 돌파구를찾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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