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부리포트-부부갈등

결혼이 당위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가 되었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가족자체에대한 가치도 옛날보다 많이 달라지고 있는 요즈음 부부들이 겪는 어려움은오히려 더 많을듯 싶다.실제 젊은 부부들 사이에는 의식의 차이를 심각하게 느끼는 경우가 의외로많아 이혼율도 점차 늘고있다. 결혼한 7쌍중 1쌍이 이혼하며 이혼율은 한해10%씩 늘어난다고 한다.

한국가정상담소의 1993년 통계에 의하면 이혼사유중 남자는 성격차이(23.6%)가 가장 많고, 여자는 주벽 다음으로 성격차이(13.5%)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격의 차이는 어디서 연유하는걸까. 취재를 하면서 남녀 사고의 차이가 엄청난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가정법률상담소에서 상담을 받고있는 박정옥씨는 [여권이 신장되고 그에따라여성의 사고는 바뀌는데 남성의 생각은 따라가지 못해 이혼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려준다.

이유도 없이 아내가 이혼을 하잔다는 김모씨(38.회사원)는 [제가 때리기를했습니까, 바람을 피웠습니까, 회사일로 술을 마시다보면 늦을수도 있고 못들어 올수도 있지...]

그러나 많은 아내들은 생각외로 남편의 한번 외도나 약간의 구타는 문제로여기지도 않았다. 아내들은 대등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고, 전화라도꼭 해주기를 원했고 가족과 되도록 많은 시간을 같이 있어 주기를 바랐다.요사이 주부들은 고학력과 자녀의 단산 탓인지 30대에 벌써 중년의 위기감을느낀다는데 그래서인지 경제적 안정과 더불어 나이가 들어서도 할수있는 자기일을 갖고자 하는 주부가 많았다.

[아이들 학교에 가고 이젠 시간의 여유가 생겼습니다만 마땅히 할일이 없어요. 아이들 때문에 하루종일 매이는 일은 할수도 없고..., 앞으로를 대비해서지금부터 내 일을 찾아야하는데 내가 못나서 이러고 사는 것같아 속상해요]이경숙 (36.신암동 동서아파트)주부처럼 경제적 이유때문이나 자기 발전을위해서 무언가 할일을 찾는 주부들이 많다.

아내의 취업에 대해 대부분의 남편들은 돈은 벌어도 아이의 교육에 대한 책임감이나 가사 노동은 아내의 몫으로 떠넘기기 일쑤여서 주부는 직업을 가져도 힘들고 집에있어도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대부분의 아내들은 남편에 의해 울고 웃는다. 자기 개발없이 남편이나 자식의 뒷바라지로 대리만족을 얻고자 했을때 성공여부에 관계없이 사람들은 그런아내와 어머니를 부담스러워한다.

무조건적인 희생은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못하고 특히 아내에게는 남편에게종속되는 불안정한 삶일수 밖에 없어진다.

작은일에서 부터 홀로서기를 해야한다는 김미희주부(42.남구 봉덕동)는 [처음에는 일종의 도피로 시작한 등산에 지금은 푹 빠져있다]며 취미 활동도 잘하면 생활의 활력이 될수있으므로 무엇이든지 하라고 권한다.가부장적 가족제도 속에서 자란 남편과 변화하는 물결속에서 인간됨의 자리를 찾으려는 아내사이의 갈등이 요즈음 부부의 모습이라할수있겠다.남편은 지배자가 아니라 동반자적인 자세로 나가야 할것이며 아내도 편할때만 평등을 요구하고 힘들면 {여자}임을 내세우는 자기모순은 없어야 할것이다.가정의 소중함은 크다. {가정의 달}을 맞아 서로가 노력하는 자세를 다시한번 가다듬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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