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작은 절약

월전 평소 존경하던 정년이 지난 노교수님으로부터 기대하지 않았던 편지를받게 되었다. 연로하신 처지에 꼼꼼하게 적어 보내주신 격려의 말씀도 고마웠지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헌 봉투를 뒤집어 다시 풀칠하여 부치신 것을확인한 순간 절로 찾아드는 민망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늘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잔잔하게 웃으시던 교수님의 모습이 한동안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21세기는 유통의 시대다. 세계는 경제전쟁에 돌입하였다.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경제대국으로서의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 온갖 힘을 다하고, 중진국은 하루빨리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개발 도상국들은 그들대로 우리나라와 같은 중진국을 따라 오기 위해 경제를 정부정책의 최우선으로 하여 자국의 이익에 혈안이 돼있는 현상을 우리는 우루과이라운드에서 익히 보아왔다.

한때는 외화가 남아돈다면서 언론기관에서도 소비를 부추겼고 모두들 소비가미덕인 양 넘쳐나는 풍부한 물자는 국민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책상 서랍에서도 그 과함을 느끼게 되었다.

의학연수로 3개월여 머물면서 보았던 독일 사람들의 분별있는 소비 패턴과생활습관은 우리 사회의 사치스러운 낭비와 비교해 볼때 부러움과 두려움을함께 느낀적이 있었다.

매일 아침이면 수 없이 밀려드는 봉투와 여러 인쇄물들을 다른 쓰레기와 분리해서 버리기 조차 귀찮아 하지 않았던가. 우리나라가 하루 빨리 선진국이되기를 고대하면서도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는 인색했던 자신을 부끄러워 하며생활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절약부터 실천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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