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농협쌀도 못믿다니

농협이 판매하는 쌀을 믿을수없다고 한다. 경북도내 일부 단위농협이 도정공장에서 쌀을 대규모로 매입해 자기농협상표만 붙인채 생산지 생산연도 혼합비율등은 전혀 나타내지 않고 마구 대도시등에 유통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을 속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농협에서 판매하는 포장미는 묵은쌀이 섞여있는데도햅쌀로 둔갑하기도 한다는 것이다.중국산농산물의 대량수입과 함께 외국산농산물이 범람해 소비자들이 우리 농산물을 사먹기 어렵게되고 한국산이라 하더라도 외국산과 구별이 힘들어 사실상 소비자들은 상인들에게 농산물 사기가 어려워졌다. 농협이 농민보호와 소비자보호를 위해 쌀을 비롯한 농산물의 매취판매(농민들에게 농산물을 매입해판매)사업을 벌임으로써 일반소비자들은 농협이 판매하는 농산물의 질을 믿고 선호함에 따라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소비자들은 양곡상의 쌀을 구입하기보다 농협쌀을 구입하는 것이 공신력이 높다고 모두들 농협을 이용하고 있다.이러한 시점에 농협에서 판매하는 쌀도 믿을수 없게 됐으니 소비자들로서는농협에 배신을 당한 셈이다. 농협이 소비자들에게 불신을 받은예는 종전에도많았다. 수입참깨로 참기름을 짜 판매하여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으며 수입잡곡 산나물등 수입상품을 진열해 농민들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정신을 차릴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이 지경이니 소비자들은 누굴 믿겠는가. 농협이 소비자를 속이는 사례가 많은것은 농협자체에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농협은 농민상호간의 자금예대출을 위한 상호금융에 힘을 써 왔으나 근래와서는 {우리농산물보호}와 유통단계축소로 농민과 소비자보호명목으로 농민수탁판매(농민이 맡긴 농산물을 중개판매)와 매취판매에 힘을 기울이고 농협중앙회에서 매월 판매고에 따른 평가를 함으로써 각 단위농협이 경쟁적으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협관내 농민생산농산물로는 판매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은 인근 도정공장에 수매벼의 도정을 의뢰하고 도정공장에서도 양이 부족하자 상인에게 부탁하여 쌀을 매입하는등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벼농사 흉작으로 시중에는 지난해 쌀이 바닥났다는 설이 파다하고 양곡상의 쌀은 대부분이 2-3년된 묵은쌀이 섞여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따라서 농협쌀도 양곡상을 통해 구입해서 포장한다면 묵은쌀이 섞일것은 당연하다. 농협관계자에 따르면 햅쌀과 묵은쌀이 10대1의 비율로 섞이면육안으로는 도저히 분간할수 없고 시료로 약품처리해서야 구별이 가능하다고하니 일일이 밝혀낼수도 없는 일이다.

농협은 차제에 판매수입을 위한 경쟁을 지양하고 농민보호와 소비자보호를위해 정당한 방법으로 농산물판매에 나서길 바란다. 농협이 소비자를 속인다면 농산물에 한해서는 소비자가 믿을곳이 없다. 소비자들의 기대에 어긋나는농협이 안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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