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상 전화통화 YS 새외교 스타일

김영삼대통령의 {전화정상외교}가 특유의 {YS외교 스타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김대통령은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방문길에서 돌아온 직후인 지난8일 옐친러시아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9일에는 하타 일총리, 10일은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통화를 하는등 청와대와 우방국 정상을 잇는 {핫라인}이 쉴새없이가동되고 있다.

10일 김대통령과 클린턴의 통화에서는 클린턴이 [김대통령과 한국이 반대하는 일은 어떤 일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클린턴의 언질은그동안 [미국이 한국을 따돌리고, 북한과 독자적인 협상을 추구하고 있다][미국이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는 등 국내일각에서 제기돼온 우려를잠재우는, 우리정부에게는 결코 작지않은 선물이었다.

카터 전미국대통령이 남북한을 동시방문할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한 김대통령의 질문에 클린턴이 [유럽순방중 전화를 걸어와 처음 알았으며, 미국 정부와아무런 사전협의나 약속없이 개인자격으로 방문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이기도 했다. 그는 [카터가 북한에 미정부를 대신해 어떤 메시지도 전하지 않을 것이며, 그가 어떤 메시지를 가지고 오더라도 현시점에서 UN의 제재가 있어야 한다는 본인의 결심에는 추호의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김대통령은 9일 하타 일총리와 정상통화에서도 북핵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을논의하고, 자신의 러시아 방문결과를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고, 8일 옐친 러시아대통령과도 통화, 북핵문제에 대한 양국의 공조체제를 재확인했다.청와대는 김대통령과 미.일.러등의 정상을 잇는 전화를 {핫라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청와대나 미국 백악관, 일본의 총리실, 러시아의 크렘린궁을 잇는특별회선이 설치된 것은 아니다. 김대통령은 일반인들처럼 사업용 국제전화선을 통해 전화를 주고 받는다.

김대통령의 정상통화는 지난해 7월 한미간에 긴밀한 현안협의를 위해 청와대와 백악관간에 24시간 상시연락이 가능한 핫라인 설치에 합의한 이후부터 본격화됐으며, 그는 일본 총리,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에 핫라인 설치부터 먼저 제의해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지난번 러시아 방문때는 러시아와각각 핫라인 개설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북한핵문제를 계기로 그가 추구해온 한반도 주변의 4각외교 대상국가운데 중국만을 제외한 3각 핫라인망이 갖추어진 셈이다.

김대통령은 5월말 러시아 방문에 앞서 유럽을 순방중인 클린턴과 통화를 갖고 핵문제에 대한 양국공조체제를 재확인하고, 호소카와 전일본총리와 긴밀한전화연락을 통해 개인적 유대와 양국의 우호를 다졌고 호소카와 전총리가 지난4월 사임한 직후에도 즉각 위로전화를 거는등 어느 정상보다 전화활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의 전화정상외교를 두고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첨단 외교스타일]이라는 평가가 나돌기도 하고 [아무리 정보화시대라고 하나 정상간에 주고 받는 대화통로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와관련 청와대의 한 실무자는 [핫라인이 설치돼도 전화를 통해 주고 받는 메시지에는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다]며 {전화외교의 한계성}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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