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정상회담 시기와 절차

김영삼대통령이 18일 카터전미대통령이 전달한 북한 김일성주석의 조건없는남북정상회담제의를 즉각 수락함으로써 남북한 정상대좌 성사가능성이 그 어느때 보다 높아졌다.물론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제의및 수락이 북한과의 막후접촉등을 통해 추진되온 것이 아니라 카터전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불쑥 터져나왔다는 점에서양측 정상이 실제로 회동하기에는 수많은 난관과 고비가 있을수밖에 없다.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은 카터전대통령이라는 {중재자}를 통해 양측의 정상이직접 제의, 수락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임이 분명하다.

특히 북한 김주석은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면서 종전처럼 대통령급 이하의고위관료로는 지체없는 성사가 어렵다면서 더이상 지체없이 이행에 옮겼으면좋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언제 어디서나 조건없이 빠른시일내에 회담을 갖고 싶다는 김주석의제의나 역시 조건없이 만나겠다는 김대통령의 확답도 정상회담 성사가능성에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며 그런점에서 정상회담의 시기및 절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상회담 시기와 관련, 현재 남북한쌍방이 제의와 수락이라는 원칙적인 입장만을 확인한 상태여서 쉽사리 점칠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김주석이 빠른시일내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김대통령 또한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확답함으로써 정상회담이 의외로 빨리 성사될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특히 김주석이 빠른 시일내에 만나자고 한 배경에는 핵개발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비난과 고립으로 부터 벗어나려는 의도가 없지 않다는 지적이고 보면그 시기가 멀지 않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방법으로는 대체로 4-5개 방안을 들수있다. 첫째는5공화국때 전두환전대통령이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극비교섭이고 두번째는공식적이고 공개적인 대화채널을 통해 의제와 장소등 절차를 협의해가는 방법이다.

세번째 방법은 반비밀 반공개로 진행하는 것이며 넷째로는 제3국을 통한 간접접촉과 남북한 직접협상을 겸하는 방법등을 상정할수 있다.그동안 추진해온 비밀협상이나 대화채널을 통한 정상회담의 추진은 남북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에서도 드러났듯이 의제와 장소등 절차를 협의해 가는과정에서 쌍방이 첨예하게 대립,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은 극비교섭이나 대화채널이 아니라 쌍방의 정상이직접상호 의사를 확인하고 추진하게 됨으로써 그 시기를 크게 앞당길수 있을뿐만 아니라 절차 또한 파격적일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번 김주석의 제의로 제기된 남북정상회담의 절차와 관련, 우선 카터전대통령이 어떤식으로든 김대통령의 수락의사를 북한 김주석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주돈식청와대대변인은 김대통령과 카터전대통령의 회동결과를 발표하면서 "카터전대통령이 김주석의 메시지를 김대통령에게 전했으니 김대통령의 확답 또한 어떤식으로든 전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주수석은 특히 "김대통령이 김주석의 제의를 수락한 만큼 실무적으로 필요한사항은 실무선에서 협의를 하고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김주석이 자신의 제의에 대한 김대통령의 확답을 확인하게 되면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실무협상이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실무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현재 쌍방 정상들이 회담을 갖겠다는 의사만을 확인한 상태여서 꼬집어 얘기할수는 없다.그러나 남북정상간의 핫라인을 설치해 이를 통해 협상을 하거나 남북정상이 정하는 특사교환을 통해 하는 방법, 그리고 실무팀을 구성해 하는 방법등여러가지가 상정될수 있다.

특히 그 가능성을 점치기는 이르지만 남북정상간 핫라인 설치를 통한 정상회담의 추진은 절차및 의제등 주요 문제에 대해 남북정상이 수시로 서로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다.핫라인 설치나 특사교환 또는 실무접촉을 통한 방법 모두 정상회담에 앞서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및 의제에 대한 합의를 해야 함은 물론이다.다만 김주석이 먼저 언제 어디서나 조건없이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의했고김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는 점에서 어느 방법을 택하든 과거와는 사뭇 다른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시말해 김주석이 그같은 제의를 한 이상 김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장소와 시기를 정해 북한측에 제의를 하더라도 김주석이 이를 거부할 명분이 크게 약화됐다고 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측이 조건없는 정상회담에 합의했다 하더라도 정상회담은 양측 최고통치자의 권위및 통치행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국가전체 이해가 걸려있다해도 과장이 아니기때문에 실무협상과정에서 장애요소나 이견이발생할 수 있으며 이럴 경우 어느쪽도 쉽사리 양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정상회담이 실현되기까지에는 거쳐야할 과정과 풀어야할 난제들이 수없이많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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