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번엔 성사시키자

남북정상회담개최여부를 판가름 할 28일의 예비접촉을 앞두고 정부의 리허설이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 휴일인 26일 이같은 모의회담을 가진바 있는 정부는 27일에도 최종모의예비접촉을 한차례 더 갖고 지금까지 진행된 각종회담에서 쏟아진 북측대표들의 발언들과 이번 접촉에 나오는 북한 대표들이 등장하는 비디오테이프도 검토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전날 삼청동 남북대화사무국에서는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과 정종욱청와대외교안보수석, 윤여준국무총리특보등 예비접촉 남측대표와 북측의 카운터파트인 김용순, 안병수, 백남준등이 맞섰다. 실제상황을 가상한 이른바 {시뮬레이션 회담}이 열렸다.

북측대표들은 이들과 대좌한 경험이 있거나 남북대화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남북회담사무국 자문위원들이 그들의 역할을 대신했다.

이같은 모의회담은 사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남북회담은 개최에 앞서 이같은 실제상황을 가상한 회담이 벌어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모의회담은 남북정상들 만남의 기로에 설 예비접촉에 관련되고 있는데다 우리측 대표들이 {절묘한 콤비네이션}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실상협상에는 처녀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도가 새삼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모의회담에서 남측대표들은 북측이 예비접촉에서 제기할수 있는 수많은돌출변수에 대비했다. 북측대표들은 우선 남측이 정상회담을 서울에서 먼저개최하자는 제의에 대해 8.15 평양개최로 맞서 나왔다. 이에 대해 남측은[그같은 제의는 귀측이 올해 개최하자고 제의한 {민족대회}가 겹쳐 자칫 정상회담의 본뜻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북측이 갑자기 의제문제를 들고나와 회담이 난항에 빠지는 시나리오도 있었다.

북측은 회담의제로 {전민족대단결 10대강령}이 포함돼야 한다고 제기했고 남측은 예비접촉에서는 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 횟수만 결정하자고 맞섰다. 정의제를 선결해야 한다면 핵문제해결이 의제 1순위라고 역제의하고 나서기도했다.

실전을 방불케하는 이날 회담에서 북측대표역할을 맡은 자문위원들은 민감한사안이나 양쪽의 견해가 맞서는 부분에서는 투박한 북한 사투리로 언성까지높이면서 분위기장악을 시도했다. 그런과정에서 김용순은 외교관출신으로 비교적 매너가 세련된 사람이니까 이런식으로 대하고 논쟁전문가인 안병수와의입씨름은 이런식으로 대화를 유도해야 하며 북한측 대표의 뜻밖의 발언에는이렇게 대응해야 한다는 학습이 자연 우리측 대표에게 체득되어지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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