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미회담 신뢰구축이 선결과제

최근의 한반도정세를 한마디로 말하면 북한을 제재하지않고 NPT체제에 머물게하며 핵을 국제관리하에 둠으로써 외교적 성과를 올리려는 미국과, 제재및핵사찰을 피하려는 북한이 당분간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악수한 상황이다.카터의 평양방문이 그 돌파구가 됐으나 북한의 핵의혹은 그대로여서 대화와교섭의 시대에 들어갔다고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오는 8일 북-미교섭 제3라운드에서 미국은 {핵의 동결}이라는 말로 나폴리서미트 참가각국의 입장과 마찬가지 끈질긴 교섭방침을 표명할 것이다. 양측이연락사무소 개설에 합의할 가능성도 있다. 핵문제와 그밖의 문제들을 폭넓게의논하기 위해 양쪽모두 평양이나 워싱턴이 편리한 것은 당연하다.회담에서 미국은 5MW원자로에의 연료봉장전과 지난 5월 사용이 끝난 연료의재처리를 하지말 것을 요구, {핵개발 동결}의 약속이행을 요구하겠지만 북한으로부터 확약을 받으려고는 않을 것이다. 북한을 성나게 만들어 다시 {NPT탈퇴 카드}를 내보이게 해서는 미국도 곤혹스럽기 때문이다. 양국관계에 대해서도 대화할 것이나 클린턴정권은 {대북관계개선에 미국이 앞지르는 일은 삼가바란다}는 한국측 희망과, 미국내의 대북경계론 사이에 끼어 깊숙이 들어갈수는 없을 것이다.

원래 지난달 23일의 북-미교섭 재개 발표는 미국측 양보였다. 클린턴이 사용한 {동결}의 의미는 불분명하다. 동결이라고 해도 {해동}될 경우 본래대로 돌아가는 것은 냉동식품과 마찬가지다. 미신고된 핵폐기물 저장시설의 특별사찰약속을 받아내지 못하는 한 시간경과가 북측에 유리함을 고려하면, 클린턴정권은 점수를 얻었다고 말하기 힘들다. 북한의 원전계획은 95년이후2000년까지 50Mw와 2백Mw등 3개의 원자로를 완성한다는 것으로, 핵개발을 서둘 필요가없고, 기술적관점에서 볼때도 {핵동결}은 타격이 되지 못한다.그럼에도 미국이 대북교섭에 나선 것은 많은 구속조건 때문이다. 유엔제재안에 중국이 기권하면 북한은 NPT에서 탈퇴, 대북정책의 실점이 된다. 중국이거부권을 행사하면 MFN(최혜국대우)을 연장해준 직후 양보를 얻지 못한 셈이어서, 대중정책의 실점이 된다. 한국.일본도 제재논의를 연기하고 싶어하고,한국에서는 남북정상회담 기대로 들끓어 제재를 논할 때가 아니다.한국에서는 25일부터의 평양정상회담에 기대가 강하다. 한국대통령이 평양에가는 것은 {북한이 한국을 정식 대화상대로 인정하는 것이어서 한국측 성과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있으나 그렇지는 않다. 북한은 {한국대통령이 평양까지 와서 인사하고 북한의 통일.북핵정책을 지지했다. 통일원년이 가깝다}라고보도할 것이다.

북한은 군사적 긴장 완화문제, 즉 주한미군과 휴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등을꺼내고 싶어하고, 한국은 91년 {화해.교류.협력 기본합의서}및 {남북비핵화선언}의 준수를 논의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쌍방은 정상의 만남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기치를 중시, 이같이 대립소지가 있는 의제는 강하게 추구하지 않는다는데 일치하고 있다. 냥자간 동족끼리 대화의 중요성, 이산가족문제의 긴급성에 의견을 모으고 제1차 회담이 끝날지도 모른다.

일본인인 필자가 말해도 한국인들은 신용해줄 것 같지 않으나,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는 이웃으로써 남북정상회담은 신뢰조성의 제1보로써 의의가 크다고생각한다. 다만 그것은 남북정상이 신뢰조성을 위해 만나, 현안해결을 향해진지하게 대회를 나눌때의 일이다.

김일성주석은 서울에 오지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지만, 올것으로 본다. 한국인들은 {김일성이 서울까지 오는 시대가 됐다}고 생각해 북한붐이 일고, 북한은 한국에 번지는 {핵문제는 끝났다}, {민족 대화합시대가 열렸다}는고양된 무드를 확인, 제2차 정상회담 서울개최의 결단을 내리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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