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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 시절, 지금처럼 무더위가 한창이었던 어느 여름날, 한옥집 부엌작은 마루에 앉아서 어린이 신문에서 읽었던 동시 한편이 생각난다.어머님께서 시장에서 사오신 두부를 포장한 물에 젖은 국민학교 신문지에 실려 있었던 시였는데 그때는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이 흔하지 않았던 때라서 무엇이든 헌 신문지를 이용하였다.시의 제목과 정확한 문장을 정확히 기억할 리 없지만 글의 내용은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지금도 그 시를 읽었던 때의 감동만큼은 생생하게 살아 있다.시의 내용은 대강 아래와 같은 것이었다.

시를 지은 어린이가 국민학교 수업을 마치고 돌아와 자기 방에 들어서자, 백합꽃 같은 향기를 느끼게 된다. 어디서 나는 향기일까. 이방에 꽃은 보이지않는데..... 책상 앞에 다가선 그 어린이는 붓통안에 가지런하게 꽂혀있는 잘깎여진 연필들을 발견하고, 자기가 학교에 있는 동안 시집간 누나가 잠시 다녀간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꽃향기는 바로 누나의 향기임을 깨닫게 되었다는아주 아름다운 짤막한 시였다.

그 당시 나와 똑같은 어린 나이었는데 어쩌면 이렇게도 예쁜 시를 지을 수있을까 부럽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던 생각이 난다.

사람들은 태어나서 부터 자기 인격을 형성하는 가운데 각자 나름대로의 독특한 향기를 만들게 된다.

지금 나는 어떤 향기로 내 이웃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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