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50년 가까이 통치해온 김일성이 죽자 북쪽 주민들은 집단적 흥분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여기에는 물론 김일성의 카리스마적 잔영이 남아있는 동안 세습체제를 확실히 굳히려는 김정일과 그 측근들의 상징조작 노력도 당연히 가미되어 있을 터이다.한데 그같은 북쪽의 최면상태는 북한정치사의 역사적 산물이라 하더라도 우리 남쪽도 남북문제만 만나면 우리가 북쪽과 다른 점이라고 자랑하는 민주적사고가 희미해지고 비민주의 {붉은 신호등}에 자주 걸리니 몹시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적문문제의 정쟁화**
김일성의 죽음에 대해서 남쪽의 정치인도 언논도 국민도 흥분한 것은 어떤면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는 제2차세계대전 직후에 시작된 동서냉전 속에서 민족분단의 북쪽 당사자였고 6.25전쟁의 한쪽 지휘자였다. 또 한편으로 그는 분단49년만에 남북한의정상회담에 극적으로 합의해 옴으로써, 어쩌면 그가 죽기 전에 분단과 휴전상태에 머물러 있는 남북관계를 교류와 협력, 통일에의 길로 되돌리는 어떤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였다.그의 돌연한 죽음은 분단과 전쟁에 대한 그의 책임문제와 앞으로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그의 역할 기대를 둘러싼 큰 혼란을 우리에게 남겨 주었다.사실 김일성과 북한에 대한 남쪽 국민들의 시각은 50년대초 첫 남북회담및{7.4공동성명}이 나온 이래 20여년이상 혼선을 빚어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아니다.
남북회담이 진행되거나 진전을 보일 때면 북한은 장차 함께 어울려 살아야할한 민족으로 간주되었고, 회담이 결렬되면 상호 격렬한 비난속에 언제 다시맞붙을지도 모르는 {적}이 되었다.
특히 이번의 경우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일성은 남쪽에서 {북한의 주석}으로 본격적으로 공인되는 듯 하다가 그가 갑자기 죽자 력사적 단죄논이 나오면서 남한의 정쟁으로 당장 비화하고 있다.
**중요행위는 합의를**
남북정상회담이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필자가 우려했던 정쟁이 그의 죽음과함께 현실화하고 있다. 관혼상제의 나라답게 김일성에 대한 적문문제를 둘러싸고.
필자는 개인적으로 그에 대한 적문에 찬성하지 않는 바이다. 그것은 현단계에 있어 남북간의 중요한 정치적 행위는 사전에 회담과 합의를 거쳐서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러한 개인적 판단에도 불구하고 일부 야당정치인들이 발언한 {정부의적문사절파견 용의 여부}에 대한 질문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발언이었다고생각한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서 일부 동료정치인들이 {색깔론}을 들고 나오고 특히 정부에 대해 {왜 명확한 유권해석을 내리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것은 우리의 정치수준이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특히 남북문제에 관한한 비민주적 의식}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라 할 것이다.
**민주의식은 지켜야**
오늘날 북쪽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중에 하나는 획일주의와 그 산물인 개인숭배라 할 것이다. 북한의 체제는 누군가 한 사람이 권력을 움켜쥐고 사회의 모든 주요한 결정을 혼자만 함으로써 정체에 빠져들었다.그런데 북한이 온통 빨간색만 좋아한다해서 그에 대응하기 위해 남한도 또다른 하나의 {색깔}만 가져야 하는가.
민주주의란 정부가 어떤 판단과 선택을 한다고 해도 그와 다른 판단과 선택을 옳다고 믿는 또 다른 정치집단과 그 반대집단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존재할수 있음을 의미한다.
김일성 사후의 북한 행보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은 추론과 가설이 횡행하고있다. 심지어는 소설이 사실처럼 나돌고 있다. 성급한 예단보다는 좀더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어떠한 문제에 부딪히더라도 우리의 민주의식은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니 더욱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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