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엔 미수의 남편될 사람이 우리집을 찾아 왔다. 잔잔한 미소며 반듯한 차림새며 깍듯한 말투가 그를 품위있는 사람이라고 알려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더욱 그의 신중함과 사려깊음이 드러나는 사람,나는 그가 내 여동생의 평생 반려자가 될 것이라는 게 더없이 기뻤다. 그리고 미수의 톡톡 튀는 성격을 잘 싸안아 주는 것에 고맙기만 했다.나의 감정은 조금 과장되어 있었다. 마음 언저리에 이제 더 이상 혜수와 이일상적인 일들을 나눌 수는 없겠지 하는 소용돌이가 이따금씩 일었지만 나는제부될 사람을 초대한 사람으로 내 보일 수 있는 최대의 호의를 그에게 베풀었다. 어설픈 솜씨로 요리책을 뒤적여가며 드러 누우신 어머니를 대신해 내가 직접 요리도 했다. 섭산적을 굽는다는 둥 그린 샐러드를 만든다는 둥 갖가지 나물을 양념해 무치면서 남은 가족에게만이라도 더없이 다정한 태도로살아가야지 하는 다짐도 했다. 더는 나의 피붙이와 서글픈 이별을 하고 싶지않다는 생각이었다.[우리 미수 참 예쁘지요?]
저녁상을 물리고 사진첩을 그에게 보여 주었다. 지나간 우리 가족의 삶을되돌아 보고 싶은 생각에서였을까. 평소엔 우리끼리도 잘 안보는 사진첩을펼쳐 두고 나는 갖가지 일들을 다 기억해 내어 미수와 그에게 들려 주었다.어릴적 미수의 깜찍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보는 그의 눈빛을 보니 그는 정말 미수를 사랑하고 있구나 싶었다.
미수는 더없이 행복한 신부처럼 화사하고 수줍게 웃었지만 언뜻 언뜻 그늘이진 얼굴이 되기도 했다. 미수 역시 겉으로는 아닌 척 하면서도 두 형제의일로 상실감에 젖어 있는 것이었다. 나는 미수가 그처럼 의젓한 데에 말할수 없는 고마움을 가졌다. 특별히 강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다만 강한 척해 보는 것일 뿐일 테지. 속으로만 울먹이며 견뎌 나가는 미수를 보고 있기가안타까워 나는 미수의 손을 넌지시 잡아 그의 손과 포개어 주었다.[우리 미수랑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아야 해요. 서로 아껴 주며 아들 딸 많이낳고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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