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오후8시 대구달서경찰서 형사계. 구석진 긴의자의 한편에 국민학생이모군(12)등 10대 3명이 고개를 떨군채 앉아있었다.이들은 지난 8일오전2시30분 달서구 본리동 오락실 출입문을 준비한 절단기로 부수고 침입, 서랍속에 든 현금 12만원을 훔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는중이었다.
이군은 [학교 마치고 집에 가도 반겨주는 사람이 없어 동네 형들과 어울리다이렇게 됐다]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최근 청소년 탈선 및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올들어 상반기동안만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나 늘었다. 날로 증가하는 청소년 범죄의 문제점과예방대책을 짚어본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청소년들의 범죄수법은 점점 대범, 흉폭해지고 범죄연령도 낮아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교육기관은 전무한 형편이고 경찰은 검거실적 높이기에만 열을 올리고있다.
**경찰 검거에만 치중**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들어 6개월동안 대구에서 발생한 절도 폭력 성폭행등 청소년범죄는 2천8백87건으로 지난해 대비 1천여건이나 늘었다.특히 청소년사이에 전염병처럼 퍼지고있는 성폭행, 본드흡입 범죄는 1천4백여건으로 작년 4백40건보다 3배나 급증, 청소년범죄의 심각성을 드러냈다.지난 7일 오후11시30분 대구시 서구 평리동 평산소공원에서 한모군(16.북구산격동)등 10대 3명이 길가던 중학교 2년 김모양(13)을 숲속으로 끌고가 번갈아 성폭행했다.
또 지난 6월초 대구시 북구 산격주공아파트앞에서 김모군(15)등 10대 5명이본드를 흡입한뒤 환각상태에서 이동네 이모군(13)을 마구 때린뒤 돈을 뺏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본드를 마신뒤 학교주변을 무대로 학생들의 돈을 뺏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청소년범죄는 별다른 동기없이 우발적으로 저지른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미리 범죄대상을 물색하고 치밀한 계획까지 세우는등 범죄행태도고도로 지능화되고 있다.
지난 5월12일 대구시 중구 남산2동 고려다방앞 시내버스 토큰판매소에서 중1년 이모군(13)등 10대 3명은 준비한 절단기 망치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 현금80만원 토큰 복권등을 몽땅 털어 달아났다.
특히 이들은 일주일전부터 판매소 직원의 동태를 파악했고 미리 절단기 등흉기를 구입하는 치밀함과 대범성을 보였다.
청소년범죄의 또다른 유형은 이들이 극빈 결손가정의 자녀인데다 돌봐줄 보금자리가 없어 재범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보호관찰소에 따르면 7월 현재 대구시내 보호관찰대상 청소년 1천2백83명중 재범률이 12.8%로 매년 2-3%씩 증가해왔고 이들중 80%는 결손극빈가정의자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는 무관심 일관**
사회의 무관심속에 청소년범죄가 급증하는데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적다는데문제가 있다.
대구에는 비행청소년 심리상담과 선도를 위한 재교육기관은 전혀 없고 일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청소년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지만 형식적인 교육에 그치고 있다.
현재 대구시에서 일반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복지관은 9군데나 있으나 수성구 황금복지관이 비행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성교육 약물 오&남용등 재교육을 하고 있을뿐 나머지 복지관은 고적지탐방 기타교실 청소년가요제등 일반청소년을 위한 교육에만 신경쓰고 있는 실정이다.복지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비행청소년들이 거칠고 재교육을 한다해도 참석조차 하지 않는다]며 [이들에 대한 재교육을 실시하면 일반청소년과의 위화감만 커져 기피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범인 검거에만 열을 올리는 경찰도 치안 방범업무에만 치중할뿐 청소년재교육은 아예 뒷전이다.
구미 선진국의 경우 청소년범죄자일 경우 구속이전 전문상담요원을 통해 상담을 실시, 이들에게 개전의 기회를 주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들에게 범죄자라는 올가미만 씌울뿐 사회환원 재교육은 전무하다.
**상담요원 양성해야**
청소년 전문가들은 [지금껏 비행청소년문제에 대해 뚜렷한 철학이 없었고 가정이나 사회가 이들을 너무 냉대해 왔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한결같이 [우선 가정이나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먼저 비행청소년보호와 가치관정립 기능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제한뒤 [그다음 복지관 청소년상담실등 사회단체와 행정당국에서 상담전문요원을 양성하거나 재교육기관을 설립,이차적인 선도기능을 담당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족계획협회 청소년상담실 신기숙실장(37)은 [고작 전화상담수준이 청소년정책의 현주소]라며 [청소년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정.학교.사회가 삼위일체가 돼 사회에 무방비상태로 버려지고 있는 비행청소년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청소년상담실 이영애부장(40)은 [자연활동 놀이기능이 전부인 복지관의 청소년교육프로그램을 다원화시켜 심리적갈등을 겪는 비행청소년들의 내면세계를 치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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