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는 {돈가뭄}, 지역 업계엔 과연 얼마나 타격이 될 것인가.최근 10여일 사이 몰아친 이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으나 지역업계는 [이상하리 만큼 조용하다]고 한 금융가 관계자는 말했다. 부도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둥 하는 성급한 신문기사들이 보일 정도이지만, 실제는그렇지도 않아 {태풍전야} 같이 오히려 업계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는 것이다.어음교환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부도 증가등 징조가 보이지 않는다]며, 그증거로 최근 며칠간의 지역 부도 현황을 분석해 보였다. 지난 1일 6건 2억2천만원, 2일 15건 3억4백만원, 3일 16건 10억5천6백만원, 4일 9건 1억8천만원, 5일 3건 4천1백만원, 6일 4건 4천1백만원| 평시와 거의 차이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은행들이 돈을 안빌려주기 시작했는데도 어떻게 이렇게 조용할까.여유 자금이 충분해서 그렇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지만, 기업들에게 그건기대하기 힘든 일. 특히 대구지역 산업계는 올들어 한때 섬유 수출이 크게늘었다고는 하지만 채산성은 그만큼 회복되지 못한채였었다. 게다가 이마저6월부터 감소세로 반전하더니 7월에는 앞달보다 무려 10%나 줄어들기까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구지역 금융기관들은 다른 곳과 달리 돈을 충분히 확보해 둬 여전히 대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일까. 이것도 물론 아니다. 지역2대 금융기관인 대구은행과 대동은행은 겉으로는 [꼭 필요한 경우는 빌려줄수도 있다]고 얘기했으나 실제는 대출이 중단되다시피 하고 있는 것이 확실해보였다. 은행들은 제앞도 못가려 지불준비금을 돈을 꿔다 막아야 하는 실정.빌려주는 게 아니라 거꾸로 빌려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연리 12정도로 빌려준 돈을 25%나 쳐주고 되빌려 막는다는 소문까지 있을 정도.또 갖고 있도록 의무화된 돈이 모자라자 CD를 팔아 돈을 채워 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 여의찮자 8일엔 아침에 14%대이던 CD이율을 오후엔 16%로높여가며 돈 되채우기에 정신이 없다는 것이다. 25%짜리 콜자금까지 끌어넣어야 하고, 연리가 사실상 40%대에 이르는 무슨 돈까지 끌어써야 할 판이라고도 한다. 대구투자 등 제2금융권도 사정이 다르잖다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혹시 급한 기업들은 일찌감치 사채를 쓰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그것도 아닌것으로 보인다. 사채시장은 실명제 이후 거의 위축돼 있고 현재 금리는 3-3.5수준이라지만 큰 돈은 돌지 못한다는 것이다. 돈 주인들이 억대의 돈을 사채 놓으려 은행에서 찾아내면 당장 자금 추적이 시작된다는 것. 그 결과 현재대구 바닥에서는 겨우2천만-천만원 단위의 돈이 사채로 도는 경우가 있지만,[5백만원 단위 거래조차 부도 맞은 경우가 많다]는 게 한 업자의 얘기.돈 죄기는 올해가 끝나기 전에는 멈추기 어려울 전망. 연말까지 6%대로 묶겠다고 정부가 공언한 물가 상승률이 7개월도 채 안지나 벌써 5.2% 수준에다다랐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말쯤에는 수출대금 등의 유입으로 인한 큰 통화증가 요인이 도사리고 있어서 돈흐름을 죄고도 6% 목표를 지킬 수 있을지의문인 상황이기까지 하다는 것.
지난 7월말부터 시작한 한국은행의 돈죄기에 6일엔 경제기획원이 지지의사를발표하고 나서 돈가뭄이 장기화되는 것은 요지부동의 사실로 굳혀져 가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부도사태}까지는 안갈지 몰라도 기업의 신규투자가 중단되는등의 충격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부도등 심각한 사태 이전에 노임 체불 등 상황이 먼저 발생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앞으로 한달 뒤면 추석용 돈이 필요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식이라면 대구.경북에 풀릴 수 있는 추석자금은 겨우 3천억원에도 밑돌 전망이다. 대구지역 경우 시청 알선 은행자금이 3백억원(이달말 공급예상), 추가공급 구조조정 자금이 50억원(8월중 공급), 중소기업 자동화자금이 4백여억원(오는 22일부터 신청 접수), 은행들이 별도로 마련할 것으로보이는 추석자금이 몇백억원|등이 전부인 것이다. 대동은행 한 관계자는 [자금사정이 어려워도 추석 단기자금은 공급될 것으로 본다]며, 작년 대동은행의그 규모는 1백5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아직 계획을 세우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보면 지역업계의 자금난은 적어도 연말까지는 심화돼갈 전망이지만,특히 불과 한달 앞으로 닥친 추석을 어떻게 넘길 것인지가 관심거리가 되고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강력한 예금유인력 마련 등 보다 근본적인대책에 관심 없고, 은행은 주식투자 등 돈놀이에만 맛들인 결과 기업만 골병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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