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범죄사항들 모두 전도...법 실종

지난 91년 8월 당시 불발로 그쳤던 소련 쿠데타사건은 최근 러 법정으로부터쿠데타가 아닌 것으로 규명되고, 그때 연루됐던 주요인물들은 무죄로 결백성을 인정받았다.이러한 러재판소의 판결은 세인을 놀라게 했으나 러시아 언론들은 이 사건후만 3주년을 맞는 오늘, 당시 쿠데타 운운 자체보다도 사건이후의 정계 움직임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1주일간 러 신문들은 {1991년 8월 쿠데타 실패후 과연 민주주의는 승리했는가}라는 비슷한 주제하에 러시아가 처해있는 현실을 분석, 게재하고 있다.트루드등 러 일부 유력지들은 8월 쿠데타사건에 대한 대법원군법회의 판결내용에 불만을 표시하고 {법적용의 원칙을 떠나 지난 2년반 예심과정기간중 기록됐던 1백50권의 두툼한 범죄사항이 전도되고 법이 실종됐다}고 비난했다.반면 클라스노스티, 라보차야 트리브나지등 반정부계 신문들은 {이제 러시아란 대국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간 시민대부분이 약탈당했고, 나라가 제멋대로유린, 매도당하고 있다.

오늘 특히 러 북방지역 주민들이 죽어가고 있고, 소위 새 민주정권은 극소수의 모험적 사기꾼들에게 토지, 건물, 천연자원등을 넘겨주려고 수많은 주민들이 이의 제물로 희생되고 있다. 악의 꽃열매가 맺어지기전 현재의 반국민적정권이 참다운 민족적 정부로 교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프라우다지는 야조프 전소련국방장관과의 인터뷰내용을 그대로 적나라하게옮겨놓고 있다.

[...쿠데타를 수행하려면 우선 면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당시 TV에서 밤낮 발레 {백조}를 방영하는 대신에 능력있는 선전원을 통해 매국역도 고르비와 옐친이 어떻게 나라를 망하게 하고 있는가를 알기쉽게 시청자들에게 설명해 주었어야 될 것이었다.

또 모스크바 시내 탱크 기갑부대도 불찰을 일으켰다. 국회의사당앞에도 그렇게 많은 군중이 모일 것이라는 예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모든 경우에 대비해 사전에 면밀히 계산해야 할 것이다...]이에 러 최대 일간 이즈베스티야지는 {사면복권된 8월사건의 주범 8명들이다시 충복들을 모아 이번에는 실수가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큰일을 벌일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쓰고있다.

모스코타임스등 서방계 신문들은 명백한 쿠데타사건은 아니라고 부정하는 러법정에 대해 아연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일이 처음이 아닌, 지난해 10월유혈사태후 해당 혐의자들이 전원 풀려나간 것도 결국에는 마찬가지 케이스여서 이런 결과가 종종 나타나는 러시아 여건을 이해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않은 일인지도 모른다. 쿠데타에 관한 해석여부는 오늘 러사회가 처한 환경과무관하지 않다.

아직 러정부가 지닌 문제는 산적해 있고 첩첩산중이지만 사회에 뿌리박혀있는 범죄조직의 발본색원, 부정부패및 부조리척결, 무엇보다 시급한 빈곤으로부터의 해방등의 해결이 급선무이다. 러 정부는 민심의 향방을 깨달아야 하고{8월 쿠데타}가 갖는 의미를 제대로 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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