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끝없는 김정일 루머

이광일 러시아 노병위원회 위원장. 모스크바거주 한인교포로서 금년 72세인그는 지난 1943년부터 56년까지 북한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친북파 인물이다.당시 그는 북한 정치보위국 안전제1국장을 지냈으며 특히 김정일 친모 김정숙의 살아생전시는 그녀 곁을 떠난적이 없을 정도로 가까이서 그녀의 안전을 책임졌던 호위대장이었다.1949년 김정숙이 사망하자 장례경비 총책임자를 맡았었다. 그는 김정숙이 키가 아주 작고 말이 없으나 성격이 무척 강하고 차가운 인상을 주는 여성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그는 김정일에 대해서도 아마 엄마를 닮아 키가 작고 성격또한 비슷할 것이라고 평을 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당시 김정일은 어린 나이였지만 곧잘 소문에 떠도는 것처럼 바보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머리가 좋은 편이라고 말한다. 그는 매년 8.15가 되면 전액 북한경비로 평양을 다녀오곤 했다.

금년에도 역시 평양을 방문하려던 참이었다. 그의 방에는 김일성, 김정일과함께 찍은 사진이 즐비하다.

그의 친북성향때문에 모스크바 북한대사관 직원들과 항상 교류가 잦고 손성필북한대사와는 서로 집을 오갈 정도로 친분이 깊다. 이 때문에 여기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들을 종합해 보면 현재 김정일은 본인이 작정한 부친 김일성추모기간이 끝나기까지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평양당 중앙위에서도 그의 얼음같은 태도때문에 주석승계 운운할 엄두도 내고 있지 못하다고 한다.

일단 49재가 끝나면 정치적 수순을 밟을 것으로 계획했다지만 일설에는 추모기간을 1백일로 연장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한 소식통으로부터는 김정일이 부친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마음에 큰 상처와 타격을 입었다고 전한다. 지난 조문행사시 줄을 이어 김정일에 인사를 하고 있을때, 김정일은 그중 평소 알고 있었던 한 외국거주 한인교포를 불러 끌어안고 귓속말로 [살아생전에 부모에게 효도하시오]라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특파원의 고교선배이기도한 이 외국교포는 그가 아는한 김정일이 결코 우둔한 인물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 선배에 의하면 김정일체제는 이미 오래전에굳혀져 현재 조금도 흔들림이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로 비유하고 있다. 또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실상을 모르고 더욱 안개에 쌓이게하는 결과가 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김정일. 이미 왕위를 계승한 것으로 알려졌으면서도 그 승계자체를 공포하지않은 점 때문에 여러 소문들이 무성하게 꼬리를 물고있다. 이러한 점을 그는홀로 뒤에서 코웃음을 치고 있을까. 아니면 어떤 징후와 문제점이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한 것일까. 진정 요즘 북한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것인지 루머는 계속 루머를 잉태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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