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함에 넉넉한 시골인심도 얹어드립니다'대구시 중구 태평로 대구역옆의 {번개시장}은 말그대로 아침에 반짝 장이 섰다가 금방 파장되는 시골아낙네들의 보따리장.
경주.영천등지서의 통근용 첫 무궁화열차가 도착한 오전7시20분쯤.양손과 머리에 잔뜩 봇짐을 안고 역계단을 내려온 20-30명의 시골아낙네들이철길옆으로 잇대진 담장길을 따라 종종걸음을 친다. 서둘러 시장건물에 들어서고 목좋은 자리를 다투면서 저마다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호박잎.깻잎.상추.찹쌀.들깨등 야채곡물류와 마늘.고추등 양념류, 산나물에 버섯.과일류, 미꾸라지.잉어.우렁쉥이등 없는 것이 없다. 특히 철따라 다양한 지역산물이 등장하고 고추장이 크게 형성, 대구인근의 고추시세는 이곳서 좌지우지할 정도라고.
곧이어 경부선열차편으로 청도.경산.칠곡.김천등지서 막 도착한 수십명의 아낙네봇짐상들도 속속 들어와 왁자지껄한 사투리속에 전을 펴고, 아침상을 위해 신선한 과채류를 사러나온 많은 주부.식당주들의 흥정과 어우러져 오전8시가 되기도전에 성시를 이룬다. 여타 재래시장이 대개 오후3-4시부터 활기를띠지만 이곳은 아침에 북적대기 시작해 오전중이면 거의 매기가 끝나는게 특징이다.
지역명물 번개시장의 시초는 광복직후부터.
당시 유일한 교통수단인 열차편으로 대구에 온 지방의 영세농민들이 텃세가심한 기존시장에는 발을 붙이지 못하고 역광장 구석에서 노점상을 벌인데서부터 비롯된다.
그후 매매장소의 편리함과 아침녘에 물건을 내다팔고 일찍 돌아가 농사일을할수 있다는 이점때문에 점차 많은 시골상인들이 몰리면서 번창, 신발.의류.식료품을 파는 갖가지 생필품 가게까지 자리잡고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상설시장의 면모를 갖춘다.
88년 1월 대구시로부터 정식 시장개설 허가를 받은 지금은 대지 8백평, 6백60여평의 번듯한 시장건물에 입주상인만도 1백50명이 넘고 철길담장을 따라천막노점들도 빼곡히 들어서 있다.
송정순번영회장(54)은 [생산농민과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곳이어서 야채곡물류는 일반시장보다 훨씬 싸고 산물이 신선하다. 때문에 다른시장의 소매상들도 아침부터 많이 찾는다]고 자랑한다.
이틀에 한번씩은 이 시장을 찾는다는 주부 이점분씨(47.대구시 중구 동인동)는 [몇마디면 쉽게 흥정이 되는 시골인심이 좋고 일찍 나오면 흙도 제대로털지않은 야채를 제법 싸게 구입할수 있다]면서 도심속에서 맛보는 옛풍물장의 푸근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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