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호속 태극기 물결 피말린 레슬링 60분

5일 오후6시 레슬링경기가 열린 히가시 히로시마 스포츠센터.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결승전을 기다리는 한국임원들이나 선수들에게는 너무나 긴박한 시간인듯 했다.박상하단장, 이상균선수촌장, 이건희삼성회장(세계레슬링연맹부회장)등 임원들이 모두 나와 마른 침을 삼키며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일본에 눌려 노금메달행진을 계속하고 있던 한국으로선 자존심회복의 호기였던 것이다.

이날 결승에 오른 선수는 심권호(한체대) 김영일(삼성생명) 송성일(상무)등3명. 이들의 상대는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의 강자들로 결코 자신할수 없는 버거운 상대들이었다.

먼저 심권호와 심카아실(이란)의 48kg급 결승. 초반부터 상대의 기선을 제압,4대0으로 앞서가던 심에게 종료 47초를 남겨놓고 위기의 순간이 왔다. 상대에게 패시브를 허용해 안아돌리기 두번이면 동점도 가능한 상황이었다.이때 심은 노련미를 발휘하며 오히려 역습을 벌여 3점을 추가, 7대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종료벨이 울리자 방대두코치(상무)와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목마르게 기다리던 첫 금메달의 순간이었다.

두번째 정상정복에 나선 68kg급 김영일의 우승은 더욱 극적이었다. 상대는구소련의 강호 프르야예프(우즈베키스탄).

김은 1분28초만에 패시브를 허용, 0대1로 뒤져 불리한 형세였으나 2분뒤 안아돌리기로 3대1의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곧바로 다시 옆굴리기를 내줘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어 1분간의 피말리는 연장전, 26초간의 공방전이 계속되자 프르야예프의얼굴에 피곤기가 역력했다. 순간 이를 놓치지 않은 김이 상대의 허리를 감아4대3의 역전에 성공했다.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1백kg의 송성일마저 레이키네(카자흐스탄)를 제압하고 우승하자 히가시센터는 온통 태극기의 물결로 채워졌다.

그렇게 길지도 않은 시간인 60여분동안에 일본추격의 발판을 구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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