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미 화해시대

"우리는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새로운 선의의 경쟁사회에 참여한다면 적극 도울것이고 나아가 한반도 통일을 지원할 것입니다""만일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도발을 강행한다면 바로 그날은 북한이라는 나라가 지구상에서 종말을 고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앞의 말은 지난92년말 취임을 한달앞둔 클린턴미국대통령 당선자가 리틀락아칸소에서 한말이고 뒤의 것은 지난6월 한반도에 전쟁의 분위기가 고조될 무렵 역시 클린턴대통령이 서울방문을 앞두고 미국 NBC방송에 출연, 김일성에경고한 말이다.

실제 미국내에서도 북한에 대해 끝까지 대화와 타협을 통한 관계개선을 주장한 목소리가 있었지만 유엔을 통한 군사 경제적 제재로 맞서자는 의견도 만만찮았다.

겉으로는 대북정책의 강온노선으로 구별되는 그 주장이면에는 향후 대북정책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여기에 탈냉전시대를 자처하는 클린턴행정부는 상당수의 대내외 압력에도 불구, 북한과 관계개선을 택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한국정부의 입장과 국제사회의 여론도 상당히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같은 클린턴정부의 결정이면에는 군비감축과 국제사회의 {맏형역할}에 싫증을 느낀 절대 다수의 미국민들의 압력이 더욱 크게 작용했다.

또한 베트남과 쿠바 중동등지서 유럽이나 일본등에게 선수를 빼앗긴 미국 기업들이 북한진출마저 일본등 경쟁국에 뒤통수를 맞을까 전전긍긍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최대의 장거리 전화사인 AT-T나 코카콜라등 미국의 상당수 다국적 기업들은 이미 북한에 대단위 설비투자를 해놓고 국교가 개설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양국간 관계개선을 바라는 마음이야 미국보다 북한이 더욱 급했다. 오죽했으면 김일성이 죽기전 평양을 찾아온 빌리 그레이엄 목사에게 "남쪽은 줄을 잘서(미국과 가까워) 살만해졌고 우리(북한)는 줄을 잘못 서(소련쪽에 붙어)경제가 어렵게 되었다"고 푸념을 했을까.

바로 이같은 북.미 양국의 깊숙한 속셈은 결국 3년여이라는 숨바꼭질속에서일단 타결을 가져올수가 있었던 것이다. 다만 이번 합의문에 실망한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북한이 핵개발을 완전히 포기한 것이 아니라고 단언하고 있지만 그것은 머잖아 들통이 날수 밖에 없다.

따라서 예정대로 양국관계가 경수로 건설과 연락사무소 개설로 이뤄질 경우북.미 양국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보다 더욱 급속히 가까워 질것이라는 게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미국은 한반도에서 남과 북을 동시에 수교 소위 등거리 외교를 전개,정치 경제 군사적 실익을 차지하려 할 것이다. 워싱턴 외교전문가들은 이 미클린턴 정부는 한반도에서 남북동시 수교에 대비한 마스터 플랜을 마련, 실행만 남겨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럴경우 우리는 이제 미국에서도 북한과 대등한 입장에서 외교경쟁을 펴야한다.

그렇다고 미국이 북한보다 16배나 경제력이 큰 남한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기간 한국과 미국의 전통적 우의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다음으로 북한은 화해의 시대를 맞아 미국에 주한미군 철수와 휴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나올 것이 뻔하다. 남한을 상대적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남한에서 미국의 군사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에서이다.이같은 북한의 주장은 군사력감축과 해외파병을 제한해야 한다는 탈냉전시대의 미국내 분위기와 맞아떨어져 상당한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하지만 한국은 여기서 절대로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것이 미국내 전문가들의주장이다. 우선 한국은 지금과 같은 연 7%의 경제성장을 계속할 경우 오는2천년대에는 세계 8대 경제강국으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넘볼수 없게 되고 어차피 북한의 체제붕괴를 통한 흡수통일보다 국제사회로 나오게 해 평화적인 통일을 달성해야 한다면 당연히 겪어야 할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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