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이 울리자 미리 선정돼있던 이쁜이들이 잠시 일손을 멈추고 자사 제품의 견본품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전시장으로 이동해 문을 열었다. 이미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이쁜이들이 나타나자 외국서 온 바이어들의 시선이 모아졌다"중국의 섬유공장에 설치돼있는 섬유및 패션전시장의 모습을 전해주는 한 대학 교수의 스케치이다.
이미 중국에서조차 이런 시스템으로 자사의 제품을 선전하고 있다는 것은대구섬유업자들에겐 충격적이다.고급패션을 지향하는 의류업계에서나 있음직한 적극적인 자사선전의 모습, 세계시장의 참모습인 것이다.일반화돼있는 컴퓨터 이용 영상자료의 선전시설조차 하나없는 대구지역 섬유업계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그나마 동국무역이 이러한 시스템 개발을 내년에 발표할 예정이어서 다행스럽다면 다행스런 일이다.
섬유가 소비자의 욕구를 채워주며 의생활 도구로서의 역할을 하기까지 꼭거쳐야 하는 세가지의 공정은 바로 날염 패턴 패션이다.
날염은 염색의 한 방법이지만 그 다양하고 감성적인 표현기법은 오히려 패턴및 패션의 영역에 가까운 감각을 제공해준다. 패턴디자인을 사실화해주는공정이며 패션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날염은 문자 그대로 손으로 눌러 염색한다는 뜻이니만큼 도장찍듯하는기법인 것이다. 따라서 그 기법엔 다양함이 따른다.
날염은 기술적으로는 직접날염법 발염법 방염법등으로 나눌 수 있고, 조작에 따라선 기계날염, 수날염으로 구분한다.
날염은 요즘 컴퓨터에 의한 {잉크젯 프린팅}의 기법도 있지만 아직 주종은색조별로 필름을 떠서 조각조각 무늬를 입히는 형식의 수날염이다. 이렇게 해야 고급품이 나온다는 기술의 한계는 아직도 이 시대의 고민이다.날염은 결정된 의사를 즉각 실행에 옮길수 있고 단납기의 욕구를 채울수 있으며 또한 모든 소재의 재현이 가능하고 패션의 대응에 빠른 {염색의 꽃}인것이다. 그래서 날염은 패턴디자인의 보증수표라고도 이야기한다.오늘날 섬유업중에서 가장 민감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가 패턴디자인이다. 지난 6일부터 열린 94섬유대축제의 텍스타일디자인경진대회와 섬유디자인경진대회에 출품한 수많은 작품을 보면서 섬유인들은 패턴디자인이 빠른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단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문양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데다 외국의 문물에 집착해 국적없는 패턴디자인이라는 자성의 소리가 높다. {일본만 보고 앉아있다}는 소리가왜 나올까?
20년간의 연구끝에 동양화의 기법을 개발해낸 손수익씨(혜원특수수화방)는전통문화를 찾게되는 고급생활수준에 이르기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말해 단순히 패턴디자이너만의 책임문제가 아니라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나아가 패턴디자인 전공자들의 창조력개발도 중요하지만 회화가들의 참여가무엇보다 선결요건이라 하겠다.
중견회화가인 서보룡씨는 "일본과 이태리가 섬유디자인을 국가의 기반사업으로 성장케 해온데는 정신적 배경이 있다.그것은 민족성 짙은 디자인을 개발하고자 한 의지였다"고 피력하고 있다.
이태리의 디자이너가 한국을 관광하며 경탄하는 것은 패턴디자인의 소재가풍부하다는 것이다. 한국을 곡선의 문화유적지라고 표현한다는 것은 새삼스런얘기가 아니다.자 이제 누구가 그것을 개척할 것인가. 명백한 해답은 나와있는 셈이다.
전문섬유인 김현국씨는 한국은 백색문화가 앞서나가고 흑색문화가 따라가는형국을 이루어야 한다는 한국인의 정서론을 강조하며 이것으로 세계시장에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 거리에 나가보면 흰색승용차가 많은데서느낄수 있지 않습니까?"
현재 대구에는 두개의 섬유디자인관련 협회가 있다. 대구섬유디자인연합회와한국텍스타일디자인협회이다.
이들 협회의 지향하는 바는 같으므로 언젠가는 통합이 이뤄져야 하며 또 이뤄지겠지만 빠른 행보가 필요한 입장이다.
패턴디자인은 의생활을 가능케하는 여러가지 제품에 절대적으로 응용되지만패션디자인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놀랍다.
{패션은 패턴이란 원석속에 싸인 자수정}같은 분야일 것이다. 원석을 어떻게쪼개느냐에 따라 자수정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종전에는 고급패션은 패턴과 무관하다는 견해가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사정이 다르다.
지난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마라톤 우승한 황영조의 상의는 바로 올여름 유행한 여성들의 배꼽티 바로 그것이었다.
88년 서울올림픽때에 이미 운동복에까지 패션감각이 침투해왔을 정도로 현대는 패션의 시대로 변모하고있다.
대구에 소재한 여성중앙패션조합은 지난봄에 미국 아틀랜타에 조합브랜드인{코지호}의 사무실을 개설하는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극복해야할 난관이 아직은 많은 입장이다.
기존 패션디자이너들은 경험적으로 쌓아온 안목을 바탕으로 패션계를 이끌어가고 있는데 세계시장에서 단번에 두각을 나타내기는 아직은 어려울 것이라는의견이 지배적이다.좌절과 고민의 경험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최근엔 한복에 대한 인식이 크게 향상돼 한복문화가 한층 활기차게 패션계를이끌어 나가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
방적 제직 염색가공 패턴디자인의 과정을 거치며 흩어져있는 섬유미학을 인체의 곡선대로 형상화 하는것이 패션디자인이라는 주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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