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풍요속의 빈곤

서울연극이 대구연극계를 강타하고 있다. 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서울의 유명연극이 대구를 방문, 관객을 완전히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반면 10월을 맞아 잔뜩 기대를 하고 막을 올렸던 대구연극은 된통 찬서리를 맞았다. 공연이올라가기전에 설마했지만 예상대로였다. 이러한 현상은 이번 10월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서울연극이 대구에 공연되면 으레껏 일어나던 현상이나 요번10월은 보통때보다 훨씬 많은 작품이 공연되어지는 바람에 더욱 타격이 컸다.근본적으로 중앙의 좋은 작품이 지방에 공연되어 지방인들이 보다 나은 문화적 혜택을 누리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아울러 지방극단에도 자극을 주어보다 성실히 작업에 임하게 하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오히려 지방문화발전에 역행을 하는 결과를 초래할 때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우리나라 영화계에도 외국영화의 수입상영에 따른 방화의 침체를 막기위한스크린쿼터제의 실시로 방화의 명맥을 유지시킨 적이 있다. 이는 외국의 좋은영화의 상영도 중요하지만 한국영화의 발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든제도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지방연극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어엿한지방문화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중앙의 좋은 연극의 공연과 함께뭔가 제도적으로 지방연극육성의 방법이 모색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연극이 자리를 잡고 활성화되고 있을 때 중앙연극의 공연은 그 가치가 더욱있으리라 생각한다. 지방연극이 채 자리도 잡기전에 중앙연극에 의해 그 뿌리가 흔들린다면 열악한 환경속에서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열심히 연극을하는 대구연극인들은 설 땅이 없어지고 결국 대구지방문화 그 자체가 퇴보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방송국, 신문사, 대구 유수의 기업체가 적극 후원을 해주어야겠고 나아가서 서울연극을 대구에 상륙시키는 몇몇 유명기획사에서는 좋은 연극을 대구에 공연시킨다는 좋은 의미와 함께 대구지방연극을 발전시키는데도 한몫을 담당하겠다는 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공연기획사업을 해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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