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젊은이 광장-우리끼리는 통해요

'아는 사람 업스니 잼없다'(아는 사람이 없으니 재미없다), '나으 컴이좀이상하단 마리다 즈압'(내 컴퓨터가 좀 이상하단 말이다..쩝), '웃삽맨'(대충대충 넘어가는 아이). 기상천외한 언어가 컴퓨터 통신을 하는 청소년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이들 언어는 간략화와 축약화 경제성 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안냐세요'(안녕하세요), '잇잔아여'(있잖아요), '전공은 모에여'(전공은 뭐예요', '으터케 알앗쪄'(어떻게 알았어) 등이 이같은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해운대의 정경 카~', '언제 보여주게찌…쯔압!!!', '고딩어'(고등학생), 'to 00님', 'very very!'등 짧고 직설적인 표현, 감탄사나 의성어·약어·속어·외국어 등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PC통신 언어의 또 다른 특징은 문법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 '마즘'(맞음), '가가! 가는 고2!!!'(우아! 당신은 고2!!!), '가가쿠'(아이쿠)등 자음이 생략되는 것을 비롯,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는 아예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안돼남?', '아!!인천..가봤는디…'등 말투대로 사용된 언어와'중3이신가?', '이짜나여'(있잖아요), '여비님은 며짤이셔'등 얼치기경어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문법을 무시하고 축약적인 언어를 만들어 사용하는 현상은 효율적으로 의사를 전달해야 하는 PC통신의 특성과 일상 규범과 관습에서 탈피하려는욕구가 강한 청소년들의 경향에 기인한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지난 16일 오후 서울 YWCA강당에서 'PC통신이 청소년 언어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연세대 교육사회학 연구실 김민 연구원은 '영상세대의 개성을 보여주는 문화의 한 단면'이라며 '감각적·직설적 표현과 일상규범이나 관습에서 탈출하려는 욕구, 집단주의를 싫어하는 경향, 현실성과 경제성의 강조 등이 청소년PC통신 언어의 주된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PC통신 언어에 대해 문법의 파괴와 언어의 혼란, 지나친 즉흥성 등을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서울대 이정민 교수(언어학)는 'PC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는맞춤법 지식이 확고하게 굳어지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논리와 문법을 갖추면서도 상황에 맞게 언어를 구사하는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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