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재 복원 컴퓨터로 "척척"

천년세월을 견뎌온 부처의 미소를 재현할수 있을까.컴퓨터와 고고학의 만남으로 문화재의 복원이 한결 쉬워졌다.컴퓨터가 망가지고 부서진 문화재를 되살려내는 '신의 손'을 자임하고 나섰다.2일 대구교육과학연구원서 열린 대구학교 컴퓨터교육연구회주최 세미나에서오원근씨(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시스템공학연구소연구원)의 컴퓨터를 통한 문화재복원에 대한 주제발표가 있었다.

오씨는 국내에서도 91년부터 컴퓨터를 이용해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11호),부석사 조사당벽화(국보 46호)등 훼손된 4점의 문화재에 대한 복원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컴퓨터는 문화재의 원형과 가장 가까운 모습을 추정해내는데 인간에 비해 몇백배나 뛰어나다.컴퓨터복원은 한마디로 문화재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의 모습을 과학적으로 재현할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복원전에는 문화재의 퇴색정도에 대한 검사가 먼저 필요하다.자연상태나 흙속에 매장되어있는 문화재는 표면에 두꺼운 산화물이 덮여있고,외부에노출되어있는 벽화는 습기,충격,환경오염등에 의해 밑그림과 색상등이 퇴색돼있다.

이때 문화재에 손상을 가하지 않는 '비파괴검사'가 사용되는데 주로 X선이나적외선촬영을 통해 이뤄진다.'비파괴검사'를 통해 문화재는 내부의 구조나표면의 무늬를 알수있고,벽화는 밑그림이나 색상의 흔적을 파악할수 있다.이 촬영결과가 컴퓨터에 입력돼 복원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부석사 조사당벽화의 경우 인간의 눈으로는 수많은 세월동안 바래고 희미해진 선과 색이보이지 않지만,컴퓨터는 그것을 판독해냈다.컴퓨터는 물감이 극소량만남아있어도 이를 판별해 가장 근접한 영상으로 구성해낸다.

부서진 탑의 경우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익산 미륵사지 석탑은원형이 7층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는 1~4층및 5층의 일부만 남아있다.문제는없어진 5~7층까지의 원형이다.아무리 다재다능한 컴퓨터라도 이문제를 해결해 줄수는 없다.

3차원의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탑의 부분을 이뤘다가 부서진 부재들을 끼워맞추는 작업부터 시작한다.인간의 손으로는 몇년동안 해야할 엄청난 경우의수를 컴퓨터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빠르게 처리해낸다.

이때도 건축될 당시의 건축기법이나 재료등을 토대로 하고 비슷한 문화재를참조해 원형을 추정해내는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컴퓨터복원기술은 일본,구미등에서는 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활용했지만 국내에서는 불과 3~4년의 연륜에 불과해 기초적인 단계에 머물러있다.오연구원은 "현재 고고학적 관련 자료를 저장했다 컴퓨터 스스로가 원형을찾아내는 '인공지능'연구가 활발하다"면서 "이 연구가 어느정도 성과를 얻으면 문화재복원에 신기원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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