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2대의 방송국 카메라의 불빛이 윤지사쪽으로 초점을 모으면서 밝혔고, 주변에 기다리고 있던 5, 6명의 카메라맨들이 우루루 모여들어 셔터를눌러댔다."선서! 본인등은 국회가 헌법 제 61조, 국회법 제 120조,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등의 규정에 의하여 소관업무에 대한 199X년도 국정감사를 실시함에 있어 기관장으로서 성실하게 받을 것이며, 또한 증인으로서 증언을 함에 있어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거짓이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서약하고 이에 선서합니다. 199X년 10월 8일 Y도지사 윤성모외 감사자 일동"
선서를 끝내자 한쪽 모퉁이에서 일을 돕고 있던 제복의 여직원이 선서 용지를 받아 곽위원장 앞으로 들고가 제출했다. 곽위원장이 선서용지를 받아 점검하고, 앉기를 기다려 윤지사가 말했다.
"그러면 지금부터 저희 청의 업무를 보고드리겠습니다. 보고에 앞서 바쁘신일정에도 불구하시고 저희 도청을 찾아주신 곽수영위원장님을 비롯해 ○○분과위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오며, 자상한 하교를 바라겠습니다. 위원님들께서는 책상위에 준비된 현황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보고드릴 순서는 일반현황, 금년도의 업무실적과 계획, 당청의 자체 추진업무 등의 순으로보고드리겠습니다. 3페이지를 펴 주시기 바랍니다. 당도의 연혁은…"작년까지만 해도 각종 업무현황을 모조전지의 대형차트로서 보고했다.지사는시나리오를 읽어나가고, 기획실장이 차트옆에서 지휘봉으로 어깨총을 하고서서 적어도 3, 4회 이상 연습한 것을 조심스럽게 한장씩, 한장씩 넘겨나가곤 했다. 그런데 금년엔 정부의 행정보고 간소화 시책에 따라 모든 차트보고를 일소하고 팸플릿 보고를 한 것이다.
윤지사가 업무를 보고하는 동안 진계장은 직원 한사람과 후문 바로 옆 나지막한 칸막이 뒤에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녹음시설을 해놓고, 처음 곽위원장의 개회선언부터 조용히 녹음을 했다. 속기사로 수행해온 사람들의 부탁도 부탁이지만 내년도를 대비해서 한부쯤 녹음을 해 두는 것도 업무상 필요했기 때문이다.
16절지 크라운지에 한면으로만 인쇄된 60페이지의 업무보고가 반쯤 나갔을때, 갑자기 곽위원장이 윤지사의 보고를 중지시켰다."저어, 우리 이렇게 합시다. 지금 윤지사가 하는 보고내용을 들어보니까 굳이 보충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니만큼, 업무보고는 우리가 천천히 읽어보도록 하고, 물론 의문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야겠죠, 지금위원들의 질의로 바로 들어가는게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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