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앙국교'폐지 논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1라운드 논쟁은 대구시 교육청의 폐교 방침에 졸업생들이 반대하면서, 존폐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교육청측은 도심 인구 공동화로 학생이 계속 줄어 올해로써 운영을 중지하고 내년 새학기부터는 문을 닫겠다는 입장. 현재 전교생이 3백65명밖에 되지 않는데다 학년이 낮을수록 학생이 적어 1학년은 32명에 불과하고 내년 신입 대상자도 같은 숫자에 그치고 있다는 것. 대신 일대에 넓은 공간이 없자 불량배들이 이 학교를 우범지로 이용, 자주 본드 같은게 회수되는가 하면 학교 유리창이 부서지고 심지어 건물에 불이 나기도 하는 등 관리에 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그러나 졸업생들의 생각은 다른 것. 1905년부터 맥을 이어 온 학교를 그렇게포기할 수는 없다는 쪽이다. 이로 인해 졸업생들은 지난 10월20일 총동창회를 긴급히 만든 뒤 교육청 관계자와의 면담 등을 통해 '모교 구하기'운동에들어갔었다.
이런 가운데 양측은 묘한 합의를 이끌어 내 1라운드는 해결됐다. 그것은 현위치 학교의 폐교를 동창회도 받아 들이되, 교육청측은 대신 신설되는 다른학교 이름을 중앙국교로 해주고 졸업생의 학적부 등도 그 학교로 인계, 명목상이나마 '이전'의 형태를 취한다는 것. 이관 학교로는 성서 용산지구에 신설될 국민학교가 선택됐다.
이런 합의에도 불구하고 제2라운드가 벌어진 것은 중앙국교 폐교는 내년 3월이고, 대체 학교 신설은 늦으면 98년도나 돼야 한다는 사실 때문. 이렇게 되면 그 사이 3년간 '중앙국교'가 공중에 뜨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동창회측은 학교 폐교를 그때까지 늦춰 달라는 쪽이다. 그러나 교육청측은 내년폐교 방침을 철회할 수 없다며 이미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폐교안을 시의회에회부, 지난 26일 문교사회위원회를 통과시킨 뒤 30일엔 본회의도 통과시킴으로써 확정지을 방침이다. 3년 동안의 공백기간에는 대구국교에 임시 통합하는 형태를 취하겠다는 것. 이에 동창회측은 내년 1월8일 총동창회 비상총회를 열어 이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2라운드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돼 나갈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한 국교의 폐교를 둘러싼 밀고 당기기는 시민사회 특유의 시비라는 점과 앞으로 시내 중심지 국교중에서는 같은 운명을 맞는 국교가 나올 경우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박종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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