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김영삼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은 TV 생방송으로 국민에게 그대로 전해졌다.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대통령과 국민이(비록 언논을 매개로 한 만남이지만)격식없이 국정에 관한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는 흔하지 않은 자리다. 회견에 임한 대통령은 이 자리를 빌어 국민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에 담긴 국민의 속 뜻과 비판을 읽어내고 이를 국정에 반영할 수도 있다.청와대가 이를 생방송으로 진행한 것은 국민의 여론과 궁금증을 여과없이 수렴, 명쾌한 즉석답변을 내놓는 가식없는 {문민대통령의 이미지}를 심어주기위한 배려도 있었을 것이고, 국민의 뜻을 최대한 국정에 반영키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충성심도 작용했을 것이다.그러나, 사실 이날 회견은 모두가 사전에 질문과 답변의 내용 및 순서가 각본에 따라 미리 짜여진 연출된 연극에 지나지 않았다.
청와대는 회견에 앞서 질문을 할 기자들을 사전에 선정, 이들에게만 질문의기회가 주어지도록 모든 방안을 동원했다.
회담장에 마련된 기자석에 소속 언론사의 이름을 부착, 질문할 기자들과 나머지 기자들이 섞여 앉지 못하도록 조정했다. 예정에 없는 다른 좌석의 질문자가 번번이 손을 들었다가 실망하는 모습이 비치지 않도록 TV카메라의 앵글에서 철저히 소외시키는 계산도 잊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그저, 맨 앞줄에서 손을 드는 기자와 맨 뒷줄에 앉은 몇몇 낯익은 외신기자들에게만 질문권을 주면 됐다.
질문권을 둘러싼 잡음도 없지 않았다. {지방화시대}를 올해의 두번째 과제로역설하는 자리였으나 지방언론의 질문권은 철저히 외면됐다.다행히 함께 회견에 임한 외신기자들은 이같은 사전각본을 모르는 듯 했다.어떤 질문에도 막히지 않고 대답하는 금대통령의 노련미를 칭찬하는 기자도있었다.
그러나 이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기자는 웬지 모를 자괴와 [이런 방식으로까지 이미지 메이킹을 해야 하나]라는 의문을 감출 수 없었다. 낯뜨거운 생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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