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숨가쁘게 돌아가던 구미공단 기계소리도 멈췄다.
명절을 맞은 7만여명의 근로자들이 손에손에 선물꾸러미를 한아름 안고 모두들 고향으로 향했다.
텅빈거리. 자동차 경적소리조차 숨을죽인 적막함.
오로지 잘살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수만리 낯선땅으로 날아온 외국인근로자들은 한국의 명절날 갈곳이 없다.
구미공단 한쪽에 자리잡은 동서섬유.
수야니(25), 쟈시카(19), 난데니(25), 네룸(24), 쟈니키(25)등 스리랑카에서취업온 5명의 아리따운 아가씨들은 다른 외국인 근로자와 달리 유별난 명절을 맞고있다.
이회사 구승회사장(47)은 설날연휴를 맞아 갈곳없는 이들을 자신의 집에 초청, 가족들과 함께 숙식을 하며 세배하는 방법을 가르치는등 친딸처럼 보살피고 있다.
대구시 봉덕동 효성타운에서 한국의 명절을 맞은 이들은 2개월전 김포공항에도착했을때 지녔던 불안한 기색을 찾아볼 수 없다. 이젠 어눌한 말투지만 띄엄띄엄 한국말을 곁들이며 "우리회사 OK" "우리사장님 OK"를 연발한다.결혼한지 6개월만에 취업온 수야니양(25)은 "사장님이 친딸처럼 보살펴줘서고향생각, 남편생각이 전혀 나지않는다"며 코리아 최고를 외치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얼마전 서울지역의 악덕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폭행까지 저지른다는 보도를 보고 기업주의 한사람으로서 수치심을 느꼈다"는 구사장은 "저렇게 생기발랄하고 성실한 종업원들이 어디 있겠느냐"며 예뻐죽겠다 는표정이다.
지난 80년 구미공단 깅감단지에 2천여평의 섬유회사를 설립, 연간 2천만달러상당의 제품을 중국과 남미지역에 수출, 견실한 중소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동서섬유.
작년 12월초 1년동안 월2백20달러의 보수를 조건으로 동서섬유에 취업한 스리랑카 처녀들은 자기나라 보수의 10배에다 보너스까지 지급받는등 파격적인대우를 받고있다.
또한 具사장의 배려로 고정급외에 하루1시간 정도의 잔업을 시켜 한달 14만원정도의 수당을 추가 지급하자, 한결같이 1년연장근무 신청를 해두고 있는상태.
오후 3시쯤 하루일과를 끝내고 20여평의 기숙사에서 자유시간을 누리고있는스리랑카 처녀들은 실내온도를 28도정도로 유지시켜 반팔소매차림으로 우리나라의 겨울날씨를 전혀 느끼지못하는등 만족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이들은 설날오후부터 1박2일동안 具사장 가족들과 동화사와 경주 불국사, 석굴암까지 둘러보는등 여행계획으로 마음이 한껏 부풀어있다.〈구미.이홍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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